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83화 (82/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83화

수호의 홈런 소식은 빠르게 전해졌다.

-한수호 첫 타석에서 홈런 침.

-애런 저지랑 홈런 타이!

-배리 본즈 기록이랑도 1개 차이임.

-연타석 홈런 가즈아!!

-한수호 얘는 진짜 물건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부터 몬스터 시즌 만드네.

-커리어 쌓이면 온갖 기록들 불러모을 듯.

-이제 19살인데 미래가 무섭다.

SNS에서는 그와 관련된 게시글이 수도없이 올라왔다.

피드에 그의 소식이 올라가면 좋아요 수백개는 일단 찍히고 시작했다.

셀럽이라 불리는 이들도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한수호 선수 응원하러 필라델피아 왔어요!! #한수호 #직관 #메이저리그]

[수호 보러 왔다 #한수호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지금 필리스 유니폼 입고 가게 오시는 손님들에게 맥주 한잔씩 서비스 나갑니다. #한수호 #강남핫플 #낮술 #아침술 #단체응원]

별스타그램, 유튜브, 블루버드, 얼굴책 등.

다양한 곳에서 수호와 관련된 영상과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그만큼 수호의 기록 달성에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지금 기록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데 얘 얼마 전에 4연타석 홈런 때리지 않았냐?

-ㅇㅇ 애런 저지랑 쌍으로 4연타석 날림.

-그런데 뭐 얼마나 됐다고 이제 배리 본즈를 소환해?

-그만큼 이번 시즌 미쳤다는 소리지.

-진짜 얘 경기 직관 보는 애들 부럽다.

-요즘 미국 비행기 표 얼마나 하냐?

└네 월급.

└└왜 시비야?

-얘는 한국에서 나올 놈이 아니었음.

└약물빨 ㅅㄱ

└└팩트임?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다음에 수호 나온다.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사이.

수호의 타석이 돌아오고 있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조니 로버트 두 번째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납니다!

-조시 듀란의 102마일 광속구에 배트가 헛돕니다!

-1회 한수호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흔들리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조시 듀란은 오늘도 몬스터피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수호 선수에게 맞은 홈런을 제외하고는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피칭입니다.

-특히 9개의 아웃 카운트 중 7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자신의 장기인 탈삼진 능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차세대 최고의 투수가 될 거란 명성답게 조시 듀란은 오늘 경기에서도 엄청난 피칭을 선보였다.

한 가지 흠이라면 수호에게 허용한 홈런이 완벽한 피칭에 스크래치를 냈다.

‘이번 이닝만큼은 반드시 잡아낸다.’

조시 듀란을 이를 갈고 있었다.

수호만 아니었으면 자신의 이 기록은 더욱 빛나고 있었을 것이다.

반드시 그를 잡아내고 기록에 난 스크래치를 지우고 싶었다.

일종의 승부욕인 셈이었다.

[야야, 저 녀석 제대로 열 올랐는데?]

[ㅋㅋㅋ 솔직히 수호 아니었음, 퍼펙트였을 테니까.]

[ㅇㅈ]

[빡칠 만하지.]

듀란이 어떻게 생각하든 사실 수호에게는 크게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승부욕을 불태우는 게 그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절 피하지는 않겠군요.’

[피하겠냐?]

[이런 상황에서 피하면 에이스 딱지 떼야지.]

[아무리 네가 무서워도 지금 상황에서 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레전드들의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4회 말! 한수호 선수가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섭니다!

-첫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한수호 선수, 과연 두 번째 타석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배리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수호가 타석으로 들어서자 관중석이 들썩였다.

“홈런! 홈런! 홈런! 홈런!!”

“한! 한! 한! 한!”

“저스트 원! 원! 원!!”

아무리 홈구장이라지만 이 정도로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지는 건 이례적이었다.

그것도 만원 관중이 일방적인 응원을 쏟아내는 건 시즌 후반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경기 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에나 나올 법한 광경이었다.

그런데 시즌 중반, 페넌트 레이스에서 이런 열광적인 응원이 쏟아진다는 건 그만큼 수호의 기록 달성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소리였다.

-한수호 선수에게 엄청난 응원이 쏟아집니다!!

-아직 어린 한수호 선수가 부담을 느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긴 이 정도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은 한수호 선수라 하더라도 처음 경험한 걸 테니까요.

해설진들은 전 야구선수였다.

관중의 응원이 힘도 되지만 때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의 우려는 딱히 나쁜 의도로 말한 게 아니었다.

단지 한 가지 간과한 건 그들이 우려를 내비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수호라는 점이다.

“후우…….”

깊게 호흡을 뱉은 수호가 타석에 두 발을 들였다.

뒤이어 타격 자세를 취하고 준비를 끝냈다.

-한수호 선수가 타격 자세를 잡습니다! 조시 듀란과 개런이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합니다!

파드리스 배터리의 사인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이 녀석은 위험한 녀석이야. 전력으로 가야 한다.’

조시 듀란의 전력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그게 두 번이나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변화구는 더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첫 타석에서 변화구에 반응한 걸 보면 바로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여기에서는 패스트볼로 혼을 빼놓아야 한다.’

다행인 점은 듀란의 구속이 더 올라왔다는 거다.

1회에는 몸이 덜 풀린 상태였다면 지금은 완벽하게 몸이 풀렸다.

100마일 이상의 공을 연속으로 꽂아 넣는 게 그 증거였다.

‘그래도 몸쪽은 위험할 테니…….’

개런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바깥쪽 높은 코스로 가자.’

‘오케이.’

사인을 확인한 듀란이 천천히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듀란이 공을 던질 준비에 들어갑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맞았기에 듀란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겁니다.

-아마 변화구를 던져서 한수호 선수의 상태를 점검하지 않을까 합니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파드리스 배터리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빠르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수호를 공략할 생각이었다.

홈런을 허용했지만, 그것에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 타자들 대부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듀란은 자신의 공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구속이 올라온 것도 공격적인 이유 중의 하나였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다 하더라도 듀란의 공은 그걸 뛰어넘는다.’

첫 타석이 아니었으면 퍼펙트게임도 가능했을 거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치기에 공격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듀란은 오늘 던진 공들 중 최고의 공을 던졌다.

“흐압!!”

쐐애애애액-!!

기합과 함께 공이 손을 떠났다.

마치 총알과 같은 속도로 바깥쪽 높은 코스를 정확히 찔렀다.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104마일.

오늘 듀란이 던진 공들 중 최고의 구속이었다.

사실상 반응하는 것조차 어려운 속도.

하지만 수호는 그의 손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이미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

마치 그가 승부를 걸어올 것임을 알고 있다는 듯.

그리고 바깥쪽 높은 곳으로 던질 거라는 걸 알았다는 듯이 자신의 가슴 높이로 배트를 돌렸다.

부앙!!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스윙에 바람이 찢기며 굉장한 소리를 뿜어냈다.

순식간에 홈플레이트 위를 지난 배트는 히팅 포인트에 도달한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빠드득!!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엄청난 충격이 손에 전달됐다.

조금만 힘이 약하면 그대로 밀릴 수도 있는 상황.

공의 힘에 밀리지 않기 위해 수호가 손목에 힘을 더했다.

만약 행크 애런의 손목 컨트롤을 배우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지금 그의 손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타자 중 한 명인 행크 애런의 타격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딱!!

-때렸습니다!!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 수호는 알 수 있었다.

-한수호 선수!! 배트를 던졌습니다!!

이번 타구도 넘어갔다는 걸.

-우측 펜스를 넘어 또 한 번 담장을 넘겨 버리는 한수호 선수!! 2연타석 장외 홈런이 작렬합니다!!

시티즌스 뱅크 파크의 좌측 담장은 2층밖에 없으니 장외 홈런이 나와도 그러려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측에는 관중석이 3층까지 있는 구조로서 여길 넘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그것도 단순한 홈런이 아니었다.

-한수호 선수가 이번 시즌 최초로 30홈런 고지를 밟는 것과 동시에 애런 저지를 넘어 홈런 단독 선두에 오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를 넘어섬과 동시에.

-그리고 깨지지 않을 거 같던 배리 본즈의 최단 경기 30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종전 메이저리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에 나온 홈런이었다.

그라운드를 돌고 홈에 도착한 수호를 향해 마중 나온 브라이스 하퍼가 허리를 숙이며 배트를 건넸다.

워낙에 퍼포먼스를 좋아하는 하퍼이기에 나올 수 있는 즉흥적인 세리머니였다.

수호도 그의 의도를 깨닫고는 배트를 받아 어깨에 걸친 뒤, 더그아웃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손가락 하나를 펼쳐 보였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제스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보는 사람의 몫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하나 남았다!!”

“3연타석 가즈아-!!”

“날려 버려!!”

“네가 최고다 한수호!!”

기록 갱신을 위한 세리머니라는 걸.

그 모습을 본 하퍼가 고개를 저었다.

‘나보다 더 튀는 녀석은 오랜만에 보네.’

하퍼조차 인정하는 수호의 존재감이었다.

* * *

배리 본즈가 최단 경기 30홈런을 기록했던 2001년.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했던 7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그런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자 사람들은 수호의 시즌 성적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70홈런 가는 거 아니냐?

-배리 본즈와 페이스가 같으니 충분히 가능하지.

-얘 몰아치기 능력이면 가능할 듯.

-시즌 중반에 퍼지지만 않으면 가능.

-루키라는 게 가장 걸린다.

-올 시즌 4연타석, 3연타석, 2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네.

-도대체 정체가 뭐냐?

-19살이 이래도 되는 거임?

-104마일을 때리기도 힘들 텐데. 그걸 홈런을 만들어내네.

-이 세상 파워가 아님.

수호가 만들어낸 두 개의 홈런은 야구팬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배리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그아웃에 들어가기 전에 손가락 하나 들어 올리던 거 뭘까?

-내가 넘버원이다. 이런 거 아님?

└아재요…….

└└언제적 넘버원임 ㅋㅋㅋ

-기록 갱신까지 1개 남았다는 거 아니냐?

└3연타석을 노린다고?

└└그게 될까?

└└└무리일 듯.

-이미 4연타석도 했는데 홈런 3개가 왜 무리임?

└3연타석이 아니더라도 3개를 때려내면 되는 거 아니냐?

└└ㅇㅈ.

-아무리 한수호 파워가 넘사벽이래도 그건 힘들지.

-오늘 경기를 보고도 수호에게 무리라고 말하는 애들이 있네.

수호의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팬들의 의견이 갈렸다.

그만큼 미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소리였다.

그런 수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은 6회였다.

딱!!

-때렸습니다!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 원아웃에 이어 두 번째 타자한테 출루를 허용하는 조시 듀란!!

-듀란의 공에 힘이 빠졌는지 구속과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역대급 투수인 듀란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수호에게 두 번째 홈런을 맞은 직후였다.

연타석 홈런이 충격이었는지 그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러자 투구 수가 많아지고 자연스레 구속도 감소했다.

신인급 투수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

-결국 파드리스는 듀란을 여기에서 강판시키는 결정을 내립니다.

-한수호 선수에게 내준 2개의 홈런을 제외하고는 완벽했던 듀란, 하지만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결국 6회를 채우지 못합니다.

듀란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파드리스의 불펜이 가동되었다.

아직 2점 차였기에 포기하기는 이른 상황이었기에 필승조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듀란의 강속구에 이미 눈이 익어버린 필리스의 타자들을 막기엔 무리였다.

딱!!

-두 타자 연속 안타!

퍽!

“볼, 베이스 온 볼!”

-로버트가 풀카운트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참아내며 출루에 성공합니다!

1사 만루의 찬스가 필리스에게 찾아왔다.

-타석에 한수호 선수가 들어섭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록을 눈앞에 둔 수호가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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