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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5화 (15/340)
  • 회귀 후 메이저리거 15화

    미국과 한국의 16강전이 펼쳐지는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는 많은 관중이 몰려들었다.

    그들중에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도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

    “스티브, 오랜만이군.”

    “톰슨, 자네도 왔나?”

    “하하! 전 세계 유망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대인데. 당연히 와야지.”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녀석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나 보는군.”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겠나?”

    스티브와 톰슨.

    두 사람은 각각 뉴욕 양키스와 LA다저스의 스카우트였다.

    두 사람 외에도 메이저리그 대부분 팀의 스카우트들이 이곳에 모여들었다.

    사실 이 경기장만이 아니라 다른 경기장에도 이미 스카우트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그만큼 이번 대회 유망주를 체크하기 위해 메이저리그 팀들은 열정적이었다.

    “글로벌 스카우트팀에서 제대로 된 자료를 보내면 우리가 굳이 오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야.”

    “걔네들을 믿기보단 우리 눈을 믿는 게 더 낫지.”

    “그것도 맞는 말이야. 그나저나 자네는 이번에도 마이클을 보러 왔나?”

    “하하! 당연한 소릴 묻는군.”

    “다들 마이클 버넷에게 엄청난 관심이군.”

    “자네는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데?”

    “크흠, 아니라고는 말 안했네.”

    마이클 버넷.

    근 10년 동안 나온 유망주들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는다.

    실제 그는 미국에서 포스트 트라웃, 포스트 하퍼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포텐셜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 녀석은 괴물이나 다름없어. 녀석을 잡는 팀이 이번 드래프트의 승자가 다름없을 걸세.”

    톰슨의 말에 동의하는 스티브였다.

    하지만 오늘은 그만 보러 온 게 아니었다.

    “거기에 한국의 정승우도 신경쓰이더군.”

    “제 2의 코리안 특급이라 평가받는 정승우 말이지.”

    제 2의 코리안 특급.

    정승우에게 붙은 별명이었다.

    “박현승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이었지. 동양선수가 90마일 중후반을 펑펑 뿌려대면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농락했으니 말이야.”

    “스타일도 비슷하더군. 하지만 유연성만큼은 더 좋은 거 같아.”

    두 사람은 다른 팀임에도 불구하고 의견교환에 숨기거나 하는 건 없었다.

    그건 상대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는 정보는 상대도 알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나오는 대화였다.

    그리고 실제로 두 사람이 가진 정보는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승우가 한국에서 뛰게 되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미국에 오겠지.”

    “포스팅으로도 언제든 올 수 있고 말이야.”

    두 사람은 정승우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건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늘 경기에서 미국 대표팀을 제외하고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끄는 건 한국의 정승우 정도밖에 없었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라서 그런가 확실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많이 왔네요.”

    “자국에서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각국의 유망주들을 체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니까.”

    바로 한선예와 박경수였다.

    두 사람은 이번 U18야구월드컵의 취재를 위해 미국까지 날아와 있었다.

    두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에서도 기자들을 파견해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기 선수들 들어오네요.”

    한선예의 시선이 닿는 곳에 한국 대표팀과 미국 대표팀이 들어오고 있었다.

    “시작하는군.”

    야구월드컵 본선 첫 경기가 시작되었다.

    * * *

    야구월드컵이라고는 하나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다수인 대회였다.

    당연하게도 중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그리 큰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골수 야구팬들이나 관심을 갖는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은 달랐다.

    “처음부터 강팀을 만났지만, 어차피 만나야 할 팀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하나다. 그게 뭐지?”

    “우승입니다!”

    “좋아. 우승을 위해서 넘어야 할 벽이었을 뿐이야. 다들 집중해서 경기에 임하도록!”

    “예!”

    만족스런 선수들의 대답을 들은 황우성이 수호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오늘 경기에서도 볼배합은 알아서 하도록 해. 간간이 우리가 사인을 보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네가 리드한다고 생각해라.”

    “알겠습니다.”

    수호의 막힘없는 대답에 황우성이 미소를 지었다.

    ‘국제전에서 자기가 모든 걸 책임지는 상황이 되었지만, 자신있다 이거지.’

    이런 자신감 넘치는 행동이 황우성의 마음에 쏙 들었다.

    “좋아. 가서 네가 누군지 보여주고 와.”

    “예!”

    가볍게 고개를 숙인 수호가 캐처박스로 걸어갔다.

    [감독이 네 성향을 잘 파악했네.]

    [그러게.]

    [무엇보다 오늘 선발로 쓴 것도 파격적이지.]

    [ㅇㅈ]

    [제대로 된 지도자 만난 듯.

    레전드들도 황우성의 결정을 높게 평가했다.

    ‘확실히 감독님이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주니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지지해주는 감독 만나기 쉽지 않지.]

    [저런 감독 밑에 있을 때 확실히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예.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도 많은 무대니까요.’

    수호의 시선이 관중석으로 향했다.

    척 보더라도 스카우트로 보이는 이들이 다수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수첩이나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무언가를 체크하고 있었다.

    [어우~저 아날로그맨들.]

    [여전히 수첩 들고 다니는 애들은 뭐냐?]

    [하여간 쟤들은 시대가 어느 땐데 쯧.]

    [우리도 요즘은 다 스마트폰인데.]

    레전드들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수호가 캐처박스에 앉았다.

    “승우 선배! 언제든지 던지십쇼!”

    “오케이!”

    승우의 연습구를 받으며 대표팀이 경기 준비에 들어갔다.

    * * *

    “플레이볼!!”

    구심의 외침과 함께 1회초가 시작되었다.

    타석에는 미국 대표팀의 리드오프인 제레미 터너가 들어와 있었다.

    ‘좌타자인 제레미 터너는 예선전에서 16타수 7안타를 때려냈다. 타율로만 따지면 4할 3푼 7리야.’

    제레미 터너는 미국 대표팀의 선봉장다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호리호리한 체격과 달리 장타력도 있어서 7개의 안타 중 홈런도 하나 포함되어 있었다.

    ‘이 녀석을 내보내면 머리 아파진다. 일단 초구는 반응을 봐야겠어.’

    가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 빠르게 사인을 보냈다.

    그 사인을 확인한 승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흡!!”

    쐐애애액-!!

    승우의 손을 떠난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에 있는 수호의 미트에 정확히 꽂혔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구심이 다이나믹한 동작과 함께 스트라이크 콜을 외쳤다.

    “나이스! 나이스!!”

    공을 던져주며 전광판을 확인했다.

    ‘초구부터 94마일. 역시 오늘 승우 선배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장거리 비행과 시차적응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걱정되던 승우의 컨디션이었다.

    하지만 실전에 들어서니 자신의 공을 정확히 던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공이 빠른데. 회전수가 많은 건가?”

    다시 캐처박스에 앉으려는 수호의 귀로 터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어로 중얼거리는 터너를 힐끔 보던 수호는 못 알아듣는 척 시치미를 뗐다.

    [너 영어 알아 듣냐?]

    ‘회화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레알?]

    ‘예. 영업을 뛰면서 해외와 거래를 많이 해야 했으니까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터너는 자신의 생각을 입으로 말하며 다시 타석에 섰다.

    “구속도 빠르고 제구도 빠르니 조심해야겠어.”

    수호는 묘한 눈으로 터너를 바라봤다.

    ‘버릇인가?’

    [뭐 저런 이상한 버릇이 있어?]

    [그러게 말이야.]

    [자기 생각을 그냥 중얼중얼 다 떠들어주네.]

    [수호 네가 영어를 못한다 생각하고 그냥 중얼거리는 건가?]

    [뭐가 됐던 좋은 버릇은 아니네.]

    레전드들의 말대로였다.

    포수에게 정보를 주는 버릇은 결코 좋은 게 아니었다.

    어찌됐건 수호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패스트볼을 조심한다면...’

    [패스트볼로 공략해야지.]

    요기 베라의 말에 수호는 자신감을 얻었다.

    자신의 생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사인을 보내자 승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연속 패스트볼이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승우는 와인드업에 이어 킥킹과 함께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타자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터너의 반응이 늦었다.

    패스트볼을 조심한다고 생각해서였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투!!”

    구심의 외침에 수호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패스트볼을 조심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노린다고 생각했어야지.’

    [정답이다. 조심한다는 마음이 결국 반응속도를 느리게 만들었지.]

    [쯧, 이런 애가 어떻게 4할을 때렸누?]

    [사실 수호의 리드 아니었으면 때리긴 했을 듯.]

    [ㅇㅇ 스텝 밟는 거나 반응속도 보면 때릴 능력은 있어 보임.]

    정보를 얻고 그것을 토대로 사인을 낸다.

    포수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해내고 있는 수호였다.

    물론 경기 전, 전력분석관들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선수들에게 배포한다.

    하지만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프로팀에 입단해야 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고 분석한다.

    실제 눈으로 보는 데이터는 극히 적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인력과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자료를 수정하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수호는 직접 보고 기존의 데이터와 맞춰보는 작업을 해내고 있었다.

    ‘두 개 연속 패스트볼을 던져서 빠른 공이 눈에 익숙해졌을 거야.’

    [이런 순간에 무슨 공을 던져야 할까?]

    ‘느린 브레이킹볼이죠.’

    [왜지?]

    ‘구속이 빨라진 것에 눈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느린 공을 던지면 체감속도가 더 크게 나기 때문입니다.’

    [정답~]

    [구웃~]

    거기에 레전드들의 조언을 들으며 수호는 자신의 결정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흡!!”

    쐐애애액-!!

    수호의 사인을 받고 승우의 공이 빠르게 날아오다 뚝 떨어졌다.

    그런 공의 변화에 터너는 따라가지 못하고 그대로 허공을 향해 배트를 휘둘렀다.

    부웅!!

    퍽!

    “스윙! 배터 아웃!!”

    첫 타자를 가볍게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국대표팀이 기분 좋게 스타트했다.

    * * *

    경기를 지켜보는 스티브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정승우를 직접 보니 자료보다 더 좋은 투수라는 걸 알 수 있군.”

    “그러게 말이야. 패스트볼은 자료보다 더 빨라보여. 거기에 브레이킹볼의 수준도 꽤 높군.”

    “거기에 제구력도 수준급이고 말이야.”

    “녀석이 바로 미국에 오지 않은 게 아쉬워.”

    “양키스가 꽤 적극적으로 다가갔었지?”

    “크흠.”

    톰슨은 헛기침을 하며 대답을 회피하며 수호를 바라봤다.

    “그런데 저 포수 생각보다 안정적이군.”

    “음, 이름이 한수호. 우리쪽에선 딱히 자료가 없군. 이전 경기 데이터를 보더라도 성적이 나온 게 없어.”

    “본선부터 참여한 건가?”

    “흠. 그건 또 이례적이군. 기존의 포수 중에 부상선수라도 나온 건가?”

    국제대회에서 갑자기 선수가 추가되는 일은 드물었다.

    팀에 큰 일이 있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었다.

    “버넷이 들어오는군.”

    그때 타석으로 거구의 사내가 걸어 들어왔다.

    그를 본 한선예의 눈이 커졌다.

    “194cm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야...요즘 우리나라 애들도 발육이 좋아져서 놀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건 완전...”

    두 사람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피지컬이 다르다.’

    마이클 버넷.

    신장 194cm에 체중은 105kg이라는 게 공식프로필이었다.

    큰 키와 체중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는 이미 메이저급이란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뿜어져 나오는 포스가 다르네.’

    캐처박스에 앉은 수호도 마이클 버넷이 범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조금 조심스럽게 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문제는 저 녀석이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요기 베라의 말에 마운드에 있는 승우를 바라봤다.

    로진을 손에 묻히고 모자를 고쳐쓰는 그의 태도에서 승부욕이 보이고 있었다.

    ‘싸울 마음 만땅이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초고교급이라 평가받는 승우다.

    미국 최고의 유망주라 불리는 버넷과 승부하고 싶은 게 당연했다.

    ‘피해선 안 되는 승부다.’

    [정답이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도 포수가 해야 할 일이지.]

    자리에 앉은 수호가 사인을 보냈다.

    ‘몸쪽 패스트볼.’

    ‘오케이.’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사인에 승우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앞선 두 타자를 상대했던 것보다 더 강한 힘을 담아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매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그대로 홈플레이트 위를 지난 공이 미트에 꽂혔다.

    전광판에는 95마일이란 수치가 찍히면서 오늘 최고구속이 찍혔다.

    “나이스 볼!!”

    승우의 승부욕만큼이나 그의 공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2구는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던져 스윙을 유도했다.

    하지만 버넷은 그걸 참아내며 볼카운트는 원볼 원스트라이크가 됐다.

    ‘선구안이 좋은 편이다. 처음보는 슬라이더인데도 꿈쩍도 하지 않아. 그렇다면 그 눈을 한 번 속여볼까?’

    수호가 사인을 보냈다.

    ‘몸쪽 높게 빠른 공으로 가죠.’

    ‘오케이!’

    공이 시야에 가까울수록 체감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진다.

    그 차이는 본래 속도보다 5~10km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수호는 그 차이를 이용해 4구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나쁘지 않은 작전이다.

    문제는 승우가 그 공을 완벽하게 던져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흡!!”

    쐐애애액-!!

    승우의 손에서 떠난 공이 높게 날아들었다.

    분명 수호가 원했던 공이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생각보다 낮다.’

    자신이 요구했던 곳보다 더 낮은 곳을 향해 날아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버넷은 그런 공을 놓칠 선수가 아니었다.

    후웅-!!

    버넷이 배트를 돌렸다.

    딱!!

    배트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낚아챘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타구를 본 외야수들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들의 눈에는 담장밖으로 사라지는 타구가 보였다.

    * * *

    스코어 1 대 0.

    추가실점을 하지 않고 이닝이 마감됐다.

    이닝을 마감하고 더그아웃에 돌아온 승우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필 거기에서 실투라니...’

    수호가 요구했던 코스보다 더 낮게 들어갔다.

    홈런을 때리기 딱 좋은 코스로 말이다.

    ‘맛있게 드셔주십시오하고 던진 거나 마찬가지지.’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승우가 자책하는 사이.

    첫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대 투수도 만만치 않은데...’

    미국대표팀의 선발투수인 하워드 존슨은 최고구속 98마일에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선수였다.

    지역예선에서 평균자책점 0.68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피칭을 선보였다.

    그런 선수를 상대로 점수를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실투가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승우였다.

    ‘내가 더 잘 던졌어야 했어...’

    에이스의 막중한 책임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자책으로 그가 물들어 갈 때였다.

    딱-!!

    경쾌한 타격소리에 이어.

    “와아아아아!!”

    주위의 선수들이 모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승우 역시 반사적으로 일어나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유유히 1루를 향해 달리고 있는 수호가 있었다.

    “넘어갔다!!”

    게임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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