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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77화 (176/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177화

    스즈키 슌타로.

    일본 프로야구 리유 블레이드에서 활약하는 선수로서 일본을 대표하는 간판타자 중 한 명이다.

    “저 이전에 세계 최초이자 유일했던 5연타석 홈런을 달성했던 선수네요. 그 시즌에 일본 프로야구 최다인 56개의 홈런을 때려냈고요.”

    [올~ 그 정도면 재능이 나쁘지 않네.]

    [너 이전에도 5연타석을 때린 애가 있었구나.]

    [일본 프로야구에는 딱히 관심이 없으니 ㅋㅋ]

    수호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설마 자신 이전에 5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있을 줄이야.

    호기심이 생겼기에 그의 성적을 체크했다.

    “통산 타율은 0.318에 홈런은 288개, 장타율은 0.611을 기록 중이라…….”

    [너랑 비슷한 슬러거네.]

    [정확도도 보유하고 있는 게 비슷한 듯.]

    [6시즌 동안 288개면 매년 4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는 소리네.]

    [일본에서 그 정도면 상당히 잘 때렸네.]

    [슬럼프도 딱히 없었던 거 같고.]

    [그런 애가 왜 너를 도발하냐?]

    스즈키 슌타로의 인터뷰는 큰 화제가 되었다.

    최근 일본과 한국은 이렇다 할 라이벌 관계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2023년 WBC는 두 국가의 실력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이후에는 일본 역시 한국을 라이벌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의 4번 타자가 수호를 거론하는 것도 모자라서 도발까지 했으니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수호는 레벨이 다르지.

    -메쟈도 씹어 먹었는데, 어딜 감히!

    -이제 일본하고 해볼 만하다!

    -수호가 타석에 서면 점수는 확실히 올려줄 듯.

    -마운드가 개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어찌어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수호 나온다는 것부터 안심이 됨.

    국내 야구팬들은 수호의 국대 합류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었다.

    메이저리그를 정복하고 엄청난 신기록들을 양산해 내고 있는 선수이기에 당연했다.

    과거와는 달리 격이 확실히 떨어진 한국 프로야구와 국가대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거라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었다.

    “뭐, 아무래도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으니 관심이 생겼나 보네요.”

    [얘가 월드클래스라는 것도 하나의 도발 요인이겠지.]

    [ㅇㅈ. 수호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니까. 도발해서 자신의 이름값을 올리겠다는 거 아님?]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거 같으니 구단들에 어필도 하는 거 같고.]

    [생긴 거와 달리 똑똑하네.]

    전략적으로 접근한 냄새가 심하게 풍겼다.

    그렇다고 뭐라 할 생각은 없다.

    프로선수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스타성 역시 중요하다.

    자신이 메이저리그에서 예고 홈런을 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어쨌든 올림픽 때 이 선수와 붙게 되겠네요.”

    [ㅋㅋㅋ 벌써부터 반응 뜨겁겠네.]

    [5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두 선수가 붙는다! 헤드라인 바로 나왔다.]

    [올~ 기자 하셔도 되겠어.]

    [에헤이, 그 정도로는 부족하지. 임팩트가 모자라.]

    뭐가 그리 재밌는지 레전드들은 갑자기 제목 짓기 배틀이 붙었다.

    수호는 그런 그들에게서 시선을 돌린 채, 기사에 뜬 스즈키 슌타로의 사진을 바라봤다.

    ‘슌타로라…….’

    갑자기 날아온 도전장.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가 다른 선수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나도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이전의 삶이라면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꿈꿀 수 있었다.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삶을 말이다.

    * * *

    프로야구 시상식.

    KBO에서 주최하는 이번 시상식에는 역대 가장 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이야~ 최근 시상식에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몰린 적이 있었나 싶네.”

    선배의 말에 한선예가 고개를 저었다.

    “처음이죠. 이 정도로 많은 숫자가 몰리는 건.”

    “이게 다 한수호 효과지. 정말 엄청난 선수로 성장했어.”

    “그러게 제가 뭐라 그랬어요? 어떻게든 한수호 선수를 취재해야 한다고 했었잖아요.”

    “아니, 그게 뭐 내 탓인가? 데스크에서 경비 문제로 결국 들어오라고 했는걸.”

    “어휴…….”

    한선예는 수호 취재를 위한 장기 출장을 데스크에 꾸준히 요청했다.

    하지만 경비 문제로 결국 무산되었고 그녀는 한국에서 수호의 활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저기 온다.”

    누군가의 말과 함께 한 대의 밴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밴이었기에 기자들은 단번에 거기에 탄 선수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곧 밴이 멈추고 문이 열리자 거구의 사내가 내렸다.

    “한수호다!”

    “한수호 선수! 한국에서 첫 시상식인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이번에 다수의 광고모델에 발탁되셨는데!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일본대표팀의 스즈키 슌타로 선수가 한수호 선수를 언급했는데, 알고 계신가요?”

    “올해 있을 WBC의 한국대표팀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내년 미국올림픽에서 국가대표에 합류하실 생각이신가요?!”

    기자들의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팬들의 엄청난 환호가 일어났다.

    “꺄아아악! 한수호다!!”

    “한수호 선수! 사인 좀 부탁해요!!”

    “여기 좀 봐주세요!!”

    “사진 한 번만 찍어주세요!!”

    “한수호 선수 잘생겼어요!!”

    “결혼해 줘요!”

    “형! 저도 야구선수예요!!”

    수호의 팬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큰 키에 잘생긴 얼굴까지 화제가 되면서 여성팬의 숫자가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남자팬이야 말할 필요가 없었다.

    기존의 야구팬은 물론이거니와 새롭게 유입된 팬들도 엄청난 숫자를 이루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장내는 혼란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때 수호가 팬들을 향해 걸어갔다.

    “꺄아아악!”

    “여기로 온다!”

    “아…… 너무 잘생겼어!!”

    팬들의 엄청난 환호와 함께 수호가 그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덥썩!!

    그때 앞에 있던 여성팬이 수호의 손을 잡았다.

    그런 여성팬의 모습에 수호는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사인해 드릴게요.”

    “네. 네!!”

    “한수호 선수! 사진 한 번만 찍어도 돼요?!”

    “물론이죠.”

    “저는 야구공에 사인 해주세요!”

    “오~ 준비성이 철저하시네요.”

    “저 이거 필라델피아에 가서 직관할 때 샀던 유니폼이에요! 전 여기에 부탁드릴게요!”

    “헐! 직관 오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 저는 여기 스마트폰에 해주세요!”

    “정말 여기에 해도 돼요? 이거 비싼 거 아니에요?”

    수호는 팬들과 최대한 소통하며 그들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시상식을 찾은 너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의 방송을 통해 전국에 송출됐다.

    -한수호 피지컬 지렸다.

    -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까 경기 볼 때랑은 또 다르네.

    -어떻게 동양인이 저런 비율이 나오냐?

    -전에 오타니랑 같이 찍었던 사진 올라왔을 때 피지컬이 밀리지 않더니. 진짜였네.

    -그나저나 한수호 팬서비스 무엇?

    -실력만 월클이 아니었구나.

    -진짜 국내선수들은 보고 배워야 한다.

    -그래도 요즘 어린 선수들은 팬서비스 잘함.

    -그건 ㅇㅈ.

    -이게 바로 프로정신이지!

    수호의 팬서비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알아줬다.

    본인도 팬들과 소통하는 걸 즐겼다.

    이런 모습은 국내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딱히 노린 건 아니었으나 그의 인기가 더욱 상승하는 요인이 되었다.

    그렇게 십여 분가량 팬서비스를 한 수호의 뒤로 김명훈이 다가왔다.

    “이제 들어가셔야 합니다.”

    “예.”

    수호는 아쉬워하는 팬들을 뒤로 하고 시상식장으로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 * *

    시상식장 내부는 깔끔했다.

    호텔에서 진행하기에 시설도 상당히 좋았다.

    대기실에는 이미 다수의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수호도 자신의 이름이 붙은 자리에 앉아 간단하게 메이크업을 받았다.

    “피부 정말 좋으시네요.”

    메이크업 담당자의 말에 수호가 미소를 지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아닌데. 어린 친구들은 원래 트러블이 많은 편인데. 어떻게 피부가 이렇게 좋을 수 있지?”

    사실 피부가 좋은 건 타고난 거였다.

    전생에서도 회사에 찌들기 전까지는 피부가 좋았었다.

    단지 과로와 음주, 그리고 흡연으로 인해 점점 피부가 망가졌다.

    담당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이게 누구야?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아니야?”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거울을 바라보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승우 형!!”

    “오랜만이다.”

    U-18 국가대표에서 같이 활약했던 정승우가 거기에 서 있었다.

    수호는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승우와 악수를 나누었다.

    “이게 얼마 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나도 잘 지냈는데. 너만큼은 아닌 거 같다. 정말 네가 메이저리그에서 뛴다는 소식에도 놀랐는데. 올 시즌 이런 성적을 남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대단해!”

    “감사합니다. 형이랑 U-18 국대에서 뛰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제 말도 잘하는데? 그때도 넌 이미 괴물이었잖아.”

    “흐흐, 메이저 대회에서 눈도장을 직었으니 큰 도움이 됐죠.”

    “하하! 그것도 맞는 말이다.”

    오랜만에 만난 정승우는 여전히 호탕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또 한 사람이 끼어들었다.

    “승우 너도 수호를 아는 거야?”

    “어? 이성훈 선배님 오셨습니까?!”

    “어, 오랜만이다. 수호도 잘 지냈지?”

    “저야 언제나 잘 지내죠.”

    “자식, 그래야지. 월드시리즈 우승에다가 상이란 상은 다 쓸었으니까. 그나저나 둘이 어떻게 아는 거야?”

    “아마추어 시절에 저랑 같이 U-18 국대에서 뛰었습니다.”

    “아, 진짜? 이야~ 그런 인연이 있을 줄은 몰랐네. 승우야, 미안한데. 수호 좀 빌릴게.”

    “예! 알겠습니다! 수호야, 이따 시상식 끝나고 이야기하자.”

    “예. 연락드릴게요.”

    오랜만에 만난 승우와 그렇게 헤어지고 수호는 이성훈과 함께 이동했다.

    “선배님도 오늘 상 받으시러 온 겁니까?”

    “아쉽게도 아니다. 너 챙겨주는 김에 내 것도 하나 주지는. 어떻게 너만 딱 챙겨주냐?”

    “하하…….”

    “오늘은 아버지 부탁으로 온 거야. 아무래도 내가 너랑 친분이 있으니까. 같이 자리 좀 해달라고 하더라.”

    “자리라면 국대 말씀이시군요.”

    “맞아. 지금 가는 자리에 KBO 총재님도 오셨다고 하더라.”

    메이저리그의 커미셔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총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건 오늘 확실히 매듭을 짓고 싶다는 뜻이었다.

    “형님도 국대로 나가세요?”

    “나야 당연히 나가지. 오늘 끝나자마자 WBC 소집돼서 그쪽에 집중해야 해.”

    “이번 대회 일정이 상당히 촉박하게 진행되고 있네요.”

    “WBC를 미룰 줄 알았는데. 일단 진행하기로 했나 보더라고. IOC 측에서 대답을 늦게 해주는 바람에 일정이 꼬였단다.”

    IOC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사이가 썩 좋지 않았다.

    과거 올림픽에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있을 당시 사무국 측에서 메이저리거들의 차출을 반대했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쌓였던 갈등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그래도 최근에는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의 노력으로 사이가 좋게 개선되고 있는 중이었다.

    “힘들어도 어쩌겠냐. 우리야 일정대로 움직여야지. 그것보다 수호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국대 합류할 생각은 있어?”

    “솔직히 말해서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한 심정이었다.

    주변에서 국대 합류를 기정사실처럼 말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그 이유를 아직 스스로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스스로 이유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합류해야 할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수호의 말에 이성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어쩔 수 없지. 일단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고 천천히 결정하자.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예.”

    수호는 이성훈과 함께 이동해 KBO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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