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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79화 (178/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79화

수호를 모델로 쓰고 싶은 기업의 업종은 다양했다.

그중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곳들이 바로 패션업계였다.

워낙 좋은 피지컬을 보유한 수호였기에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었다.

수호는 그중에서 한 곳을 채택했다.

“코스텔라를 택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들이 패션업계에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저도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곳의 모델이 된다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요.”

“하하! 사실 한수호 선수에게 제안이 들어온 패션업계의 러브콜을 생각해 보면 코스텔라가 들어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

코스텔라는 명품 브랜드 중 5위 안에 드는 업체였다.

그리고 수호에게 모델 제안을 해온 곳들이 바로 그 5위 안에 드는 모든 업체들이었다.

그중에서 코스텔라를 택했던 이유는 미래에 그들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희귀성으로 인해 엄청난 성장을 이루게 되지. 그들의 성장세를 생각하면 내 인지도를 올리기에 딱 좋아.’

코스텔라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고 모델 역시 까다롭게 고르기 시작했다.

특히 운동선수들은 자신들 브랜드와 맞지 않는다며 기존에 계약했던 이들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았다.

웃긴 건 기존 계약했던 모델들과는 매년 파격적인 조건으로 재계약을 한다는 점이었다.

즉, 지금 계약해 두면 그들과의 계약은 연금처럼 계속 연장되는 방식이었다.

[미래 알고 있으니 편하게 모델 고르네 ㅋ]

[그러게 말이야.]

[나는 갑자기 웬 패션계랑 계약을 맺는지 했다.]

‘이게 바로 회귀의 장점 아니겠습니까?’

[네 말이 맞다.]

[개꿀인 듯.]

[근데 오늘 촬영 다른 사람도 같이한다고 하지 않았냐?]

‘예, 분명 상대가…….’

현장에 도착한 수호는 간단히 메이크업을 수정하면서 촬영을 기다렸다.

잠시 뒤.

스태프가 와서 그를 안내해 도착한 촬영 장소에는 빼어난 외모의 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한수호 선수. 반가워요. 정말 팬이에요.”

자신에게 악수를 건네는 여성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여배우 이가연이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 찍으신 영화 잘 봤습니다.”

“보셨어요?”

“예.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특히 고층빌딩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 그 장면 찍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그거 알아요?”

“정말 떨어지셨던 거요?”

“어머! 알고 계셨구나?”

모를 리가 있나?

전생에 그녀가 출연했던 퍼펙트 데이는 뛰어난 연출력과 미장센,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과 스토리로 호평받았다.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 각본상 등을 받으며 큰 화제가 됐었다.

특히 김가연이 60층 높이의 빌딩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직접 찍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엄청난 화제를 모았었다.

“정말 저 그때 죽는지 알았다니까요? 물론 안전장치는 달고 있었지만, 번지점프도 어려운데. 어후…….”

손사래를 치는 그녀의 모습에서 얼마나 아찔했는지 보였다.

그때 스태프가 외쳤다.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아, 오늘 잘 부탁해요.”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다.

처음 모델로 촬영하는 것이었기에 상당히 긴장됐다.

특히 옆에 세계적인 톱스타 여배우가 함께한다는 것이 더욱 떨리게 만들었다.

그녀도 이런 수호의 긴장을 알고 있던 걸까?

“오늘 같은 날씨에는 피크닉이나 가야 하는데. 실내에서 이런 촬영이나 하고 있네요.”

“하하, 그러게요.”

“이런 불만을 딱 표정에 나타내 주면 아주 심각한 표정이 나올 거예요. 오늘 같은 촬영에는 그런 표정이 더 좋거든요.”

“그래요?”

“네, 이거 꿀팁이니까. 한번 해봐요.”

“가연 씨! 얼굴에 표정 좀 풀어요. 왜 이렇게 오늘 긴장돼 있어? 옆에 한수호 선수 있다고 긴장한 거야?”

“네…….”

꿀팁이라고 전수해 준 표정을 바로 지적받은 이가연이 시무룩해지는 표정을 보며 수호가 풋 하고 웃고 말았다.

“헤헤…… 꿀팁이라고 했던 거 취소에요.”

“큽! 네. 알겠습니다.”

“자~ 다시 들어가겠습니다! 조금 더 애틋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봐 주세요!”

다시 촬영이 시작됐다.

한바탕 웃어서 그런지 조금 전보다 긴장이 덜 됐다.

긴 시간 동안 촬영이 이어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식사로 사 온 초밥을 같이 먹으면서 미국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도 형성했다.

“필라델피아는 어때요?”

“사실 필라델피아가 연고지지만, 저한테는 그냥 외국이라는 느낌밖에 없어서요. 매일 여행 간 기분으로 지냅니다.”

“맞아! 맞아! 저도 외국에 촬영 나가면 몇 개월은 있는데도 매일 여행 온 기분이라니까요? 한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때문에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수호 씨는 여러 도시를 다니니까, 더욱 그렇겠구나.”

[호응 잘해주네.]

[오올~ 분위기 좋은데?]

[우리 수호도 이제 핑크핑크해지는 거냐?]

[하긴 슬슬 연애할 때도 됐지.]

빠르게 올라가는 레전드들의 채팅이 간혹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큰 사고 없이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가연아,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해!”

“네~ 수호 씨, 지금 스마트폰 있어요?”

“아, 예. 여기.”

수호가 스마트폰을 꺼내 건네자 가연은 번호를 누르더니 자신의 스마트폰이 울리는 걸 확인하고는 다시 건넸다.

“이거 제 번호예요. 나중에 같이 밥이나 먹어요!”

“예, 알겠습니다. 연락드릴게요.”

“가연아!”

“지금 갈게요~! 그럼 오늘 촬영 즐거웠어요! 꼭 연락해요!”

바쁘게 멀어지는 가연의 모습이 사라지자 수호의 시선이 스마트폰으로 향했다.

‘내가 톱 여배우의 번호를 받게 되다니.’

[성공했네.]

[음음, 성공했다.]

[디마지오가 마릴린 먼로랑 만났던 거랑 비슷한 건가?]

[먼로랑은 비교가 안 되지 않나?]

[그래도 성공한 건 마찬가지지.]

조 디마지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최다인 56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낸 선수였다.

20년이 채 되지 않는 커리어 동안 그는 양키스에서 뛰면서 새로운 황제로 불리었다.

그는 야구 실력 이외에도 마릴린 먼로라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와 연애하면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였다.

그만큼 잘생긴 외모와 빼어난 언변의 소유자였었다.

“이가연 씨와 번호 교환을 하셨군요.”

“아, 예.”

“제가 연예계는 아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평판이 좋은 배우입니다. 같은 배우들은 물론이거니와 일하는 스태프들의 칭찬도 자자하더군요.”

“아, 그렇습니까?”

“예. 그리고 무엇보다 예쁘지 않습니까? 거기에 능력도 좋은 여배우입니다.”

김명훈은 마치 친한 형처럼 수호에게 이가연에 대한 정보를 술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 그의 말에 수호는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뭐,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옆에서 아무리 부채질을 해도 수호는 스스로가 감정이 생겨야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한 번의 만남으로 생기는 게 아니었다.

그렇기에 수호는 번호에 이름을 넣어 저장하고 첫 만남을 그렇게 마무리했다.

* * *

용산에 위치한 한 식당.

한우를 주로 판매하는 이곳은 모두 개별룸으로 되어 있어서 프라이빗한 만남을 추구하는 이들이 찾는 곳이었다.

그곳으로 건장한 체격의 네 남자가 도착했다.

“어후…… 인테리어 봐라.”

“야야, 척 봐도 비싸 보이는데. 오늘 돈 괜찮냐?”

“에이, 설마 메이저리거가 우리한테 돈 내라고 하겠어?”

“그…… 그렇지?”

태수와 용태는 가게의 전경을 보며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벌써부터 지갑 사정을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받는 연봉이라고 해봐야 3천만 원에 불과하다.

많은 금액이 아니라서 세금은 내지 않지만, 건강보험료와 연금, 그리고 장비들을 구입하고 개인 훈련을 하다 보면 남는 돈이 없었다.

그런 두 사람이 이런 비싼 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돈 걱정이 먼저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궁상 그만 떨고 들어가자.”

“어어…….”

“가자.”

“저도 같이 가요! 선배님들!”

임광호가 두 사람을 제치고 앞장섰다.

두 사람이 뒤를 따르고 제일 마지막으로 정우일이 따라갔다.

“어서 오세요.”

네 사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멀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직원이 네 사람을 반겼다.

문득 광호는 자신의 캐주얼한 옷차림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친구들 앞에서 센 척을 했지만, 그 역시 20살의 청년에 불과했다.

이런 고급식당에 오는 게 처음이었으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광호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직원이 본론을 꺼냈다.

“예약하셨나요?”

“아, 한수호 선수의 친구들입니다.”

“한수호 선수는 미리 와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럼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식당 안을 걸었다.

“우와…… 여기가 진짜 식당이야?”

“무슨 전시회 보러 온 거 같은데?”

“식당보다는 무슨 고급 주택 같지 않아요?”

뒤에서 일행의 목소리에 광호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확실히 이곳은 식당이란 느낌을 주지 않았다.

고급 인테리어는 물론이거니와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과 거기에 방음시설도 훌륭했다.

분명 고깃집이면 고기를 굽거나 술을 마실 텐데.

그런 소리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직원의 발걸음이 멈추고 그가 문을 노크했다.

똑똑-!

“손님들이 도착하셨습니다.”

안내와 함께 문이 열리고 안에는 오랜만에 보는 익숙한 얼굴의 수호가 일어나고 있었다.

“어서 와.”

* * *

1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그런데 수호는 많은 게 바뀌었다.

“와…… 너 어떻게 졸업할 때보다 몸이 더 커진 거 같냐?”

“이런 몸이니까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홈런을 펑펑 때려대는 거지.”

“형! 메이저리그는 어때요?”

세 사람이 연달아 질문을 던져댔고 수호는 웃으며 거기에 답변을 해주었다.

‘확실히 예전과 달라졌어. 뭔가 더 어른이 된 기분이야. 도대체 메이저리그는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많은 차이가 벌어진 거지?’

임광호는 그런 수호를 질투 아닌 질투를 했다.

같은 나이인 데다가 분명 자신이 더 뛰어난 선수로 이름을 알렸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고 3부터 두각을 드러내더니 느닷없이 수호는 국대에 뽑히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거기까지는 한발 물러서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가서 올해 보여주었던 엄청난 성적은 어떤 말로도 설명이 불가능했다.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훈련을 했기에 이런 차이가 벌어졌는지 말이다.

“밥 먹기 전에 너희들한테 제안할 게 있어.”

“제안?”

광호의 상념을 깬 것은 수호의 제안이란 말이었다.

“응. 다름이 아니라 12월부터 외국에 나가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야.”

“1월이 아니라 12월부터?”

“그렇게 일찍?”

대부분 프로선수들은 1월부터 전지훈련을 한다.

한 달 동안 몸을 만들고 2월에는 각 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메이저리그 역시 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수호는 그보다 한 달은 일찍 훈련을 시작하는 셈이었다.

“이번 시즌에 예상치 못한 성적을 올렸으니 내년 시즌을 더 잘해야 해. 그래야 올해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으니까.”

“아…….”

“그래서 일찍 준비하는 거구나?”

“맞아. 그래서 내가 제안하고 싶은 건 너희들도 같이 가자는 거야.”

“우리도?”

수호의 제안에 친구들의 눈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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