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메이저리거 89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한수호 선수가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레코드 브레이커 한수호가 전반기 40홈런을 달성함으로써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작성하다.]
[베이브 루스, 로저 매리스,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배리 본즈 등. 누구도 넘지 못했던 전반기 40홈런 고지에 오른 한수호!]
[40홈런으로 화려한 전반기 피날레를 알린 한수호! 시즌 MVP가 보인다!]
미국, 일본, 한국, 대만, 중국 등.
모든 언론이 수호의 전반기 40홈런을 특집으로 내보냈다.
한국은 아예 공중파 채널의 저녁 뉴스에서 그의 소식을 전했다.
[메이저리그의 한수호 선수가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전반기 40홈런을 달성했습니다.]
스포츠 뉴스가 아닌 메인 뉴스에 메이저리그의 소식이 전해지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이번 소식은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었다.
-한수호 진짜 미쳤다.
-이러다가 70홈런도 넘는 거 아니냐?
-진짜 이제 가능할 거 같아서 무섭다.
-60홈런은 넘겠지?
└정말 삽질하지 않는 이상 쌉가능.
-부상만 아니면 60홈런은 그냥 넘겠지.
-어디서 이런 선수가 툭 튀어나왔는지 모르겠다.
-이런 애를 WBC에 안 내보내는 거 실화냐?
└너무 늦게 등장했으니까, 어쩔 수 없지.
수호의 국가대표 합류는 결국 불발됐다.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사실 수호를 합류시키는 데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결국 기술위원회는 수호의 합류가 없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일단락되었다.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기록을 세운 한수호 선수는 올스타전 합류를 위해 뉴욕으로 떠났습니다. 이번 올스타전 투표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한수호 선수는 여기에서도 역대 메이저리거 중 가장 많은 득표수인 2,433만 표를 얻으며 전체 선수 중 당당히 1위를 얻어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는 올스타 투표 방식을 바꾸었다.
기존의 2단계 투표방식은 득표수에서 과거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득표수가 많다는 게 좋은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직접적으로 보이는 수치니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했다.
그렇기에 사무국은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갔고 첫 도입부터 수호가 신기록을 작성,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올스타전에 합류하게 될 한수호 선수는 첫날, 홈런더비에 참가할 계획입니다.]
홈런더비는 올스타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선발된 타자들이 모여 홈런을 때리는 이벤트로 올스타전의 결과보다 홈런더비의 결과에 더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만큼 홈런더비는 인기가 높은 이벤트로 여기에 나간다는 거 자체가 홈런타자라는 징표이기도 했다.
[이번 홈런더비에는 한수호(40개), 애런 저지(37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36개), 오타니 쇼헤이(34개), 아쿠냐 주니어(34개) 등 홈런 상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2019시즌 모든 라운드를 통틀어 91개를 때려내며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홈런더비 출전 명단은 화려했다.
-와……이번 시즌 올스타 홈런더비는 역대급이네.
-전반기 30홈런 넘은 애들이 왜 이렇게 많냐?
-여기에 타티스 주니어, 알론소, 소토, 알바레스, 트라웃 등등. 진짜 미쳤네.
-20홈런 넘은 애들도 역대급으로 많은 시즌임.
-올 시즌 괜히 투수들 평자가 높은 게 아님.
-이런 시즌에 1위가 한국인 루키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긴 하지.
-그래도 전반기 40홈런은 말도 안 되긴 함.
-홈런더비에서도 우승하면 좋겠다.
본래 홈런더비는 그렇게 인기 있는 이벤트가 아니다.
아무래도 홈런만을 노리는 스윙을 하기에 선수들의 스윙 메커니즘은 무너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되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홈런더비에 뽑히더라도 불참하는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상금이 걸리면서 부상이 아니면 웬만하면 다들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거기에 올 시즌은 선수들 간의 자존심 대결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 2위를 달리는 한수호와 애런 저지의 더비 대결이 펼쳐질 것인가?]
특히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와 한수호의 대결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두 선수는 시즌에서도 마주쳐 역대급 대결을 펼쳤었기에 팬들이 더욱 기대를 가졌다.
그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얻고 있는 수호는 구단주가 내준 전용기에서 편히 쉬고 있었다.
“여러분! 이게 바로 메이저리그 클라스예요! 이거 보세요!!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될 오빠를 위해 전용기까지 준비해 주었다니까요! 제가 올 때 퍼스트클래스 타고 온 거 올렸었죠? 전용기는 그것보다 백만 배는 더 좋아요!!”
동생 수빈이가 뛰어다니며 전용기를 찍는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네 동생 적응력 쩌네.]
[한국에 내버려 두고 와서 걱정했는데. 할 필요가 없었구나.]
‘그래도 저런 모습이 오히려 낫죠. 주눅 들어 있었으면 더 신경 썼을 거예요.’
[그건 그렇지.]
[무엇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하는 게 보기 좋네.]
[이제 네가 지원만 제대로 해주면 되겠다.]
‘그래야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자기가 원하는 걸 찾아서 성공하는 시대가 됐다.
그리고 수빈이는 벌써 그걸 찾았다.
자신이 해야 할 건 응원과 지원밖에 없었다.
‘너도 전생에는 해보지 못했던 걸 열심히 해봐.’
수빈 역시 전생에는 현실 때문에 꿈을 포기했었다.
자신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번 삶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부모님이 해주지 못한 만큼 자신이 해줄 생각이었다.
“오빠! 여기 보면서 손 한번 흔들어줘!!”
수빈이의 외침에 상념을 깨고 손을 흔들었다.
해맑게 웃는 동생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수호였다.
* * *
올스타전은 이틀에 걸쳐서 열린다.
첫날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올스타전이 열린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선수명단이었기에 사무국은 이 경기 앞에 홈런더비를 배치했다.
홈런더비에 참가한 선수들이 많은 홈런을 때리면서 소모한 체력을 하룻동안 회복할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었기에 좋은 선택이었다.
그외에도 팬서비스를 위한 사인회나 만남의 시간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기에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한, 사인회장으로 이동할게요.”
경기장에 도착한 수호는 바쁘게 움직였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답게 사인회부터 팬들과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에서 불려갔다.
“수호, 오랜만이네.”
팬사인회를 위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호에게 거구의 사내가 다가왔다.
현재 그와 함께 메이저리그 홈런 순위를 다투고 있는 애런 저지였다.
“잘 지내셨어요?”
“나야 언제나 잘 지냈지. 벌써 40개를 때리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 나도 좀 기다려 줘야지.”
“하하! 도망칠 수 있을 때 열심히 도망칠 생각입니다.”
“곧 따라가 줄 테니 각오 단단히 하라고.”
두 사람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대화를 이어나갔다.
특히 저지가 수호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건 주변의 선수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헤이, 저지. 너 언제부터 그렇게 한국말을 잘하게 된 거야?”
게레로 주니어의 질문에 애런 저지가 별거 아니라는 듯 답했다.
“우리 형이 한국인이야. 덕분에 한국말은 웬만한 수준은 할 수 있지.”
“오~ 그래? 나도 요즘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데. 한, 네가 좋아하는 케이팝 가수는 누구야?”
“나? 음, 나는 딱히 없는데.”
“딱히 없다고? 여기에선 당연히 레드퍼플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하하…… 레드퍼플 팬이야?”
“당연하지! 요즘 가장 핫한 케이팝 가수잖아!”
게레로 주니어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열변을 토했다.
확실히 최근 케이팝을 대표하는 여자 아이돌이라고 한다면 레드퍼플이 있었다.
“레드퍼플도 좋지만, 나는 배드 보이즈가 좋더라고.”
“배드 보이즈도 좋지. 하여간 요즘 케이팝 뮤직은 정말 최고야. 그러니 한, 너도 꼭 듣도록 해!”
“으응. 알았어.”
[한국인이 미국인한테 아이돌 영업을 당하네.]
[원래 반대여야 하지 않냐?]
‘그러게요.’
[확실히 옛날하고는 많이 달라졌네.]
[우리 때는 케이팝은커녕 한국이 어딘지도 몰랐지.]
[나는 알았다.]
[나도. 비행기 타고 한국 상공을 날아다녔지.]
[너네는 전쟁하러 다녔던 거고!]
레전드들이 투덕거리는 사이 사인회의 시간이 다가왔다.
수호는 게레로 주니어, 애런 저지 등.
다른 선수들과 함께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오랜만에 그들과의 시간을 보냈다.
* * *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홈런더비에 흥행 요소를 집중시켰다.
그중 첫 번째가 상금이었다.
-이번 홈런더비에서 우승하면 2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기존의 백만 달러에서 2배로 올려 참가 선수들의 의욕에 불을 지피기로 한 거죠.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는 적은 돈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200만 달러를 이벤트로 받는다는 건 분명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특히 최저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는 부가수입으로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다.
-두 번째는 대진표가 있습니다.
사무국은 이번 홈런더비에 본격적인지 대진표를 계산적으로 짰다.
1라운드부터 라이벌리에 속하는 팀의 선수들이 붙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레드삭스의 라파엘과 붙는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리인 양키스와 레드삭스를 대표하는 타자들의 대결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죠.
-맞습니다. 그리고 한수호 선수는 1라운드에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와 같은 조에 포진되었습니다.
필리스와 뉴욕 메츠.
두 팀의 관계는 라이벌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수호가 나온다는 거 자체가 화제였다.
거기에 상대는 피트 알론소였다.
홈런더비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한 선수이자 최다 우승 2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전통적인 강자와 신성의 대결로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게레로 주니어는 타티스 주니어와 붙으면서 주니어 대전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는 아쿠냐 주니어와 맞붙게 되네요. 만약 한수호 선수와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8강을 모두 통과한다면 4강에서 맞붙게 됩니다.
-홈런더비 역사상 최초로 한일전이 펼쳐질 수 있겠네요.
그 외에도 흥미로운 대진들이 줄을 이었다.
이번 홈런더비에서 가장 적은 홈런을 때린 선수는 32개로 타티스 주니어였다.
이는 역대 메이저리그 홈런더비 기록 중 가장 높은 홈런 개수였다.
-과연 이번 홈런더비가 어떻게 끝날지! 8강 첫 경기인 애런 저지와 라파엘 도슨이 홈런더비의 포문을 엽니다!
8강 첫 번째 경기.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2위인 애런 저지가 먼저 타석에 들어섰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지만 애런 저지는 아직 홈런더비 우승이 없는 상태였다.
이에 대해 팬들은 애런 저지가 홈런더비에선 살살 때리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였다.
그만큼 애런 저지의 이름값에 맞지 않는 성적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딱!!
-때렸습니다!! 이번 타구도 우측 담장을 넘기는 애런 저지! 20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올해는 달랐다.
초반부터 엄청난 페이스로 홈런을 수집하더니 시간이 모두 끝날 때까지 홈런을 때려냈다.
딱!!
-마지막 타구! 중앙 담장을 넘기면서 애런 저지가 31개의 홈런을 때려냅니다!!
-단일 라운드 31개의 홈런은 공동 5위에 오를 수 있는 기록입니다! 또한 애런 저지 개인 단일 라운드 최다 홈런 기록이기도 하고요!
-오늘의 애런 저지는 다르군요!
애런 저지의 장타력이 폭발했다.
그리고 이 기록을 라파엘 도슨이 넘어서질 못했다.
딱!!
-마지막 타구! 아쉽게 중앙 담장을 넘지 못하며 17개의 기록으로 라파엘 도슨의 홈런더비가 끝납니다.
-애런 저지가 라파엘 도슨을 이기고 가장 먼저 4강에 올라서게 됐습니다!
애런 저지와 라파엘 도슨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으로 8강 첫 경기가 마무리됐다.
그리고 뒤이어 수호와 카를로스 헤이더가 경기장으로 나왔다.
-8강 두 번째 경기!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에 오른 한수호 선수! 그리고 전체 7위이자 역대 홈런더비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피트 알론소가 맞붙습니다!!
두 선수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