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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58화 (57/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58화

    브레이브스와의 1차전은 필리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날 경기의 MVP는 단연 수호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한수호 선수가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2안타를 연타석 홈런으로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홈런 단독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한편 내셔널리그에서 그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섰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 1홈런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습니다.]

    비록 홈런 공동 선두를 내주긴 했지만, 아쿠냐 주니어는 3안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록 팀이 패배하면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세부 지표만 놓고 보면 MVP 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이었다.

    기분 좋게 승리를 거두고 눈을 뜬 수호는 동생에게 메시지를 보내고는 메신저를 닫았다.

    “어우…… 오늘도 새로운 메시지가 엄청나게 왔네요.”

    [또 돈 빌려달라는 메시지 아님?]

    “진짜 있는데요…….”

    [ㅋㅋㅋ 앞으로 제대로 시달릴 듯.]

    [ㅇㅇ 원래 콩고물 얻어먹으려는 애들 많지.]

    [너도 이미 한 번 살아봐서 알겠지만, 괜히 돈 퍼줄 생각하지 마라.]

    “물론입니다. 제가 뼈 빠지게 번 돈인데. 그걸 왜 퍼줍니까?”

    [사람 일이란 게 알 수 없는 거야.]

    [나도 처음에는 줄 생각 없었는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조금씩 주게 되더라.]

    [ㅇㅈ. 걔들이 원하는 게 처음에는 적은 돈이거든.]

    [그게 눈더미처럼 불어나는 거지.]

    간혹 왕년의 스타들이 파산한다는 기사가 뜬다.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막대한 돈을 벌었는데, 파산이라니?

    아무리 스타들의 씀씀이가 크다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 친구들이나 가족들한테 퍼주지.]

    [진짜 사돈에 팔촌까지 챙기다 보면 한 달에 나가는 돈이 수십만 달러라니까.]

    한국의 스타들 역시 이러한 일은 자주 경험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요기 베라가 물었다.

    [이번에 월급 들어오지 않았냐?]

    “아, 들어올 때가 됐죠?”

    메이저리그의 월급은 2주에 한 번씩 정산된다.

    정확히 2주가 되는 날이 어제였다.

    경기가 끝나고 확인할 생각이었는데, 피곤한 나머지 정신없이 잠이 들었다.

    은행 어플을 실행하고 인증을 하니 입금된 내역이 있었다.

    달러로 5만 불이 넘는 돈이 들어와 있었다.

    한화로 따지면 6,6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와…… 현실인지 믿기지 않네요. 제가 전생에 받았던 연봉이 2주 만에 꽂히다니…….”

    [ㅋㅋㅋ 세금 아니었으면 2배는 들어왔을 거다.]

    세금을 제한 금액이란 게 더 놀라웠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건 이게 최저연봉이란 점이었다.

    “왜 메이저리그가 꿈의 무대라고 하는지 알겠네요.”

    [이제 시작일 뿐임.]

    [지금과 같은 성적을 이어나가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자 자신의 인생이 정말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몸은 괜찮냐?]

    “몸이요?”

    [어제도 상당히 집중력을 높였잖아.]

    [저번처럼 피곤한 거 아니냐?

    [통장에 찍힌 돈 보고 피곤하겠냐 ㅋㅋ]

    [그건 그렇네.]

    “저번처럼 몸이 무겁지는 않아요. 괜찮은 거 같은데요?”

    [어제 정도의 집중력이라면 괜찮은가 보네.]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고 신기한 경험들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말도 안 되는 월급이 들어오면서 그에게 새로운 동기부여를 해주었다.

    [앞으로도 많은 일이 있을 거다.]

    [중요한 건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거임.]

    맞는 말이다.

    이 모든 일이 야구를 잘했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야구를 잘해야 한다.

    그걸 다시 마음에 새겼다.

    * * *

    브레이브스와의 2차전.

    딱!!

    -이 타구 큽니다!! 우측 담장! 우측 담장!! 우측 담장!!! 을 넘어갑니다!! 아쿠냐 주니어의 벼락같은 쓰리런이 터지면서 브레이브스가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아쿠냐 주니어의 타격감이 폭발했다.

    4회에 홈런을 터뜨린 그는 자축의 배트 플립을 보여준 뒤, 베이스를 유유히 돌았다.

    -한수호 선수와 다시 공동 선두에 올라서는 아쿠냐 주니어!! 역시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타자답습니다!

    -전날에는 한수호 선수가 판정승을 거두었다면 오늘 승부에선 아쿠냐 주니어가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은 경쟁하듯 홈런을 만들어내면서 엎치락뒤치락을 이어나갔다.

    이런 두 사람의 활약을 지켜보는 메이저리그 팬들은 눈이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어제는 수호가 날아다니더니 오늘은 아쿠냐가 펄펄 나네.

    -아메리칸리그에선 애런 저지 대 타티스 주니어가 붙고 내셔널리그에선 한수호 대 아쿠냐 주니어가 붙네.

    └아메리칸리그는 게레로 주니어도 있음 ㅋㅋ

    -설마 우리나라 선수가 홈런 선두 경쟁을 펼칠 줄이야…….

    └가슴이 웅장해진다.

    -진짜 이번 시즌 홈런 기록 경신하는 거 아니냐?

    └이제 시즌 초반인데 설레발은 좀.

    -뭐가 됐건 이렇게 홈런이 터져주면 보는 입장에선 즐겁지.

    메이저리그 팬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세이버메트릭스 등 다양한 지표를 이용한 분석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절대다수의 팬들은 단순하게 야구를 관람하는 걸 즐겼다.

    그런 이들에게 홈런이란 기록은 가장 단순하게 선수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였다.

    무엇보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기록이기에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아쿠냐 주니어가 홈을 밟습니다!

    마치 산책을 하듯 홈을 밟는 아쿠냐 주니어가 수호와 교차되어 지나쳤다.

    사진기자는 그 장면을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이 사진은 브레이브스와의 2차전의 기사에 메인으로 사용되었다.

    [필리스 vs 브레이브스의 2차전! 승자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전날의 패배를 설욕한 아쿠냐 주니어!]

    [2타수 2안타 2볼넷을 기록하면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한 한수호! 하지만 팀의 패배는 막을 수 없었다!]

    [내셔널리그 4월의 홈런왕은 누가 될 것인가?!]

    필리스와 브레이브스의 경기는 팀 간의 대결보다는 수호와 아쿠냐 주니어의 승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언론들은 이미 슈퍼스타인 아쿠냐 주니어와 라이징스타인 수호의 대결로 화제 몰이에 들어갔다.

    그리고 두 선수는 이런 화제 몰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치고받는 싸움을 이어나갔다.

    vs 브레이브스 3차전.

    -한수호 선수가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섭니다.

    -오늘 경기에서 아쿠냐 주니어 선수가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다시 홈런 선두 자리를 뺏긴 한수호 선수, 여기에서 한 방을 날려주면 좋겠습니다.

    3차전에서 먼저 홈런포를 가동한 건 아쿠냐 주니어였다.

    그는 첫 타석에서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면서 수호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수호는 중견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를 날려 보내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리고 찾아온 두 번째 타석.

    투수가 던진 3번째 공을 향해 있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딱!!

    -때렸습니다!! 좌측 담장!! 좌측 담장!! 좌측 담장을 넘어 2층 관중석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이 작렬합니다!!

    -네가 치면 나도 친다!! 한수호 선수가 다시 아쿠냐 주니어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시즌 8번째 홈런을 기록합니다!!

    시즌 8호 홈런.

    이제 4월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수호와 아쿠냐 주니어는 홈런을 쓸어 담고 있었다.

    -필리스가 다시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하퍼와 리얼무토 등, 중심 타선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한수호 선수의 활약입니다!!

    수호의 활약 덕분에 필리스 팬들은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아쿠냐 주니어가 5타점 경기를 펼치면서 경기의 승자는 브레이브스에게 돌아갔다.

    -필리스, 9회 초 공격을 허무하게 삼자범퇴로 돌아서면서 스코어 9 대 4로 패배합니다.

    라이징스타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나온 2연패였기에 필리스 팬들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리고 찾아온 마지막 브레이브스와의 4차전.

    딱!!

    -때렸습니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한수호 선수 이번 안타로 개막 이후 출전한 13번의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냅니다!

    수호는 13경기 연속 안타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팀의 승리를 위해 뛰었다.

    문제는 그를 받쳐줄 선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딱!!

    -빗맞은 타구! 유격수 잡아 2루로!

    퍽!

    “아웃!”

    -그리고 곧장 1루로!

    퍽!

    “아웃!!”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감하는 필리스! 한수호 선수가 출루에 성공했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경기 끝납니다.

    -한수호 선수가 홀로 고군분투하는 게 느껴지는 시리즈였습니다.

    해설자의 말은 정확했다.

    모든 전문가들이 경기 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벤치클리어링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슈퍼루키 한수호와 시너지를 일으킬 선수가 보이지 않는 필리스 타선.]

    [시즌 첫 맞대결에서 아쿠냐 주니어는 11타점을 기록한 반면, 한수호는 6타점에 불과해.]

    [4경기에 들어선 18타석 중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경우는 단 4번에 불과.]

    [리얼무토가 돌아올 다음 홈경기까지는 한수호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갑작스레 집을 비운 맏형들.

    수호는 그 집을 홀로 지키는 외로운 고아가 되어 경기를 치러나갔다.

    * * *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나온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연소 히트 포 더 사이클로 받은 관심.

    그리고 그 관심이 식기도 전에 수호는 아쿠냐 주니어와의 홈런 선두 경쟁을 펼치며 미국 전역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슈퍼루키 한수호. 그의 4월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4월 메이저리그 루키 최다 홈런 기록은 트레버 스토리, 호세 아브레유가 기록한 10홈런! 현재 8개의 홈런을 때려낸 한수호가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언급된 기록은 루키 4월 최다 홈런 기록이다.

    종전기록은 2014년 호세 아브레유 2016년 트레버 스토리가 기록한 10개였다.

    수호가 남은 8경기에서 2개의 홈런만 추가하면 이 기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4월 두 번째 주 이주의 신인에 한수호를 선정!]

    [이주의 신인을 받은 한수호, 이달의 신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두 번째로 언급되는 건 이달의 신인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한국인 선수가 루키시즌 첫 달부터 이달의 신인을 받은 건 2003년이 최초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외에도 도루, 장타율, 타율 등.

    다양한 부문에서 루키 신기록에 도전하는 그에게 전 세계 야구팬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상대들이 수호에게 경계심을 가지게 해주었다.

    그 경계심은 마지막 원정 4연전에서 나왔다.

    * * *

    퍽!

    “볼, 베이스 온 볼!”

    -볼넷입니다! 떨어지는 커브를 잘 참아내는 한수호 선수, 오늘 경기 두 번째 볼넷을 얻어냅니다.

    -마이애미가 한수호 선수를 무척이나 경계합니다. 정면 승부를 철저하게 피하고 있습니다.

    -한수호 선수의 장타를 경계한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워낙 뜨거운 선수라 정면 승부를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필리스 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입니다.

    해설자의 말대로였다.

    오늘 경기에서도 필리스는 수호를 제외하곤 멀티출루에 성공한 선수가 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1출루에 성공하거나 아예 출루를 하지 못하면서 답답한 타선을 이어나갔다.

    상황이 이러니 말린스 입장에선 수호와 굳이 승부할 이유가 없었다.

    -한수호 선수만 피하면 되는데. 말린스 입장에선 굳이 위험한 선수와 승부할 이유가 없는 법이죠.

    -루키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한수호 선수 입장으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러한 말린스의 작전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3경기 동안 수호는 13번 타석에 들어서 볼넷만 4개를 얻어냈지만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채, 원정경기를 마무리했다.

    힘들었던 원정 3연전을 끝낸 필리스는 홈인 필라델피아로 돌아가 4월의 마지막 경기를 준비했다.

    상대는 페넌트레이스 한정 내셔널리그의 절대강자인 LA 다저스였다.

    이 경기를 앞두고 처음으로 언론은 수호가 아닌 다른 선수를 조명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안방의 주인이 돌아온다!]

    [징계가 해제된 J.T리얼무토!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부터 선발 출전 예상!]

    리얼무토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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