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116화
[애런 저지가 터뜨린 51호 홈런! 라이벌을 자극하다!]
[한수호 53호 홈런으로 애런 저지의 선제 홈런에 응수!!]
[서로를 라이벌이라 칭한 두 선수가 각자의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하다!]
같은 경기에서 부딪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언론은 두 사람의 경기내용을 마치 하나의 경기에서 나온 것처럼 자세하게 다루었다.
이런 언론의 기사는 대중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역시 라이벌은 다르네.
-애런 저지가 먼저 선빵 날리니까, 수호가 바로 응수하네.
-이야 저 2개의 차이가 줄어들질 않네.
-수호도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거기에서 초구를 바로 받아치냐?
하지만 더 화제가 된 건 수호의 홈런이었다.
-수호 장외 홈런 봤음?
-ㅇㅇ 진짜 파워 하나는 지리더라.
-당겨친 것도 아니고 밀어쳐서 장외 홈런 실화냐?
-내 눈을 의심했다.
-진짜 그 타구가 그렇게 넘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음.
수호가 기록한 53호 홈런은 장외 홈런이 되었다.
그리고 필리스는 경기가 끝난 뒤, 하나의 보도 자료를 내놓으면서 이 홈런은 더욱 화제가 되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한수호의 홈런을 471피트였던 것으로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 기록은 필리스가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한 이후 기록한 비거리 중 최장거리라고 밝혔습니다.]
471피트.
비거리 약 143m의 홈런이 나온 셈이었다.
그것도 수호가 당겨친 것이 아닌 밀어서 이런 홈런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게 인간이 낼 수 있는 파워냐?
-와…… 파워 하나는 진짜 탈동양…… 아니, 탈인간급이다.
-저런 타구를 밀어서 만들어내는 게 실화냐?
-진짜 말도 안 되는 홈런을 기록했네.
-어떻게 저런 홈런을 만들 수 있지?
-애런 저지가 홈런을 친 것도 대단하지만, 수호의 홈런은 질 자체가 달랐다.
-이번 대결은 솔직히 수호의 승리 아니냐?
-그렇게 봐야 할 듯.
야구팬들은 수호의 홈런에 표를 던지면서 첫 번째 대결은 그의 승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승패를 결정지을 수 없는 대결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어떻게든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싶은 모양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언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라이벌로 지명한 한수호와 애런 저지, 첫 번째 대결은 한수호의 판정승!]
[장외 홈런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한수호!]
[애런 저지는 과연 이런 분위기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모든 언론이 두 사람의 라이벌리에 집중했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 아닌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대중이 이번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지는 수호의 팔로워 숫자에서 알 수 있었다.
“헐…… 하룻밤 사이에 20만 명이 늘었네.”
수호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눈으로 별스타그램의 팔로워가 80만 명이 된 것을 바라봤다.
[ㅋㅋ 라이벌이 이런 게 좋지.]
[메시나 호날두 같은 이런 라이벌 구도는 팬들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임.]
[애런 저지가 먼저 선빵을 날려줘서 고마울 따름이지.]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설마 애런 저지가 자신을 라이벌이라 먼저 지목할 줄은 몰랐다.
올스타전에서 친구처럼 지냈기에 더더욱 말이다.
‘그래도 만나면 좀 서먹할 수도 있겠어요. 사이가 나쁘진 않았었는데.’
[서먹할 게 있나?]
[전혀 없지.]
[맥과이어와 소사도 홈런대결을 펼칠 때 그렇게 언론에서 난리 블루스를 쳤지만, 사이는 좋았음.]
[그러니 사이좋게 약했겠지 ㅋㅋ]
[스테로이드의 냄새를 맡아서 동질감을 느낀 게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네.]
우스갯소리였지만, 실제 두 사람의 스테로이드 의혹이 나왔을 때 인터넷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같이 스테로이드를 맞았으니 그렇게 사이좋았던 게 아니냐면서 말이다.
‘하긴, 경기는 경기고 사생활은 사생활이죠.’
[그렇지.]
[무엇보다 같은 리그에서 뛰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중요한 건 네 경기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거임.]
‘예.’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엄청난 응원은 덤이었다.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었다.
* * *
한수호와 애런 저지의 라이벌 대결은 계속 이어졌다.
딱!!
-때렸습니다!! 애런 저지의 2경기 연속 홈런이 작렬합니다!!
애런 저지는 수호의 활약에 제대로 불이 붙은 듯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장외 홈런에 맞불을 놓았다.
[52호 홈런을 작렬시킨 애런 저지!! 라이벌 한수호와의 격차는 1개로 좁혀졌다!!]
애런 저지가 숫자를 좁히자 수호는 다음 날 곧장 반격의 칼날을 빼 들었다.
딱!!
-한수호 선수 4구를 강타!! 좌측 펜스를 넘기는 홈런입니다!! 시즌 54번째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하는 한수호 선수!!
-애런 저지와의 차이를 다시 2개로 벌렸어요!!
저지가 따라오면 수호도 곧장 달아나면서 2개의 차이를 유지했다.
이런 두 선수의 레이스는 팬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선수들도 자극하기 시작했다.
‘이 자식들…… 완전 기사를 자신들의 활약으로 도배하고 있네.’
‘나도 오늘 홈런을 때렸는데. 내 기사는 달랑 몇 개밖에 없잖아?’
특히 주니어 천하를 만들어냈던 게레로 주니어와 아쿠냐 주니어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를 제패할 거란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왔다.
하지만 올 시즌은 말 그대로 들러리에 불과했다.
문제는 두 사람의 자존심이 그걸 용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딱!!
-때렸습니다!! 게레로 주니어가 배트를 집어 던집니다!! 쓰리런을 작렬시키는 게레로 주니어!! 시즌 50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세 번째로 50홈런을 기록하는 게레로 주니어!!
게레로 주니어가 두 사람의 레이스에 끼어들기 위해 홈런을 수집하는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쿠냐 주니어 역시 같은 리그의 수호를 따라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켰다.
촤아아앗-!!
“세이프!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아쿠냐 주니어가 시즌 38번째 도루에 성공합니다!!
-이번 시즌 40-40클럽 가입까지 단 2개의 도루만 남겨두게 된 아쿠냐 주니어!! 정말 대단합니다!!
-만약 아쿠냐 주니어까지 40-40클럽에 가입한다면 올 시즌에만 2명의 가입자가 생깁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4명밖에 나오지 않았던 40-40클럽의 5번째 주인공이 탄생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6번째 주인공이 기록에 근접하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아쿠냐 주니어였다.
이미 40개의 홈런을 넘긴 그는 8월에 38도루에 성공하면서 40-40클럽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야구팬들은 이러한 리그의 분위기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진짜 왜 이러냐?
-홈런도 그렇고 40-40클럽 가입자도 사실상 2명 탄생할 거 같은데.
-50홈런도 최소 6명 정도는 나올 거 같은데?
-진짜 얘네들 약 빤 거 아니냐?
-이러다가 역대급 약물 스캔 터지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
특히 올드팬들의 우려가 심해졌다.
그들은 00년대부터 메이저리그를 관람해온 이들이었다.
90년대 약물 스캔들이 제대로 터진 것이 2003년 발코 스캔들이었고 연이어 05년 청문회, 07년 미첼 리포트까지 이어졌었다.
2010년대에도 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리그를 대표하던 스타인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한 시대를 모두 경험한 올드팬들이기에 이러한 리그의 분위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메이저리그는 홈런의 시대를 걸어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늘어나고 있는 홈런과 도루, 과연 어떻게 봐야 하는가?]
메이저리그에서 이름 좀 알린다는 전문가들이 칼럼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대부분 이번 홈런은 공인구와 타자들의 시너지 효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타격 메커니즘의 발전 역시 하나의 이유로 들였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타격 메커니즘은 발전하고 투구 메커니즘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투구 메커니즘 역시 발전을 이루며 구속이 크게 증가했다.
타격 역시 정체기를 지나 메커니즘이 꾸준히 발전했고 올 시즌에 그 결과가 피어나고 있는 셈이다.]
즉, 약물의 도움이 아닌 기술의 발전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이들이 많았다.
도루 역시 사무국이 내놓은 공격야구가 빛을 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3년부터 공격야구를 도입하기 위해 수비 시프트의 금지, 베이스의 크기 확대 등. 다양한 룰을 도입했다.
그 결과 매 시즌 각 팀의 도루 개수는 증가했고 올 시즌 적응을 끝낸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달리고 있다 봐야 한다.]
이러한 의견들에 약물을 걱정하는 의견들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사무국 역시 공식성명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선수들을 상대로 철저한 도핑 테스트를 진행 중. 하지만 테스트에서 의심되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도핑 테스트는 더욱 철저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약물과 관련된 걱정은 점점 줄어갔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팬은 이러한 걱정보다도 현재 리그의 분위기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애런 저지! 홈을 떠나기 전에 뉴욕 팬들을 위해 쓰리런 홈런을 작렬!! 시즌 첫 번째 100타점을 돌파하다!!]
애런 저지가 시즌 53번째 홈런과 함께 시즌 100타점을 넘어섰다.
아직 수호가 넘지 못한 기록 중 하나를 가장 먼저 돌파하면서 제대로 수호에게 한 방을 날린 셈이다.
하지만 수호 역시 그대로 맞고만 있지는 않았다.
딱!!
-한수호 선수의 벼락같은 스윙!! 이번 타구…… 중앙 펜스를 넘는 홈런입니다!! 시즌 55번째 홈런을 작렬하는 한수호 선수!! 팀의 10연승 행진을 이끕니다!!
수호가 다시 55번째 홈런을 작렬시켰다.
그리고 이 홈런은 소속팀 필리스의 이번 시즌 첫 두 자릿수 연승을 결정짓는 홈런이 되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즌 첫 10연승에 성공하다!]
[메츠에게서 1위를 탈환한 이후 연승을 이어온 필리스!! 이제는 내셔널리그 전체 1위를 노리다!!]
[후반기 엄청난 페이스로 승리를 수집하기 시작한 필리스! 내셔널리그의 패자인 LA다저스를 맹렬하게 뒤쫓는다!!]
필리스의 시즌 10연승은 이번 시즌 처음이었다.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건 필리스의 투타 밸런스가 그만큼 잘 맞아떨어졌다는 소리였다.
“으하하! 10연승이다!!”
“오늘 같은 날 샴페인이라도 터뜨려야 하는 거 아니야?!!”
“캡틴!! 한잔해야지?!!”
“으하하! 당연하지! 오늘은 내가 쏜다!! 스케줄 없는 녀석들 모두 경기 끝나고 남아!!”
하퍼의 외침에 클럽하우스가 들썩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매디슨 감독이 나서려는 순간, 마크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내버려 두세요. 어차피 이동일이니 전용기에서 가볍게 한 잔 정도 하게 해주죠, 뭐.”
“괜찮겠습니까?”
“다들 프로니까, 알아서 조절할 겁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죠.”
매디슨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선수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감독이나 단장이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결국 메이저리그는 선수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이었으니 말이다.
마크가 선수들을 보며 외쳤다.
“오늘 샴페인은 전용기에 준비할 테니! 다들 이동합시다!!”
“오~ 단장 최고!!”
“좋아! 그럼 내가 최고급 샴페인을 따로 준비하지!!”
단장의 제안에 클럽하우스가 다시 들썩였다.
그 어느 때보다 들뜬 클럽하우스를 보며 수호 역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크으…… 이게 메이저리그지.’
[ㅇㅈ]
[클럽하우스가 이런 분위기여야지!]
[처음에는 단장이 좀 재수 없었는데, 좀 즐길 줄 아네.]
[ㅇㅇ 분위기를 망치질 않네.]
[수호 너도 축제를 즐겨라.]
‘옙!’
이날.
이동하는 필리스의 전용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푸짐한 음식과 샴페인이 준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