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170화
-7회 말, 양키스의 마운드는 여전히 안드레아 코스타가 지키고 있습니다.
-아직 그의 투구 수가 56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필리스 입장에서는 지옥 같을 겁니다.
-평소 그가 던지는 투구 수가 100구라는 걸 생각하면 경기 마지막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래 선발투수이기에 양키스는 코스타를 교체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만약이란 게 있었기에 상황에 대비는 하고 있었다.
“불펜에 준비하고 있는 애들은?”
“좌우 한 명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열은 끝났기에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바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모든 상황이 척척 진행되었다.
“코스타를 오늘 경기에 투입하기로 한 작전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네요.”
“그래. 비록 한수호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우리 타선이 한 수 위였어.”
“맞습니다. 이 3점의 점수는 쉽게 따라잡을 수…….”
딱!!
그때였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3루 쪽으로 굴러갔다.
타구가 느리긴 했지만, 처리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타닥!
“달려! 달려!!”
그러나 타구를 때린 조니 로버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속도를 높이며 1루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했다.
그 사이 공을 잡은 3루수가 1루로 그대로 뿌렸다.
쐐애애액-!!
아슬아슬한 타이밍.
그때 조니 로버트가 달려오는 속도 그대로 몸을 날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 베이스로 손을 뻗었다.
촤아아아앗-!!
퍽!!
“세이프!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조니 로버트가 포기하지 않고 내야안타를 만들어냅니다!)
-1루 베이스에 들어갈 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라는 다소 위험한 플레이를 하면서까지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조니 로버트의 모습이 멋집니다!!
사실 1루 베이스에 들어갈 때는 슬라이딩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는 시각에서는 더 끈기 있어 보였다.
어쨌든 로버트는 세이프가 되었고 이는 필리스의 더그아웃에 활기를 부여했다.
“좋았어!!”
“역시 로버트 네가 한 건 해줄 줄 알았다!!”
“캡틴! 이제 네 차례야!!”
그리고 타석으로 브라이스 하퍼가 들어섰다.
그의 등장에 시티즌스 뱅크 파크가 들썩였다.
“하퍼!! 한 방 날려라!!”
“어떻게든 수호에게 연결해야 해!!”
“너만 믿는다!!”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타석에 들어서는 하퍼를 보며 코스타는 이를 악물었다.
‘분명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이었는데. 저걸 놓치다니.’
사실 그는 하퍼가 아닌 1루 주자를 신경 쓰고 있었다.
평소라면 별거 아니라면서 웃어넘길 일이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라는 압박감.
그리고 뒤에 수호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심리적인 변화는 투구에 바로 나타났다.
뻐어억-!!
“볼, 투!!”
-2구 연속 볼이 들어옵니다. 코스타 선수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네요.
-코스타 선수가 무서운 이유는 100마일이 넘는 공을 던지면서도 제구가 완벽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 지금 그의 공은 단지 빠를 뿐이에요!
단지 빠르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여전히 100마일에 근접하거나 거기에 미치는 공을 던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상대가 하퍼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흔들리고 있군. 내가 무리하게 배트를 돌릴 이유는 없겠어.’
경험이 쌓인 하퍼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내가 처리해야 할 시점은 지났다. 최대한 주자를 쌓아서 수호에게 기회를 넘겨야 해.’
과거였다면 할 수 없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경력과 경험이 쌓인 지금의 하퍼는 자신이 아닌 팀을 먼저 생각하는 캡틴이 되어 있었다.
뻐어억!
“볼, 쓰리!!”
-이번에도 볼입니다! 하퍼 선수가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기다립니다!
세 개의 볼이 연달아 들어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양키스의 불펜이 바빠졌다.
“갑자기 흔들리는군. 불펜 쪽에 연락해 둬.”
“알겠습니다.”
원래 투수는 민감한 존재였다.
잘 던지던 투수도 작은 일을 계기로 갑자기 밸런스가 깨지기도 했다.
코스타가 그럴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일단 그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앤더슨이 나가려고 마음을 먹은 그때였다.
사인을 교환한 코스타가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4구 들어왔습니다!! 몸쪽 강하게 찌르는 101마일의 광속구!!
-코스타 선수의 가장 큰 장기인 광속구가 절묘한 위치에 꽂혔습니다.
코스타가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알아서 정신을 차렸군.’
괜히 에이스가 아니었다.
짧은 경력이지만, 코스타는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냉정을 찾은 그는 다시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나갔다.
딱!
“파울!”
-파울입니다. 슬라이더를 노리고 때렸지만, 배트가 밀리는 브라이스 하퍼!
-코스타의 공이 다시 날카로워졌습니다.
하퍼는 배트를 쥔 손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이맛살을 구겼다.
‘흔들릴 거라면 좀 더 흔들릴 것이지.’
공 하나였으면 출루에 성공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아쉬워하고만 있을 순 없었다.
‘어떻게든 나까지 출루에 성공해야 해.’
수호가 홈런을 때리겠다고 말했다.
성공할지 안 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신까지 출루에 성공한다면 동점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하퍼는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저 루키 녀석이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어. 그런데 캡틴이란 녀석이 그냥 있을 순 없지.’
순간적이나마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지게 만드는 수호의 한마디였다.
그 부끄러움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후우…….”
하퍼가 타석에 들어서자 양키스 배터리가 사인을 교환했다.
‘여기에서는 이걸로 가자.’
‘오케이.’
사인을 교환한 코스타가 세트포지션에 들어갔다.
1루에 있는 로버트가 뛸 수도 있었지만, 코스타의 기세에 리드폭을 줄였다.
“후우…….”
깊게 호흡을 내뱉은 코스타가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콰직!!
스파이크가 마운드에 박히고 단단히 하체를 고정시킨 그가 몸을 회전시켰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정확히 보더라인을 찔러오는 공에 하퍼의 배트가 돌아갔다.
후웅!!
처음부터 포심에 초점을 맞춘 그의 스윙이 정확한 타이밍을 맞춰갔다.
그 순간.
휘릭!!
공에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 스윙의 궤적에서 벗어났다.
빠각!!
배트의 끝에 맞으며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손에서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하퍼는 부러진 배트를 끝까지 밀어냈다.
‘어떻게든 날려 보내!’
그것은 집념에 가까웠다.
반드시 출루해서 수호에게 연결시켜 준다는 일념 하나로 젖 먹던 힘까지 끌어냈다.
그 결과.
후웅!!
-배트가 부러지면서 타구 날아갑니다!!
타구를 날려 보내는 덴 성공했다.
하지만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은 타구가 힘없이 외야로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다.
2루수는 그걸 지켜만 보고 있을 생각이 없었다.
뒤로 물러나며 타이밍을 잡더니 있는 힘껏 점프했다.
-공을 잡기 위해 2루수 점프!!
잡기에는 아슬아슬한 높이였다.
그렇기에 로버트 역시 리드를 늘릴 뿐, 2루 베이스까진 뛰지 않았다.
퍽!
그때 점프했던 2루수의 글러브의 웹을 스치고 타구가 외야로 날아갔다.
웹에 맞으면서 굴절이 되었기에 백업플레이를 온 중견수가 바로 잡지 못했다.
덕분에 로버트는 안전하게 2루 베이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빠졌습니다! 브라이스 하퍼가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맞이하는 필리스입니다!!
-정말 집념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트가 부러졌는데도. 마지막까지 스윙을 가져가면서 타구를 날려 보낸 하퍼의 집념이 돋보였습니다.
하퍼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그만큼 이번 스윙에서 집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런 그에게 박수를 쏟아냈다.
“네가 최고다!!”
“역시 하퍼야!!”
“믿고 있었다!!”
팬들의 열렬한 환호가 쏟아지고 있을 때.
[하퍼가 약속을 지켰네.]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어.]
[이제 네가 약속을 지킬 차례다.]
레전드들의 채팅을 보며 수호가 타석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타석에는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그의 등장에 양키스의 더그아웃이 움직였다.
-아~ 여기에서 앤더슨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하네요. 교체일까요?
-아직 확실하진 않습니다. 코스타 선수를 여기에서 올렸다는 건 내일 쓸 수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불펜을 아끼고 싶을 텐데요.
배수의 진을 친 양키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내일 경기를 염두에 둬야 했다.
그렇기에 당장 코스타를 내리는 것도 조금은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단 그의 상태를 점검해 볼 생각이었다.
마운드에 막 다가왔을 때, 코스타가 단호하게 말했다.
“더 던질 수 있습니다.”
그의 한마디에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
코스타는 자존심이 강한 선수였다.
평소라면 그런 코스타의 자존심을 지켜줬겠지만, 오늘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무작정 그의 말만 들을 순 없었기에 앤더슨의 시선이 포수에게 향했다.
시선을 받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공은 좋습니다. 위력도 좋았고 제구도 살짝 흔들렸지만, 뒤에 두 개는 평소와 같았습니다. 안타를 맞은 건 보신 바와 같이 운이 나빠서였어요.”
“음, 그래.”
그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
언제나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선수였으니 말이다.
“그럼 코스타, 이번 이닝까지만 부탁하마.”
“예.”
마운드를 내려가는 앤더슨을 보며 코스타가 로진을 손에 묻히며 정신을 집중했다.
‘이번 이닝만 처리하면 된다. 한수호를 제대로 처리하고 경기를 승리로 이끌겠어.’
이번 이닝이 승부처다.
그 사실을 아는 건 코스타를 비롯해 선수들 그리고 경기장을 찾은 모든 관중들이 알고 있었다.
-무사 1, 2루의 찬스! 그리고 타석에는 한수호 선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운드에 다시 선 코스타가 사인을 교환했다.
그 모습을 타석에서 바라보는 수호의 집중력이 조금씩 상승했다.
‘동료들이 날 위해 이 기회를 만들어줬다.’
[두 사람 모두 네가 한 말을 믿었기에 지금의 기회가 생겼지.]
[네가 말한 대로 해줬으니 이제 네가 보여줄 시간이지?]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이 절호의 기회를 살려야 하는 건 자신의 역할이었다.
“후우…….”
숨을 내쉬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단 그의 상태를 점검해 볼 생각이었다.
마운드에 막 다가왔을 때, 코스타가 단호하게 말했다.
“더 던질 수 있습니다.”
그의 한마디에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
코스타는 자존심이 강한 선수였다.
평소라면 그런 코스타의 자존심을 지켜줬겠지만, 오늘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무작정 그의 말만 들을 순 없었기에 앤더슨의 시선이 포수에게 향했다.
시선을 받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공은 좋습니다. 위력도 좋았고 제구도 살짝 흔들렸지만, 뒤에 두 개는 평소와 같았습니다. 안타를 맞은 건 보신 바와 같이 운이 나빠서였어요.”
“음, 그래.”
그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
언제나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선수였으니 말이다.
“그럼 코스타, 이번 이닝까지만 부탁하마.”
“예.”
마운드를 내려가는 앤더슨을 보며 코스타가 로진을 손에 묻히며 정신을 집중했다.
‘이번 이닝만 처리하면 된다. 한수호를 제대로 처리하고 경기를 승리로 이끌겠어.’
이번 이닝이 승부처다.
그 사실을 아는 건 코스타를 비롯해 선수들 그리고 경기장을 찾은 모든 관중들이 알고 있었다.
-무사 1, 2루의 찬스! 그리고 타석에는 한수호 선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운드에 다시 선 코스타가 사인을 교환했다.
그 모습을 타석에서 바라보는 수호의 집중력이 조금씩 상승했다.
‘동료들이 날 위해 이 기회를 만들어줬다.’
[두 사람 모두 네가 한 말을 믿었기에 지금의 기회가 생겼지.]
[네가 말한 대로 해줬으니 이제 네가 보여줄 시간이지?]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이 절호의 기회를 살려야 하는 건 자신의 역할이었다.
“후우…….”
숨을 내쉬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의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주위의 풍경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이내 선수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공간 안에는 코스타와 수호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와라.’
모든 준비를 끝낸 수호가 배트를 쥔 손에 힘을 준 순간.
콰직!
코스타가 슬라이드 스텝과 함께 힘을 끌어올렸다.
그의 몸에서 움직이는 힘의 이동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선명하게 보였다.
코스타 역시 모든 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몸의 회전에 맞춰 이동한 힘은 마지막 순간 손끝에 모여 공으로 전달되었다.
“흡!!”
쐐애애애액-!!
단말마의 기합 소리와 함께 코스타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었다.
타닥!
수호 역시 스트라이드를 내디뎌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자신의 히팅 포인트를 형성시켰다.
그리고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따라 그대로 배트를 돌렸다.
후웅!!
서서히 공의 궤적을 잡아먹던 배트는 이내 히팅 포인트를 통과하려는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그 순간.
공의 힘과 배트의 힘이 충돌하며 서로를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수호는 마지막 순간까지 배트를 쥔 손목에 힘을 주며 스윙을 이어나갔다.
딱!!
그 결과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어둠으로 물들었던 공간이 깨져 나갔다.
-때렸습니다-!!
마치 유리처럼 쏟아지는 공간을 바라보며 수호가 배트를 쥔 손을 놓았다.
휘릭!!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던졌고! 타구는 좌측 담장…… 좌측 담장…… 좌측 담장을 넘어갑니다!! 동점 쓰리런이 작렬합니다!!
4연타석 홈런과 함께 스코어가 리셋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