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100화 (99/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00화

2차전.

메츠의 반격이 시작됐다.

딱!!

-때렸습니다! 피트 알론소의 이번 타구!! 좌중간을 가릅니다! 3루 주자, 2루 주자 모두 홈으로 들어오면서 메츠가 2 대 0으로 앞서나갑니다!!

전날 선취점을 내주었던 메츠는 1회 초 필리스가 점수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점수를 올렸다.

잭이 잘 던진 바깥쪽 패스트볼을 피트 알론소가 잘 때려내면서 장타로 만들어냈다.

-1차전과 달리 선취점을 낸 메츠가 리드를 잘 지켜내고 있습니다!

2점의 리드는 4회까지 이어졌다.

메츠의 선발투수인 조나단의 투구가 안정적인 게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 이유는 수호를 상대하는 메츠의 자세에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한수호 선수는 두 번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철저하게 메츠에게 제외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수호 선수의 장타력과 주력을 염두에 둔 작전으로 보입니다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제외시키는 건 의외입니다.

메츠는 수호에게 아예 기회를 주지 않았다.

물론 누상에 나간다면 그의 주력이 빛을 발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오늘 로버트가 매 타석 출루에 성공하면서 수호가 주력을 뽐낼 기회가 없었다.

‘주자가 있으니 도루도 어렵군. 그렇다고 더블스틸을 할 만한 상황도 아니고.’

매디슨 감독은 이런 메츠의 작전에 당황했다.

설마 2번에 배치한 게 독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 부분은 잘 생각해 봐야겠어.’

매디슨이 수호의 활용도를 고민하는 사이, 오랜만에 필리스의 공격이 시작됐다.

딱!!

-때렸습니다! 2루수 옆을 통과하는 타구!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에 성공합니다!

선두타자에 이어.

딱!!

-연속 안타! 무사 1, 3루의 찬스가 이어집니다!

순식간에 주자가 쌓였다.

그리고 타석으로 수호가 들어섰다.

-한수호 선수의 앞에 두 명의 주자가 쌓인 상황! 과연 메츠는 이번에도 그를 볼넷으로 내보낼까요?

이번에는 볼넷으로 내보낼 생각이 없는 듯, 메츠 더그아웃이 포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무사만루의 찬스에서 하퍼나 리얼무토를 상대하는 것도 상당히 골치 아프다.’

필리스에서 수호가 가장 무섭지만, 그 뒤를 받치고 있는 하퍼나 리얼무토 역시 한 방을 가지고 있었다.

괜히 무사만루를 만들어 위기를 자초할 이유는 없었다.

‘아무리 한수호라 하더라도 항상 홈런을 때릴 순 없다.’

무엇보다 같은 지구에 속해 있는 수호와의 승부를 항상 피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승부가 필요한 구간에서는 확실히 승부할 필요가 있었다.

‘최대한 어렵게 승부하도록 해.’

맨틀 감독의 지시에 포수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사인을 교환한 메츠의 배터리가 1구를 던집니다!

쐐애애액-!

뻐억!!

“스트라이크!!”

-바깥쪽 낮은 코스를 찌르는 스트라이크!

-메츠가 승부를 보겠다는 결정을 내린 거 같네요.

1구를 지켜본 수호가 타석에서 물러나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피하지 않겠다는 거네요.’

[하퍼나 리얼무토도 무서우니까.]

[걔들이 안타 치면 공격이 계속 이어지잖아.]

[그럴 바에는 승부를 하겠다는 결론을 낸 거겠지.]

자신이 감독이라 하더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다.

다만, 자신이었다면 투수를 바꾸지 않았을까 싶었다.

‘뭐, 내 선택이 정답이 될 순 없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저쪽의 사정이고 내가 해야 할 건 하나다.’

승부를 보겠다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앞에 타석에서는 메츠가 거를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집중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후우……!”

집중력을 끌어올린 그가 타석에 섰다.

* * *

퍽!

“볼.”

-2구 떨어지는 커브! 하지만 한수호 선수는 배트를 움직이지 않습니다.

변화구를 여유롭게 걸러낸 수호의 시선이 투수에게 고정되었다.

‘초구는 패스트볼, 2구는 커브였다면 3구에서 선택지가 많아진다.’

수호는 자신이 포수로 투수를 리드한다 생각하고 선택지를 떠올렸다.

‘첫 번째는 다시 변화구를 던지는 거다. 이 경우 투수가 변화구에 눈에 익었을 테니 더 정확하게 빼는 걸로 갈 거야.’

문제는 이럴 경우 볼카운트가 투수에게 불리해진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패스트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거지. 하지만 이건 상대가 나이기에 제외시킬 가능성도 높다.’

수호는 패스트볼에 강한 타자였다.

그걸 던진다면 수호가 홈런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세 번째 안이 되겠지.’

패스트볼이면서 변화구와 같은 성질을 가진 공.

그중에서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공이라면 하나밖에 없었다.

‘커터.’

칼날처럼 휘어져 나간다 해서 붙여진 별칭인 커터의 정식 명칭은 컷패스트볼이었다.

패스트볼처럼 들어오다 슬라이더처럼 휘어져 나가기에 정타를 만들기 어렵다.

모르고 대응한다면 말이다.

‘이번에는 이걸로 정했다.’

노림수를 결정한 수호가 타격 자세를 취했다.

뒤이어 사인을 교환한 메츠의 투수가 세트포지션에서 슬라이드 스텝을 밟았다.

타닥!

“흡!!”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다시 한번 노렸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초구와 같은 코스로 날아오는 포심 패스트볼이라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호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배트를 휘둘렀다.

부웅!!

배트가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는 순간, 공에 회전이 걸리며 바깥쪽으로 흘러나갔다.

하지만 배트의 궤적에서 어긋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휘어져 나갈 것을 염두에 둔 스윙이었기 때문이다.

딱!!

-때렸습니다!!

맞는 순간 수호는 깨달았다.

‘빗맞았다!’

공의 변화가 자신의 생각보다 더 크게 일어났다.

아마 공에 힘을 주는 방식을 바꾼 거겠지.

중요한 건 왜 더 변화를 했느냐가 아니다.

정타를 만들지 못함으로서 타구가 펜스를 넘지 못할 거라는 게 중요했다.

[달려!]

루 브록의 채팅이 신호탄이 되었다.

수호는 배트를 던졌다.

평소처럼 시원한 빠던이 아니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던지고 1루로 내달렸다.

주자들도 상황을 판단하고 뛰기 시작했다.

툭!

-우익수 키를 넘겨 떨어진 타구! 라인 밖으로 굴러갑니다!!

-그라운드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향하고 있어요!

-3루 주자 홈으로! 그리고 1루 주자도 2루를 돌아 3루를 통과합니다!

로버트 역시 뛰어난 주루 플레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타구가 떨어지는 순간, 홈까지 파고들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그렇기에 멈추지 않고 홈까지 내달렸다.

망설임이 없었기에 그가 홈까지 들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수호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

로버트는 맹렬하게 2루를 지나고 있는 수호를 발견했다.

자신이 아직 홈을 밟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2루를 지난 그의 움직임에는 브레이크라는 게 없었다.

‘설마 홈까지 노리려는 건가?’

가능성은 충분했다.

로버트가 고개를 들어 외야를 바라봤다.

거기에는 이제야 공을 잡고 있는 우익수가 보였다.

“홈인.”

뒤이어 홈을 밟은 로버트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배트를 치우고 자신을 반기는 동료에게 옆으로 비키라는 신호를 보냈다.

“비켜, 비켜!”

“응? 왜?”

“홈으로 들어올 거야.”

그 소리에 동료 역시 고개를 들어 3루 베이스에 도착하고 있는 수호를 발견했다.

우익수가 던진 송구는 홈으로 향하지 않고 외야 필드까지 마중 나간 2루수에게 날아가고 있는 상황.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수호는 멈추지 않고 베이스를 통과해 홈을 노렸다.

“빽홈!!”

포수의 외침에 2루수가 몸을 돌리며 곧장 홈으로 공을 뿌렸다.

홈까지는 절반 정도의 거리가 남아 있었다.

상황을 모두 보고 있던 로버트가 손을 왼쪽으로 뻗으며 수호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왼쪽으로 슬라이딩해서 들어와!’

그의 지시는 정확했다.

송구는 홈플레이트 기준 오른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포수가 잡는다면 태그를 위해 몸을 틀어야 했다.

그 동작과 수호가 왼쪽으로 비끼듯 슬라이딩을 하면 태그에 더 시간이 필요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로버트의 지시에 수호가 몸을 날렸다.

촤아아앗-!!

그의 상체가 땅에 쓸리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거의 동시에 포구를 한 포수가 몸을 틀어 수호를 향해 미트를 내밀었다.

-공이냐 손이냐!!

수호의 눈에 포수의 미트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늦었다.’

자신의 손이 더 늦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미트가 움직이는 동선을 확인했다.

정확히 동선을 확인한 뒤 몸을 비틀어 왼손을 뒤로 뺐다.

자연스레 옆구리로 슬라이딩을 하게 되자 포수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 앞을 지나갔다.

파팟-!!

촤아아앗-!!

그대로 홈플레이트를 지나친 수호의 모습에 다급히 몸을 일으킨 포수가 달려와 그의 어깨를 터치했다.

하지만.

“세이프!!”

구심의 손은 좌우로 펼쳐졌다.

-세이프입니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하는 한수호 선수!!

발로 만드는 홈런인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하는 수호였다.

하지만 그의 이런 기록에 메츠 더그아웃은 곧바로 움직였다.

-아~ 여기에서 메츠의 맨틀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합니다!

-아마 홈플레이트를 태그하지 않았을 거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그만큼 빠르게 홈플레이트를 지나쳤죠?

-맞습니다.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태그를 피하기 위해 몸을 사선으로 기울었으니 홈플레이트를 스치지 않았거든요.

비디오 판독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을 때.

중계화면을 통해 슬로우 화면이 먼저 나왔다.

-슬로우 화면을 함께 보시죠. 처음에는 정상적인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공이 일찍 도착해서인지 여기에서 몸을 기울였네요.

-태그를 피하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다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했느냐인데요.

과거라면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흙먼지가 많이 피어올랐다.

-아쉽게도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네요. 다른 각도로 한번 확인해 보고 싶은데요.

과거와 달리 중계기술이 발전하면서 베이스 터치와 관련해 여러 각도에서 확인이 가능해졌다.

해설위원의 바람대로 각도가 바뀌면서 흙먼지가 일어나는 곳이 아닌 로버트가 서 있던 각도에서 홈플레이트를 비추었다.

-여기라면 정확히 확인이 가능하겠네요.

-태그는 확실히 피한 걸로 보이죠?

-예. 태그는 피했고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건 역시 베이스 태그입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영상이 슬로우로 흘러갔다.

태그를 피하고 홈플레이트 앞을 지나는 찰나, 수호의 손이 움직여 홈플레이트의 모서리 부분을 정확히 터치했다.

-아~! 터치했습니다! 분명 손을 뻗어서 찰나의 순간에 홈플레이트를 터치하고 지나갔네요!

-이건 세이프입니다! 이 각도로 보니 확실히 보이네요! 이건 누가 보더라도 세이프예요!!

때마침 비디오 판독을 끝낸 주심이 헤드폰을 벗으며 손을 좌우로 펼쳐 보였다.

-세이프입니다!! 원심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한수호 선수가 커리어 첫 번째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합니다!!

-30-30클럽을 기록한 것도 모자라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라니!! 정말 대단합니다!!

-이 역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연소 기록입니다!

-레코드 브레이커! 한수호 선수가 왜 이런 별명을 얻었는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한 수호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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