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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18화 (117/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18화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라는 걸출한 신예가 등장한 이후 팀에 꾸준한 투자를 통해 강팀으로 올라섰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이었다.

매 시즌 포스트시즌까지는 진출하지만, 그 이상을 노리지 못했다.

하지만 26시즌부터 선수들의 포텐셜이 터지면서 시카고와 양키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그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27시즌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역시 양키스에 이어 2위를 달리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힘을 내고 있었다.

블루제이스와 필리스의 대결은 자연스레 게레로 주니어와 수호의 대결로 연결되었다.

[아버지에 이어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게레로 주니어와 레코드 브레이커 한수호의 대결!]

[애런 저지와 홈런대결을 펼치고 있는 한수호! 그런 한수호의 앞에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괴수 게레로 주니어와의 승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게레로 주니어의 별명 중 하나가 괴수였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등장했지만, 루키시즌 엄청난 홈런과 함께 홈런더비에서 때려낸 믿을 수 없는 홈런의 개수는 그에게 괴수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블루제이스와 필리스의 대결은 사실상 게레로 주니어와 한수호 선수의 대결이라 할 수 있죠.]

[맞습니다. 게레로 주니어는 이번 시즌 50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커리어하이를 갱신했습니다. 또한 애런 저지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달리고 있죠.]

[한수호 선수와도 단 4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게레로 주니어가 몰아치기에 나서면 선두경쟁에 바로 합류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번 시즌 정말 홈런레이스가 어떻게 끝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본래 후반기가 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게 마련인데. 이렇게 박빙의 대결이 펼쳐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을 때.

게레로 주니어가 불타고 있는 관심에 장작을 더욱 넣는 인터뷰를 감행했다.

“게레로 주니어! 오늘 경기에서 한수호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는데, 각오 한 말씀 부탁합니다.”

클럽하우스로 출근하던 게레로 주니어를 기자가 불러세워 던진 질문에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당당하게 말했다.

“한은 생각을 잘못하고 있습니다. 그의 라이벌은 애런 저지가 아니라 바로 이 몸이 될 겁니다. 오늘 경기에서 그 사실을 똑똑히 알려주도록 하죠.”

게레로 주니어까지 수호를 라이벌로 지목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곧장 기자들의 손에 의해 부풀려져 대중에게 알려졌다.

[게레로 주니어! 한수호의 라이벌은 나다! 선언!!]

[오늘 경기에서 라이벌 한수호를 눌러 버리겠다고 선언한 게레로 주니어!!]

[메이저리그에는 저지와 한수호만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두 사람을 누르고 메이저리그 홈런왕에 오르겠다!!]

[불타오르는 메이저리그 홈런레이스!!]

기자들의 손에 의해 생성된 기사들은 대중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게레로 주니어가 참전 선언했네.

-솔직히 주니어도 열 받을 만했지.

-ㅇㅈ. 이 시기 50홈런이면 다른 시즌 같은 경우에는 단독 홈런왕일 텐데.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3등 ㅋㅋ

-그나저나 수호는 루키시즌에 거물들에게 라이벌로 지목되네.

-그만큼 뜨거운 감자라는 소리겠지.

-얘는 열애설은 안 나는데 왜 선수들한테는 인기가 쩌냐.

-부러우면서도 슬픈 인생이다.

두 사람의 경기에도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 * *

필리스와 블루제이스의 1차전.

두 팀의 대결은 수호와 게레로 주니어의 대결로 대중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수호야!! 한 방 날려!!”

“캐나다까지 왔으니 홈런 한 방 날려야지!!”

“너 보러 밴쿠버에서 왔다!!”

“나는 몬트리올에서 왔어!!”

캐나다에는 한국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블루제이스의 홈타운이 토론토이기는 했으나 수호가 온다는 소식에 인근 도시의 교민들이 토론토까지 찾아와 응원을 보냈다.

[이거 완전히 한국에서 경기하는 꼴 아니냐?]

[영어 응원보다 한국어로 하는 응원이 더 많이 들리네.]

[저기 한글로 된 플래카드도 있다 ㅋㅋ]

[한국에서는 거의 영웅 수준이겠는데?]

[이 정도면 위인 아님?]

레전드들도 한국 교민들의 응원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만큼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의 관중석은 한국인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런 분위기이니만큼 보답은 해야겠네.]

‘당연히 그래야겠죠.’

교민들의 응원에 수호는 부담보다는 힘이 나고 있었다.

그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회부터 저들이 나와 상대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수호는 포수로서 제외됐다.

말인즉슨 수비에 나가지 않아도 되기에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더그아웃에서부터 집중력을 끌어올리자.’

만약 포수로서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고도의 집중력을 순간적으로밖에 발휘할 수 없다.

아무래도 포수로서 나갈 때까지 집중력을 높이면 체력의 소모가 심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원하는 타이밍에 집중력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수비에 나가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그아웃에서부터 집중력을 높여두더라도 당장 경기를 하는 게 아니기에 체력을 최대한 아낄 수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는 타격만 생각하면 된다. 체력의 소모가 평소보다 많지 않을 거야.’

오직 타격만을 생각하며 집중력을 높인 수호가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필리스의 공격으로 경기 시작합니다. 타석에는 선두타자 조니 로버트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조니 로버트의 머리 색이 강렬한 레드로 바뀌었군요. 과연 머리 색으로 바꾼 것만큼 화끈한 타격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로버트는 최근 머리 색을 바꾸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워낙 강렬한 색깔이었기에 팬들은 그의 심경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정말 별 이유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한 가지 변화는 있었다.

‘내 팬들인데, 너무 수호에게만 집중한단 말이지.’

별스타그램에서 라이브를 할 때 팬들이 너무 수호에게 집중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그였다.

물론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었다.

‘녀석 정도의 활약이라면 나라도 눈이 갈 수밖에 없을 거야. 녀석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팬들이 나에게 돌아오겠지.’

로버트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눈에 확 띄어야 한다!’

팬이 돌아오길 바라면서 집중력을 올린 그가 초구부터 강하게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 조니 로버트가 1루를 돌아 2루까지 내달립니다!

-공이 중계되지만, 로버트의 빠른 발을 잡기에는 무리입니다! 순식간에 2루 베이스까지 도착하는 조니 로버트!

-첫 타석에서부터 2루타를 작렬시키는 조니 로버트! 역시 필리스의 선봉장답습니다!!

로버트가 출루에 성공하자 카메라가 그를 잡았다.

-새빨간 머리가 유독 눈에 들어오네요!

새로운 머리 색과 함께 활약을 이어나가는 로버트였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하퍼를 상대로 블루제이스의 선발투수인 빌 레이어는 전력투구로 상대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4구는 스트라이크가 됩니다! 투, 투에서 하퍼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합니다!

-오늘 빌 레이어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습니다. 하퍼도 노림수를 딱 결정하고 타석에 서야 할 거 같습니다.

해설위원의 말대로였다.

‘레이어의 공이 마지막까지 살아서 들어온다. 초구를 맞았던 게 오히려 그를 더 긴장하게 만든 거야.’

대기 타석에 서 있는 수호는 빌 레이어의 공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퍼 역시 비슷했다.

‘어설프게 공을 노렸다가는 위험하겠는데. 생각보다 공의 위력이 좋다.’

빌 레이어가 던진 공 중 3개는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궤적이 달랐다.

덕분에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는 것보다 차라리 앞에 두는 게 낫겠어.’

빌 레이어의 패스트볼 무브먼트는 홈플레이트 앞에서 일어난다.

즉, 변화가 늦게 발생한다는 소리였기에 그 전에 타격을 가하면 안타를 만들어낼 확률이 높아진다.

문제는 그걸 바로 해낼 수 있는 타격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나라면 가능하지!’

하퍼가 배터박스의 앞에 서면서 타격 자세를 취했다.

그런 하퍼의 변화를 눈치챈 블루제이스의 포수 하파엘의 눈이 빛났다.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겨서 노리는군. 그렇다면 여기에서 한 번 변주를 줘도 되겠어.’

하파엘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사인을 받은 빌 레이어가 고개를 끄덕이고 세트포지션에 들어갔다.

슬쩍 고개를 돌려 2루에 있는 로버트의 리드를 줄이고는 곧장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콰직!!

발이 마운드에 닿는 순간 하체를 돌리며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몸쪽으로 붙어오는 공에 하퍼가 기다렸다는 듯 발을 내디디고 몸을 회전시켰다.

부앙!!

‘걸렸……!’

하퍼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가 공을 낚아채려는 순간.

그의 시야에서 공이 사라졌다.

변화구라는 걸 깨달은 하퍼의 시야가 급히 아래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밑으로 뚝 떨어지고 있는 공이 보였다.

‘스플리터!’

빌 레이어의 주특기 중 하나인 스플리터였다.

패스트볼을 노리던 하퍼의 허를 제대로 찌른 것이다.

하지만 하퍼는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어떻게든 커트를……!’

무게중심을 낮추며 스윙의 궤적을 바꾼 하퍼의 배트가 아슬아슬하게 공을 윗부분을 때렸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크게 바운드된 공!

공이 크게 바운드가 되며 하늘로 치솟았다.

그 사이, 로버트는 3루를 향해 내달렸고 하퍼 역시 1루로 전력질주 했다.

바운드 된 공을 잡은 건 포수 하파엘이었다.

“퍼스트!!”

그런 하파엘의 귀로 투수 빌 레이어의 외침이 들려왔다.

하지만 하파엘은 1루가 아닌 3루를 노렸다.

‘잡을 수 있어!’

“흡!!”

쐐애애액-!!

하파엘은 1루 주자가 아닌 3루 주자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리고 곧장 공을 뿌렸다.

하지만 그건 오판이었다.

촤아아아앗-!!

퍽!

“세이프!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하파엘 선수가 3루를 노렸지만, 로버트의 발이 더 빨랐습니다! 그리고 타자주자 하퍼 선수 역시 살면서 무사의 찬스가 이어집니다!!

-아~ 이건 하파엘의 실수였습니다. 여기에서는 3루가 아닌 1루를 노리면서 아웃 카운트를 올리는 선택을 했어야 합니다.

명백한 오판이었지만, 이미 결과가 나온 뒤였다.

시간을 돌릴 수도 없었기에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건 스노우볼의 시작일 뿐이었다.

-하파엘의 실수가 더욱 뼈저린 것이 만약 하퍼를 잡는 선택을 내렸다면 한수호 선수와의 승부에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겁니다.

-맞습니다. 1루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한수호 선수를 거를 수도 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습니다.

-최근 한수호 선수를 거르는 경기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가 뒤에 이 선수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죠.

카메라가 리얼무토를 비추었다.

-리얼무토가 버티고 있는 이상, 한수호 선수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만루 상황을 만드는 선택을 내릴 수 없을 겁니다.

해설진의 말은 정확했다.

무사 1, 3루의 찬스였지만, 블루제이스의 더그아웃에서 나온 사인은 승부하라는 것이었다.

‘수호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게 된다면 리얼무토를 상대해야 한다. 문제는 그 뒤에도 필리스의 타선이 무섭다는 점이야.’

블루제이스의 감독인 토드 역시 수호와의 승부가 걸리기는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기에 정면승부 사인을 보냈다.

-어제 경기에서 애런 저지가 시즌 53호 홈런을 때려내면서 한수호 선수와의 격차가 다시 1개 차이로 좁혀졌습니다. 과연 오늘 한수호 선수가 달아날 수 있을지! 그의 첫 타석이 시작됩니다!!

타석에 들어선 수호가 타격 자세를 잡았다.

그 모습을 힐끔 바라본 하파엘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전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네.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거지? 나는 루키 시절에 타석에 서기만 해도 심장이 터질 거 같았는데.’

냉정하게 수호의 상태를 체크하면서 하파엘이 사인을 보냈다.

‘긴장하지 않은 이 녀석과 승부를 하더라도 정면에서 덤비는 건 피하고 싶다. 여기에서는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가자고.’

하파엘의 사인에 고개를 끄덕인 빌이 세트포지션에 들어갔다.

여기까지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하파엘이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었다.

바로 빌의 오더를 듣지 않고 자신이 3루로 공을 뿌린 점이다.

그로 인해 위기를 자처했기에 빌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다.

그런데도 하파엘은 빌을 진정시키지 않았다.

이런 작은 스노우볼은 그의 제구력을 흔들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흡!!”

쐐애애액-!!

그 결과.

손에서 떠난 공이 밋밋한 변화를 일으키며 보더라인 안쪽으로 들어갔다.

실투였다.

그리고 수호는 실투를 놓칠 선수가 아니었다.

부웅!!

딱!!

-때렸습니다!! 이 타구…… 좌측 펜스를 넘어갑니다!!

화려하게 배트를 던진 수호가 1루를 향해 유유히 뛰었다.

-첫 타석에서부터 55호 홈런을 작렬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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