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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25화 (24/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25화

* * *

연습경기가 진행되면서 수호는 본격적으로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딱-!!

“와아!! 크다!!”

“이건 넘어갔어!!”

“수호 선배가 또 넘겼다!!”

그의 배트가 회전하면 타구는 담장밖으로 사라지기 일쑤였다.

퍽!!

“와~저걸 잡네.”

“완전히 빠지는 공 아니었어?”

“사인과는 전혀 반대로 들어오는 공이었잖아?”

“5회에도 바운드 돼서 뒤로 빠지는 공을 잽싸게 막는 거 봤지?”

“진짜 수호 선배가 마스크 쓰면 공 던지기 편하다니까.”

“블로킹이나 포구는 물론이고 수호 선배가 리드해주면 편하게 믿고 던질 수 있어.”

투수들의 신뢰 역시 높았다.

그는 말보다 플레이로 보여주는 성격이었던지라 실전이 거듭될수록 수호에 대한 믿음이 커져갔다.

마지막으로.

딱!!

“오~때렸다!”

“우일아 달려!!”

“쟤 두 경기 연속 안타 아니야?”

“와...요즘 우일이 폼 미쳤네.”

“언제 저렇게 타격을 잘했지?”

“중학교 때 저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정우일 역시 성적을 올리기 시작했다.

본래 주전이 아니었지만, 정우일은 교체로 들어간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 그 뒤로 조금씩 기회를 얻었다.

그때마다 안타를 때려내면서 기회의 횟수가 많아졌다.

‘1학년 중에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건 우일이다. 조금 더 기회를 줘도 되겠어.’

박규현도 그런 우일이를 마음에 들어했다.

기회가 많아지자 자연스레 우일이에게 또래 친구들이 다가왔다.

“우일아, 너 요새 폼 장난 아니더라.”

“그러게 말이야. 어디서 그렇게 타격을 배운 거야?”

“개인 트레이닝 하고 있지? 어디 스쿨이야?”

“나도 같이 다니자. 엄마한테 말해서 등록할게!”

“나도! 나도!”

개인트레이닝은 기본이 된 시대였다.

당연히 우일이가 베이스볼 스쿨을 다닌다고 생각한 친구들이었지만, 우일이의 대답은 예상외였다.

“개인 트레이닝 그만뒀어.”

“어?”

“진짜?”

“그럼 어떻게 타격을 잘하게 된 거야?”

“이게 다! 우리 수호 선배님 덕분이지!!”

“수호 선배님?”

“아, 그러고보니 너 수호 선배님이랑 같이 훈련하지?”

“그 선배님 훈련에 뭐 특별한 거라도 있어?”

“아니면 전 프로선수가 와서 레슨이라도 해줘?”

“수호 선배님 진짜 대단해! 미국의 최신훈련법을 다 알고 계신다니까! 옆에서 자세히 알려주시기도 하시구 무엇보다 수호 선배님 훈련하는 거 보고 있으면 나도 자극 받을 수밖에 없어!”

우일이가 열변을 토했다.

“정말 그 정도야?”

“정말이야! 수호 선배님한테 배우고나서 갑자기 공이 잘 보이기 시작했다니까!”

“진짜?”

“그럼! 막 배트를 휘두르면 중심에 딱 맞아서! 크으-! 그 기분 정말 잊지 못하지!”

이 정도까지 말하니 다른 선수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욕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도 같이 할 수 있을까?”

“으음...글쎄.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부탁할게!”

“우리도 너처럼 야구 잘 하고 싶어!!”

“그럼 선배님한테 다 같이 가서 부탁하자!”

우일이의 말에 1학년들 셋이 그와 함께 수호를 찾았다.

개인훈련을 하던 수호는 갑자기 찾아온 후배들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나한테 야구를 가르쳐달라고?”

“네!”

“저희도 우일이처럼 야구를 잘 하고 싶습니다!”

“꼭 선배님에게 배우고 싶습니다!”

“뭐, 옆에서 같이 하는 건 상관없어. 하지만 난 너희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야. 내가 하는 훈련방식을 알려주고 그걸 어떻게 소화하는지는 너희가 해야 하는 일이야.”

단호하게 말하는 수호의 모습에 후배들이 움찔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알아서들 해.”

수호의 훈련에 인원이 추가됐다.

* * *

연습경기가 모두 끝날 무렵.

박규현은 하나의 보고를 받았다.

“애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을 한다고? 수호가 그러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잖아.”

“예. 수호야 우일이는 뭐, 월초부터 그랬으니, 그러려니 하는데. 이제 다른 애들도 같이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애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입니다.”

“그래? 지금 운동장에 있나?”

“예.”

박규현이 운동장으로 나갔다.

거기에는 정말 열심히 배트를 돌리고 있는 선수들이 보였다.

“우일이의 성적이 오르니, 다른 아이들도 수호에게 알려달라고 한 건가?”

“그런 거 같습니다.”

“훈련이 모두 똑같지 않은데?”

“아무래도 도구가 부족해서 로테이션을 돌아가면서 훈련을 바꾸는 거 같습니다. 각자 저런 훈련을 병행하더라고요.”

개인훈련에 팀 장비를 모두 쓸 수 없으니 부족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훈련모습을 유심히 보던 박규현이 이내 몸을 돌렸다.

“필요한 장비 있으면 꺼내서 쓰고 잘 정리해두라고 해.”

“예? 말리는 거 아니었습니까?”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한다는데. 말릴 이유가 있나?”

“하지만 저런 식으로 개인훈련을 하다 성적이 떨어지면 학부형들의 민원이 들어올 겁니다.”

명문고가 아닌 성일고의 경우 야구부 운영이 학부모의 회비에 많은 부분을 의지한다.

그러다보니 학부모의 힘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비정규직인 감독의 목을 날릴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고 말한대로 해줘.”

“...알겠습니다.”

고개를 돌려 수호의 훈련을 지켜본 박규현이 감독실로 돌아갔다.

* * *

수호의 개별훈련은 점점 인원이 불어갔다.

1학년을 시작으로 2학년들도 합류했다.

모두가 합류한 건 아니지만, 충분히 많은 숫자였다.

하지만 합류한 모두가 훈련을 끝까지 함께 하는 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자율훈련이었기에 참가하거나 도중에 들어가는 이들도 많았다.

매일 나오는 건 수호와 우일 두 사람 정도가 전부였다.

그렇게 연습경기 기간이 모두 끝나갈 무렵.

박규현 감독이 선수단을 모았다.

“다음주부터 주말리그가 시작된다. 다들 알겠지만, 작년 청룡기 우승으로 우리는 많은 팀의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과는 또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될 테니. 다들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예!”

“마지막으로 올해 야구부를 이끌 주장을 선임하겠다.”

박규현이 완장을 꺼냈다.

그리고 3학년들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한수호, 네가 새로운 주장이다.”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한수호에게 박규현이 말했다.

“지금처럼 해라. 그럼 된다.”

“예, 예!”

수호가 완장을 받자 1학년들이 일제히 환호를 질렀다.

“수호선배님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주장!!”

전생에선 꿈도 꾸지 못했던 야구부의 주장이 됐다.

* * *

주말리그가 시작되면서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바빠졌다.

“오늘 대성고에서 이창준이 선발로 나온답니다.”

“상대는 누구야?”

“휘린고입니다.”

“거기에 누가 가있지?”

“이명준이가 가있습니다.”

“한놈 더 붙여. 이창준은 물론이고 휘린고의 임형우도 체크해!”

“알겠습니다!”

주말리그가 끝나면 본격적인 신인지명회의인 드래프트가 시작된다.

그 전까지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으고 선수를 골라야 한다.

드래프트는 향후 구단의 미래를 책임질 일이었으니 말이다.

만년꼴찌 대전 팔콘스의 스카우트팀 역시 정신없긴 마찬가지였다.

“오늘 성일고는 누가 가기로 했어?”

“팀장님이 직접 가기로 하셨습니다.”

“팀장님이?”

“예. 한수호를 꼭 본인 눈으로 보고 싶다 하셔서요.”

“작년 국대 이후로 확실히 주가가 올랐네. 팀장님이 직접 현장까지 나가서 보겠다 하시고 말이야.”

“어우 작년 국대도 그렇고 청룡기부터 가장 뜨거운 선수죠. 모든 구단이 데려가고 싶어할 걸요?”

수호에 대한 프로구단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컨택형 타자가 대부분인 고교야구에서 홈런을 펑펑 터트리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관심은 곧 현장에서도 나타났다.

“역시 한수호를 보기 위해 스카우트들이 총출동했네.”

박경태의 말에 한선예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우선지명권이 팔콘스에 있는데도 다른 팀들이 스카우트들을 보냈네요.”

“만에 하나를 위해서 체크는 해두자는 심정이겠지. 팔콘스는 얼마나 관심이 높은지 팀장이 직접 현장에 나왔네.”

“조바심이 나겠죠. 자칫 잘못하면 메이저리그에 뺏길 수 있을 테니까요.”

“10년에 한 번 나올 타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야.”

“제 기사를 보는 사람들도 한수호에 대한 평가를 매우 높게 하기 시작했어요.”

“그만큼 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박경태의 말대로였다.

수호는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었다.

딱!!

“와아!!”

“주장!! 달려요!!”

“빠졌다!!”

지금도 타석에 들어선 수호가 장타를 때려냈다.

보통 선수라면 2루타가 될 공이었지만, 수호는 빠르고 공격적인 주루로 3루까지 내달렸다.

촤아아앗-!!

“세이프!!”

“와아아아아!!”

“선배님 나이스!!”

“주장 최곱니다!!”

뒤이어 성일고 더그아웃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한선예가 눈을 빛냈다.

“주장이 되더니 동료선수들에게 엄청난 환호를 받네요.”

“그러게. 작년까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팀내 입지도 애매했었잖아?”

“그랬죠. 외부입김에 마스크를 벗어야 할 정도로요.”

“정말 저 나이대 애들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네.”

“그래서 스카우트들도 머리 아플거에요. 고작 몇 개월 사이에 더욱 진화했으니까요.”

한선예의 시선이 국내 스카우트들을 향했다.

현역 팀장이거나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그들도 복잡한 얼굴로 수호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저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또 있지.’

한선예의 시선이 다른쪽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또 다른 무리가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그 그룹에는 외국인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이제 노골적으로 수호의 경기를 보고 있다. 그것도 주말리그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고교 주말리그까지 와서 선수를 체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들이 국내야구 유망주를 눈여겨 보는 건 전국대회만으로도 충분했다.

유망주에서 그들이 데려갈 정도의 메리트가 있는 선수는 전국랭킹 1위 정도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국내 프로선수들을 체크하는게 최우선인 저들이다. 그런데 그 최우선순위를 미루게 만들다니...’

수호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수호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팔콘스는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어.’

올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건 대전 팔콘스였다.

문제는 그렇게 지명한 수호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으면 지명권이 날아간다는 점이었다.

물론 수호가 국내로 리턴을 하게 되면 우선권이 팔콘스로 가야 하지만, 그런 막연한 기다림을 가질 순 없었다.

여러모로 대전 팔콘스의 머리가 깨지는 이유였다.

“과연 어떻게 될까?”

박경태의 말에 한선예는 말없이 수호를 바라봤다.

그녀는 이미 수호가 메이저리그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하지만 기사로는 쓰지 않았다.

그런 기사를 내보내서 선수에게 좋을 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궁금했다.

‘과연 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가면 어떤 성적을 올릴까?’

한수호의 미래가 말이다.

* * *

경기도중이었지만 정우일은 화장실로 뛰어가고 있었다.

“으으! 싸겠다!”

아슬아슬하게 볼일을 끝내고 화장실을 나온 정우일의 눈앞에 한 남자가 서있었다.

건장한 체격의 그 남자가 우일을 발견하더니 미소를 지어보였다.

“성일고의 정우일 선수죠?”

“네? 네. 누구세요?”

“다름이 아니라 한수호 선수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서요.”

“수호 선배님이요?”

“네. 아, 저는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일이 수상해하는 눈빛을 보내서일까?

남자가 품안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내더니 안에서 명함을 빼 우일에게 건넸다.

명함을 받아든 우일이 거기에 적힌 글자를 확인했다.

“뉴욕...양키스?”

“예. 혹시 잠깐 이야기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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