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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59화 (158/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159화

    NLCS가 종료됐다.

    누구도 예상 못 했던 4승 0패,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완승이었다.

    [내셔널리그의 제왕 LA다저스를 왕위에서 끌어내린 한수호!]

    [LA다저스의 패배요인은 무엇인가? 바로 한수호를 막지 못해서이다!]

    [한수호는 페넌트레이스에서만 강한 선수가 아니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벌써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는 그는 정녕 괴물인가?]

    이런 결과가 나오자 자연스레 수호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사실상 LA다저스가 패배한 이유를 수호를 막지 못해서라고 말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그런 의견은 점점 힘을 얻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사실상 한수호 시리즈 아니냐?

    -그동안 이런 루키는 없었다. 그는 신인인가? 레전드인가?

    └레전드지.

    -진짜 올 시즌 임팩트 하나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역대 1위다.

    -오타니의 데뷔 임팩트도 대단했지만, 수호는 그걸 뛰어넘은 듯.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에서 가장 강렬했던 데뷔시즌을 뽑으라면 대부분 오타니 쇼헤이의 2018년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 기념비적인 성적을 올렸었다.

    덕분에 그는 단숨에 전국구 스타가 됐다.

    당시의 반응은 신드롬이라 부를만 했다.

    그 당시의 임팩트를 넘어선다는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니었다.

    [미국은 지금 한수호 앓이에 빠졌다!]

    [미국인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은 한수호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될 것!]

    한국의 기사가 아니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CNN 등.

    다양한 언론사에서 수호의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

    스포츠 전문 언론이 아닌 일반 언론이 수호의 기사를 대서특필 한다는 거 자체가 그의 인기에 대한 반증이었다.

    그리고 그런 수호는 현재 호텔에 누워 별스타그램 방송을 즐기고 있었다.

    “어…… 홈런을 칠 때 기분이요? 간단히 말하면 아, 넘어갔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는 팬들과 소통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덕분에 그의 팔로워는 어느덧 천만 명을 넘어 2천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럼 오늘 방송은 이만 종료할게요. 월드시리즈 기대해 주세요.”

    아쉬워하는 팬들을 뒤로 하고 방송을 종료한 수호가 크게 기지개를 키며 일어났다.

    “흐아~경기를 하지 않으니 뭔가 심심하네요.”

    [ㅋㅋㅋ 너 그거 경기중독임.]

    [네가 취미가 없어서 그럼.]

    “그래도 요즘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뭐 많이 늘었냐?]

    [경기랑 훈련밖에 안하면서.]

    “그런데 시즌 도중에는 할 수 있는 게 너무 제한적이에요.”

    [그렇긴 하지.]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긴 함.]

    [시즌 끝나면 뭐 해보고 싶음?]

    “음…… 일단 스포츠카 한 대 사고 싶네요. 그리고 끝내주는 호텔에 가는 거에요. 몰디브나 아니면 두바이에 가보고 싶어요.”

    [올~나쁘지 않네.]

    [거기 가서 뭐할 거임?]

    “쉬어야죠.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푹~쉴 겁니다.”

    이전의 삶에서도 쉬는 시간 없이 달려왔던 수호였다.

    그런데 회귀 후에는 더 바쁘게 지냈다.

    1년 중 절반을 경기에 한다.

    거기에 훈련을 하고 몸을 만드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족히 300일은 운동에 시간을 보냈다.

    그렇기에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시즌 끝나면 너 스스로에게도 상을 좀 줘야 할 듯.]

    [ㅇㅇ 이러다가 번아웃 올까봐 걱정이다 ㅋㅋ]

    [푹 쉬어도 되겠다.]

    수호는 레전드들의 동의를 보며 시즌이 끝난 뒤의 휴가를 상상했다.

    ‘이전 삶에서 해보지 못했던 걸 해보자.’

    아주 멋지게 놀아볼 생각이었다.

    * * *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는 5차전까지 이어졌다.

    스코어는 3승 1패로 양키스가 앞서고 있는 상황.

    화이트삭스는 배수의 진을 쳐야 했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 홈경기인 5차전에서 양키스의 바지를 붙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여기에서 투수를 교체합니다!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는……! 화이트삭스의 에이스! 리암 콜이 올라옵니다!

    -어제 경기에서 5이닝을 던졌던 리암 콜이 휴식을 포기하고 마운드에 오르네요.

    -이건 6차전에서 등판을 포기한다는 소리 아닙니까?

    -맞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내일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선수 입장에서는 등판을 미룰 이유가 없는 거죠.

    리암 콜의 선택은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역시 에이스라면 이런 상황에 등판해야지.

    -누구처럼 아끼다가 똥 됨.

    └다저스 이야기임?ㅋ

    -오늘 못 이기면 내일은 없으니까. 나와야지.

    -이번 이닝에서 애런 저지만 막자.

    -점수 더 주면 위험하다.

    스코어는 3 대 1.

    2점 차이로 뒤지고 있었다.

    만약 추가점을 준다면 위험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이닝이 가장 중요했다.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애런 저지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애런 저지의 등장은 화이트삭스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4차전에서 침묵하긴 했지만, 그래서 더 무서웠다.

    ‘녀석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건 그런 것이었다.

    침묵할 때 오히려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었다.

    ‘조심히 상대해야 해.’

    한 팀의 에이스인 리암 콜도 긴장하며 공을 던졌다.

    퍽!

    “볼.”

    -초구부터 유인구를 던지는 리암 콜, 하지만 애런 저지의 배트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저지는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기다렸다.

    투수가 던지는 유인구에는 배트를 내밀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신중한 이유는 이번 이닝이 승부처라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 더 길게 가져간다면 녀석과의 승부를 제대로 치를 수 없어.’

    녀석이란 당연히 수호를 의미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녀석과의 승부에서 패배했다.

    그래서 설욕전을 펼치고 싶었다.

    그 기회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월드시리즈란 무대는 리그 최고의 선수인 두 사람이 겨루는 무대로 완벽했다.

    그게 저지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사람들 역시 그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최고의 상태로 녀석을 만나러 가겠다.’

    챔피언십시리즈가 길어지면 아무래도 체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럴 경우 수호와의 승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최고의 전력으로 만나고 싶다.

    녀석과 진정한 마지막 승부를 펼치고 싶었다.

    그걸 위해서 이 경기를 끝낼 필요가 있었다.

    “후우…….”

    한 가지를 염원하는 그의 마음은 집중력을 최고조로 만들어주었다.

    그때 리암 콜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섭게 날아들었다.

    분명 전력을 다해 뿌린 공이다.

    평소처럼 강속구가 몸쪽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보인다.’

    공의 움직임이 보였다.

    빠르게 회전하고 있음에도 공의 실밥이 돌아가는 게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그 실밥의 회전에 의해 저지는 이 공이 포심 패스트볼이 아니라는 걸 파악했다.

    ‘사선으로 돌고 있다.’

    중심축을 기점으로 사선으로 회전하는 공을 보고 그가 스탠스를 넓혔다.

    그리고 무게중심을 낮춘 상태로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이건 커터야!’

    정타를 피하기 위한 노림수.

    하지만 최고의 집중력을 자랑하는 저지는 그걸 간파하고 배트를 돌렸다.

    부앙!!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돌아간 배트가 먹이를 낚아채 듯 공을 때렸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날아갔다.

    -애런 저지의 호쾌한 스윙!! 그리고 이번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끝없이 날아갑니다! 굿바이!! 넘어갔습니다!!

    -애런 저지가 월드시리즈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수호를 만나기 위한 그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 * *

    [뉴욕 양키스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4승 1패로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애런 저지가 이번 포스트시즌 5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었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홈런레이스를 펼쳤던 애런 저지와 한수호가 최고의 무대에서 다시 격돌합니다!]

    흥행을 위한 최고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입장에선 쌍수를 들고 반길 일이었다.

    “기대했던 것처럼 저지와 수호가 맞붙게 되었군.”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대결이라면 흥행은 보장수표다. 아니,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로 흥행한 월드시리즈가 될 수도 있어!”

    이번 시즌 두 사람의 대결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대결을 펼쳤다.

    무엇보다 리그가 달라 제대로 붙은 적이 한 번밖에 없다는 것 역시 월드시리즈를 기대하는 요인이 되었다.

    “스탯으로는 수호가 앞서지만, 정면승부가 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지. 과연 수호가 애런 저지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의 최고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은 팬들이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의 대결은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남게 될 거야.”

    엄청난 대결이 될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무대를 더욱 뜻깊게 빛내줘야 하는 건 사무국이 해야 할 일이었다.

    이미 대부분의 준비는 끝났다.

    “두 팀이 붙을 걸 예상하고 무대를 준비해서 다행이야.”

    가장 화려한 월드시리즈가 될 것이다.

    이벤트는 물론이거니와 경기내용 역시 말이다.

    “내년 시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선수들이 정해졌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벌써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홍보를 누구 위주로 하느냐였다.

    메이저리그에는 수백, 수천의 선수가 존재한다.

    당연히 그들 모두를 홍보에 활용할 수 없다.

    그렇기에 팬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선수를 중심으로 홍보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사무국의 홍보전략의 중심이 될 선수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한수호. 루키시즌에 이미 메이저리그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 괴물밖에 없지.”

    메이저리그의 초신성.

    한수호로 내정되었다.

    * * *

    월드시리즈.

    진정한 메이저리그의 챔피언을 결정짓는 시리즈였다.

    매년 월드시리즈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올해는 그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오늘 한수호가 이기겠지?”

    “당연하지! 녀석은 괴물이라고. 당연히 그가 이길 거야!”

    필리스 팬들은 수호의 승리를 기대하며 경기장을 찾았다.

    “오늘 저지가 한 방 날려주길 바라자고!”

    “우리 양키스를 상대로 필리스 녀석들은 아무것도 못 할 거야!”

    반면 양키스 팬들은 저지와 양키스의 승리를 확신하며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1차전의 홈팀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결정되었기에 경기 역시 그들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펼쳐졌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그 팬은 물론이거니와 야구에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뉴욕 타임즈는 이번 월드시리즈의 흥행수준을 이렇게 표현했다.

    [2027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마치 슈퍼볼을 연상케 하는 관심을 받고 있다.]

    슈퍼볼.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스포츠 경기 중 하나였다.

    미국인들에게 슈퍼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냐면 몇몇 주에서는 슈퍼볼 선데이 다음날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할 정도였다.

    벌어들이는 수입 역시 막대했다.

    슈퍼볼과 비교할 수 있는 건 월드컵밖에 없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닐 정도다.

    그런 슈퍼볼과 비교될 정도로 이번 월드시리즈는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당연히 광고료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30초 광고를 낙찰받은 비고르는 약 800만 달러의 대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올해 있었던 슈퍼볼의 30초 광고의 광고료인 600만 달러보다 200만 달러가 더 높은 금액입니다.]

    단순히 광고료 하나만으로 흥행여부를 결정지을 수 없다.

    하지만 매년 광고료가 더 낮게 책정됐던 월드시리즈이기에 이는 유의미한 지표였다.

    [이런 흥행이 결정된 것은 이번 시즌 역사에 남을 홈런레이스를 펼쳤던 두 선수의 대결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한수호와 애런 저지.

    두 사람이 월드시리즈를 역대급 흥행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는 그 경기가 이제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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