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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메이저리거-13화 (13/340)

회귀 후 메이저리거 13화

경기가 끝났다.

스코어는 7 대 4.

주전이 대거 포진한 B팀이 승리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내용만 본다면 A팀 역시 나쁘지 않았다.

“역시 정승우군. 3이닝동안 B팀 애들이 공략하질 못했어.”

3이닝 무실점 3탈삼진 무사사구.

최고구속 155km가 찍힐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코치들이 감탄할 수밖에 없는 수치였다.

“오늘 승우의 컨디션이 정말 좋아보이던데요? 볼넷이 하나도 없고.”

“평소 제구가 조금 불안했었는데. 오늘은 볼넷이 하나도 없어서 아주 좋았어.”

“애당초 볼을 많이 던지지 않더라고요.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했는데도 타자들이 제대로 건들지도 못하던데요?”

코치들의 관심은 온통 정승우에게 쏠려있었다.

그만큼 정승우의 피칭은 훌륭했다.

그리고 원래 스포트라이트는 스타에게 비추는 법이었다.

“수호는 어떤 거 같아?”

황우성의 질문에 코치들이 하나 둘 의견을 내놓았다.

“뭐, 수비는 나쁘지 않더라고요. 블로킹이나 캐칭 모두 수준급이었습니다.”

“감독님이 뽑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전 타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청룡기에서 5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더니 파워 하나는 정말 좋던데요?”

“파워는 확실히 좋았지만, 이번 청룡기 데이터를 참고하긴 좀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가?”

타격코치의 말에 다른 이들도 하나 둘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청룡기는 진정한 청룡기가 아니란 말이 많았다.

이유는 청룡기가 열리던 시기에 U18야구월드컵의 지역예선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즉,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모두 소집되어 빠졌었다는 소리다.

성일고가 우승하는 이변이 나온 이유기도 했었다.

“그래도 5경기 연속 홈런이 우연으로 나올 순 없잖아.”

“그건 또 그렇죠.”

“참, 알기 어려운 선수야. 그래도 타격능력 하나는 인정해야겠죠.”

코치들 대다수가 수호의 타격능력은 그래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포수로서의 능력이 돋보였던 건 나만 그런가?”

“예?”

“포수로서의 능력이요?”

“에이~그래도 포수로서의 능력은 경험에서 나오는거죠.”

“맞아요. 현식이나 준호를 따라가긴 힘들어요.”

“차라리 지명타자로 조커 형식으로 기용하는 게 맞죠.”

코치들 대부분이 수호를 포수가 아닌 조커로 보고 있었다.

야구에서 조커는 중요한 순간에 타석에 서서 한 방을 때려주길 바라는 선수를 의미했다.

즉, 수호의 타격은 인정하지만 포수로서의 능력은 인정하지 않는단 소리였다.

“아무래도 너희들하고 내 생각이 다른 거 같군.”

황우성이 편하게 말했다.

이번 국가대표팀은 황우성 사단이란 말이 붙을 정도로 그의 인물로 편성되어 있었다.

그만큼 협회에서도 야구월드컵 우승에 본격적인 상태였다.

“이번에도 우리 스타일대로 가자고.”

황우성의 말에 코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실력 좋은 놈이 주전으로 가게 되겠죠.”

“애들이 반발하긴 하겠지만, 그게 최고긴 합니다.”

“감독님의 말대로 하겠습니다.”

“오케이! 그럼 남은 일주일동안 애들 체크 잘 하자고!”

실력위주의 선발.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의 세계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진리였다.

황우성은 이 진리를 추구하는 지도자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 * *

수호는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정승우의 역할이 컸다.

“야야, 넌 아침부터 웨이트냐?”

“하루에 두 번씩 하는 게 스케줄이라서요.”

“으웩...하루에 한 번만 해도 토할 거 같은데. 그걸 두 번이나 하다니. 너 변태냐?”

토하는 시늉을 하는 정승우의 모습에 주위에 있던 다른 선수들도 호기심을 가졌다.

“승우가 원래 저런 캐릭터였어?”

“쟤 원래 한 번 마음에 들면 끝인 타입이잖아.”

“저 낙하산이 마음에 들었다는 건가?”

“요즘 불펜에서 공 던질 때도 쟤한테만 받게 하던데? 저번 연습경기 이후로 아주 점 찍은 거 같더라고.”

“이러다가 주전 마스크도 쟤가 차는 거 아니야?”

정승우는 국대 에이스다.

당연하게도 본선에서 그가 많은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런 정승우와 호흡이 맞는 포수가 있다면 그가 경기에 많이 나서는 게 당연했다.

[얘 너가 꽤 마음에 드나 본데?]

[원래 에이스 애들은 자기 공을 잘 받아주는 포수를 좋아하는 법이지.]

[ㅇㅈ]

[그래서 내가 에이스 애들한테 인기가 많았잖아.]

[특히 이 나이 때는 더 그렇지.]

[자신이 전력투구해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애가 얼마나 있었겠냐 ㅋㅋ]

[거기에 자기 마음에 드는 사인을 턱하니 내주는데. 얼마나 좋아.]

수호의 리드는 다른 포수들과는 격이 달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현재 수호가 얻은 요기 베라의 능력은 이전보다 더 높아져 있었다.

[동기화]

[요기 베라 : 1퍼센트]

[테드 윌리엄스 : 0.2퍼센트]

수호는 그동안 받았던 후원으로 두 사람과의 동기화를 높였다.

특히 요기 베라와의 동기화를 높이면서 포수로서 안정성을 강화하는데 힘썼다.

‘확실히 요기 베라 선배님과 동기화를 높이니 포수로서 안정성이 높아지는 느낌이더군요.’

[ㅇㅇ 동기화가 좀 사기지.]

[요기 베라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으로 분류되는 포수였으니까.]

[쟤 우승반지도 겁나 많음.]

[ㅋㅋ 그거 하나는 부럽다.]

요기 베라는 메이저리그 우승반지를 10개나 보유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우승반지를 손에 넣지 못하고 은퇴했던 선수들이 많은 걸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보다 정승우가 널 도와줘서 팀에 적응하기 쉽겠는데.]

[그건 그래.]

[에이스가 저렇게 친한 척을 해주니 다른 선수들도 받아들이는 게 빠르겠지.]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죠.’

수호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거기에 모인 두 선수는 수호를 바라보며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굴러온 돌이 가장 미운 이들은 자기 포지션과 겹치는 이들일 겁니다.’

[하긴, 포수 애들이 가장 빡치겠지.]

[포지션이 다른 애들이야 별로 신경 안쓸테고.]

[쟤들 어떻게 어르고 달랠 생각이냐?]

‘그럴 생각 없습니다.’

수호는 단호했다.

[응?]

‘대표팀을 평생 할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기간이 짧습니다. 무리하게 저들에게 친해질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

‘어차피 황우성 감독의 성향상 실력이 좋은 사람을 선발로 쓸 겁니다.’

[아항~]

[실력으로 가시겠다?]

‘예.’

직장생활을 오래했다.

막내생활부터 시작해서 과장까지 달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내정치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퇴사를 해야 했다.

‘두 번째 삶에서도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

실력으로 인정받겠다.

그것이 수호가 내린 이번 삶의 좌우명이었다.

* * *

국가대표팀의 훈련시설은 생각보다 좋았다.

덕분에 수호는 레전드들과 더 고강도의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

[오~여긴 수영시설도 있네.]

[좋아, 좋아. 심폐지구력을 상승시키는데 수영보다 좋은 건 없지.]

[수영선수들의 폐활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

[일반인의 2-3배는 되지.]

[폐활량이 많아지는 건 운동 내구력이 높아진다는 뜻이야.]

[간단히 말해서 운동능력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지.]

[내구력 깡패가 된다는 소리야.]

[프로선수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지.]

레전드들의 채팅이 어지럽게 올라갔다.

하지만 그들의 채팅을 모두 보는 건 수호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촤앗-!

촤앗-!

그의 시야는 갈라지는 물살 사이를 보는 것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훅! 훅!”

한 가지는 확실했다.

‘몸이 강해지고 있다.’

처음 회귀했을 때와 달리 그의 육체는 강해졌다.

그걸 느끼는 건 그들의 훈련을 견뎌내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 내구력이 높아지면서 유산소 운동을 하더라도 그렇게 지치지가 않아.’

[오호, 지치지가 않는다고?]

[그럼 강도를 높여야겠네.]

[속도 높여라~]

[한 5바퀴 더 돌아도 되겠지?]

[가즈아~]

방금 전 했던 생각을 후회하면서 수호는 수영의 강도를 높여갔다.

* * *

운동선수에게 가장 축복받은 시기는 언제일까?

바로 10대다.

그 이유는 바로 호르몬에 있었다.

호르몬의 분비가 가장 왕성할 때이다보니 운동을 하면 그 효과를 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10대 때는 아직 육체가 완성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높다.]

[대표적인 부상이 골절이지.]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위험이 있다니 말이다.

실제 엘리트 선수들 중 고질적인 부상을 입는 시기가 10대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네가 다행인 건 그동안 고교야구에서 많이 뛰지 않았다는 거야.]

[육체가 생각보다 멀쩡한 상태라는 소리지.]

[이 상황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경험한다면 앞으로 사용할 하드웨어는 수준 높게 만들 수 있을 거다.]

[무엇보다 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에 성장, 회복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한 상황이야.]

레전드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호는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심폐지구력 훈련을 필두로 웨이트 트레이닝의 강도를 높이면서 그의 육체개조는 계속됐다.

그러면서 팀훈련에 참여해 빠르게 팀전술에 녹아들었다.

“포구를 하는데 쓸데없는 움직임은 피해!”

펑-!!

“옳지! 그거야! 포구를 하면서 움직임을 줄이는 게 투수에게 안정감을 준다.”

“포구할 때 미트의 볼집으로 잡아야 한다. 민감한 투수들은 포구할 때 소리에 따라 자신의 컨디션이 나쁘다고 판단할 수도 있어!”

수호는 포수 훈련을 받으면서 자신의 재능을 서서히 드러냈다.

“블로킹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하체다. 하체를 단단히 잠궈야 해!”

퍽!!

“현식이 뭐하는 거야?! 자세를 낮추고 다리를 모아야지! 네 가랑이 사이로 손이 다 지나가잖아!”

“죄송합니다!”

“다음 수호!”

“예!”

수호가 홈플레이트를 가로막고 섰다.

그러자 주자 역할을 한 선수가 달려오면서 가볍게 슬라이딩을 했다.

촤앗-!!

뒤이어 공이 수호에게 토스되었다.

안정적으로 공을 잡은 수호가 몸을 회전하며 하체를 낮추고 다리를 모아 주자가 통과할 구멍을 막았다.

뒤이어 정확히 주자의 어깨를 터치하면서 안정적으로 아웃시켰다.

“굿! 아주 좋았어! 팔이 아니라 어깨를 터치하는 것도 좋았다.”

“감사합니다.”

“왜 팔을 터치하면 안 될까?”

“팔을 터치할 경우 감각이 좋은 주자들은 팔을 빼서 터치를 피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좋아. 하지만 때로는 팔을 터치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도 있어. 그걸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해.”

“예!”

“다음 준호!”

포수 훈련을 바라보는 코치들의 눈이 빛났다.

“수호가 의외로 포수로서의 스킬이 안정적이네요.”

“그러게. 현식이나 준호가 한수 위라고 생각했는데. 수호의 센스도 나쁘지 않아.”

“이론적인 부분도 많이 알고 있는 거 같은데요?”

“그런데 저런 애가 왜 성일고 같은 학교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한 거야?”

“3학년 애들도 있었고 또 거기 2학년에 박대성 조카가 있거든요.”

“박대성? 걔 지금 현역이잖아.”

“예. 그러니 뭐, 입김 닿았겠죠.”

야구계는 의외로 좁은 바닥이었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뻔히 알고 있었다.

“쯧, 인맥야구에 희생됐던 애구만.”

“그런 애를 감독님이 데려온 거죠.”

“하여간, 황 선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선수 하나 데려오는 건 잘 한다니까.”

“흐흐, 덕분에 우리도 여기 있는 거 아닙니까?”

수호의 평가는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

선수단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코치들 역시 수호가 가진 포수로서의 능력을 알게 되면서 그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쳇...저게 뭐가 대단하다고. 안 그래?”

“...그런데 좀 대단한 거 같습니다.”

“뭐?”

“저 녀석 캐칭이나 블로킹 거기에 미트질도 예술이라니까요. 무엇보다 송구가 정말 장난 아닙니다.”

주전포수였던 강현식은 자신의 백업포수였던 장준호까지 수호를 칭찬하자 인상을 구겼다.

“자존심도 없는 새끼!”

갑자기 화를 내고 걸어가는 강현식을 보며 장준호가 입맛을 다셨다.

‘아니, 잘하는 건 잘하는 거지. 거기에 무슨 자존심이 필요하나?’

어느덧 장준호도 수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야구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국내훈련에서 수호는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셈이었다.

그렇게 인정을 받는 사이.

“모두 수고했다!”

국내에서의 훈련이 모두 종료되고.

“내일 미국으로 출국하니 오늘은 푹 쉬도록!”

미국 출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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