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90화 (89/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90화

피트 알론소가 먼저 타석에 섰다.

-2022시즌까지 홈런더비에 참가했었던 피트 알론소, 이후에는 개인 사정으로 매번 고사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74개의 기록은 여전히 홈런 1위에 올라 있습니다.

-19시즌, 21시즌, 22시즌. 단 3번 참여하면서 이런 기록을 남겼다는 게 정말 경이롭습니다.

-과연 그가 8강에서 어떤 기록을 남길지 궁금합니다!

수호는 대기 타석에서 피트 알론소의 타격을 바라봤다.

‘무려 5년 만의 참가이지만, 홈런더비에서는 무적의 모습을 보여주던 알론소다. 이전과 달라질 게 거의 없을 거야.’

[경험은 무시 못 하지.]

[그동안 부상이나 성적 부진으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태고.]

[처음부터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네.]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어쩌면 이번 홈런더비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8강에서부터 만났다.

그리고 그 우려는 곧 현실이 되었다.

딱!!

-마지막 공을 때렸습니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 피트 알론소가 3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본인의 단일 라운드 최다 기록을 넘어섭니다!!

-아~ 정말 엄청납니다! 이제는 베테랑이 된 알론소! 그가 왜 홈런더비의 황제인지 보여주는 엄청난 기록이 나왔습니다!

단일 라운드 37개.

피트 알론소 개인이 보유했던 35개 기록을 넘어섰다.

수호에게는 커다란 벽이 눈앞에 나타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한수호 선수가 과연 37개의 홈런을 넘어서서 그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까요?

-이제 그 답을 알 수 있을 겁니다! 타석으로 한수호 선수가! 그리고 배팅볼을 던져주기 위해 올 시즌 그와 퍼펙트게임을 합작했던 잭 휠러가 들어섭니다!

수호는 이번 배팅볼 파트너로 휠러를 택했다.

사실 수호는 배팅볼을 던져주던 직원과 호흡을 맞출 생각이었다.

미국까지 부를 만한 은사가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휠러가 먼저 다가와 그에게 제안하면서 이번 홈런더비의 파트너가 정해졌다.

“후우…….”

타석에 선 수호는 심호흡을 뱉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홈런더비 8강에서 떨어지면 쪽팔리겠다.]

[ㅋㅋㅋ 홈런 1위가 더비 8강에서 떨어진다? 이것만큼 큰 이슈는 없을 듯.]

‘그렇게 도발해 주지 않으셔도…….’

레전드들은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해댔다.

수호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그걸 뻔히 아는 수호가 타격 자세를 취했다.

‘전력을 다할 겁니다.’

[머쓱…….]

[ㅋㅋㅋ 수호가 방심할 리가 없잖냐.]

[제대로 칠 거니까. 그냥 지켜봐라.]

수호를 처음부터 봐온 레전드들은 그를 믿으며 홈런더비를 지켜봤다.

“간다!”

휠러의 외침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볍게 공을 던졌다.

홈런더비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배팅볼을 던져주는 투수의 능력이었다.

치기 좋은 위치로 공을 꾸준히 던져줘야 했고 속도도 너무 느려서는 안 된다.

치기 좋은 위치로 적당한 구속으로 던지는 것.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플 정도로 어려운 이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그리고 잭 휠러는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흡!”

쐐애액-!!

초구가 가슴 높이로 들어왔다.

구속도 적당했다.

80마일 중반쯤?

볼의 무브먼트도 심하지 않았다.

스트레이트 패스트볼에 가까운 움직임.

[때리라고 제대로 던져주네.]

레전드들의 말에 동의하면서 수호가 스트라이드를 내디뎠다.

“흡!!”

뒤이어 숨을 멈추며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후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돌아간 배트가 히팅 포인트에 도착한 공을 그대로 후려쳤다.

따악!!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 볼 필요도 없습니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

-비거리가 무려 445피트를 기록하는 대형 홈런을 초구부터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홈런 1위다운 스타트입니다!!

수호가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 * *

홈런더비가 열리기 전.

도박사들의 배당률은 수호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당연한 결과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 수호다.

배당률이 높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상대가 피트 알론소라는 점이 약간의 반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딱!!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타구, 중앙 담장을 넘어가면서 38번째 홈런을 기록하는 한수호 선수! 피트 알론소의 37개 기록을 넘어섭니다!!

-엄청난 페이스로 피트 알론소를 넘어선 한수호 선수!! 4강 진출을 확정합니다!!

수호는 가볍게 피트 알론소의 37개 기록을 넘어서면서 그를 꺾었다.

알론소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수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괴물 같은 자식. 너무 쉽게 내 기록을 넘어서는 거 아니야?”

“오늘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그래. 그 좋은 컨디션으로 부디 우승을 해주라. 이왕이면 내 기록까지 모두 깨버리고.”

“꼭 모두 깨버리겠습니다.”

“대답 한번 마음에 드네.”

망설이지 않는 수호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피트 알론소가 수호의 손을 잡고 높게 치켜들었다.

-피트 알론소가 승자인 한수호 선수의 손을 들어주면서 패배를 인정합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홈런더비의 황제 피트 알론소! 황제답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도 멋있습니다!!

-한수호 선수가 한국인 선수 최초로 첫 라운드를 돌파하면서 두 번째 라운드에 진출하게 됩니다!!

수호가 4강에 진출했다.

* * *

세 번째 8강.

-홈런더비의 새로운 역사를 썼던 게레로 주니어가 31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4강에 진출합니다!!

단일 라운드 40개, 단일 더비 최다인 91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게레로 주니어가 4강에 안착하면서 자신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8강인 오타니 쇼헤이와 아쿠냐 주니어의 맞대결이 이어졌다.

-오타니 쇼헤이가 이번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인끼리의 대결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아쿠냐 주니어가 이기더라도 내셔널리그 홈런왕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두 선수의 대결이기에 흥행 요소는 충분하죠.

오타니 쇼헤이와 아쿠냐 주니어.

두 명 모두 34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상황.

오타니 쇼헤이는 애런 저지, 게레로 주니어에 이어 3위인 반면 아쿠냐 주니어는 수호에 이어 2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오건 이상하지 않을 게 두 선수의 대결이었다.

-아쿠냐 주니어가 먼저 타석에 섰습니다!

수호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쿠냐 주니어는 21세기 최고의 5툴 플레이어가 될 거란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면서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사람들은 홈런더비에서도 그 명성이 이어지길 바랐다.

딱!!

-마지막 타구! 우측 담장을 넘어가면서 28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아쿠냐 주니어 선수입니다!

30개를 넘진 못한 게 아쉬운 듯 아쿠냐 주니어가 가볍게 배트를 돌리며 타석에서 물러났다.

확실히 앞서 4강에 진출한 선수들에 비하며 부족한 숫자.

하지만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앞에 나온 선수들이 워낙 괴물 같은 성적을 올려서 그렇지 28개의 홈런 역시 훌륭한 성적입니다!

-하지만 안정권이란 생각은 들지 않네요. 타석에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가 들어섭니다!

-확실히 이 선수를 상대로는 안정권이란 생각이 들지 않네요.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보던 수호의 곁으로 잭 휠러가 다가왔다.

“넌 누가 이길 거 같냐?”

“누가 이길지 잘 모르겠는데. 이왕이면 이겼으면 하는 선수는 있습니다.”

“누군데?”

“오타니요.”

“오타니? 왜?”

“아쿠냐보다 오타니의 인기가 더 높잖아요.”

수호의 대답에 잭 휠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홈런더비는 이벤트니까. 이왕이면 팬들이 더 관심 있을 만한 대진으로 붙는 게 좋지 않습니까? 그러니 오타니가 이겼으면 합니다.”

맞는 말이었다.

팬들은 수호와 오타니의 대결을 원했다.

한일전이란 특수한 상황은 한국에서나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미국 현지에서는 한일 관계가 좋지 않다는 걸 모르는 팬들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수호와 오타니가 붙는 걸 바라는 이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두 선수의 인기가 더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무국 역시 이런 사실 때문에 둘의 대결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에 충족하듯 오타니가 빠르게 홈런을 적립해 나갔다.

딱!!

-때렸습니다! 10번째 홈런을 돌파하는 오타니 쇼헤이!

-매우 여유 있는 시간에 10개의 홈런을 돌파하네요!

10개를 넘어선 오타니는 멈추지 않고 홈런을 수집했다.

딱!!

-이번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갑니다! 비거리는 무려 480피트가 나옵니다!

-2016년 이후 스탯캐스트가 도입되고 홈런더비에서 500피트 이상 홈런을 가장 많이 기록했던 오타니 쇼헤이의 파워가 발동합니다!

20개의 홈런을 480피트라는 초장거리포를 터뜨렸다.

딱!!

-이번 타구는 중앙 펜스를 넘깁니다! 아쿠냐 주니어와 동률인 28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오타니 쇼헤이!

-아직 시간은 15초가 남았습니다! 과연 여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것인가?!

공이 던져졌고 오타니는 가슴 높이로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맞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우측 담장을 넘기는 29번째 타구!! 오타니 쇼헤이가 4강에 진출합니다!

수호와 오타니의 대결이 확정되었음을.

* * *

4강 첫 대결.

애런 저지와 게레로 주니어.

괴수 대격돌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의 대결이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1, 2위의 대결이 홈런더비에서 펼쳐집니다!!

-애런 저지와 게레로 주니어의 대결이라니! 벌써부터 흥분됩니다!!

두 선수의 대결은 치열했다.

딱!!

-애런 저지의 마지막 타구가 담장을 넘어갑니다! 39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애런 저지!!

-1차전 31개에 이어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냅니다!

애런 저지는 몸이 풀린 듯 39개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는 역대 홈런더비 단일 라운드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애런 저지의 엄청난 기록이 터졌지만, 아직 이 선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일 라운드 신기록 보유자인 게레로 주니어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39개라면 안정권이란 생각이 들지만 상대가 40개를 때려냈었던 게레로 주니어이기에 아직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게레로 주니어가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그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메이저리그의 홈런더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게레로 주니어.

그가 애런 저지를 잡기 위해 빠른 속도로 홈런을 추가해 나갔다.

딱!!

-넘어갔습니다!! 경기 시작 40초 만에 홈런 10개를 기록하는 게레로 주니어!!

-애런 저지의 56초보다 빠른 속도입니다!

홈런더비는 4분, 240초의 시간으로 진행된다.

39개의 홈런을 때렸던 애런 저지보다 빠른 속도로 홈런을 적립해 나가는 게레로 주니어의 모습에 사람들의 기대감이 증폭됐다.

하지만 초반의 페이스가 중반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타구도 펜스를 넘지 못하면서 29개에서 홈런이 멈추는 게레로 주니어!! 여기에서 타임아웃을 신청합니다!

-한숨을 돌리고 페이스를 찾는 게 우선입니다!

45초 타임아웃을 사용한 게레로 주니어가 다시 타석에 섰다.

그리고 이전의 부진이 거짓말이라는 듯 다시 홈런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딱!!

-이건 넘어갔습니다! 좌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 30번째 홈런을 추가합니다!!

타임아웃을 사용하면서 다시 홈런을 추가하기 시작한 게레로 주니어가 막판 스퍼트를 냈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타격 페이스를 본래대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딱!!

-마지막 타구가 중앙 담장을 넘지 못하면서 37개의 기록으로 홈런더비를 마무리하는 게레로 주니어! 애런 저지가 결승에 올라갑니다!!

-비록 4강에서 떨어졌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은 게레로 주니어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선수가 악수를 나누며 4강 첫 번째 경기가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 필리스의 한수호 선수와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의 한일전이 메이저리그 홈런더비에서 펼쳐집니다!!

선공을 위해 오타니 쇼헤이가 타석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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