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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39화 (138/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139화

    드디어 야구팬들이 기다리던 소식이 전해졌다.

    [한수호, 배리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

    [시즌 73번째 홈런을 터뜨린 한수호!]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필리스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 한수호의 시즌 73번째 홈런!]

    [무려 5분간 이어진 커튼콜! 필리스 팬들은 한수호의 선물에 환호로 보답했다!]

    [루키시즌에 메이저리그 신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수호! 다음 기록은 무엇인가?]

    2001년 이후 무려 26년 만에 세워진 대기록이었다.

    일각에서는 영원히 깨지지 않을 거라 말했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수호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진짜 지렸다.

    -와…… 이걸 달성하네.

    -루키시즌에 이 정도면 앞으로가 무섭다.

    -우리는 한수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정도면 메호대전이 메이저리그에서 펼쳐진 거 아니냐?

    └G.O.A.T는 메시임.

    -5분 동안 관중들이 박수 치면서 자리에 앉지 않는데. 감동이더라.

    -나 지금 필라델피아인데. 어제부터 돈을 써본 적이 없다.

    └뭔솔임?

    └└식당가면 그냥 서비스 나오고 펍 가면 아저씨들이 술이랑 안주 사준다.

    -나도 지금 필피인데. 여긴 한국인들에게 천국이다.

    └나 다운타운 쪽인데 어디냐? 진짜 사람들 개친절하다.

    └└한국말 하는 순간 사람들 미소지으면서 아는 척 개쩐다.

    -이게 바로 수호효과인가?

    73홈런을 때려낸 수호는 기자들 앞에 섰다.

    “오늘 경기에서 배리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자의 질문에 수호가 입을 열었다.

    “일단 응원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나지 않았다고요?”

    “제대로 된 인사는 신기록을 작성한 뒤, 필리스에 돌아와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오-!!”

    “엄청난 자신감이다!”

    “그래! 저 정도는 해줘야 기사 쓸 맛이 나지!!”

    수호의 발언에 기자들이 술렁였다.

    [이제 제법 인터뷰도 할 줄 아네.]

    [1년 동안 많이 컸네! 우리 수호!!]

    [이런 배짱은 있어야지.]

    [서비스 한번 제대로 해주네!]

    [가즈아-!!]

    이제 홈을 떠나 원정경기에 오를 시간이었다.

    * * *

    남은 12경기의 치르기 위해 전용기에 몸을 실었을 때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다.

    “애런 저지도 홈런을 추가했네.”

    “그렇습니까?”

    “어. 두 번째 타석에서 투런포를 때려내면서 72호를 기록했다.”

    하퍼가 건네주는 스마트폰을 받아들었다.

    거기에는 애런 저지의 홈런 소식의 기사가 떠 있었다.

    “이걸로 홈런은 1개 차이고 타점은 159개로 너보다 9개가 앞서고 있네.”

    “히야…… 정말 알고 있어도 놀라운 타점이다. 어떻게 너희 둘 다 타점을 150개를 넘길 수가 있냐?”

    뒤에 앉아 있던 리얼무토가 끼어들었다.

    현재 애런 저지는 159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수호는 150개로 그 뒤를 쫓는 중이었는데, 8관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9개의 차이를 좁혀야 했다.

    ‘9개라…….’

    [시즌 후반인 걸 감안하면 쉽진 않겠네.]

    [불가능한 건 또 아니라서 마지막까지 가봐야 할 듯.]

    [도루는 아직 동률이니. 하나만 추가하면 되겠네.]

    목표로 하는 8관왕 중 7개는 성공했다.

    도루가 바비 위트 주니어와 동률을 이루고 있으나, 조만간 선두로 올라서지 않을까 생각 중이었다.

    관건은 타점.

    애런 저지 역시 홈런을 계속 추가 중이었기에 앞으로도 타점이 올라갈 가능성이 컸다.

    그걸 따라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는소리를 할 생각은 없었다.

    ‘불가능할 거 같던 배리 본즈의 기록도 따라잡았는데. 타점이라고 불가능하겠습니까?’

    [오올~]

    [그래, 이제 자신감 가질 때도 됐지.]

    [마음에 드는 대답이었다.]

    [루키시즌에 이런 성적을 올렸는데. 못 할 게 뭐가 있냐?]

    [일단 이번 시즌 8관왕 먹고 내년에는 내 기록 좀 깨자.]

    마지막 채팅을 본 수호의 눈이 커졌다.

    ‘와…… 윌슨 선배님도 방송 보고 계셨습니까?’

    핵 윌슨.

    1930년 191개의 타점을 올리며 올타임 넘버원에 오른 전설적인 선수다.

    그 외에도 56개의 홈런 164득점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우며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 중 한 명으로 남았다.

    전성기가 짧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만약 그가 정상적인 선수 생활을 했다면 베이브 루스의 기록이 일찌감치 깨졌을 수도 있었다.

    [ㅇㅇ 보고 있었지. 올 시즌에는 내 기록까진 무리겠지만, 내년에는 좀 깨주라.]

    [191개를 어떻게 깨냐 ㅋㅋ]

    [어우…… 그거 깨려면 타선 한번 싹 물갈이해야 할 듯?]

    [전부는 아니더라도 필리스가 영입을 많이 하긴 해야겠지.]

    [얘네들 수호 잡을 돈 없으니 2년 이내로 투자 겁나 많이 하지 않겠냐?]

    [하긴, 가능성도 충분하지.]

    필리스가 수호를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은 벌써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수호의 몸값에 있었다.

    수호는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를 폭격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부상이 없었고 한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기복이 거의 없었다.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거나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소리였다.

    유일한 불안요소로 뽑히는 것이 포수라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포수의 부상 빈도가 높은 편이었기에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불안요소가 없다 이야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제 몸값이 궁금하긴 하네요.’

    [연장 계약까지 간다면 최소 5억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잡아야 한다.]

    [ㅇㅇ 오타니는 가볍게 넘어서야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계약은 오타니 쇼헤이가 LA다저스와 체결한 5억 달러 계약이었다.

    계약 기간은 10년으로 사실상 오타니 쇼헤이의 종신 계약이란 말이 있었다.

    매년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는 계약은 여전히 오타니 쇼헤이가 유일했다.

    그 금액을 마지노선으로 잡아야 한다는 건 수호의 활약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그 금액을 제시할 수 있는 구단은 소수일 수밖에 없어.]

    [다저스도 이제는 무리고 메이저리그 구단들 중 5곳 정도밖에 없을 듯.]

    [최근에 보니까 구단 좀 늘 거 같더만.]

    ‘예, 안 그래도 기사는 계속 뜨더라고요.’

    [32개 구단 체재로 바뀌면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당장은 뭐 5곳이 제한적이지. 그리고 필리스는 그중에 포함이 안 되고.]

    [리얼무토나 브라이스 하퍼의 계약이 종료되면 가능성이 있지 않냐?]

    [아, 그것도 그렇네.]

    하퍼와 리얼무토의 연봉은 필리스에서 여전히 5위권 안에 들어갔다.

    둘 모두 베테랑이었기에 곧 계약갱신 혹은 은퇴를 택해야 했으므로 그들이 빠진다면 수호를 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가정이지 확실한 건 아니었다.

    ‘일단 계약은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니. 당분간은 성적에만 집중하면 되겠네요.’

    [그렇긴 하지.]

    [연봉 조정에 들어가려면 최소 2년 뒤에나 가능하니까.]

    [그사이에 최대한 성적을 올려두는 게 중요하다.]

    메이저리거는 처음부터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게 아니었다.

    서비스 타임 3년 미만까지는 구단이 주는 연봉만 받아야 했고 이걸 구제할 방법은 없었다.

    수호는 이번 시즌이 풀타임 1년 차였고 28년과 29년까지 풀타임을 뛰게 된다면 3년을 채우게 된다.

    이후에는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연봉 조정 권한을 얻을 수 있기에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일단 최다 타점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대중의 시선은 애런 저지와의 홈런 승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수호는 타점까지 염두에 두면서 시야를 넓혔다.

    * * *

    다음 날.

    수호가 디벡스와의 경기를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애런 저지의 홈런 소식이 들려왔다.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솔로홈런 작렬! 시즌 73번째 홈런으로 배리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

    그의 기사를 본 수호의 눈이 빛났다.

    ‘이걸로 홈런은 동률, 그리고 타점은 10개 차이.’

    조금 더 벌어졌다.

    그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다음 날.

    디벡스와의 1차전에서 수호는 첫 타석 1타점 2루타를 작렬하며 타점을 9개까지 좁혔다.

    하지만 홈런은 추가하지 못하면 신기록 수립에는 실패했다.

    [한수호, 2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의 활약으로 필리스를 승리로 이끌다. 하지만 홈런은 침묵!]

    [애런 저지 역시 침묵을 지키며 신기록 달성에 실패하다.]

    두 선수 모두 침묵을 지키며 신기록 달성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팬들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신기록을 보고 싶었기에 두 선수의 홈런포가 가동되길 바랐다.

    -깔끔하게 홈런 추가해서 새로운 기록 달성하는 거 보고 싶다.

    -그러게 말이야.

    -하…… 빨리 신기록!!

    -제발 신기록…….

    -언제 터지냐아아아-!

    -홈런 한 개잖아! 제발!!

    팬들은 홈런에 갈증을 느꼈다.

    고작 한 개지만, 그 한 개가 터지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침착하게 기록 달성의 순간이 오기를 기다렸다.

    -한수호 선수가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디벡스와의 2차전.

    앞서 두 번의 타석에서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한 수호는 아직 팬들이 기다리는 홈런을 터뜨리지 못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홈런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맞습니다. 신기록이 눈앞에 있기에 한시라도 빨리 달성하는 걸 보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참으면서 자신의 스윙을 해야 합니다.

    -기록을 의식하다가 밸런스가 깨질 수도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죠.

    수호는 이번에도 차분하게 투수의 공을 지켜봤다.

    퍽!

    “볼, 투!”

    -3구는 볼이 됩니다. 투볼 원스트라이크가 되면서 한수호 선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가 만들어집니다.

    기회가 찾아왔다.

    수호는 그걸 직감했다.

    ‘이번에 승부를 걸어올 거다.’

    디벡스는 오늘 경기에서 자신과의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어렵게는 가더라도 중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승부를 걸어왔다.

    그런데도 홈런을 때리지 못했던 건 집중력 문제였다.

    “후우……!”

    시즌 막판.

    체력이 바닥이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컨디션 문제인지 집중력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특히 어제 경기에서는 제법 고전했다.

    고전한 경기에서도 3출루 경기를 했다는 게 경악스럽긴 하지만, 수호 입장에서는 답답한 경기였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선배님들의 과거를 생각해 봐.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내가 받는 압박감은 별거 아니야.’

    보통 이렇게 컨디션이 떨어지면 다시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수호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그는 보고 자극받을 수많은 스토리가 있었다.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메이저리그의 길을 걸었던 수많은 레전드들의 이야기가 말이다.

    그렇기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타격 자세를 잡는 한수호 선수, 디벡스의 배터리가 사인을 교환하고 투수가 1루에 있는 브라이스 하퍼를 견제합니다.

    -하퍼는 뛰지 않을 겁니다.

    당연한 거였다.

    타석에 4할 이상을 때리고 7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괴물이 있었다.

    도루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흡!!”

    투수도 수호에게 집중해서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몸쪽을 파고들다 바깥으로 휘는 싱커였다.

    오늘 경기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공이었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후웅!!

    집중력을 높인 수호는 예상했다는 듯 배트를 세차게 돌렸다.

    그리고 정확히 공을 강타했다.

    딱!!

    -때렸습니다!!

    낮게 떠오른 타구가 빠르게 외야로 날아갔다.

    너무 낮은 게 아닌가 싶을 때, 수호가 들고 있던 배트를 던졌다.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타구는 정중앙의 펜스를 넘어 전광판을 직격합니다!!

    탕-!!

    전광판을 맞은 타구가 다시 튕겨 나와 뒤를 돌고 있던 중견수에게 날아갔다.

    퍽!

    반사적으로 공을 잡아낸 중견수의 모습이 카메라에 비추었다.

    -중견수가 타구를 잡았지만, 이미 전광판을 맞고 튀어나온 공입니다! 홈런입니다!!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신기록을 작성하는 한수호 선수입니다!!

    74번째 홈런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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