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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38화 (137/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138화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홈런 기록은 2001년 배리 본즈에 의해 작성됐다.

    [10월 4일 휴스턴의 윌프레도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70번째 홈런을 터뜨렸던 배리 본즈보다 약 보름이 빠른 애런 저지와 한수호.

    과연 두 선수는 배리 본즈의 73홈런을 넘어서 어디까지 질주할 것인가?]

    [2023시즌 양대리그 홈런왕은 이미 결정됐다.

    남은 건 단 한 명의 신기록 달성자를 가리는 것뿐!]

    언론과 대중이 원하는 건 두 선수가 배리 본즈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미 단일 시즌 신기록 달성은 당연시되고 있는 분위기.

    관건은 두 선수가 언제쯤 새로운 기록을 만드냐였다.

    [몰아치기가 가능한 두 선수이기에 언제든지 신기록이 갱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맞습니다. 이번 시즌 이미 4연타석 홈런과 3연타석 홈런 등. 보여줄 수 있는 건 모두 보여준 상태입니다.]

    [특히 한수호 선수는 70홈런 자체를 연타석으로 뽑아내며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사실상 두 선수는 배리 본즈를 넘어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전문가는 말했다.

    [그리고 이번 기록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깨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예. 이번 시즌 여러 전문가가 말했듯이 아마 공인구에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리그 전체로 보더라도 장타가 작년에 비해 17퍼센트가량 상승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죠.]

    [확실히 홈런의 개수가 많이 늘어났죠. 최근 게레로 주니어 역시 60홈런을 돌파하면서 올 시즌 세 번째 6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습니다.]

    [예. 거기다 이번 시즌 한수호 선수와 애런 저지, 두 선수가 비슷한 홈런페이스를 보여주면서 경쟁심을 자극했죠.]

    [맞습니다. 현지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는 내용의 보도가 많았습니다.]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재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사람의 대결은 특별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대결이었기에 두 사람 모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두 선수가 다시 이런 대결을 펼치지 않는 이상 이 정도의 시너지를 일으키기 힘들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맞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선수는 서로를 견제하며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겁니다.]

    해설위원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공인구 부분은 아직 확정은 아니라지만, 애런 저지와 수호의 시너지는 확실히 눈에 보이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메이저리그 팬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 한수호랑 애런 저지의 대결은 사실상 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ㅇㅈ. 이들의 기록은 둘 중 한 명이 없었다면 성립되기 어려웠을 거야.

    -이런 대결을 보고 있다는 게 행복하다.

    -우리 아버지가 항상 하던 이야기가 맥과이어와 소사의 대결을 현장에서 보셨다는 건데. 나도 이번에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 지금 미국인데. 여기 반응이 정말 쩐다.

    └거긴 분위기 어떰?

    └└매년 미국오는데. 이 정도로 메이저리그에 열광하는 건 처음임.

    -나 미국 산지 벌써 10년 됐는데. 이 정도로 분위기 뜨거운 건 처음임.

    └나도 뉴욕에 사는데. 이거 거의 슈퍼볼 시즌을 보는 느낌이다.

    └└ㅇㅇ 진짜 그 정도임.

    슈퍼볼.

    미국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불리는 NFL의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로 메이저리그로 따지면 월드시리즈와 같은 경기였다.

    하지만 영향력만 놓고 보자면 슈퍼볼이 월드시리즈를 압살할 정도로 커다란 이벤트였다.

    실제 미국에서 식량 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가 추수감사절과 이 슈퍼볼 시즌이었다.

    거기에 슈퍼볼을 관람하기 위해 상원의원은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올 정도이니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그런 슈퍼볼과 비슷한 분위기라는 건 하나의 예시였다.

    그만큼 수호와 저지의 대결이 미국의 관심을 집중시킨다는 예시 말이다.

    -누가 이번 시즌 최다 홈런 타이틀을 차지할지 모르지만, 정말 엄청날 거다.

    시즌 최다 홈런 타이틀이 결정되기까지 앞으로 13경기.

    두 선수의 질주가 시작됐다.

    * * *

    뉴욕 양키스 vs 볼티모어 오리언스의 시즌 마지막 시리즈 1차전.

    애런 저지가 7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오늘 경기 세 번의 타석에서 1안타 1볼넷을 얻어냈었던 애런 저지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경기 후반.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애런 저지는 달랐다.

    퍽!

    “볼, 투!”

    -이번에도 공이 떨어지지만, 애런 저지의 배트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유인구에 배트가 나오지 않으니 결국은 승부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인코스 강하게 붙여.’

    포수의 리드에 고개를 끄덕인 투수가 와인드업에 이어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액-!!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무서운 속도로 저지의 몸쪽에 붙어 들어왔다.

    그 순간.

    후웅!!

    힘차게 돌아간 저지의 배트의 스윗스팟에 공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딱!!

    -때렸습니다!!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애런 저지가 등을 때리고 돌아오는 배트를 놓았다.

    휘릭!!

    -그리고 애런 저지는 배트를 던졌습니다!!

    여전히 어색한 배트 플립이었지만, 그의 배트가 힘차게 날아가 땅에 떨어질 때, 타구 역시 쭉쭉 뻗어 나가 담장을 넘어갔다.

    -넘어갔습니다!! 시즌 72번째 홈런을 작렬하는 애런 저지!!

    저지가 다시 선두에 올라섰다.

    다시 따라가는 입장이 된 수호가 72번째 홈런을 때려낸 것은 말린스와의 마지막 경기였다.

    -한수호 선수가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오늘 경기를 끝으로 홈을 떠나 원정만 3경기를 치르게 된 한수호 선수, 이왕이면 홈팬들 앞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싶을 텐데요.

    -오늘 경기 직전에도 기자들과 한 인터뷰에서 ‘홈팬들 앞에서 기록을 달성하고 싶다’라고 발언했었죠.

    -맞습니다. 그리고 한수호 선수는 언제나 자신의 말을 지키던 선수이기에 더욱 기대가 됩니다.

    수호의 인터뷰는 홈팬들에게도 큰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오늘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응원을 그에게 보냈다.

    “한! 한! 한! 한!!”

    “가즈아-!!”

    “레코드 브레이커다운 모습을 보여줘!!”

    “오늘 경기에서 딱 2개만 때리자!!”

    팬들이 원하는 건 애런 저지를 넘어 먼저 73개의 기록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수호는 그들의 응원에 부응이라도 하듯 투수가 던진 초구부터 움직였다.

    “흡!!”

    쐐애애액-!!

    -공 던졌습니다!

    투수가 던진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아웃코스 보더라인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공이었다.

    하지만 수호의 눈에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패스트볼이 아니다, 이건…….’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가상의 궤적을 확인한 그가 발을 내디뎠다.

    타닥!

    ‘슬라이더야!’

    후웅!!

    팔을 몸에 붙이며 배트를 돌렸다.

    아웃코스가 아닌 인코스를 노리는 스윙에 포수가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휘릭!

    공은 변화를 시작했고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배트의 스윗스팟을 향해 달려들었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던졌습니다!!

    수호가 던진 배트가 화려한 회전을 그리며 허공을 날았다.

    “빠던! 빠던! 빠던!!”

    그걸 본 필리건들이 일제히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미 빠던은 필라델피아 팬들에게는 유명했고 수호의 배트 플립이 나오는 순간 터지는 응원이었다.

    -한수호 선수가 날려 보낸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넘어 전광판을 직격합니다!!

    수호의 72번째 홈런이 터졌다.

    -애런 저지와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서는 한수호 선수!! 정말 그의 장타력은 식을 줄 모릅니다!!

    -이번 홈런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정확히 간파하고 때려낸 겁니다. 마치 슬라이더를 던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말입니다.

    수호의 통찰력은 여전히 유효했다.

    시즌 막판이기에 다소 체력이 떨어진 상태지만, 포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그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구단 프런트의 선택이 옳았네.]

    [ㅇㅈ]

    [이 시기까지 체력이 보존되는 걸 보면 리얼무토를 남기는 게 정답이었음.]

    레전드들의 말에 수호 역시 동의했다.

    확실히 포수까지 병행했다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컸다.

    리얼무토가 남아 지명타자로 자신이 뛸 수 있었다는 것이 행운이었다.

    이번 시즌은 마치 그에게 새로운 기록을 세우라는 듯이 모든 것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벤치클리어링.

    애런 저지의 존재.

    그리고 리얼무토가 남은 것까지.

    모든 것들이 자신의 기록행진에 도움이 되고 있었다.

    ‘이왕이면 홈팬들 앞에서 보여주고 싶네요.’

    [기록 달성을?]

    ‘예. 최소한 메이저리그 신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걸 보여주고 떠나고 싶습니다.’

    [누가 보면 이적하는 줄 ㅋㅋ]

    [그래도 그런 마음이라면 확실히 보여주고 떠나는 게 맞지.]

    [어차피 내일 경기는 쉬니까, 확실히 보여줘라.]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말린스가 투수를 바꾸었다.

    그들로서는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더 많은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을 선별하는 게 우선이었다.

    ‘내년 시즌 제대로 된 리빌딩에 들어가면 루이스 가르시아를 필두로 마운드를 만들어가면 되겠군.’

    말린스의 감독 존 토너가 내년 시즌 구상을 이어가면서 필리스의 타선을 살폈다.

    ‘이번 이닝에 한 명이라도 출루에 성공한다면 저 괴물 같은 녀석이 다시 타석에 들어오겠어.’

    5회 말, 수호가 세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때려냈었다.

    그리고 7회, 수호에게 네 번째 타석의 기회가 돌아올 기회가 생겼다.

    ‘흠, 녀석이 다시 타석에 들어선다면 내년에 제대로 써먹을 이 녀석과 상대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존 토너 감독이 명단에서 한 명을 체크했다.

    그 선수는 페드로 로드리게스였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건너온 선수로서 최고 구속 100마일을 뿌리는 강속구 유형의 투수였다.

    말린스에서는 이 선수를 클로저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리그 최고의 타자와 제대로 붙어보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지.’

    그렇기에 수호와의 승부를 붙여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런 존 토너 감독의 계획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딱!!

    -때렸습니다! 조니 로버트가 기술적인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냅니다!

    -좋은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어낸 조니 로버트, 필리스가 1사에 기회를 만들어갑니다.

    조니 로버트가 안타를 기록하며 타석에는 브라이스 하퍼가 들어섰고 대기 타석으로는 수호가 들어섰다.

    -이번 이닝에 한수호 선수까지 기회가 오겠네요.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면서 화끈한 장타력을 보여준 한수호 선수가 메이저리그 신기록에 도전할 기회를 다시 얻게 되는 겁니다.

    그때 말린스의 마운드가 바뀌었다.

    -말린스가 투수를 교체합니다. 역시나 트리플A에서 콜업이 된 페드로 로드리게스를 등판시킵니다.

    -이 선수 정말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입니다. 최고 구속 100마일의 빠른 볼에 90마일 초반의 고속슬라이더가 일품입니다.

    -올 시즌 전, 유망주 랭킹 7위에 오를 정도로 장래가 유망한 선수네요.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브라이스 하퍼가 4구 만에 스탠딩 삼진을 당합니다!

    -오늘 경기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하퍼가 이렇게 물러나네요.

    투아웃 상황에서 수호가 타석으로 들어섰다.

    -타석에 들어선 한수호 선수, 과연 그는 이 강속구 투수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정말 기대됩니다!

    타석에 들어선 수호가 타격 자세를 잡자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사인을 교환했다.

    ‘이 녀석은 어디로 던져도 넘길 수 있는 녀석이야. 어설픈 변화구보다는 정면으로 붙는 게 오히려 낫다.’

    수호의 배팅존을 생각했을 때 옳은 선택이었다.

    ‘몸쪽 낮은 코스로 붙여버려.’

    ‘오케이.’

    고개를 끄덕인 페드로 투구 자세를 잡았다.

    좌완이었기에 조니는 뛸 생각을 일찌감치 버렸다.

    ‘수호가 타석에 있는데 괜히 얼쩡거릴 필요는 없지.’

    무엇보다 수호가 타석에 있다는 사실이 그를 가만히 있게 만들었다.

    “흡!!”

    그때 페드로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디며 공을 뿌렸다.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크로스파이어 형태로 가로지르며 날아가 수호의 몸쪽을 날카롭게 찔렀다.

    구속 역시 100마일이 찍힐 정도로 엄청난 속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수호는 그것마저 예측했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후웅!!

    오픈스탠스를 밟으며 돌린 배트가 정확히 몸쪽을 찌르는 타구를 그대로 강타했다.

    딱!!

    손에 맞는 순간 수호는 직감했다.

    ‘넘어갔다.’

    휘릭!!

    그걸 느낀 순간 배트를 던지며 양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한수호 선수가 배트를 던지고 양손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갑니다!!

    -역사가 새로 쓰였습니다!! 한수호 선수가 배리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그라운드를 돌아 홈플레이트를 밟은 수호에게 필리스 팬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을 향해 한수호 선수가 헬멧을 벗어 화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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