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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56화 (155/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56화

LA 다저스는 한국인들에게 인기 높은 구단이었다.

과거부터 한국인 선수들과 많은 계약을 맺으면서 자연스레 인기구단으로 올라갔다.

코리안특급이나 코리안몬스터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다저스에서 시작했다.

또한 LA에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인기요인으로 꼽혔다.

선수들 역시 LA 다저스를 선호했다.

이유는 인프라가 매우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어때요? 입에 좀 맞으세요?”

“응. 아주 맛있네.”

“마치 한국에서 먹는 거 같구나.”

“오빠! 이 갈비찜, 한국에서 먹었던 거랑 맛이 똑같아!”

수호는 가족들과 함께 LA의 한인타운에 있는 한식당에 방문했다.

사장 내외의 배려로 영업이 끝난 뒤에 방문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등의 불상사는 없었다.

“뭐, 더 필요한 거 없으세요?”

그때 주인아주머니인 김복순이 다가와 물었다.

인자한 미소가 인상적인 그녀의 질문에 수호가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오늘 배려해 주신 덕분에 고모 내외를 편하게 모실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아휴, 아니에요. 먼 타국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도와야지. 음식은 좀 괜찮으세요?”

“정말 맛있어요!”

“필라델피아에서도 많은 한인식당이 있지만, 한국과 미묘하게 맛이 조금씩 달라서 입에 맞지 않았는데. 여기 음식은 한국에서 먹는 것과 다를바가 없군요.”

고모부의 말에 김복순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호호, 제가 원래 한국에서도 식당을 했었거든요. 어쩌다 보니 여기 와서도 그렇게 됐는데. 재료는 어쩔 수 없이 여기에서 구매하지만, 대부분 양념은 한국에서 가져오고 있어요.”

“아……! 그래서 맛이 비슷하게 느껴졌군요.”

“한국 음식은 양념이 중요하니까요.”

이 한인 식당은 과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단골로 다니던 곳이었다.

벽면에 보면 그들의 사인이나 글러브들이 걸려 있는 게 그 증거였다.

수호의 시선을 느꼈는지 김복순이 말했다.

“다저스에서 시작한 선수들은 하나 같이 우리 집에서 밥을 먹었어요. 아무래도 타국에 있으면 한국의 밥이 그리울 때가 있잖아요? 그때마다 찾아왔죠.”

“이런 곳이 있다면 심적으로 많은 안심이 될 거 같아요.”

“호호,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요. 그런데 한수호 선수 정말 20살 맞아요? 우리 아들보다도 어린데 말하는 건 더 어른이네.”

“하하. 그런 소리 많이 듣습니다.”

“우리 조카가 옛날부터 많이 의젓했어요.”

“그런 거 같아요. 한수호 선수가 가끔 원정오면 들려요. 내가 언제든지 밥 해줄게요.”

“감사합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찾아뵐게요.”

“그래요. 정말 올 시즌 한수호 선수의 활약을 보고 저는 물론이고 LA에 있는 한인 사회가 얼마나 난리였는지 몰라요.”

LA는 과거부터 한인이 많이 살았다.

그런 역사적인 사실 때문에 미국 내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가장 잘 형성된 곳이 되었다.

당연히 수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송출되면서 한인 사회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

“내일 있을 경기부터 우리들도 단체로 가서 응원할 테니. 꼭 이기도록 해요.”

“예.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수호의 자신감 넘치는 대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김복순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수호 가족이 떠난 식당의 벽 한편에는 수호의 사인, 그리고 김복순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였다.

* * *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

다저스 입장에서는 홈경기에서 2 승 0패로 뒤처진 스코어를 어떻게든 뒤집어야 했다.

“오늘은 우리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경기이니, 반드시 이기자!”

“예!”

선수단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홈팀의 어드밴티지는 명확했다.

일단 홈팬의 압도적인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컸다.

하지만 오늘은 이야기가 달랐다.

“오타니, 한 방 날려 버려!!”

“새뮤얼! 어제의 실수를 만회해라!”

“오늘 필리스 녀석들의 콧대를 확 눌러 버려!!”

경기 시작 전부터 다저스 팬들의 열띤 응원이 쏟아졌다.

엄청난 응원이었지만, 문제는 일방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수호 파이팅!!”

“오늘도 한 방 날리자!!”

“대-한민국!!”

“가즈아-!!”

“수호야! 너 보려고 오늘 가게 문도 닫았다!!”

여기저기서 한국어로 응원이 쏟아졌다.

그 열기가 다저스를 향한 응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다저스를 응원하는 이들이 팀을 응원한다면 반대쪽은 수호 한 개인을 응원한다는 점이었다.

원정을 온 필리스의 팬들 역시 그러한 응원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한국에서 단체로 원정 응원이라도 온 거야?”

“그게 아니라. 다저스 한인 사회가 모두 출동했대.”

“한인 사회가?”

“어. 원래 LA가 한인타운이 유명하잖아.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이 왔으니 족히 몇천 명은 온 거지.”

“허…… 그 사람들이 수호 한 사람을 응원하러 온 거라고?”

“내 친구 중에 한국인이 있는데. 수호는 자기 나라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 대우를 받는다던데?”

“우와…… 그 정도야?”

“필라델피아에서도 그 정도 대우는 받잖아.”

“그것도 그렇네.”

필리스의 팬들은 한인들의 응원에 힘을 얻기 시작했다.

“수호야!! 한 방 날려라!”

“하퍼, 후배한테 좋은 모습 좀 보여봐!!”

“오늘 경기도 이겨서 다저스 놈들 콧대를 뭉개버려!!”

“챔피언십 시리즈도 깔끔하게 스윕하자!”

“필라델피아까지 경기 끌고 가지 말자고!”

한인 사회의 응원과 필리스 팬들의 응원이 뒤엉키면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필리스 선수들은 감탄했다.

“이야…… 이거 원정 경기가 아닌 거 같은데?”

“그러게 말이야. 마치 필라델피아에서 경기를 하는 거 같은 기분이야.”

“이게 다 수호 덕분이지. 오늘 수호를 응원하기 위해서 엄청난 사람들이 왔다더군.”

“크으! 역시 우리 슈퍼스타는 클래스가 다르네.”

“하하.”

하퍼의 말에 수호가 어색하게 웃으며 경기장을 바라봤다.

[이 정도 응원일 줄은 몰랐네.]

[정말 LA의 한인 사회가 모두 온 거 같은데?]

[홈팀의 가장 큰 어드밴티지가 삭제된 느낌이다.]

[다저스가 오히려 압박감을 받을 듯.]

레전드들마저도 감탄할 정도로 한인 사회는 단합된 응원을 펼쳤다.

‘정말 감사하죠.’

[보답해야겠네.]

[보답 홈런 가즈아-!!]

[이런 날에 한 방 날려야 하는 거야.]

[그런데 요즘 얘 매일 날리는 듯.]

[아, 그럼 좋은 거지.]

레전드들의 채팅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꼭 그래야겠습니다.’

그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 * *

“플레이볼!”

구심의 외침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필리스의 공격으로 NLCS 3차전이 시작됩니다.

-조니 로버트-브라이스 하퍼-한수호 선수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을 그대로 사용하는 필리스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 할 건 역시 한수호 선수겠죠?

-맞습니다. 올 시즌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그의 타격감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한수호 선수가 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전체 1위, 애런 저지 선수가 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전체 2위에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는 2020년 탬파베리 레이스 소속으로 뛰었던 랜디 아로자레나 선수의 10홈런이죠.

-과연 올 시즌 이 기록이 갱신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10홈런, 이 기록을 수호가 깨기 위해서는 앞으로 6개의 홈런을 더 때려야 했다.

산술적으로 수호에게 남은 경기는 13경기였다.

하지만 이 경기를 모두 치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4선승제의 경기였기에 최악의 경우 6경기밖에 더 치르지 못하게 된다.

그럴 경우 매 경기 하나의 홈런을 기록해야 겨우 달성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물론 이렇게 될 가능성은 적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수호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 수호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딱!!

“와아아!!”

“빠졌다!!”

“달려! 달려!!”

출루에 성공하는 조니 로버트를 보며 수호가 헬멧을 챙겨 더그아웃을 나갔다.

그리고 타석으로 걸어가는 하퍼에게 송진스틱을 받아 자신의 배트에 문지르며 생각을 정리했다.

‘앞으로 6개의 홈런을 더 때려내면 신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사실 수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접어들기 이전에 이 기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워낙 타격감이 좋았던 것도 가장 큰 이유였고 무엇보다 언론에서 먼저 거론했기 때문이었다.

[타이기록보다는 아예 기록을 넘기는 게 좋지.]

[ㅇㅇ 이왕이면 독고다이로 가는 게 최고다.]

[7홈런을 때려야 한다는 소리네.]

[대충 10경기 정도 치른다고 생각하면 결국 1경기 1홈런은 해야 한다는 소리네.]

[거기에 상대가 모두 상대해 줘야 한다는 가정이 붙고.]

[듣다 보니 상당히 어려운 거 아니냐?]

수호의 가장 큰 장벽은 홈런을 때리는 게 아니었다.

바로 상대가 승부를 하느냐였다.

물론 챔피언십 시리즈부터 만나는 상대들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미지나 자존심 문제로 승부를 할 것이다.

다저스만 하더라도 수호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빠르게 홈런을 적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비전 시리즈의 카디널스처럼 승부를 피한다면?

그때는 수호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사실 그 부분은 제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건 그렇지.]

[맞말임.]

[자기가 컨트롤할 수 없는 거 가지고 고민하는 게 가장 어리석은 고민이지.]

‘예. 그래서 저는 그들이 승부한다 가정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크으! 말 잘하네.]

[1년 전만 하더라도 우유부단한 게 좀 보였는데. 이제는 각이 잡혔다?]

[우리가 잘 키운 거야~]

[이게 바로 부모의 마음이지.]

레전드들의 채팅을 보며 수호가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말대로 자신 역시 성장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레전드들의 도움이 컸다.

그들의 조언이 있었기에 여기에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자신이 기록을 세우는 것이었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브라이스 하퍼가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주자가 쌓입니다!

그렇기에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 하는 것이었다.

레전드들을 위해서.

그것이 궁극적으로 자신에게도 득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수호였다.

-그리고 타석에는 레코드 브레이커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이미 정규시즌에서 엄청난 성적을 남긴 그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신기록을 남기기 위해 다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타석에 수호가 들어섰다.

“한! 한! 한! 한!!”

“가즈아-!!”

“한수호 한 방 날려라!!”

“오늘을 기다렸다!!”

그리고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명실상부 오늘 경기에서 가장 높은 환호성이었다.

경기장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만큼 큰 환호성이었지만, 수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후우…….”

이미 집중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수호는 그곳으로 들어가 있었다.

자신만의 영역이자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곳으로 말이다.

그렇기에 투수의 움직임이 하나하나 모두 보였다.

로진을 만지는 모습, 마운드에 서서 크게 호흡을 뱉는 모습 등.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정확히 보였다.

투구 자세를 잡는 그를 보며 수호는 알 수 있었다.

‘긴장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슈퍼스타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중요한 경기를 일생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아니, 경험이 많더라도 긴장을 떨쳐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클레이튼 커쇼가 대표적이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던 그였지만, 포스트시즌만 들어서면 평범한 투수 그 이하가 됐다.

실제 그의 페넌트레이스 평균자책점은 2.49인데 반해 포스트시즌 성적은 4.22였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은 다른 압박감과 변수가 많았다.

그리고 오늘 다저스의 선발투수인 마이클 베이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유형의 투수의 경우 초구에 실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때 베이커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뎠다.

평소와 같이 와일드한 투구 폼과 함께 공을 뿌렸다.

하지만 그의 손을 떠난 공은 평소와 달랐다.

‘예상대로……!’

공은 스트라이크의 정중앙을 향해 날아들었다.

‘실투였어!’

그리고 그걸 놓칠 수호가 아니었다.

부앙!!

그의 배트가 묵직하게 돌아갔다.

딱!!

-때렸습니다!!

이제는 전매특허가 된 수호의 빠던이 이어졌다.

-좌측 펜스를 넘기는 엄청난 홈런이 나옵니다!! 첫 타석부터 홈런을 추가하며 이번 포스트시즌 5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기록을 깨기 위한 질주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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