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후 메이저리거-73화 (72/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73화

    시즌 19호 홈런을 기록한 한수호.

    시즌 21호 홈런을 기록한 애런 저지.

    두 선수의 대결은 미국 전역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을 방송국이 모를 리 없었다.

    “양키스와 필리스의 경기 중계에 앞서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하도록 해.”

    “특별 프로그램이요?”

    “그래. 저지와 한수호를 비교 분석 하는 형태로 만들도록.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핫한 두 사람이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홈런의 시대가 열린 2027시즌.

    메이저리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런 기대 속에 상위권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그들 중 가장 핫한 선수는 애런 저지.

    두 번째는 바로 한수호였다.

    수호가 여기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5위 안에 드는 선수들 중 유일한 루키라는 점이었다.

    ‘기존의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지만, 라이징스타의 등장은 언제나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지.’

    무엇보다 수호는 화제성이 뛰어났다.

    19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는 타이틀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필리스가 과감한 선택을 했어.’

    필리스의 선택에 고마워하면서 PD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편성을 준비했다.

    움직이는 건 방송국만이 아니었다.

    “커미셔너, 파인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파인에서?”

    파인 TV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하는 회사였다.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중에는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와 중계권 협상을 통해 정식으로 서비스하고 있었다.

    그들이 연락해 왔다는 건 한 가지 이유였다.

    [이번 필리스와 양키스의 경기를 중계하고 싶습니다.]

    “음, 미국 내에서의 중계라면 어렵습니다.”

    메이저리그의 미국 내 중계는 폭스스포츠에 위임되어 있었다.

    파인에도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폭스스포츠에서 전국 중계를 할 때는 그 경기를 중계할 수 없었다.

    [미국은 폭스스포츠 측에 맡기고 다른 국가에서 중계를 하겠습니다.]

    “음…… 조금 협의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일단 제가 따로 연락을 돌려보고 오늘 중으로 연락드리죠.”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롭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파인에서 직접 요청이 들어올 줄이야. 그만큼 이번 양키스와 필리스의 경기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거겠지.’

    슈퍼스타와 라이징스타의 대결.

    그것도 타자 대 타자, 홈런 대 홈런이란 타이틀이 걸린 대결이었다.

    ‘이 슬로건을 내걸면 홍보가 잘 되겠군.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어.’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과거부터 메이저리그에 슈퍼스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타니 쇼헤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애런 저지의 60홈런 역시 공격적인 홍보 정책을 사용했다.

    물론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공격적인 홍보 정책 덕분에 두 사람의 인지도가 더 높아진 건 분명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수호가 그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한수호라…….”

    그의 눈이 번뜩이며 수호에 대한 홍보가 머릿속에 빠르게 지나갔다.

    * * *

    뉴욕 양키스.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인기구단이었다.

    21세기 들어 악의 구단이란 명성이 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수를 영입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2023년에는 애런 저지와 9년 3.6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계약을 맺으며 총액 3억 달러가 넘는 선수만 3명을 보유하는 최초의 팀이 되기도 했다.

    그런 양키스의 이번 시즌은 말 그대로 리그를 씹어 먹고 있었다.

    -내셔널리그에는 필리스의 B.J.H라인이 있다면 아메리칸리그에는 양키스의 A.A.P라인이 있습니다!

    -애런 저지, 앤서니 마이클 그리고 페레이라로 이어지는 타격라인이죠.

    -맞습니다. 애런 저지는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 앤서니 마이클은 차세대 슈퍼스타로 저지의 은퇴 이후로 양키스를 대표하는 스타가 될 거란 기대감이 크죠?

    -맞습니다. 올 시즌 양대리그에 중심 타선이 모두 10홈런을 기록한 팀이 두 팀이 있는데. 바로 양키스와 필리스입니다.

    두 팀의 대결은 홈런의 대결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필리스의 매디슨 감독 역시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평소와 다른 전략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필리스가 타순에 조정을 주었습니다.

    -이건 예상 밖이네요. 한수호 선수를 3번이 아닌 2번으로 배치했습니다.

    -애런 저지와 동일한 타순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과거 4번 타자의 시대를 지나 3번 타자, 그리고 이제는 2번 타자의 시대가 찾아왔다.

    메이저리그는 2020년대 들어 팀 내에서 가장 잘 때리는 선수를 2번에 배치하는 전략을 가져가고 있었다.

    수호를 2번에 배치한다는 건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즉, 수호의 공격력이 현재 필리스 최고라는 걸 증명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슈퍼스타와 라이징스타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1회 필리스의 공격으로 경기 시작합니다!!

    * * *

    1회 초.

    필리스의 선두타자 조니 로버트가 타석에 섰다.

    마운드에는 양키스의 4선발 투수인 고메즈가 올라왔다.

    -올 시즌 팀의 4선발을 맡은 고메즈, 6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샌디에이고에서 데려온 선수인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호는 마운드에 있는 고메즈의 정보를 떠올렸다.

    ‘평균 구속 94마일, 최고 구속은 97마일까지 던지는 투수. 우완 사이드암으로 싱커가 일품인 투수.’

    그의 정보를 떠올리고 있을 때, 고메즈가 와인드업과 함께 1구를 뿌렸다.

    쐐애애액-!

    딱!!

    “파울!”

    조니 로버트는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배트를 돌렸다.

    좌타인 그가 보기에는 평범한 우완이 던지는 패스트볼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의 궤적을 확인한 수호는 인상을 찌푸렸다.

    ‘저 각도에서 나오면 변화구를 확인하기 어렵겠는데.’

    [우타한테 까다로운 타입이네.]

    [특히 슬라이더가 강점이겠다.]

    ‘전력분석팀이 준 자료에 의하면 슬라이더와 커터가 장점인 투수라고 했었습니다.’

    [저 각도에서 팔이 나오면 우타자에게는 위력적이겠네.]

    [다만 좌타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 텐데.]

    레전드들의 예상은 현실이 되었다.

    딱!!

    -3구를 강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하며 한수호 선수의 앞에 주자가 쌓입니다!

    주자가 생기면서 1회부터 필리스에게 좋은 찬스가 찾아왔다.

    -그리고 타석에는 올 시즌 2번으로 처음 출전하는 한수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한수호 선수를 2번으로 쓴다는 건 그만큼 많은 기회를 주면서 득점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과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한수호 선수를 상대로 고메즈가 공을 던집니다!

    슬라이드 스텝으로 뿌리는 공은 날카롭긴 했지만, 구속이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대로 몸쪽으로 들어오다 존으로 빨려 들어오는 슬라이더와 커터는 생각보다 타이밍을 잡기 힘들었다.

    퍽!

    “볼.”

    딱!!

    “파울!”

    초구는 존에서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

    두 번째 공은 몸쪽에서 존으로 빨려 들어오는 슬라이더였다.

    -2구 아깝게 파울이 됩니다! 구속은 78마일이 찍혔습니다.

    -고메즈의 슬라이더는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날아오다 존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반응하는 게 상당히 까다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고메즈의 슬라이더는 우타자를 상대로 0.188을 기록한 반면 좌타자에게는 0.252를 기록하고 있네요.

    -예. 우타자 공략용 변화구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우타자에게 무척 강한 공이죠.

    -특히 올 시즌에는 아직 고메즈의 슬라이더를 홈런으로 연결한 우타자가 없을 정도입니다.

    고메즈는 올 시즌 슬라이더를 더욱 갈고 닦았다.

    그 결과 4가지 형태의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우타자들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슈퍼루키라고는 하나 내 공을 처음 보고 공략한 우타자는 없었다.’

    수호가 무서운 타자라는 건 인정하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는 자신감이 넘치는 고메즈였다.

    특히 그와 첫 상대 한다는 게 그에게 더 많은 자신감을 주었다.

    지금까지 첫 상대 한 우타자가 자신의 슬라이더를 공략한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흡!!”

    쐐애애액-!!

    3구 역시 슬라이더를 택했다.

    이번에 던진 건 변화는 적지만, 구속이 더 빠른 슬라이더였다.

    같은 슬라이더라고 판단한다면 이번에도 타이밍이 어긋날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우타자들은 그런 식으로 고메즈의 제물이 되었다.

    하지만 수호는 달랐다.

    타닥!!

    그의 발이 오픈 스탠스를 내디디며 몸쪽 히팅 포인트를 열었다.

    그리고 직전보다 더 빠르게 배트를 돌리며 뱀처럼 휘어 들어오는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딱!!

    -때렸습니다!!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

    경쾌한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리는 순간 고메즈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설마……!’

    감각은 이미 정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다는 듯 그의 고개가 천천히 뒤로 돌아갔다.

    그 순간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자세가 무너지는 그의 모습의 뒤로 수호가 1루로 달리는 장면이 잡혔다.

    -넘어갔습니다!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키는 한수호 선수!! 시즌 20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역대 한국인 선수들 중 가장 빠른 20호 홈런을 기록하는 한수호 선수!! 정말 멋집니다!!

    -홈을 밟은 한수호 선수가 조니 로버트, 브라이스 하퍼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갑니다!

    -홈런왕 애런 저지가 보는 앞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한수호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20호 홈런을 작렬시킨 수호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더그아웃을 가로질렀다.

    * * *

    1회.

    수호의 투런포로 시작한 필리스의 공격은 말 그대로 폭발했다.

    딱!!

    -때렸습니다!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 장타 코스에 브라이스 하퍼가 2루까지 진루합니다!

    홈런에 이어 장타가 터지고.

    퍽!

    “볼, 베이스 온 볼!!”

    -리얼무토가 뛰어난 선구안을 자랑하며 출루에 성공! 무사 1, 2루 찬스를 이어갑니다!

    리얼무토는 볼넷으로 공격의 기회를 이어나갔다.

    결과적으로 필리스는 1회에만 4점을 올리며 이닝을 마감했다.

    -악의 제국을 상대로 필리스가 4점을 리드한 채로 1회 공격을 끝냅니다.

    4 대 0이란 스코어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필리스는 여유롭게 경기를 해나갈 수 있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필리스의 선발투수는 1선발, 앤드류 페인터. 그리고 리얼무토가 호흡을 맞춥니다.

    -한수호 선수는 1루수로 출전을 하네요.

    양키스의 공격은 1번 타자 모건으로 시작됐다.

    -2025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어 당시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1위를 기록했던 모건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에릭 모건은 선구안이 정말 뛰어난 타자입니다. 거기에 발까지 빠르니 그가 출루에 성공한다면 필리스 입장에선 골치가 아플 겁니다.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에릭 모건의 통산 출루율은 4할 1푼 7리에 달했다.

    -에릭 모건이 루키시즌 기록했던 출루율 4할 1푼 2리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1위는 바로 애런 저지로 출루율 0.422를 기록했죠.

    -당시 신인왕을 수상했던 애런 저지는 52홈런 114타점 128득점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죠.

    -과연 한수호 선수가 당시 애런 저지를 넘어서 또 한 명의 괴물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그때 에릭 모건이 페인터를 3구를 강타했다.

    딱!!

    -때렸습니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양키스 역시 선두타자가 출루하면서 공격의 포문을 엽니다!

    1루에 도착한 모건이 손을 들어 진루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자 타석으로 다음 타자가 들어왔다.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한 양키스! 그리고 타석에는 이 시대 최고의 홈런 타자인 애런 저지가 들어섭니다!

    2m의 거구를 가진 저지가 타석으로 들어섰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