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143화 (142/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43화

[한수호의 위대했던 데뷔시즌이 끝났다.]

[한수호 선수의 최종 성적은 아래와 같다.]

[159게임 731타석 570타수 232안타 77홈런 161타점 156볼넷 155득점 50도루 0.407 0.530 0.887 OPS 1.417]

[리그에서 1위를 기록한 부문은 최다안타, 최다 홈런, 최다 도루, 최다 타점, 최다 득점, 최고 타율, 최고 출루율, 최고 장타율, 최고 OPS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타이 콥만이 달성했던 8관왕에 오르며 한수호 선수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수호의 첫 시즌이 마무리됐다.

이후 공개된 그의 기록은 한마디로 말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기록이었다.

-타율 4할……?

-출루율이 5할이라고?

-장타율 저게 맞나요? 0.887?

└ㅇ…… 맞음.

└└메이저리그 역대 1위임.

└└└배리 본즈까지 제쳤네.

-얘 올해 데뷔하지 않았냐……?

-아니, 이거 맞아?

-홈런 77개부터 괴랄한데. 장타율이랑 OPS는 뭐냐?

-아니…… 저기 님, 이거 게임 아니에요.

-혼자 다른 세상 게임 하네.

-ㅋㅋㅋㅋㅋ 진짜 믿기 힘드네.

-기사님이 잘못 쓴 거 아니냐?

야구팬들은 단체 멘붕에 빠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마지막 4할은 테드 윌리엄스가 기록한 1941년이다.

무려 86년 만의 기록이란 소리다.

거기에 77홈런은 메이저리그 역대 1위인 배리 본즈의 73홈런을 제쳤다.

당연하게도 장타율 역시 배리 본즈가 기록했던 0.863을 넘어서는 0.887을 기록하며 갱신.

출루율은 역대 5위에 올랐고 OPS는 역대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거기에 볼넷은 역대 8위에 오르는 등.

전 부문에서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덕분에 역사가 새로 쓰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런 기록은 당연하게도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수호가 메이저리그 남긴 7가지 기록들.]

[미국은 현재 한수호 신드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작년 대비 올 시즌 관중이 17퍼센트 상승했다고 밝혀!]

[필라델피아 필리스 구단 후반기 모든 홈경기가 매진되었다고 공개!]

[필라델피아 필리스 메이저리그 전 구단들 중 티켓 판매 파워 1위 등극!]

[한수호의 유니폼 품절 현상 발생해! 웃돈까지 주고 구매해야 하는 공식굿즈들!]

[뉴욕타임즈 선정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 1위에 뽑힌 한수호!]

[사실상 올해의 신인과 MVP를 확정지은 한수호, 과연 그는 올해 몇 개의 상을 받을 것인가?]

세상이 수호에게 열광했고 당연히 기자들은 수호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필리스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는 말 그대로 혼잡 그 자체였다.

“한수호! 한수호!”

“한수호 선수 언제 옵니까?!”

“아! 기자는 저쪽이에요!”

“저 기자 아닌데요?”

“아니, 그럼 그 미사일은 뭔데요?”

“후후, 이걸로 말씀드리자면 무려…….”

“아니, 모델명이 궁금한 게 아니라! 그런 거 들고 있으면 방해니까! 저쪽으로 가세요!!”

일반팬과 기자들이 섞여 혼란스러웠다.

그나마 직원들이 나서서 양측을 분리해 안내를 하고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오늘 이쪽으로 들어오면 난리가 나겠군.’

이런 상황에서 수호가 경기장에 온다면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결국 수호에게 연락해 다른 루트를 알려주었다.

구장이 넓은 만큼 들어올 수 있는 통로는 여러 곳이 있었다.

그중에서 직원들이 주로 드나드는 지하로 수호는 들어와 팬들과 취재진을 피했다.

‘팬들한테 미안하네요.’

[어쩔 수 없지.]

[안전사고를 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

[그러니 성적 좀 적당히 내지 그랬냐.]

‘그랬으면 선배님들이 좋아하셨을까요?’

[그럴 리가~]

[ㅋㅋㅋ 야야, 어제 타이 콥 선배 만나러 다녀왔는데. 어떤 줄 아냐?]

[그 입 다물어라!]

[아주 입이 귀에 걸려서 내려오지를 않더라.]

[광대승천이 어떤 건 줄 제대로 알았다니까.]

[저 양반 자신의 이름이 올라오는 기사들 스크랩 해뒀음 ㅋㅋ]

[이 자식들이!!]

타이 콥이 노발대발했지만, 수호는 오히려 기뻤다.

‘선배님이 기뻐하시니 만족스럽네요.’

[크흠!]

[또 좋아하신다.]

[낄낄, 선배님 광대 올라가는 게 보이네.]

[시끄럽고! 오늘부터는 이제 디비전 시리즈에 대비해야 해!]

‘네.’

페넌트레이스는 끝났지만, 필리스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1년 동안 달려온 결산을 맞이할 때였다.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한 필리스는 1시드를 얻어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통과한 팀과 맞붙게 된다.

거기에서 이긴다면 리그 챔피언을 결정짓는 챔피언십 시리즈가 이어진다.

언론에서는 챔피언십 시리즈에 대한 예상으로 다저스와 필리스를 꼽았다.

[다저스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해에도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지.]

[오타니를 중심으로 투타의 밸런스가 가장 잘 맞는 팀이야.]

LA 다저스는 작년에도 리그 챔피언을 차지하면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었다.

하지만 우승에는 실패하면서 팬들의 원망을 많이 들었다.

그런 다저스는 올해 다시 우승을 노리면서 전력을 보강, 투타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춘 상태였다.

‘전력만 놓고 보면 다저스가 필리스보다 앞서다고 할 수 있겠죠?’

[ㅇㅇ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지.]

[필리스는 아무래도 마운드가 불안불안하니까.]

[이번 시즌에 너 없었으면 사실상 지구 1위는 물 건너갔지.]

[얘네들 전력 보면 포스트시즌을 노렸던 것도 아니고.]

필리스는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던 팀이다.

리빌딩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지구 우승을 노리는 팀도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지구 우승을 노렸던 걸지도 모른다.

시즌 도중에 트레이드를 하면 가능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

바로 수호의 등장 때문이었다.

77홈런을 때려내며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꾼 그였기에 타격 쪽에서 보충할 이유가 없었다.

‘다저스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붙게 되겠죠?’

[글쎄. 그건 알 수 없지.]

[ㅇㅇ 포스트시즌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름.]

[특히 네가 활약할 가능성은 낮다.]

‘제가요?’

[네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너를 철저하게 배제하려고 할 거야.]

[ㅇㅈ. 내가 감독이었으면 너랑 승부 절대 안 한다.]

[사실상 필리스 타선은 널 봉쇄해 버리면 전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는 사실이었다.

필리스는 올 시즌 252개의 팀 홈런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전체 7위에 올라섰다.

만약 수호가 때려낸 77개의 홈런을 제외한다면 필리스는 단번에 27위로 떨어지며 최하위권에 머물게 된다.

즉, 수호를 봉쇄한다면 필리스의 장타력은 크게 저하된다는 소리였다.

[장기레이스인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이야. 단기전에서는 미칠 만한 선수를 미리 봉쇄하는 게 중요하지.]

[상대의 전력을 깎아내리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쓸 거다.]

[그리고 널 상대하는 팀은 대부분 같은 방법을 사용하겠지.]

레전드들의 우려를 들으며 수호는 고민에 잠겼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딱히 할 건 없지.]

[기다려야지.]

[그리고 한 방을 노려야지.]

[상황에 따라서는 널 거를 수 없는 상황이 올 거다.]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겠지.]

이야기를 듣던 수호가 머리를 긁었다.

‘결국 정규시즌하고 비슷하네요.’

[뭐 그렇긴 하지.]

[ㅋㅋ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라고 생각하자.]

[ㅇㅈ]

자신이 해야 할 건 정해졌다.

그럼 그걸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했다.

수호는 레전드들의 조언을 들으며 경기장으로 올라갔다.

* * *

수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을 때.

구단 사무실에서는 수뇌진들이 모여 심각한 얼굴로 회의를 이어나갔다.

“오늘 검진 결과가 나왔더군.”

“어떻게 됐습니까?”

돔브로스키의 말에 마크가 다급히 물었다.

“포스트시즌에 돌아오긴 힘들 거 같다는군. 시즌아웃이야.”

“하아……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시기에 시즌아웃이라니…….”

“상당히 머리 아프게 됐군요. 리얼무토가 전성기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타격의 한 축을 담당해 주었는데.”

J.T리얼무토.

필리스의 베테랑이자 정신적인 기둥 역할을 했었다.

타격에서도 전성기 수준은 아니지만, 팀 내 홈런 4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활약을 해주었다.

그런 리얼무토의 이탈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였다.

“우는소리를 하더라도 J.T가 빠졌다는 사실을 바꿀 수 없어. 우리는 그가 없는 상황에서 디비전 시리즈를 대비해야 해.”

“후우…… 일단 타선을 보충해야 합니다. 디비전 시리즈에 올라가면 한수호에 대한 견제가 이전보다 더 심해질 거예요.”

“같은 생각입니다. 수호가 아무리 뛰어난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상대가 도망친다면 방법이 없습니다.”

실제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수호를 피해 도망 다니는 팀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필리스는 패배하며 수호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었다.

“그럼 수호를 피할 수 없게끔 타순의 변경도 필요하겠군.”

“예. 하퍼를 뒤에 배치해서 수호가 출루에 성공하면 득점까지 이어지는 그림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크의 발언에 돔브로스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자신도 그런 방식의 타순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매디슨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차라리 수호를 1번에 배치하면 어떻겠습니까?”

“1번에?”

“리드오프에 말입니까?”

“예. 수호의 장타력에 가려지긴 했지만, 수호의 주력은 팀 내 최고입니다. 아니,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주력을 뽐내고 있죠. 50개의 도루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게 그 증거입니다.”

수호는 최초의 50-50클럽에 가입하면서 시즌기록 1위에 올라섰다.

그 외에도 모든 지표에서 1위를 할 정도로 그는 5툴 플레이어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사실상 수호는 어떤 임무를 부여하더라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거야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드오프에 배치한다면 그의 장타력이 실종될 겁니다.”

“그건 뒤에 배치해도 마찬가지겠죠. 그렇게 될 바에는 그의 작전 수행 능력을 철저하게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으음…….”

매디슨의 작전은 파격적이면서도 과감한 전략이었다.

확실히 그렇게 될 경우 수호가 타선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그라운드를 누비기 시작하면 상대 마운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가능성도 컸다.

문제는 그가 만들어줄 일발 역전의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이전에 하지 않았던 작전능력을 수호에게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있었다.

사실 마지막 부분은 그렇게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수호라면 분명 1번에 배치해도 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야. 수호라면 우리를 또 놀라게 해주겠지.”

구단이 수호에 주는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미 그는 모든 사람의 예상을 깨는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서 수호에게 의견을 구해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오늘 수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디비전 시리즈에 초청할 가수 말이네만, 이번에 VIP 측에서 회신이 왔네.”

“오, 그렇습니까? 뭐라고 회신이 왔습니까?”

VIP는 월드스타였다.

그들의 스케줄은 살인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빴다.

반면 디비전 시리즈는 시즌 후반에야 결정됐다.

그들을 섭외하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답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한 가지 조건만 수용해 준다면 축하 공연을 해줄 수 있다더군.”

“오오! 그게 정말입니까?”

“그 조건이 뭔가요?”

“수호가 교육을 해주는 조건이라고 하더군.”

“아무래도 같은 한국인이라서 그런 거 같군요.”

“그것도 그렇지만, 멤버 중 한 명이 팬이라고 하더군.”

“역시 한수호군요.”

충분히 납득이 됐다.

하지만 이거 역시 자신들이 결정할 사안은 아니었다.

“그럼 이거까지 함께 수호에게 의사를 물어보겠습니다.”

“그래.”

디비전 시리즈를 위한 구단의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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