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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69화 (168/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69화

마운드에 올라온 안드레아 코스타는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조니 로버트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안드레아 코스타!!

-마지막에 던진 3번째 공이 100마일을 찍을 정도로 오늘 컨디션이 확실히 좋아 보입니다.

-4차전에 많은 수의 투구를 하지 않았고 거기에 이동일에 휴식까지 취했으니 컨디션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에이스 코스타의 등장에 필리건들이 술렁였다.

“젠장! 여기에서 코스타를 등판시키는 건 반칙 아니야?”

“아니, 쟤네들은 7차전을 버리는 건가?”

“우리 슈퍼스타를 믿자고! 하퍼는 뭔가를 해줄 거야!”

브라이스 하퍼가 타석에 들어서자 필리건들이 응원을 쏟아냈다.

5차전에서 보여주었던 화끈한 타격이 있었기에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부웅!!

뻐어어억!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헛스윙 삼진!! 두 개의 아웃 카운트를 올리는 데 코스타에게 필요했던 공은 단 7개에 불과했습니다!

-마지막 결정구는 91마일의 고속 슬라이더였습니다. 타격감이 좋은 하퍼라 하더라도 이걸 정타로 만들어내는 건 무리였네요.

안드레아 코스타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얼마나 좋은지 본인조차 놀랄 지경이었다.

‘이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

단언컨대 없었다.

이번 시즌은 물론이거니와 데뷔 이래 이렇게까지 컨디션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

‘다음은…….’

코스타의 시선이 대기 타석에서 걸어오고 있는 수호에게 향했다.

‘너로군.’

자신 있었다.

이미 1차전과 4차전에서 녀석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물론 점수를 내주기도 했지만, 내용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언론에서도 수호를 이렇게까지 막아낸 건 자신이 처음이라고 호평하고 있었다.

“한! 한! 한! 한!!”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홈그라운드여서일까?

평소보다 응원의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그게 의욕을 끓어오르게 만들어주었다.

‘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 이 뜨거운 열기도 차갑게 가라앉겠지.’

마치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하듯 조용해질 것이다.

그것을 떠올리자 흥분되기 시작했다.

‘월드시리즈의 주인공은 너나 저지가 아니다.’

그는 불만이 있었다.

월드시리즈에서 수호와 저지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월드시리즈에서 중요한 건 투수다. 그리고 리그 최고의 에이스인 내가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당연해.’

이 불만족스러운 기분을 없애기 위해서는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에게 오게끔 하는 활약을 해야 했다.

지금까지는 완벽했다.

이제 피날레를 완벽하게 한다면 결국 언론은 자신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보낼 것이다.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스코어 7 대 4인 상황에서 어떻게든 따라잡는 점수가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흐름을 뺏기면 위험해요!

반드시 한 방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사인을 교환한 안드레아 코스타가 와인드업에 들어갑니다!

양키스의 에이스 안드레아 코스타가 특유의 와일드한 투구폼에 들어갔다.

수호는 그 모습을 보며 타이밍을 맞춰갔다.

‘녀석은 나를 잡고 싶을 거야.’

[앞선 경기들의 투구를 보면 확실하지.]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본인이 주인공이 될 테고 말이야.]

[바로 승부를 들어올 거다.]

레전드들의 말은 수호의 생각에 확신을 주었다.

콰직!!

마운드 위에서 스트라이드를 내디딘 코스타가 몸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휘릭!!

하체부터 시작된 회전이 상체로 이어지고 팔 끝으로 도달한 순간, 앞으로 쏘아져 나온 손이 볼의 실밥을 긁었다.

“흡!!”

쐐애애애액-!!

마치 미사일 같이 폭발적인 추진력과 함께 날아오는 공에 수호 역시 스트라이드를 내디디며 회전을 이어나갔다.

‘예상대로 몸쪽!’

공이 파고드는 위치를 확인한 수호는 망설이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후웅!

그의 배트가 대기를 찢고 나아가 홈플레이트로 진입하려는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따악-!!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예상보다 더 큰 힘이 배트를 타고 손으로 전달됐다.

‘밀린다!’

자칫 잘못하면 배트가 밀리면서 범타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 수호가 손목에 힘을 주며 더욱 배트를 밀어냈다.

부앙!!

공의 힘에 밀릴 것 같던 배트가 작은 돌풍을 만들어내며 타구를 날려 보냈다.

-때렸습니다!!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이번 타구!!

마지막 순간까지 팔로 스윙을 끝낸 수호는 날아가는 타구를 확인하며 배트를 쥔 손을 놓았다.

휘릭!!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던졌습니다!!

-이건 넘어갔다는 소리예요!!

-맞습니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입니다!!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한수호 선수!! 안드레아 코스타를 공략하는 데 성공합니다!!

3연타석 홈런이 작렬했다.

-(속보) 한수호 3연타석 홈런.

-저지도 3연타석 아니냐?

-얘네들 또 이러네.

-이러다가 4연타석 홈런 나올 각이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이러더니 월드시리즈에서도 이러냐.

-(속보) 한수호 11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신기록 달성!

ㄴ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왜 스코어는 7 대 5냐?

3연타석 홈런,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한 수호였다.

하지만 스코어가 양키스에게 밀리면서 사람들의 걱정이 높아져 갔다.

* * *

월드시리즈 6차전.

시리즈 스코어 3승 2패로 앞서고 있는 양키스와 기세를 올리기 시작한 필리스.

두 팀을 대표하는 애런 저지와 한수호는 초반부터 홈런을 작렬시키며 팬들의 집중도를 초반부터 끌어올렸다.

그 두 사람은 3연타석 홈런을 또 한 번 작성하며 페넌트레이스에서 보여주었던 홈런 대결을 다시 재현해 냈다.

하지만 같은 3연타석 홈런을 때려내고도 필리스는 밀리기 시작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한수호 선수에게 불의의 일격을 입었지만, 코스타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닝 한수호 선수 역시 3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스코어는 7 대 5가 되었습니다!)

-음, 같은 결과지만 스코어가 벌어지고 말았네요.)

-다소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코스타 선수가 마운드에 오른 이상 필리스는 점수를 내는 게 쉽지 않을 거라 더욱 아쉽네요.

해설진의 예상은 현실이 되었다.

퍽!

“아웃!!”

-아웃입니다! 코스타가 이번 이닝도 3명의 타자를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감합니다!

-그가 왜 양키스의 에이스인지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양키스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수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이후 코스타는 모든 타자를 돌려세우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뻐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훌륭한 프레이밍! 한수호 선수가 존에서 벗어나는 공을 프레이밍하며 타자를 눈뜬장님으로 만들었습니다!

필리스 역시 분발했다.

투수를 모두 출동시키면서 양키스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그 결과 스코어는 여전히 7 대 5인 상황에서 7회를 맞이했다.

-양키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이번 이닝에 애런 저지가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 3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앞에 주자를 내보내면 위험해집니다.

그 사실을 필리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운드를 교체했다.

-필리스는 불펜에서 가장 고참인 페드로 텔레스를 등판시켰습니다.)

-구속은 떨어지지만, 절묘한 제구와 노련함은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죠.

마운드에 오른 페드로 텔레스를 수호가 원하는 코스로 절묘하게 공들을 찔러넣었다.

퍽!

“볼.”

-초구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타자의 배트가 나오다 멈춥니다!

-아주 절묘한 코스의 공이었습니다만, 타자가 잘 참아냈네요.

딱!!

“파울!”

-2구 몸쪽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걷어냈지만, 파울이 됩니다!

-슬라이더에 이어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습니다.

퍽!!

“스트라이크!”

-3구는 구속 93마일의 패스트볼이 몸쪽 낮은 코스에 꽂힙니다!)

-코스가 정말 절묘했습니다. 2구 체인지업을 던진 직후였기에 이번 공에는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페드로 텔레스를 리드하면서 수호는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확실히 베테랑은 달라. 내가 생각하는 코스로 모두 공을 던져주고 있어.’

[저 나이까지 던질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지.]

[그만큼 노련하고 제구력도 완벽하단 소리임.]

[구속은 젊은 애들이 뛰어나지만, 투구는 구속이 전부가 아니거든.]

볼카운트는 원볼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지금 수호가 결정구를 요구했다.

‘오케이.’

고개를 젓는 일은 없었다.

수호가 사인을 보내면 고개를 끄덕이고 곧장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빠르게 날아들었다.

다시 한번 몸쪽을 파고드는 공에 타자의 배트가 매섭게 돌았다.

‘이번에는 당하지 않는다!’

부웅!!

그의 배트가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는 순간이었다.

휘릭!

공에 변화가 일어나더니 스윗스팟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빠각!!

손잡이 부근에 맞은 공이 힘없이 홈플레이트 앞에 떨어져 굴러갔다.

“칫!!”

타자가 급히 1루로 내달렸다.

하지만 굴러가는 타구를 잡은 수호가 가볍게 1루로 공을 뿌렸다.

퍽!

“아웃!”

-아웃입니다!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가볍게 잡아내는 페드로 텔레스!

-이게 바로 베테랑의 투구입니다! 아주 안정감 넘치는 피칭으로 타자를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냅니다!

첫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나이스 피칭.”

“너도 후속 동작 좋았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면 안 되는 거 알지?”

공을 전달받은 페드로의 시선이 대기 타석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장갑을 착용하고 있는 애런 저지가 보였다.

“물론이죠.”

가장 거대한 산맥이 타석으로 들어섰다.

* * *

애런 저지를 상대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하나의 공을 결정했다.

‘커브로 가죠.’

‘그래.’

오늘 경기 던지지 않았던 공이다.

느린 구속에 눈이 익숙해지게 만든 다음,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계획에 불과했다.

“흡!!”

쐐애애액-!

-초구 던졌습니다!!

페드로의 손을 떠난 공이 큰 포물선을 그리며 12시에서 6시로 뚝 떨어졌다.

그때 애런 저지의 배트가 돌았다.

후웅!!

매섭게 돌아간 배트의 아래로 공이 피하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스륵.

‘중심을 낮췄어!’

무게중심을 낮추며 그대로 밑에서 공을 퍼 올렸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도…… 우측 펜스를 넘어갑니다!!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스코어는 8 대 5! 다시 3점 차이로 벌어집니다!!

최악의 결과가 만들어졌다.

* * *

4연타석 홈런.

메이저리그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처음 나오는 기록이었다.

그리고 이 기록에 의해 따라잡았던 스코어가 다시 벌어졌다.

퍽!

“아웃!”

-세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애런 저지의 4연타석 홈런으로 스코어는 다시 3점 차로 벌어졌습니다.

-따라가는 입장인 필리스로서는 다소 맥이 빠지는 기분일 겁니다.

해설위원의 말대로였다.

필리스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침체되어 있었다.

‘따라가면 다시 달아난다. 마치 끝나지 않는 술래잡기를 하는 기분이야.’

선수들을 다독여야 할 하퍼조차 4연타석 홈런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애런 저지가 괴물인지는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기에 충격이 상당했다.

‘이거 위험한데.’

수호는 하퍼조차 넋을 놓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마치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경쟁 회사가 업계 최고의 조건으로 입찰했다는 게 알려졌을 때의 사무실 분위기를 보는 거 같았다.

[그런 일도 있었음?]

‘회사원으로 제법 오랜 시간을 보냈으니까요. 경력이 제법 됐었던 저도 상당히 충격에 빠졌었던 일이죠.’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 프로젝트 엎어지고 직원들 의욕이 꺾이면서 그해에 영업익이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졌었습니다.’

[지금 너네 팀이 그런 상황이야.]

요기 베라의 말에 수호 역시 동의했다.

이대로 두면 경기를 내줄 가능성이 컸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되던 찰나, 요기 베라가 물었다.

[그때 회사가 망했음?]

‘그건 아니었습니다. 이사님 중 한 분이 열정적으로 뛰어서 다른 계약을 따오셨거든요.’

[그래서? 복구함?]

‘예. 그분을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사장님도 결국 힘을 내신…….’

머리가 번뜩였다.

자신이 해야 할 게 무엇인지 이제 알 수 있었다.

당시에는 힘이 없어서 할 수 없었던 일을 지금은 할 수 있었다.

“하퍼.”

그는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

“응?”

“이번 이닝에 꼭 출루해 줘요. 그럼 제가 꼭 해결하겠습니다.”

“해결……?”

“예. 반드시 하퍼가 걸어서 들어올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로버트, 당신도요.”

수호의 말에 더그아웃이 술렁였다.

그리고 그가 거기에 쐐기를 박았다.

“저지 녀석이 4연타석 홈런을 때렸다면 저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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