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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48화 (147/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48화

기세를 잡은 필리스는 2차전 역시 카디널스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딱!!

-때렸습니다! 브라이스 하퍼의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 장타 코스에 1루 주자였던 한수호 선수가 2루를 돌아 3루로 내달립니다! 이제야 공을 잡은 중견수가 공을 송구합니다!

그때 수호가 3루를 통과해 홈으로 내달렸다.

-한수호 선수가 질주를 멈추지 않습니다! 3루를 지나쳐 홈을 파고듭니다! 공 역시 홈으로!

촤아아아앗-!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한수호 선수가 홈플레이트를 터치하면서 스코어는 7 대 3까지 벌어집니다!

-완벽한 주루플레이였습니다! 3루 주루코치가 손을 돌리기도 전에 한수호 선수는 이미 홈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1루에서 홈까지 달리는 건 아웃 가능성이 상당히 컸다.

물론 타구가 장타성으로 빠지기는 했으나, 메이저리거의 어깨는 상상을 초월한다.

당연히 홈까지 달리는 건 위험부담이 컸다.

수호가 조금이라도 속도를 줄였다면 홈을 노리는 건 어려웠을 거다.

일찌감치 상황을 판단한 그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한수호 선수의 발이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습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도루 2개를 성공시킴과 동시에 4득점 경기를 펼치면서 2경기 동안 8도루 7득점이란 엄청난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수호의 홈런은 없었다.

2차전 역시 카디널스는 고의사구로 수호의 장타를 봉인시켰다.

하지만 그의 발은 봉인시킬 수 없었다.

엄청난 주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투수와 수비들을 농락했다.

그리고 그의 활약은 공격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었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결정구로 던진 패스트볼이 빠지면서 풀카운트에서 주자를 내보내는 믹 에이블!

-실점했던 카디널스가 이번 이닝에 기회를 잡습니다.

7회 초.

카디널스가 다시 기회를 잡았다.

1사에 주자는 1, 2루의 찬스를 맞이했다.

-7 대 3의 스코어지만, 만약 카디널스가 여기에서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인다면 단숨에 7 대 5까지 따라잡게 됩니다.

-4점 차와 2점 차는 매우 큰 차이입니다. 여기에서는 투수를 바꿔야 합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매디슨 감독이 마운드에 오릅니다.

매디슨 감독은 투수를 교체했다.

사실 디비전 시리즈와 같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6이닝을 던졌다는 거 자체가 호투를 했다는 의미다.

에이블이 내려가고 올라온 투수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던 앤서니였다.

-앤서니 투수가 올라오네요.

-메이저리그 콜업 초기에는 상당히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앤서니지만, 빠른 적응을 끝낸 뒤에는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앤서니의 연습 투구가 끝나고 수호가 마운드에 올랐다.

“오늘 공 좋네.”

“후우…… 그래? 조금 마음에 안 드는데.”

“자신감을 가져도 돼. 그리고 주자들은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어? 어어. 알았어.”

대답하는 앤서니를 보며 수호는 약간의 불안함을 가졌다.

[얘 쫄았다.]

[얼었네.]

[첫 포스트시즌이니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데이터상 지금 내보내는 게 맞음.]

다음 타자가 사이드암에게 약했다.

앤서니가 활약할 절호의 찬스였다.

‘벤치에서 기대하는 건 이번 이닝을 끝내는 거겠죠?’

[그렇지.]

[아웃 카운트 두 개라……. 쉽진 않겠어.]

레전드들의 예상대로 앤서니는 긴장하고 있었다.

연습 투구부터 느껴질 정도였다.

‘저 상태로 공을 던지면 안타를 맞을 가능성이 크겠네요.’

[안타라면 다행이지. 바로 넘어갈 수도 있다.]

레전드들의 우려와 수호 역시 생각이 같았다.

캐처박스에 앉은 수호의 시선이 그라운드를 살폈다.

‘앤서니가 긴장했다는 걸 주자들도 알고 있다.’

주자들의 리드폭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앤서니가 긴장해서 자신들에게 신경을 덜 쓰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수호의 어깨가 무섭긴 하지만, 주자를 잡는 건 포수 혼자서 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투수가 저렇게 얼어 있는데 그들로서는 당연히 리드폭을 늘려야 했다.

하지만 그게 실수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수호가 사인을 보냈다.

그걸 본 앤서니가 잠시 멈칫하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세트포지션에 들어갔다.

-우타자를 상대로 앤서니 선수가 1구를 던집니다!

“흡!!”

앤서니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디는 순간, 주자들이 리드폭을 더욱 넓혔다.

아마도 힛 앤 런 작전이 나온 듯했다.

힛 앤 런 작전은 타자가 공을 때리면 달리는 작전이다.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건 타자가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해서 공을 반드시 때린다는 점이다.

즉, 주자들을 안정적으로 다음 베이스에 진루시키기 위한 작전이었다.

만약 타자가 제대로 때려서 안타를 만들어낸다면 주자가 홈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다.

단점은 명확했다.

‘포수의 어깨가 좋을 경우 견제사를 당할 수 있다. 하지만 투수가 저렇게 얼어 있다면 아무리 어깨가 좋은 수호라도 불가능…….’

클락 감독이 성공적인 작전을 예상하고 있을 때였다.

앤서니의 손을 떠난 공이 이상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스트라이크존이 아닌 아예 배터박스 바깥으로 날아가는 공에 실투인가 싶었다.

하지만 캐처박스에 앉아 있던 수호가 일어나 공을 캐치하는 걸 보고는 아차싶었다.

‘여기에서 피치아웃이라고?!’

자신들의 작전을 눈치챘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았다.

퍽!

수호가 공을 잡는 순간, 1루 주자가 다급히 귀루했다.

하지만 수호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1루로 공을 뿌렸다.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날아가 순식간에 1루수의 미트에 꽂혔다.

퍽!

“아웃!!”

-아웃입니다! 피치아웃으로 귀루하는 1루 주자를 잡아내는 한수호 선수!!

-대단히 뛰어난 어깨입니다! 그리고 이 타이밍에 피치아웃을 하다니! 예상하지 못한 작전이었습니다!

-볼이 하나 올라갔지만, 아웃 카운트가 2개가 되면서 오히려 이득이 되었습니다!

-피치아웃은 바로 이렇게 해야 하는 겁니다!

디비전 시리즈 1차전과 2차전에서 자주 나왔던 피치아웃이었다.

하지만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장면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카디널스가 수호를 잡으려 그렇게 피치아웃 했는데…….

-수호는 한 번에 성공하네 ㅋㅋㅋ

-이게 바로 클라스의 차이인가?

-디비전 시리즈지만, 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하냐?

-필리스 팬으로서 그냥 코 파면서 보는 중.

-올해 월시 우승은 사실상 수호 아니냐?

└팀이 아니라 선수가 우승이냐? ㅋㅋㅋ

└└말이 안 되는데…… 되는 거 같다.

-수호 데리고 있는 필리스가 최고네.

피치아웃으로 1루 주자가 삭제되면서 앤서니의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수호 녀석, 정말 괴물이라니까.’

긴장해서 잊고 있었다.

자신의 파트너가 한수호라는 괴물이라는 걸 말이다.

덕분에 긴장을 떨쳐낸 앤서니의 호투가 이어졌다.

퍽!

“스트라이크!!”

-앤서니 선수의 93마일 패스트볼이 존을 통과합니다!

* * *

공수에서 활약한 수호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MVP를 차지했다.

그리고 필리스는 이런 수호의 활약에 힘입어 1, 2차전을 모두 이기면서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홈경기에서 2전 전승을 치른 필리스가 세인트루인스로 떠난다!]

[사실상 한수호 시리즈라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는 중인 한수호,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어떤 기록들을 남길 것인가?]

[배트가 봉인되니 발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1, 2차전 합쳐 무려 8도루 7득점을 기록한 한수호!]

[한수호의 무기는 장타력만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역대급 선수가 된 그의 포스트시즌은 순항 중!]

수호에 대한 언론의 찬양이 이어졌다.

이런 활약 덕분인지 아니면 1차전에서 VIP와 찍은 사진 덕분인지 그의 팔로워는 계속 늘어갔다.

그래서 수호는 원정을 떠나는 전용기 앞에서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열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바로 라이브 방송이었다.

그의 스마트폰에 들어온 붉은빛과 함께 방송이 시작됐다.

방송이 시작되자 엄청난 속도로 시청자가 늘어갔다.

-한수호 선수다!

-안녕하세요!!

-어디예요?

-전용기인가?

-옆에 선수는 누구예요?

-한수호 선수 경기 잘 보고 있어요!

팬들의 채팅이 빠르게 올라갔다.

그중에 질문 하나를 본 수호가 옆에 앉아 있던 조니 로버트를 소개했다.

“여러분 다들 아시죠? 우리 필리스의 공격대장인 조니 로버트입니다.”

“와썹! 가이즈! 조니예요! 와우! 내 라이브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데? 우리 수호 많이 사랑해 주세요! 싸랑해요!!”

조니가 영어는 물론 어설픈 한국어까지 구사하면서 인사를 하자 채팅이 폭발했다.

-ㅋㅋㅋㅋ 싸랑해요 ㅇㅈㄹ

-그래도 노력하는 게 멋지네.

-로버트다!

-그런데 공격대장은 수호 아님?

-한국어까지 하니까, 더 멋지네!

-한국 과자 좋아해요?

-맞아, 저번에 한국 과자 먹던데.

-보내줄까요?

한글로 된 채팅에 조니가 어지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채팅을 제대로 읽기 힘들 정도네요. 아, 한국 과자 좋아합니다! 더 보내주세요!”

“한국 과자? 나도 보내줘! 어? 라이브 하는 거야?”

그때 뒤에 앉아 있던 선수가 의자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어? 하퍼다!!

-브라이스 하퍼다!!

-슈퍼스타!!

-하퍼 사랑해!!

-와…… 이게 한수호 클라스!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들 다 나오네!

하퍼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이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퍼까지 참여하면서 그의 라이브 시청자는 점점 늘어갔다.

10분의 짧은 방송이었지만, 시청자가 100만 명까지 찍히면서 그의 인기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수호의 인기가 정말 상상을 초월하네.”

조니의 말에 수호가 미소를 지었다.

“최근에 민준 덕분에 팔로워가 더 늘었거든.”

“아! VIP의 민준! 걔네들 콘서트도 갔었는데. 정말 쩔었지.”

“맞아. 1차전 끝나고 집에 돌아가니까, 우리 딸이 오랜만에 안기면서 뽀뽀를 해주더라고! 아빠 최고라면서 말이야.”

“하하! 그랬어?”

“응. 아주 최고의 순간이었어. 우리 딸이 크면서 점점 거리가 느껴졌거든. 그래도 어제는 마치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었지.”

“맞아. 애들이 크면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이야.”

가족 이야기에 옆을 지나가던 페드로가 참여했다.

“야구에 시간을 쏟은 걸 후회하진 않지만, 아이들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

“동감이야. 조니 너도 슬슬 결혼 생각해야지?”

“아마 이번 시즌 끝나면 하지 않을까 싶은데?”

“뭐? 정말이야?”

“필라델피아의 카사노바가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조니 로버트의 충격 발표에 두 사람의 눈이 커졌다.

놀라기는 수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화류계에서 꽤 이름이 높은 조니였기에 결혼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슬슬 정착해야지. 내년에 FA가 되니까, 계약 하나 터뜨려서 정착하고 결혼할 생각이야.”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조니였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퍼와 페드로 역시 잘 선택했다면서 그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 모습을 보던 수호는 문득 결혼에 대해 생각했다.

‘결혼이라…….’

[나쁘지 않긴 하지.]

[ㅇㅇ 한 곳에 정착하는 것도 좋아.]

[제대로 된 여자를 만나는 게 중요하지만, 일단 집에 돌아왔을 때 누군가가 반겨준다는 게 좋거든.]

‘확실히 회귀 전에도 친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주었죠.’

회귀 전과 후.

두 번의 삶을 살고 있지만, 결혼은 경험하지 못했던 수호였다.

그렇기에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씩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하지만 급하게 할 필요는 없어.]

[네가 원하는 상대를 찾아라.]

[그리고 널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

[ㅇㅇ 아직 어리니까.]

레전드들의 조언을 얻으며 고개를 끄덕인 수호가 창밖을 바라봤다.

‘지금은 경기에 일단 집중하겠습니다.’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승리한다면 다음은 챔피언십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수호는 목표를 설정했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반지를 차지하겠어.’

여기까지 온 이상 꼭 해보고 싶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말이다.

수호는 각오를 다지면서 세인트루인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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