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176화
수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뜨거웠다.
[한수호, 강남의 한 사무실 앞에서 포착!]
[강남 모 백화점에서 동생과 쇼핑을 즐기고 있는 한수호 선수!]
[한수호 선수를 보기 위해 A호텔 로비를 연일 찾아오고 있는 팬들로 인산인해!]
수호가 어디를 가든 그의 모습이 사진에 찍혀 인터넷에 공유됐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대중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저 사무실 보라스 코퍼레이션 아니냐?
-맞는 듯.
-한수호 기럭지 보소.
-비율이 뭐, 탈동양인급이네.
-저런 피지컬이니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런 성적을 올렸지.
-진짜 모든 걸 다 가진 거 같은 남자다.
-그나저나 수호 언제 공식 석상 서냐?
-그러게.
관심이 뜨거운 만큼 수호가 언제쯤 공식 석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지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그리고 그런 수호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곳은 다름 아닌 동생 수빈의 모교 행사였다.
“반갑습니다, 한수호입니다.”
“우오오오오!”
“진짜 한수호다!!”
“우와아아아!!”
수호의 등장에 수빈의 반이 들썩였다.
그녀는 오빠를 향한 반 친구들의 이런 반응에 콧대가 하늘을 찌를 듯이 보였다.
그의 등장은 단순히 수빈이의 반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다.
수업 시간임에도 전교생이 반으로 몰려들어 결국 선생님들이 나서 제지를 해야 했다.
하지만 흥분한 초등학생을 통제하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일일교사는 잠시 중단되고 잠시 뒤, 담임선생님이 찾아와 양해를 구했다.
“저…… 한수호 선수, 죄송하지만 혹시 전교생을 상대로 일일 교사를 할 수 있을까요?”
“예. 괜찮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등장은 그것으로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았으니 말이다.
자신이야 교실에서 해도 되고 전교생을 상대로 해도 큰 문제는 없었기에 수락하고 잠시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잠시 뒤.
“안녕하세요, 한수호입니다.”
“와아아아아!!”
다목적강당에서 전교생을 상대로 간단한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이라고 해봐야 전문적인 건 아니었다.
그저 메이저리그와 관련된 간단한 이야기와 야구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질의응답을 통해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
“저도 한수호 선수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까요?!”
이전의 삶에서는 평범한 회사원에 불과했던 자신이다.
그랬던 자신이 이제는 누군가에 롤모델이 되고 있었다.
“본인이 충분한 노력을 한다면 가능합니다.”
그렇게 첫 번째 일정을 마무리했다.
* * *
일일 교사를 끝내고 새로 이사한 집으로 이동했다.
수호가 목포에 등장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기에 이동하는 데만도 시간이 제법 소요됐다.
힘겹게 도착한 새로운 아파트는 50평대의 괜찮은 주상복합이었다.
“집 괜찮네요.”
“목포에서는 가장 좋은 곳이야. 저 멀리 영산강도 보이고 좋단다.”
“그러게요. 전망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피곤할 텐데. 일단 좀 쉬고 있으렴. 수빈아, 오빠 방에 안내 좀 해줘.”
“네! 오빠 따라와!”
수빈이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방은 깔끔했다.
기본적인 가구는 모두 있었고 벽면에는 수호의 브로마이드가 붙어 있었다.
“이건 어디에서 났어?”
“미국 갔을 때 사 왔지!”
“나도 모르는 게 집에 있네.”
“처음 보는 거야?”
“응. 이런 건 대부분 구단에서 만드는 거니까. 내가 신경 쓸 일은 없지.”
“그렇구나. 이거 내 친구들 주니까 엄청 좋아하더라.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물건이라서 더 그런가 봐.”
“한국에는 없어?”
“간혹 들어오긴 하는데. 워낙 물량이 빨리 떨어지니까. 게다가 이거 사는 것도 초딩 입장에서는 부담이고. 참, 친구들이 오빠 엄청 멋지대!”
수빈이의 자랑타임이 시작됐다.
간단히 말해 오늘 학교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이었다.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엄청 좋아해서 자신의 체면이 섰다나 뭐라나.
“쬐끄만한 녀석이 무슨 체면이야.”
“나도 이제 내년이면 중학생이야! 이제 초등학교에서 가장 언니라구!”
“하하, 그래. 참, 미국에 오는 거 생각해 봤어?”
“안 갈래.”
간단히 말하는 수빈이를 보며 수호가 진지하게 물었다.
“장난이 아니라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야.”
“나도 진지하게 대답하는 거거든? 미국에서도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데. 사실 요즘 한국에서 지내는 게 너무 행복해.”
“……그래?”
“응! 오빠가 내 오빠라는 거 알고 친구들은 물론이거니와 선생님들도 얼마나 잘해주는데. 게다가 주변 학교 언니 오빠들도 나 막 챙겨주려고 한다?”
수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수호의 인기는 그런 아이돌을 넘을 정도였다.
“물론 미국에 가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겠지만, 거긴 말이 제대로 안 통하잖아. 무엇보다 한국에서 이런 기분을 좀 더 느끼고 싶어.”
수빈이의 말은 다소 어른스러웠다.
원래 똑똑한 아이였고 거기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
‘떨어져 지내는 동안 더욱 어른이 된 거 같네.’
[애 아빠 같은 소리 하네.]
[나이 차이 생각하면 애 아빠나 다를 바 없지.]
[여튼 동생의 뜻이 저러하면 존중해 주는 것도 네가 해야 할 일이다.]
[물론 우리가 하는 말은 조언에 불과함.]
레전드들의 말을 들은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 미국에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응!”
“얘들아! 저녁 먹어!!”
“네~!”
활기차게 나가는 동생의 뒤를 따르며 수호는 오랜만에 집에서의 휴식을 보냈다.
* * *
휴식을 끝낸 다음 날.
수호는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제대로 쉬지 않고 다음 일정을 소화했다.
“오늘 일정은 이전에 미리 말씀드렸던 오성전자와의 미팅입니다.”
“예.”
오성전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판매하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재계 1위를 달리는 회사였다.
프로구단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야구에 관심이 많았던 곳이기에 수호에게 공격적인 구애를 보내왔다.
“이번 오성전자의 개런티가 상당하네요.”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 국내 수준이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으로 제안을 해왔습니다. 국내에서만 광고를 게재한다면 10억 원에서 끝났겠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했기에 그 정도 금액이 나왔죠.”
오성전자에서 제시한 광고료는 50억 원이었다.
약 400만 달러로 아직 광고모델로 제대로 활동하지 않은 수호에게 있어 파격적인 액수였다.
무엇보다 이 금액이 1년간의 광고모델료라는 점에서 오성전자가 그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물론 이 정도 금액이 많다는 건 아니지만…….”
“알고 있습니다. 제 경력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이 최고 수준이라는 거죠.”
“1년 뒤에는 최소 3배는 받게 될 겁니다.”
수호의 인기가 반짝으로 끝나지 않는다면 3배가 아니라 족히 열 배는 오를 수 있었다.
실제 호날두나 메시 등.
세계적인 스포츠선수들이 1년에 벌어들이는 광고료는 천억이 훨씬 넘는다.
수호도 지금과 같은 성적을 꾸준히 오른다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도 멀지 않았다.
“잠시 눈 좀 붙일게요.”
“예, 푹 쉬십시오!”
수호는 밴에서 눈을 붙이며 바뀐 자신의 인생을 만끽했다.
* * *
수호가 모델로 나선 업체는 모두 10개 회사였다.
그들 중 가장 많은 광고료를 지불한 곳은 오성전자로 그들은 글로벌 마케팅이란 특수목적을 위해서 거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은 국내마케팅을 위해서 그를 모델로 썼기에 1년에 15억 원이란 금액이 책정됐다.
이 금액은 국내 모든 스타를 통틀어 최고액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수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소식은 기자들의 레이더에 포착되어 빠르게 알려졌다.
[한수호! 메이저리그에서도 대박! 광고계에서는 더 대박?! 광고로만 200억 돈방석!!]
[슈퍼스타 한수호! 연봉보다 광고료가 더 높은 수익을 기록하다! 추정 광고료만 180억~200억!]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을 받는 한수호! 하지만 한국에서는 특급대우!]
수호의 광고료 소식은 대중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와…… 월클 수준이네.
-이 정도면 쏘니랑 비슷한 금액 아니냐?
-진짜 이래서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 이러는구나.
-광고료로만 한국 프로선수들 FA금액만큼 받네.
-솔직히 한수호 실력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 ㅋㅋ
-이게 바로 레코드 브레이커 클라스!!
-특급대우는 특급대우네.
수호는 광고 촬영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벤트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입니다.”
김명훈과 함께 찾은 곳은 세경그룹에서 지은 국내 최고층 빌딩인 세경월드타워였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자 두 사람을 한 여인이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지부장님. 그리고 한수호 선수. 저는 세경부동산의 공인중개사 김미경이에요.”
공인중개사가 두 사람을 맞이한 이유는 간단했다.
“마침 공실이 딱 하나 남았어요. 전 주인분이 이번에 아예 외국으로 나가게 되셔서 처리하게 된 거죠.”
“타이밍이 좋았군요.”
“호호, 원래 좋은 매물에는 주인이 있는 법이라고 하잖아요. 정말 타이밍이 딱이었죠!”
그녀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69층에 위치한 세경월드타워 내의 주거용 오피스텔인 노블레스였다.
“여기예요.”
방을 안내받은 수호의 눈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었다.
서울 시내는 물론 한강과 저 멀리 남산까지는 보이는 뷰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야…… 돈이 좋네.]
[그러게 말이야.]
[크으…… 우리 때도 이런 게 있었어야 했는데.]
[진짜 이런 곳에서 살면 살 맛이 나겠다.]
레전드들조차 감탄하게 만들 정도로 환상적인 뷰였다.
뷰를 감상하고 있을 때 김미경이 집의 장점들을 나열하려고 했다.
“노블레스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계약하겠습니다.”
“네?”
“바로 계약 진행하도록 하죠.”
“아…… 네.”
바로 결정을 내리는 수호의 모습에 김미경이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과거 수호는 강동구에서 살았다.
잠실과 가까워 자주 오가면서 세경월드타워를 볼 수 있었다.
‘언젠가 내가 성공하면 꼭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는데.’
그 꿈을 20살에 이루게 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하자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이 넘어서 생겼던 꿈을 스무 살에 이루다니. 이거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ㅋㅋ 회귀가 좋지?]
‘예. 너무 좋습니다.’
[그래도 이런 플렉스가 있어야 너에게도 동기부여가 되는 거지.]
[돈 쓰는 맛을 알아야 또 힘내서 벌고 그러는 거다.]
[잘 샀다.]
[뷰 멋지더라.]
[네 덕분에 우리도 저런 뷰 매일 보는 거 아님? ㅋㅋ]
레전드들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수호의 선택은 탁월했다.
무엇보다 이 집은 사두는 것만으로 가치가 올라간다.
워낙 매물이 적었기에 매년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앞으로 닥쳐올 경제위기에서도 이 노블레스만은 가치를 유지하는 걸 넘어서 오히려 상승하는 기현상을 낳았었다.
그래서 수호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계약을 진행했던 거다.
덕분에 광고료로 번 돈을 대부분 다 썼지만, 아쉽지 않았다.
자신의 꿈 중 하나를 이룰 수 있는 비용으로는 결코 많은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수호가 새로운 집을 얻어 행복에 젖어 있을 때였다.
지잉-!!
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오빠! 이거 봤어? (링크)
수빈이 링크 하나를 보내왔다.
그걸 누르자 곧 사이트가 뜨면서 하나의 기사가 나왔다.
[일본대표팀의 4번 타자 스즈키 슌타로 “한수호의 5연타석 홈런은 두 번째 기록이다. 내 기록이 세계 최초다! 그가 성공하는 걸 보고 내년 시즌 나 역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보다 더 뛰어난 월드클래스 타자가 될 것이다!”라고 한수호 선수를 저격!!]
느닷없이 일본에서 도전장이 날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