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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68화 (167/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168화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높게 떠오른 타구! 1루수 도널드가 파울라인에서 잡아내며 세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잭 휠러가 베테랑은 베테랑이네요. 1회 애런 저지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흔들릴 수 있었지만, 차분하게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면서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회부터 실점을 한 건 필리스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취점을 내주면서 필리스에는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1회 말 필리스의 공격에서 수호가 나오기에 기대를 걸었다.

    -선두타자 조니 로버트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5차전 3출루 경기를 펼치면서 승리에 일조했던 로버트 선수, 과연 그가 마이클 워커의 공을 공략할 수 있을지! 필리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조니 로버트를 시작으로 브라이스 하퍼 그리고 한수호로 이어졌다.

    로버트가 공격의 물꼬를 터준다면 최근 컨디션이 좋은 하퍼나 수호가 해결해 줄 수 있었다.

    딱!!

    -때렸습니다! 중견수 방향으로 날아가는 타구!

    퍽!

    -중견수가 점프하며 공을 낚아챕니다! 어려운 타구를 가볍게 처리합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두 팀의 수비들이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드시리즈다운 수비가 나오면서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아쉽다는 듯 혀를 차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로버트를 지나 수호가 대기 타석으로 이동했다.

    ‘하퍼가 출루를 해주면 좋겠는데…….’

    [녀석이라면 가능할 듯.]

    [최근 배트가 불타고 있으니까.]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5차전에서 하퍼는 전성기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이런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딱!!

    -때렸습니다! 일이 루 간을 가르는 안타! 하퍼가 안타를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갑니다.

    카메라가 타석으로 들어서는 수호를 비추었다.

    -그리고 타석에는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가 들어온다는 것이 양키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겁니다.

    -하지만 승부를 피하진 않을 거예요.

    예고 홈런의 여파 때문일까?

    이후에 양키스가 수호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어려운 승부를 택하긴 했지만, 이전처럼 고의사구로 수호를 걸어서 내보내는 일은 없었다.

    -선발투수인 마이클 워커와 3차전에서 상대했었던 한수호 선수, 그에게서 홈런을 뺏어내는 등.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빠른 공을 주로 던지기에 아무래도 그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한수호 선수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 대 0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한수호 선수가 여기에서 또 한 번의 해결사 본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이 수호에게 기대하는 건 하나였다.

    홈런.

    그것을 통해 게임을 다시 리셋시키길 바랐다.

    그리고 마이클 워커 역시 수호가 그것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3차전의 복수를 해주마.’

    예고 홈런을 당했던 기억은 강렬하게 남았다.

    이후 언론에게 집중취재를 당했던 걸 생각하면 반드시 복수를 하고 싶었다.

    ‘이번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다. 이번에는 반드시 널 돌려세우겠어!’

    마음을 다잡은 워커가 사인을 교환했다.

    그리고 세트포지션에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뻐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스트라이크입니다! 바깥쪽 낮은 코스에 정확히 꽂힙니다!

    -구속 98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이 강하게 들어왔습니다.

    -코스도 좋았죠?

    -예. 한수호 선수에게서 가장 먼 코스를 절묘하게 찔렀습니다.

    마이클 워커의 공은 훌륭했다.

    그리고 그 공을 통해서 수호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나랑 피할 생각은 없다.’

    양키스는 승부를 택했다.

    그렇다면 거기에 응해주는 게 자신이 할 일이었다.

    “후우…….”

    숨을 크게 몰아쉰 그가 다시 타석에 섰다.

    -초구부터 좋은 공을 던진 마이클 워커가 2구를 던집니다!

    퍽!

    “볼.”

    마이클 워커의 2구는 체인지업이었다.

    초구보다 15마일이나 느린 공이었기에 자칫 잘못하면 배트가 돌아갈 뻔했다.

    ‘절묘하군.’

    [완급 조절이 훌륭하네.]

    [그만큼 너를 경계한다는 게 느껴진다.]

    [무작정 승부를 들어올 생각은 없는 듯.]

    [그래도 결국 승부를 할 테니.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잡아내자.]

    레전드들의 조언을 들으며 수호는 자신이 노려야 할 공을 기다렸다.

    퍽!

    “볼.”

    -3구 떨어지는 커브에 이번에도 한수호 선수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참을성이 대단하네요.

    볼카운트가 불리해지자 마이클 워커가 혀를 찼다.

    ‘쳇, 도무지 유인구로는 잡아낼 수 없군.’

    더 이상 유인구를 던지는 건 없다.

    다시 승부를 해야 했다.

    ‘몸쪽으로 가자.’

    마이클 워커가 직접 사인을 보냈다.

    이내 포수가 고개를 끄덕였고 워커는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여기에서 승기를 가져온다.’

    수호를 잡는다는 건 양키스가 승기를 잡는다는 소리나 다를 바 없었다.

    ‘내 모든 힘을 실어서…….’

    준비를 끝낸 워커가 세트포지션에서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콰직!

    스트라이드를 내디딘 그가 몸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모든 힘을 손끝으로 보냈다.

    “흡!!”

    쐐애애애액-!!

    전력을 실은 공이 빠르게 수호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구속은 초구보다 빠른 99마일이 찍혔다.

    이는 와인드업 포지션에서 던질 때 워커가 찍을 수 있는 최고 구속이었다.

    그만큼 이번 공에 전력을 실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그가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몸쪽은…….’

    타닥!

    하체를 단단히 고정한 수호의 하체가 회전했다.

    ‘내 공간이야!!’

    후웅!!

    배트가 매섭게 회전하더니 이내 공을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는…… 좌측 펜스를 넘어갑니다!! 투런포를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경기는 다시 동점이 됩니다!!

    경기가 리셋됐다.

    * * *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의 흥행을 이끌었던 건 홈런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섰던 선수들이 바로 수호와 애런 저지였다.

    각각 78개의 홈런과 7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런 두 사람의 배트가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통산 8개의 홈런을 기록한 애런 저지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첫 타석에서 벼락같은 투런포로 팀에 선취점을 안겨주었던 애런 저지가 이번에도 2루에 주자를 두고 기회를 얻었습니다.

    애런 저지의 등장에 수호는 조심스럽게 잭을 리드했다.

    퍽!

    “볼. 투!”

    -볼카운트 투볼 원스트라이크가 됩니다.

    -한수호 선수 역시 애런 저지의 장타력을 경계하는 듯 조심스럽게 사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승부를 해야 할 때였다.

    ‘몸쪽, 슬라이더.’

    수호의 사인에 고개를 끄덕인 잭 휠러가 2루 주자를 견제하고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코스로 들어오다 몸쪽으로 급격하게 휘어 들어왔다.

    보통이라면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공에 히팅 포인트를 맞추기에 제대로 된 타격을 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애런 저지는 팔을 몸쪽으로 붙이고 스트라이드를 한 발을 움직이며 히팅 포인트를 몸쪽으로 옮겼다.

    그 결과.

    딱!!

    -때렸습니다!! 우측 담장을 단숨에 넘어가는 홈런!! 2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애런 저지!

    저지가 두 번의 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하며 양키스가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고 있을 수호가 아니었다.

    -3회 말,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발이 빠른 로버트가 1루에 있기에 장타 한 방이면 추격의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스코어는 4 대 2.

    동점을 만들고 다시 홈런을 맞았기에 따라가는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중계진은 장타라도 하나 나오길 바랐다.

    하지만 수호는 그리 그릇이 작은 선수가 아니었다.

    딱!!

    -초구부터 벼락같은 스윙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는 중앙펜스를 넘깁니다!! 동점 투런포를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애런 저지에 이어 한수호 선수 역시 2연타석 홈런을 기록합니다!!

    두 선수가 똑같이 만들어낸 2연타석 홈런은 경기를 뜨겁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속보) 한수호 2연타석 홈런.

    └진짜?

    └└아까 애런 저지도 2연타석 홈런 아니었냐?

    -얘네들 또 치고받고 게임 하네.

    -월드시리즈라서 안 할 줄 알았더니. 또 시작이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이러지 않았냐?

    └ㅇㅇ 그때 4연타석 홈런 때렸지.

    -둘 다 미친 듯.

    -아니 ㅋㅋ 이렇게 때려대는데. 약빨이 아니라고?

    -애런 저지 9홈런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2위.

    -한수호 10홈런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공동 선두.

    -진짜 역대급 시즌이네.

    두 선수의 2연타석 홈런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나왔던 4연타석 홈런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두 선수는 마치 짜기라도 한 듯 홈런을 주고받으며 엄청난 명승부를 펼쳤다.

    그 경기 이후 메이저리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올라가면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시즌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시즌을 마무리하는 월드시리즈에서 그 장면이 재현되고 있었다.

    -두 선수의 홈런대결이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두 사람 모두 4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면서 무승부가 되었습니다만, 이번에는 승부가 났으면 좋겠네요.

    캐스터의 말대로였다.

    당시 무승부는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결과로 남았다.

    역대급 승부였기에 제대로 승부가 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았었다.

    그런데 월드시리즈에서 그 대결이 재현되고 있으니 이번만큼은 승부가 나길 바라는 이들이 늘어났다.

    -5회 초 2, 3루의 찬스에서 애런 저지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저지가 다시 타석에 들어왔다.

    여기에서 필리스가 먼저 변수를 주었다.

    -필리스가 선발투수를 교체합니다. 잭 휠러가 내려가고 앤서니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오네요.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콜업이 된 앤서니 투수는 초반 불안했던 모습을 이겨내고 이제는 불펜의 한 축을 당당히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이드암에 빠른 공이 장점인 앤서니의 등장은 애런 저지에게 혼란을 주기 위함이었다.

    잭 휠러와는 다른 타입의 투수였기에 아무리 저지라 하더라도 바로 적응하는 건 어려울 거라는 계산이었다.

    “흡!!”

    쐐애애액-!!

    -앤서니 1구를 던졌습니다!!

    앤서니는 전력을 다해 초구를 뿌렸다.

    바깥쪽에서 애런 저지의 몸쪽으로 파고드는 고속 슬라이더였다.

    큰 궤적을 그리며 들어오는 공에 애런 저지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후웅!!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

    시원한 스윙과 함께 날아간 타구가 중앙펜스를 향해 날아갔다.

    중견수 로버트가 포기하지 않고 쫓아갔지만, 타구를 잡는 건 무리였다.

    툭!

    -넘어갔습니다! 중앙담장을 넘기는 쓰리런이 작렬합니다!! 스코어는 7 대 3!! 애런 저지가 6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 7타점 경기를 펼칩니다!!

    저지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 * *

    저지의 홈런은 필린스 팬들을 좌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젠장…… 쓰리런이라니…….”

    “7 대 3은 위험한 거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아직 절망하긴 일러! 우리한테는 수호가 있잖아!!”

    3점이란 점수 차는 상당히 멀어 보였다.

    하지만 필리스 팬들은 5회 말에 기대했다.

    수호가 타석에 들어올 차례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양키스는 그런 필린스 팬들의 기대를 부술 생각인지 마운드에 새로운 투수를 등판시켰다.

    -양키스의 마운드가 교체됩니다! 마이클 워커가 내려가고…… 에이스 안드레아 코스타가 올라옵니다!!

    양키스가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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