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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33화 (132/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33화

사람들은 수호가 70홈런을 금방 달성할 거라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거의 매 경기 한 개의 홈런을 추가해온 수호였다.

아무리 늦더라도 10경기 이내에는 70홈런의 고지를 넘을 거라 생각하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수호 홈런 실패!]

[2경기 연속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한수호, 반면 라이벌 애런 저지는 홈런을 추가하면서 다시 공동 선두에 올라!]

[라이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한수호!]

파드리스와의 2차전과 3차전에 연달아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애런 저지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이야…… 파드리스 이 치사한 자식들 수호에게 볼넷밖에 안 주네.

-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고의사구만 7개를 내주냐.

-그래도 도루 2개 추가하면서 바비 주니어랑 1개 차이로 좁혔네.

-도루는 그만해도 됐으니까, 빨리 70홈런 넘자!

-그래. 이러다가 70홈런에 저지가 먼저 오를 듯.

-걱정 ㄴㄴ 언제나처럼 수호가 먼저 오를 거임.

-ㅇㅈ 수호를 걱정하는 게 가장 쓸데없는 짓임.

팬들은 수호가 금세 다시 홈런을 추가할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래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오늘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도 고의사구를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하는 한수호 선수.

-이걸로 벌써 7경기 연속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2경기를 넘어 7경기 연속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수호의 카운트는 여전히 67개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전문가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는 한수호 선수에게 불행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행이요?

-예. 파드리스도 그렇고 이전에 상대했던 뉴욕 메츠, 그리고 이번에 4연전을 펼치게 될 카디널스까지. 세 팀이 모두 와일드카드 혹은 지구 1위를 향해 싸우고 있는 팀들이라는 점 불행했습니다.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디비전시리즈 직행이 결정된 팀은 사실상 필리스와 다저스였다.

두 팀은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고 있기에 잔여 경기에서 모두 지지 않는 이상 디비전시리즈 직행에 실패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중부지구의 팀은 조금 달랐다.

-세인트루인스 카디널스의 경우 현재 승률 55퍼센트로 지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런 승률은 동부와 서부의 2위 팀들인 파드리스와 메츠에 비해 떨어지는 승률입니다.

카디널스는 승률 55퍼센트로 지구 1위인 반면 메츠는 61퍼센트로 지구 2위, 파드리스는 59퍼센트로 지구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과거의 와일드카드였다면 카디널스가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고 메츠와 파드리스가 와일드카드전을 치렀을 것이다.

하지만 2022시즌을 앞두고 CBA가 개정되면서 와일드카드 팀이 하나가 추가되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졌다.

-카디널스는 아직 1위가 확정적이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어떻게든 지구 1위를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죠.

-맞습니다. 그리고 메츠와 파드리스는 승률을 높여 2시드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 다저스를 피하는 전략을 택하려 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네요. 사실상 필리스가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면서 1시드 팀인데. 메츠와 파드리스가 피하는 건 LA다저스라니 말이죠.

-사실 드러난 전력에서는 다저스가 필리스를 앞서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LA다저스는 투타의 균형이 잡혀 있고 무엇보다 후보선수들까지 탄탄한 팀이었다.

반면 필리스는 수호를 주축으로 타선은 무섭지만, 마운드의 밸런스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부분 때문에 메츠와 파드리스는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률을 유지해 1시드를 받을 확률이 높은 필리스와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문제는 그로 인해 한수호 선수와 승부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는 점이죠.

-아무래도 한수호 선수와 승부하게 될 경우 홈런을 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지고 경기를 내줄 가능성이 크기에 그 가능성을 낮추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한수호 선수는 최근 8경기를 그런 팀들과 모두 상대하고 있는 거죠.

-맞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홈런의 숫자가 급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아…… 승부를 하지 않네.

-수호 언제 70홈런 추가하는데?

-이러다가 메이저리그 신기록은커녕 70홈런도 달성 못 하는 거 아니냐?

-애런 저지가 먼저 70홈런 달성할 듯.

-어느새 1위도 뺏겼잖아.

팬들의 이야기대로 수호가 주춤하는 사이 애런 저지는 어느덧 홈런을 69개까지 늘린 상황이었다.

70홈런 고지까지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 역시 아홉수에 걸리면서 최근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느덧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 카디널스와의 2차전.

퍽!

“볼, 베이스 온 볼.”

-다시 볼넷입니다. 한수호 선수 두 경기 연속 6개의 고의사구를 당합니다.

-카디널스는 철저하게 한수호 선수를 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출루했으니 본인의 좋은 발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수호는 홈런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도루를 추가해 이 부문 1위에 오른다면 8관왕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수호 역시 그것을 노리고 투수가 타자에게 3구를 던지는 순간, 스타트를 걸었다.

타닥!!

-한수호 선수 뛰었습니다!

수호가 뛰고 공이 포수의 미트에 도착했다.

퍽!!

“흡!!”

동시에 공을 빼낸 포수가 그대로 2루로 뿌렸다.

쐐애애액-!!

아슬아슬한 타이밍.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수호가 살아서 베이스를 훔칠 거라 생각했다.

촤아아앗-!!

퍽!

공과 베이스 터치가 동시에 이루어졌고 사람들의 시선이 2루심에게 향했다.

그때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아웃!”

-아…… 아웃입니다! 한수호 선수가 도루에 실패합니다!!

-아…… 시즌 첫 번째 주루사가 기록되는 한수호 선수입니다.

수호가 도루에 실패했다.

* * *

경기가 끝났다.

수호는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거기에 주루사까지 내주면서 그의 어깨를 평소보다 내려가 있었다.

기자들은 당연히 그런 그를 물어뜯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단이 먼저 나섰다.

“오늘 클럽하우스 출입은 금지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언론을 배제하겠다는 겁니까?!”

“이건 횡포예요!”

“우리는 클럽하우스에 출입할 권리가 있어요!!”

구단의 결정에 당연히 기자들은 반발했다.

기자들의 클럽하우스 출입은 당연히 되는 권리였다.

이걸 거부할 방법은 구단엔 없었다.

그리고 마크 레이어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단장님, 한수호 선수를 먼저 호텔로 보냈습니다.”

“그래. 그럼 기자들에게 클럽하우스를 개방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수호의 멘탈 관리를 위해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래도 괜찮겠습니까? 기자들의 불만이 장난 아닐 텐데요.”

“어쩌겠나? 우리가 감당해야지. 그들의 불만이 무섭다고 선수를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시킬 이유는 없지.”

“아…… 그렇군요.”

마크 레이어의 말에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마크의 시선이 수호의 클럽하우스 사물함으로 향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찾아온 고난이군.’

올 시즌 수호는 단 한 번의 위기라는 게 없었다.

매 경기 승승장구했고 기록이 눈앞에 있으면 그걸 부수고 나갔다.

레코드 브레이커라는 별명이 그에게 찰떡인 이유였다.

문제는 위기가 찾아온 지금 이 순간의 시점이었다.

‘하필이면 70홈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위기가 찾아오다니.’

70홈런.

메이저리그 역사상 여기에 발을 들인 선수는 단 3명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 3명 모두 스테로이드의 힘을 빌렸었다.

즉, 본인의 힘만으로 여기까지 오른 선수는 아무도 없다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수호에게 조언을 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수호 혼자서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소리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스트레스라도 덜 받게 해줘야겠지.’

마크는 수호에 대한 걱정을 접어두며 성난 기자들을 상대할 준비에 들어갔다.

지금은 그저 믿는 방법밖에 없었다.

수호 스스로 위기를 벗어나길 말이다.

* * *

호텔로 돌아온 수호는 샤워를 끝내고 침대에 누웠다.

“후우…….”

넓은 방 안, 푹신한 침대는 언제나 그를 편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의 답답한 속을 편안하게 감싸주지 못했다.

“선배님들.”

[ㅇㅇ]

[와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회가 올 때까지 참아야지.]

[앞으로 21경기가 남았는데. 설마 모두 고의사구로 내보내겠냐?]

[실제로 어제오늘 경기에서 기회가 왔지만, 그걸 잡지 못했잖아.]

“그랬죠. 하지만 단 한 번의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습니다. 사실 부담이 되기도 하고요.”

[부담은 언제나 되는 거다.]

[ㅇㅇ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임.]

[결국 그걸 이겨내고 위로 가야 하지.]

원론적인 답변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때 테드 윌리엄스가 말했다.

[지금 네가 가고 있는 길은 우리에게도 미지의 길이다. 우리 중 누구도 70홈런에 도달해 보지 못했으니까. 할 수 있는 대답은 이전과 비슷할 수밖에 없어.]

“그렇습니까?”

[그래. 그리고 앞으로 너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도 반드시 올 거다.]

“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

[우리는 각자의 시대에서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반면 너는 우리의 재능을 이어받아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가고 있는 상태다. 결국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게 되겠지.]

테드 윌리엄스의 말은 옳았다.

당장 지금만 하더라도 수호는 루키시즌에 이런 엄청난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레전드들조차 루키시즌에는 이런 성적을 올리지 못했었다.

[그때에는 너의 힘으로 극복해 나가야 해.]

“예.”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언제까지나 레전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단 사실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막막했다.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것.

거기에 따른 부담감은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조금씩 조바심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답답하면 너랑 비슷했던 애의 과거라도 보든가?]

“저랑 비슷했던 선배님이요?”

[ㅇㅇ 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너만큼 미지의 세계에 도전했던 애는 있었지.]

타이 콥의 말에 수호의 눈이 빛났다.

“그…… 그게 누구십니까?”

[누구긴 누구야. 로빈슨이지.]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에서 영구결번이 된 42번의 진정한 주인.

그리고 메이저리그 역사에 새로운 문을 열었던 선수.

20세기 최초의 흑인선수이자, 유색인종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던 선수.

그가 바로 재키 로빈슨이었다.

[당시 재키 로빈슨의 데뷔는 엄청났지. 야유에 욕설 거기에 폭력까지 말이야.]

[라떼 이야기 한번 해야 하는 거야?]

그때 재키 로빈슨의 채팅이 올라갔다.

[그럴 필요 있냐? 얘한테 너의 과거를 보여주면 되는 거지.]

[지금 멘탈로 가능하겠냐?]

“꼭 보고 싶습니다.”

[그래? 너한테 약이 될지 독이 될진 모르겠지만, 함 확인해 봐.]

재키 로빈슨의 채팅이 올라가고 뒤이어 눈앞에 하나의 창이 떴다.

[재키 로빈슨에 빙의하시겠습니까?]

[Y/N]

손을 뻗어 Y를 누르자 시야가 어둠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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