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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69화 (68/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69화

브라이언의 첫 승과 함께 필리스가 지구 2위에 올라섰다.

이는 벤치클리어링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순위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이번 시즌에 가을야구로 향할 것인가?]

[숙제였던 타격을 슈퍼루키 한수호로 해결한 필리스, 캡틴 브라이스 하퍼까지 돌아온다!]

[하퍼-리얼무토-한수호로 이어지는 막강타선!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에 이은 최강 공격력을 갖추게 된다!]

수호의 활약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한 필리스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바로 캡틴 브라이스 하퍼의 귀환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현재 필리스 타선은 점점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었다.

리얼무토가 타격감을 찾아가는 중이었고 수호가 그 뒤를 받치면서 타점을 쓸어 담았다.

거기에 하퍼가 합류한다면 막강타선을 갖출 거란 게 전문가들의 동일한 의견이었다.

그리고 하퍼의 복귀전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4차전이 열렸다.

“하퍼! 하퍼! 하퍼!!”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필리스 팬들은 하퍼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만큼 브라이스 하퍼가 필라델피아에서 가지는 위상은 남달랐다.

21세기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었고 퐁당퐁당 기질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FA 기간 중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쳐왔다.

특히 결정력이 필요할 때 한 방을 날리는 스타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덕분에 그의 인기는 팬들 사이에서 하늘을 찔렀다.

-필리스의 캡틴 브라이스 하퍼의 복귀전! 팬들은 벌써부터 그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습니다!

-과연 오늘 하퍼가 복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그동안 팬들은 하퍼-J.T-수호로 이어지는 타순을 기대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타격이 불을 뿜기 시작한 것이 두 선수의 출전 정지 시기와 맞물렸기에 이런 시너지를 확인하지 못했죠.

-오늘 경기에서 그 베일을 벗을 수 있을 겁니다!

퍽!!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앤드류 페인터, 1회 초를 삼자범퇴로 마감하며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리얼무토의 프레이밍이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이닝이 마감되네요.

브라이언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지만, 앤드류는 여전히 리얼무토와 짝을 이루는 걸 택했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는 의미였다.

[1회 말이 중요하겠네.]

[하퍼가 복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나.]

레전드들도 하퍼의 복귀가 궁금한 듯했다.

그건 수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팀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이다 보니 그가 어떤 모습으로 복귀할 건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답은 곧 얻을 수 있었다.

딱!!

-때렸습니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브라이스 하퍼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오네요.

2번 메이튼의 출루와 함께 하퍼가 타석으로 들어섰다.

그의 등장에 필리스 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하퍼! 하퍼! 하퍼!!”

“한 방 날려 버려!!”

“돌아온 걸 환영한다!!”

“펀치도 좋지만, 이제는 홈런만 날리라고!!”

필리스 팬들의 엄청난 함성에 경기장이 흔들린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역시 필리건들.]

[야유도 쩔지만 응원도 쩌네.]

[이런 분위기 속에 원정 온 로키스 애들이 불쌍한데?ㅋㅋ]

[ㄹㅇㅋㅋ]

레전드들의 채팅에 동의했다.

과거 사직야구장에 놀러 갔을 때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당시 가을야구에 8년 만에 진출했던 자이언츠였기에 팬들은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필리스 팬들의 함성은 족히 그 두 배는 되어 보였다.

‘이런 함성을 끌어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자신에게도 많은 함성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하퍼의 그것과는 성격이 달랐다.

필리스 팬들이 하퍼에게 쏟아내는 함성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하퍼는 그런 관중들의 함성에 호응하듯 특유의 파워스윙을 연달아 가져갔다.

딱!!

“파울!”

-엄청난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는 브라이스 하퍼! 복귀하자마자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파워스윙을 연달아 만들어냅니다!

-비록 파울이 되었지만, 하퍼의 파워스윙에 필리스 팬들의 엄청난 환호가 쏟아지네요.

-과연 하퍼가 이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볼카운트는 어느덧 원볼 투스트라이크가 되었습니다!

하퍼가 불리한 볼카운트.

하지만 하퍼는 타격 메커니즘을 바꾸지 않았다.

소극적인 스윙도, 맞히려는 타격도 아니었다.

본인의 파워스윙을 마지막까지 가져갈 생각으로 힘을 모았다.

‘모 아니면 도.’

[정확히는 지금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거지.]

[ㅇㅈ. 경기 초반에 안타보단 장타를 만들어내는 게 정답이란 걸 알고 있는 거임.]

[무엇보다 팀과 팬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걸 아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성적과 다르게 스타가 될 수 있는 거다.]

메이저리그는 성적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하퍼는 조금 다르다.

그는 커리어 내내 메이저리그를 지배하지 못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되었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스타성 때문이었다.

하성은 그런 하퍼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순간.

“흡!!”

-4구 던졌습니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하퍼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후웅!!

기다렸다는 듯 하퍼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딱!!

-때렸습니다!! 우측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이 타구!! 브라이스 하퍼는 배트를 던지며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립니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 그대로 장외로 날아갑니다!!

-복귀전에서 장외 홈런을 날리는 브라이스 하퍼!! 필리스의 캡틴이 돌아왔습니다!!

브라이스 하퍼.

그가 돌아왔다.

* * *

복귀전에서 하퍼는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빼어난 활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성적은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다.

[필리스의 캡틴이 돌아오다!]

[징계에서 돌아온 브라이스 하퍼! 장외 홈런으로 자신의 복귀를 알리다!]

[필라델피아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장외 홈런!!]

모든 언론이 그의 복귀를 알렸다.

그것을 보면서 수호는 혀를 내둘렀다.

‘스타 플레이어가 뭔지 정확히 보여주네요.’

[ㅇㅇ. 이게 하퍼의 장점이지.]

[본인이 뭘 해야 팬들이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음.]

[그리고 그걸 해낼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고.]

[사실 오늘 성적만 보면 리얼무토가 더 좋았음. 그런데 리얼무토의 이야기는 거의 없잖아.]

맞는 말이다.

오늘 경기에서 리얼무토는 4타수 3안타를 때려내며 복귀 이후 최고의 타격감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수호는 2타점을 기록하는 등, 스탯에서 도움을 받았다.

‘스타 플레이어…….’

하퍼의 활약에 고무된 수호는 두 번째 원정길에 올랐다.

필리스 구단의 전용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세인트루이스였다.

작년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해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 티켓을 놓고 다투었던 카디널스가 이번 원정 첫 상대였다.

이 경기는 한국인들에게 큰 관심을 끌어냈다.

그 이유는 바로 한국인 더비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027시즌 최초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더비가 열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세인트루인스 카디널스의 대결!]

[한수호vs이성훈의 대결!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베테랑 이성훈과 슈퍼루키 한수호의 대결!]

이성훈.

2023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였다.

야구인 2세로 KBO를 평정했던 그는 데뷔 이후 매년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

카디널스와 5년 1억 달러 계약에 성공한다.

4년 차가 끝나면 옵트아웃이 가능한 조항이 있었기에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를 선언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4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72 출루율 0.342 홈런 42개를 기록하는 등. 매년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이성훈 선수가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4시즌을 잘 보냈다는 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낸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성훈은 4시즌 동안 잔부상은 있었으나 큰 부상은 당하지 않고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카디널스 외야의 한 축을 맡으면서 꾸준한 선발 출전을 보여주었다.

-과연 까마득한 선배의 앞에서 한수호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한수호와 이성훈.

두 선수가 만나는 장면은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딱히 승부를 기대하기보다는 두 사람의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크으-! 이성훈과 한수호라니!

-슈퍼루키와 슈퍼스타의 만남이네.

-누가 이길까?

└아무 의미 없는 질문.

└└두 선수의 스타일이 너무 다름.

-무엇보다 이성훈은 KBO와 MLB에서 모두 성적을 남긴 선수니까.

└ㅇㅈ

-비교하는 게 웃긴 거지.

└이번 시즌 끝나고 WBC에 이성훈도 나가지 않나?

└└ㅇㅇ 참가 확정임.

-한수호는 WBC 참가 안 함?

└아직 이야기 없던데.

└└이제 갓 활약하기 시작했으니 논의하지 않을까?

-위원회에서 뽑으려나.

└그러게 말이다.

└└그 돌대가리들이 일을 제대로 할는지 모르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줄여서 WBC라 불리는 세계야구대회는 4년에 한 번씩 개최한다.

마지막 대회가 2023년에 열렸으니 올해가 딱 WBC가 열리는 해였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2026년부터 WBC에 출전할 선수들을 선발하고 있었다.

이미 2차 선발 명단까지 발표한 상황.

최종 선발에 대한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수호라는 선수가 등장했다.

당연히 국내의 팬들은 수호를 발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가 선택지에도 없었다는 거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아직 내부에서 논의 중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이성훈과 한수호가 만났으니 당연히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카디널스의 원정 클럽하우스에서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수호에게 한 선수가 찾아왔다.

“최근 활약 잘 보고 있다.”

바로 이성훈이었다.

홈팀 선수가 원정팀의 클럽하우스까지 찾아오는 건 이례적이었다.

아무래도 전략 노출이나 그런 부분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국가의 사람인 걸 알기에 필리스에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잠깐 이야기 좀 할까?”

“예.”

이성훈의 제안에 수호가 그와 함께 이동했다.

“이야~ 설마 너 같은 선수가 갑자기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 가까이에서 보니까 정말 키가 크네. 190이 넘는 거지?”

“얼마 전에 측정했을 때 193이었습니다.”

“설마 더 크고 있는 거야?”

“매년 조금씩 크고 있습니다. 체중이 늘어나고 있고요.”

“헐…….”

수호의 나이를 생각해 보면 아직 성장기인 건 맞았다.

하지만 작년과 대비해서 3㎝가 더 컸다는 건 예상 밖이었다.

그리고 이건 수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회귀했다고 키가 계속 크다니…….’

[너 원래 회귀 전에는 키가 몇이었냐?]

‘190에서 멈췄습니다.’

[그 뒤로 3㎝나 더 컸다는 거네.]

[앞으로 더 클 수도 있고.]

[이야~ 이게 이럴 수 있나?]

[원래 신장은 타고나는 걸 텐데.]

[남성 호르몬에 의해서 신장이 더 큰다는 연구도 있었잖아?]

[솔직히 이건 매년 논문이 바뀔 정도니까 ㅋㅋ]

논문이 모두 정답은 아니었다.

몇 년이 지나면 새로운 논문이 나오면서 이전의 상식을 부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신장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수호의 키는 계속 크는 중이었고 회귀 전의 것을 넘어섰다.

얼마나 더 클지는 본인조차 모른다는 소리였다.

“4월에 정말 미친 활약을 펼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했는데. 지금 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겠네. 어떻게 이걸 19살의 몸으로 보겠어.”

이성훈은 수호의 몸을 살피면서 거듭 감탄했다.

“선배님의 경기도 잘 보고 있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시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흐흐, 꾸준함이야말로 내 장점이지.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 좋네. 오늘 경기 다치지 말고 잘해보자.”

“예.”

먼 타국에서 만난 선배의 격려에 수호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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