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126화 (125/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26화

블루제이스와의 4차전.

6회 수호의 세 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조니 로버트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가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합니다.

-전날 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며 2경기 연속홈런으로 그쳐야 했던 한수호 선수, 오늘 경기에서도 아직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사이 애런 저지가 1개의 홈런을 추가하면서 다시 1개 차이로 격차가 좁혀진 상황입니다.

-정말 이 두 선수의 차이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누군가 달아나면 바로 쫓아오고 쫓아오면 또 달아나는 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호와 저지의 홈런대결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홈런이란 것이 본래 자주 나오는 기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퍽!

“볼.”

-초구는 볼입니다. 떨어지는 커브에 꿈쩍도 하지 않는 한수호 선수!

-오늘 경기에서도 블루제이스는 한수호 선수를 상대로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블루제이스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호와의 승부에 조심스러웠다.

그렇다고 승부를 피하는 건 아니었다.

고의사구였다면 투수가 던지기 전에 이미 심판에게 이야기했을 거다.

괜히 투구 수를 늘릴 필요가 없을 테니 말이다.

퍽!

“스트라이크!”

-2구는 스트라이크입니다! 존의 바깥에서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에 한수호 선수는 그저 지켜봅니다! 확실히 블루제이스가 승부하겠다는 게 눈에 보이네요.

-예. 그리고 이제 한수호 선수도 움직일 겁니다.

예상은 적중했다.

딱!!

“파울!”

-2구, 바깥으로 휘어나가는 공에 배트를 돌렸지만 아슬아슬하게 폴대 밖으로 흘러나갑니다!

-아쉽습니다. 노려서 때린 거 같은데. 타이밍이 미세하게 어긋났어요!

타구가 빗나갔지만, 수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잠깐 타석에서 물러나 영점을 조준하고는 다시 타석에 섰다.

‘생각보다 공의 변화가 크다. 그 부분을 수정해서 스윙을 가져가야 할 거 같아.’

[ㅇㅇ 그래야 할 듯.]

[보는 것보다 더 변하네.]

[아마 끝까지 변화하는 타입의 슬라이더인 듯.]

레전드들의 채팅에 동의하며 타격 자세를 취했다.

-한수호 선수가 자세를 잡습니다. 사인을 교환한 블루제이스의 배터리가 공을 던집니다!

“흡!!”

쐐애애액-!!

이번에 투수가 택한 공은 수호의 몸쪽을 파고드는 커터였다.

그걸 확인한 수호가 오픈 스탠스를 밟으며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부웅!!

딱!!

-때렸습니다!!

날아가는 타구를 본 수호가 배트를 던지며 천천히 1루로 뛰었다.

그런 수호의 시야에 펜스를 넘기는 타구가 보였다.

-펜스를 넘기는 시즌 58번째 홈런을 작렬하는 한수호 선수!! 시즌 60홈런까지 이제 단 2개만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수호의 홈런이 두 경기 만에 작렬했다.

* * *

시즌 58호가 터지면서 다시 야구팬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하지만 오늘은 그보다 더 큰 소식이 언론의 지면을 차지했다.

[한수호 스포츠 전문 기업인 이리스와 전속모델 계약 체결!!]

[미국 2위 기업과 손잡은 한수호! 그 이유는?]

[비고르 역시 한수호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레코드 브레이커의 선택은 2위 기업인 이리스!!]

[이리스 공식성명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한수호 선수의 시그니처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제한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는 야구용품의 시그니처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한수호와 전속계약을 맺은 게 알려지면서 이리스의 주가가 7퍼센트 상승!!]

이리스와 수호의 계약이 발표됐다.

그 소식은 단숨에 이리스의 주가를 흔들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인기와 성적을 내고 있는 그였으니 이리스의 주가가 움직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의견은 갈렸다.

-비고르에 갔어도 됐을 텐데. 왜 이리스일까?

-이리스의 조건이 더 좋은 거 아님?

-비고르도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줬다고 하던데.

-뭔가 있으니까 이리스에 갔겠지.

-그나저나 이리스는 뭐 하는 곳임?

-미국 내에서는 업계 2위라던데. 전 세계적으로 보면 5위인가 6위인가 그럼.

-듣보잡이란 소리네.

-시그니처 모델은 어떤 식으로 나오려나?

-야구화나 이런 건 사실 실생활엔 필요 없잖아.

└ㅇㅈ. 스파이크 신고 돌아다닐 수 없지.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안드는 녀석 뚝배기 까면 되는 거 아님?

└└└바로 흉기 사용으로 잡혀갈 듯 ㅋㅋ

-그동안 메이저리거 시그니처 모델이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알겠다.

-농구화는 패션 아이템인데, 야구화는 정말 실사용에 사용 불가임.

이리스와 계약한 게 잘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특히 수호의 시그니처 모델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다.

사실 메이저리거를 대상으로 한 시그니처 모델은 다수 발매됐었다.

그러나 성공작은 없었다.

판매는 되고 있었지만, 판매량이 저조했다.

그 이유는 효율성이었다.

스파이크는 기본적으로 딱딱하다.

흙으로 된 그라운드를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밑창에는 징이 박혀 있어서 위험하다.

그렇기에 스파이크의 모델화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되는 건 바람막이나 모자 혹은 저지와 같은 상품들이었다.

문제는 그런 상품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도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당연히 이런 문제는 이리스 내부에서도 열띤 회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리스의 맥킨 회장과 통화를 했는데. 발표 전날부터 회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더군요.]

“열의가 대단하네요. 철야를 할 정도로 제 시그니처 모델과 관련된 회의를 이어가다니.”

[그만큼 한수호 선수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거겠죠! 참, 그리고 전에 말씀하신 법인의 설립도 끝났습니다. 바로 옮기실 생각이십니까?]

“당장은 그냥 있어도 될 거 같습니다. 단지 제가 투자하는 형태로 법인에 돈이 들어갔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법인에 들어간 돈을 말씀하신 방법으로 투자하길 원하신다는 거죠?]

“맞습니다. 제가 전달한 회사들의 지분을 매입해 주세요.”

수호는 미래에 급성장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할 준비를 끝냈다.

그 일을 대리해 주는 건 보라스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었다.

덕분에 경기에만 전념하는 사이 법인의 설립이 끝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수호의 부탁은 보라스에게 의문을 주었다.

[그런데 한수호 선수는 언제부터 미국 기업들에 관심이 있으셨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분명 올해 미국에 처음 넘어오신 걸로 아는데.]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그렇기에 수호는 답변도 미리 준비해 두었다.

“한국에는 투자가 유행입니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바보라고도 하죠. 그래서 어릴 때 잠깐 배웠었습니다.”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수호가 한숨을 돌렸다.

“후우…… 이걸로 대충 투자할 곳들에 돈은 제대로 들어갔네요.”

[ㅇㅇ 제법 시간이 걸리긴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빠르게 처리된 거지.]

[보라스가 일 처리를 잘하는 듯.]

[그나저나 이리스는 말이 많네.]

“아무래도 야구용품을 시그니처 모델로 만드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들이 어떤 상품으로 히트하는지 알기에 영 방향성을 못 잡는다고 생각하면 제가 나서야죠.”

[어우…… 치트키 쩌네.]

[진짜 조만간에 돈을 쓸어 담겠다.]

[너 야구재벌이 아니라 그냥 재벌 되는 거 아니냐?]

[돈이 목적이 아니게 되겠네.]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호가 앞으로 벌어들일 수입은 그것을 가볍게 상회할 수 있었다.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거 아니냐?]

레전드들이 걱정하는 건 수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목적 중 하나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제 목적은 선배님들의 기록을 깨는 겁니다. 무엇보다 제가 투자한 곳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모르니까요.”

수호가 과거로 돌아오면서 여러 영향을 끼쳤다.

그로 인해 회사들의 미래가 바뀔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수호는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 본업으로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무리한 투자는 투자자를 힘들게 하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오오…….]

[그래?]

“예. 아무래도 고정적인 수입이 없으면 힘들어하더라고요.”

[왜 디테일하게 아냐?]

[경험담 아님?]

“크흠……!”

[헛기침하는 걸 보니 경험담인 듯.]

[ㅋㅋㅋ 너 전생에 투자 실패했었냐?]

“아니! 솔직히 그 시장은 다 실패하는 시장이었다고요! 저만 아니라 한국에서 투자한 사람들 전부 실패했었습니다!”

2032년 4분기의 악몽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쉰 수호는 이내 말을 돌렸다.

“어쨌든 이번 투자로 인해서 제가 의욕이 꺾이거나 하지 않을 겁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전 야구에 전념할 거예요!”

[그럼 다행이고 ㅋㅋ]

[우린 네가 야구 하는 걸 보려고 오는 거지 투자하는 걸 보러 오는 게 아님.]

“잘 알고 있습니다.”

채팅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호였다.

* * *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60홈런에 집중되었다.

-한수호랑 애런 저지 중에 누가 먼저 60홈런 돌파할까?

-지금 분위기로는 한수호가 먼저 돌파하겠지.

-40홈런부터 한수호가 먼저 도착했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

-2개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거 보면 모르겠음?

-이번에도 당연히 한수호지.

-저지가 갑자기 미쳐가지고 연타석 홈런 날리는 거 아닌 이상, 수호로 확정일 듯.

현재 58개의 홈런을 기록한 수호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었다.

그 뒤를 애런 저지가 56개의 홈런으로 따르는 상황.

두 선수 모두 이제 60홈런을 가시권에 두고 있었다.

야구팬은 물론 새롭게 유입된 이들 역시 과연 누가 먼저 60홈런에 도달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답을 먼저 제시한 것은 애런 저지였다.

-뉴욕 더비 1차전, 메츠와 맞붙게 된 양키스가 4회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늘 경기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출루했던 애런 저지가 1루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섭니다.

애런 저지의 등장에 뉴욕시가 들썩였다.

“저지! 저지! 저지! 저지!!”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필드임에도 불구하고 저지를 향한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졌다.

같은 뉴욕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저지는 이런 팬들의 응원에 호응할 준비를 끝냈다.

퍽!

“볼, 투!”

-3구 볼입니다. 투볼 원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재정비에 들어가는 애런 저지.

-자신의 공을 침착하게 기다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다시 타격 자세를 취하고 메츠의 배터리가 사인을 교환합니다.

투수가 1루 주자를 눈으로 견제하고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흡!!”

쐐애애액-!!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저지의 몸쪽을 붙어 들어갔다.

후웅!!

그걸 확인한 저지가 배트를 돌렸다.

묵직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 배트가 공을 낚아채려는 순간.

휘릭!!

공이 변화하며 밑으로 뚝 떨어졌다.

제대로 낚인 상황.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저지가 무게중심을 낮추며 무릎을 굽히더니 히팅 포인트를 이동시켰다.

그리고 밑에서 위로 공을 퍼 올렸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 중앙 펜스를 그대로 넘깁니다!!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시즌 57호 홈런을 기록하는 애런 저지!!

-기술적인 스윙으로 변화구를 받아친 애런 저지입니다!!

-한수호 선수와의 홈런 개수를 1개로 다시 줄입니다!!

밀고 당기는 싸움이 계속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애런 저지는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던 애런 저지가 6회 다시 타석에 들어섭니다.

6회, 세 번째 타석.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애런 저지가 초구부터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그가 받아친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가더니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넘어갔습니다!! 애런 저지의 연타석 홈런!! 드디어 그가 한수호 선수와의 지루했던 밀당을 끝내고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연타석 홈런과 함께 시즌 58호 홈런을 작렬시켰다.

그때 카메라에 잡힌 그가 하늘을 향해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검지를 펼쳐 들며 기쁨의 세리머니를 감추지 않았다.

-두 선수의 위대한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