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210화 (210/345)

210화

18장 7화 세상만사 기기묘묘

학부가 바삐 움직이는 가운데 우리 외부도 업무에 시달렸다. 알래스카 구매와 제반사항을 정리하니 거의 일 년이 지나서야 구매 확답을 내릴 수 있었다.

알래스카 구매 관련 서류는 전 세계를 한 바퀴 돌아 마지막으로 대한제국에 도착했다. 니콜라이 1세가 미국으로 보내고, 미국에서 서명을 하고 다시 효명제의 국새가 찍혔다.

“이로서 1851년 8월 1일, 알래스카는 러시아 제국의 영토에서 미국과 대한제국이 지분을 나누어 공동 개척하는 영토가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미국의 영토가 된 것이 아닌가.”

“영토는 미국이되 자원 개발에서는 대한제국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취하지 않았습니까?”

“빙고(氷庫)가 자원이라 하니 참 이상한 말이로군.”

효명제는 알래스카 구매를 크림 전쟁을 회피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구매한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나마 내가 희망을 가져보자고 자원 소유권을 얻어냈다.

미국의 땅에서 20년 동안 자원을 무제한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권리이지. 20년이 지난 뒤에는 무조건 미국 7, 대한제국 3의 비율로 자원을 분배한다.

이것만 해도 구매 비용을 벌충하고 남을 수준이다. 효명제는 직인을 찍은 서류를 리프란디에게 건네주고 말하였다.

“자네 덕분에 추위에 시달리고 굶주리는 쌍성자 일대의 대한 사람들이 전쟁에 참가하지 않게 되었네. 이를 어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군.”

“만약 저희가 퇴각을 실시할 경우 대한제국에서 이를 눈감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러시아 전권대사인 리프단디는 효명제와 적당히 말을 맞추었다. 이미 니콜라이 1세도, 지금 파견된 외교관도 쌍성자의 실태에 대해 그를 통하여 왜곡된 보고를 들었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동방전선, 시베리아의 일부 항구로 구성된 실낱같은 방어체계가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 예상하고 훗날을 대처하였다.

전쟁이 벌어지면 영국-프랑스 연합함대를 상대로 한 번 정도 상륙 저지작전을 펼치고 즉각 퇴각하리라.

적당히 싸우고 물러나겠다는 소리이니 효명제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받아들였다.

“중립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다만 퇴각으로 인해 이 나라의 영토로 이동할 경우 무장을 해제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머물러야 함은 명심하게.”

“그 정도면 다행입니다. 저희는 시베리아 유형소 같은 곳에 집단 수용될 줄 알았습니다.”

“백성들을 마음대로 징집하여 군대나 유형소에 감금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그 나라의 지배자는 걸주보다 못한 혼군이거나 노망이 들어 사리 판단을 못 하는 자일세.”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도 사람을 잡아다 시베리아에 들이붓는 니콜라이 1세이거나 170년 뒤의 러시아의 지배자가 그런 짓을 하였지.

리프단디가 물러나자 다음 서류를 작성할 사람이 등장하였다. 미국 전권 대사인 제퍼슨 데이비스는 인사를 깊게 올리고 미국 대통령, 이전 부통령 밀러드 필모어의 서신을 건넸다.

“밀러드 필모어 대통령 각하께서 알래스카 구매의 최종 결재 서류를 보내주셨습니다.”

“이전에는 부통령이었는데 이제는 대통령이 되었군. 앞으로 함께 거대한 얼음을 캐내며 살 사이이니 잘 지내봐야겠군.”

“그렇지 않아도 알래스카 구매 반대파들이 대통령 각하에게 수백 개의 얼음송곳을 보냈습니다. 여기에 신문 기사를 통해 서쪽의 얼음과자라고 비꼬았습니다.”

“여기도 비꼬는 이들이 생겨났다네. 박 후작의 동동(東東) 빙고라 하더군.”

그 동동 빙고에서 얼음 대신 금이 쏟아져 나오면 어떤 기사가 나올지 궁금하다. 미국에 보내는 서류에도 서명을 작성한 효명제는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나중에 고생물학자와 지질학자를 보내 자원을 탐사하면 되겠군. 그 춥고 험난한 곳에 어떠한 자들이 건너갈지는 아무도 모르겠는데 가기는 할 걸세.”

“제가 알기로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들, 순학자라 불리는 이들이 성공을 거두었다 하였습니다.”

“성공을 거두었다? 일 년 내내 땅만 파내던 사람들이 광맥 말고 화석을 발굴하게 되었다고?”

순학자들이 외몽골 전사들을 호위로 삼아 미국으로 건너가고 1년 6개월이 흘렀다. 이들이 마침내 광맥 말고 제대로 된 화석을 발굴해 낸 것이다.

효명제도 흥미로운 표정으로 제퍼슨 데이비스를 바라보았으며 대소신료들 모두가 시선을 집중하였다. 제퍼슨 데이비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짓을 하며 권유하였다.

“발굴한 화석 중 상당수가 이번 조약 서류와 함께 배송되었습니다. 미리 보아두었는데 기묘한 화석들이 넘쳐나더군요.”

“직접 볼 수 있겠는가?”

“물론입니다. 이미 황제 폐하를 위한 전시회를 간단히 준비하였습니다.”

대사관 근방에 있는 경운궁 확장공사장에는 이미 건물이 하나둘씩 완공되었다. 이 건물 중 박물관으로 사용될 건물을 미국 대사관에서 잠시 임대하여 비공개 전시회를 준비하였다.

화석은 나무로 만들어진 단상 위에 목화솜을 잔뜩 깔아 보호해 두었다. 처음에 전시된 화석은 사암 속에 틀어박혀 있는 물고기 화석들이었다.

“이 화석들은 애리조나 북부의 사암층에서 발견된 화석입니다. 고대의 물고기 화석이 대부분이며 간혹 이런 기이한 화석이 발굴되기도 하더군요.”

대충 작은 말 크기의 공룡 화석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 화석은 수많은 골편(骨片 - 뼛조각)을 갑옷처럼 두른 모습이었다.

“애리조나에서 발굴한 박영수의 이름을 따 영수 골편용이라 하였군. 그런데 별칭으로 도싯(Dorset, 영국의 지방) 공룡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 이유를 알 수 있겠나?”

효명제는 화석의 공식 명칭과 별칭을 확인하고 의문을 표시하였다. 그러자 제퍼슨 데이비스가 태연하게 설명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이것과 거의 비슷한 화석이 도싯 지역에서 발굴되었습니다. 학자들은 대홍수로 인해 떠밀려간 짐승의 화석이라 말하더군요.”

“성경에 나오는 대홍수 말인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란 말인가.”

내가 과학적 지식은 없으나 대륙 이동설 정도는 알고 있다. 아마 그 증거 중 하나인 여러 대륙에 분포한 공룡 화석이 발굴된 것이리라.

이외에도 효명제의 관심을 끄는 화석들이 있었다. 화석이 된 나무나 바다 개나리라 불리는 원생동물의 화석. 그리고 사암 사이사이에 박힌 화석들이다.

다음 장소는 현대 기준 캐나다에 소속된 로키산맥의 화석이 전시되었다. 이 머나먼 오지에서 발굴한 화석 중 첫 전시대에 놓인 물건은 길쭉한 나무 시료였다.

“신목(神木)? 나무 조각에 왜 신목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지 모르겠군. 단군나무라니?”

“이 나무의 시료를 채취하고 나이테를 확인하니 이천 년을 넘게 살아온 나무입니다. 심지어 중간에 시료가 부러져 연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다 합니다.”

“그러하면 정말 단군이 태어난 사천 년 전의 나무일 수도 있겠군.”

효명제는 이런 진기한 물건을 발견한 고생물학자들에게 하나하나 공치사를 내리며 이를 공식 명칭으로 기입하라 하였다.

이외의 여러 신비한 생물들, 화석은 아니나 미국에서도 찾기 힘든 전시품이 있었다. 다음 전시장으로 몸을 돌리자 제퍼슨 데이비스가 피식거리며 웃기 시작하였다.

“황제폐하 앞에서 송구한 일이나 웃음을 참을 수가 없군요.”

“진중한 화석을 보면서 왜 웃는가. 자고로 학문이라 하면…….”

첫 전시작품을 확인한 효명제는 눈을 부비며 몇 번이고 복원도와 화석 원형을 비교하였다. 화석의 이름은 ‘길준 가시개불’이며 효명제는 이를 확인하다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어지간해서는 웃음을 참으려 하였는데…….”

끅끅거리며 웃은 효명제는 마침내 배꼽을 잡고 벽을 짚은 채 손짓을 하였다. 화석들을 확인한 사람들은 모두 그 기괴한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개불처럼 길쭉한 연체동물의 몸에 아래엔 두 열의 가시가 달려 있는 화석이었다.

어떻게든 웃음을 참은 효명제는 다음 화석을 본 다음 무릎을 꿇고 한참을 참다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이 화석을 전능한 천주가 창조하였다면…… 아니지! 푸하하핫! 이런 흉물을 만들어 내서 땅속에 묻어버린 것이로군!”

화석의 이름은 ‘상현 정체불명 동물’이었다. 참 무책임한 이름인데 그런 이유가 있었다.

몸통은 갯가재와 비슷하고 눈은 거대하게 다섯 개가 달려 있으며 입은 코끼리처럼 길쭉하다. 말 그대로 근본도 없고 형태도 제멋대로인 정체불명 생물이다.

“폐하. 아무리 그러하여도 흉물을 만들어 내서 땅속에 묻어…… 으하하핫!”

“혹시 모르지 않나? 머나먼 옛적에 살던 사람들이 너무 흉측한 생물이라 묻어 버렸을지도.”

한참을 웃다가 눈물을 닦은 효명제는 재미있는 것을 보았다는 듯이 친히 붓을 들었다. 그리고 현판에 쓸 글귀를 손수 작성해서 건네주었다.

<기괴(奇怪) 생물관>

“나라의 정무를 보다 기분이 우울하면 이 화석들을 보러 오면 좋을 것 같다네.”

“직접 이름을 칭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화석을 발굴한 학자들을 조만간 도성으로 불러들여 만찬을 벌일 것일세. 그 전시회장에 상현 정체불명 동물을 본뜬 휘장을 전시해 두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군.”

효명제는 궁궐로 돌아가고 다시 제퍼슨과 부차적인 외교 업무를 실시하였다. 그는 효명제에게 나중에 보고할 사항에 대해 논하였다.

“고생물학자들의 성과는 물론이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지하자원을 발견해서 다행이군요. 그나저나 좀 불민한 사건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불민한 사건이라. 혹시나 전염병으로 인해 학자들이 사망하기라도 하였습니까?”

“총 손실 인원은 대한제국 학자 기준 아홉 명, 외몽골 전사 열네 명입니다.”

이런 험난한 지역을 다니는데 희생이 없을 리가 없지. 곰에 습격당하거나 병에 걸리거나 눈사태에 휩쓸리거나. 다양한 사망 원인이 있는데 독살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타타르 호위 3명, 애리조나의 아파치 부족에게 독살당함>

“독살이요? 아파치 부족에게 독살을 당했다니?”

“관련 보고서도 미리 첨부해 두었습니다.”

보고서에는 ‘해당 사건에서 생존한 카우보이의 증언’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외몽골 출신 전사 세 명과 카우보이 열 명이 아파치 부족의 마을을 방문하였다. 이들은 길목에 있는 샘이 말라붙어 어쩔 수 없이 마을에서 물을 구하려 하였다.

적대 관계이던 아파치 부족은 이들을 환대하고 간단한 식사를 대접하였다. 그 식사는 아파치 부족의 함정이며 독이 섞여 있었다.

세 명의 외몽골 전사는 독으로 구토에 시달리다 칼을 맞고 즉사. 물을 마시느라 음식을 늦게 먹은 두 명의 카우보이는 필사적으로 도주하였다. 이들은 도주에 성공하여 소식을 전하였다.

순간 뒷골이 당겨오며 머리 위쪽이 싸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멍하니 보고서를 확인하자 제퍼슨 데이비스가 눈치를 못 채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 세 명은 제법 뛰어난 인재였으나 이렇게 변을 당했습니다. 다만 이런 사건 이외에도 사고사나 병사 혹은 실종 사례가 빈번하니 염려하지 마시죠.”

“염려할 것은 그 세 명의 목숨이 아니고 아파치족입니다.”

“그 지독한 놈들을 왜 염려하십니까? 혹시나 북방의 타타르들이 복수를 천명하고 성전(聖戰)을 거행하기라도 합니까? 눈에 보이는 모든 아파치 부족을 죽이기라도 합니까?”

“네.”

제퍼슨 데이비스는 내 답을 듣더니 입술을 씰룩거리고 농담을 그만 하라는 듯이 억지로 웃었다. 같이 웃으며 넘어가고 싶으나 심각한 상황이라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결국 내 표정이 변하지 않고 더욱 심각해지자 그는 절박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아니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합니까? 저희 기병대들도 인디언들을 마음대로 죽이기는 합니다만 최소한 대화는 해봅니다.”

“아파치 부족은 외몽골과 이미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었습니다. 접대의 관습을 악용하고 독을 먹여 상대를 죽이는 행동 그 자체가 문제입니다.”

제퍼슨 데이비스에게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몽골의 정신적 지주인 칭기즈 칸의 어린 시절과 얽힌 비사, 아버지인 예수게이가 비겁하게 살해당한 사건에 대한 사항이다.

이후 칭기즈 칸에 의해 타타르는 궤멸 당했다. 내가 기억하기로 최초로 ‘수레바퀴’를 자비 없이, 어떠한 항복 권유도 없이 당한 부족이 이 타타르 족이지.

“타타르가 타타르의 마을에서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 이 말씀이십니까?”

“예전부터 말씀드린 것 같은데 타타르는 서쪽의 유목민이고 몽골리안은 상대적으로 동쪽에 있는 유목민입니다. 아무려면 좋으니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계십니까?”

“과장이 있겠지요. 아무리 그래도 사람인데 그 정도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겠습니까?”

“제가 보증하는데 하고도 남을 자들입니다. 그나마 수습할 길이 있다면 이 소식이 외몽골에 전해지지 않는 것 하나인데…… 이미 전해진 것 같군요.”

외몽골에는 아직 전신이 개통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미국에 있는 외몽골 사람들은 자기 친인척에게 소식을 전할 때 오로지 편지에 의지하지. 더군다나 외몽골 같은 먼 지역으로 향하는 편지는 한양을 거치지 않고 요동을 거쳐서 움직인다.

제퍼슨 데이비스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하였다.

“이미 타타르 전사들에게 소문이 퍼져서 애리조나로 모여들고 있다 합니다.”

“그럼 수습할 길이 없군요. 아마 천 명 단위의 외몽골 전사들이 미국으로 건너가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저희가 타타르의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될 일 아닙니까? 받는 쪽이 거절하면 올 이유가 있습니까?”

“몽골리아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왜 타타르입니까!”

이 무식한 미국 놈들을 교정시키느니 내가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 애초에 이놈들 수준이면 외몽골 사람들이 대한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그냥 받아들이겠지.

잠시 심호흡을 하고 생각을 정리한 다음 제퍼슨 데이비스에게 앞으로 할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외몽골의 전사들은 우리 대한제국에 고용되어 전공을 세운 이들입니다. 청나라의 북방을 유린하고 내전에서 승리하여 대한제국에 이득을 가져왔습니다.”

“일방적으로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는 말이로군요.”

“바로 보셨습니다. 더군다나 관리가 안 되는 서부에서 기마술에 능한 외몽골 전사를 어떻게 추적할 생각입니까?”

제퍼슨 데이비드도 외몽골 전사가 건너오는 것을 막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는 짜증이 나는 듯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답했다.

“솔직히 말해 치안 유지에도 벅찬 상황인데 기마술에 능한 전사들을 추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입국 단계에서 막아 보지요.”

“그 양반들 입국할 길이 막히면 자신을 쿨리 신세로 팔아치워서라도 건너올 복수의 화신들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무 말이나 훔쳐 도망가도 황무지에서 일 년은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이 외몽골 전사다.

이미 벌어진 일이고 미국 츠그이 잘못은 없다. 무턱대고 공격하기보다는 대안을 제시할 생각으로 적당히 어르고 달랬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아파치 부족을 없앨 기회로 삼으시거나 아예 보호할 기회로 삼으시든지 하시지요.”

이미 살기 좋은 미국이라는 소식이 전해져서 올해에만 300명에 달하는 외몽골 사람들이 이민을 택하였다. 여기에 독살 소식이 퍼지면 한 해에 천 명 정도는 가뿐히 이주하리라.

아파치 부족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이들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상대를 잘못 건드렸다.

제퍼슨 데이비드가 우물쭈물하여서 아예 쐐기를 박았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 해 일천 명 규모의 이민을 허용하고 이들을 기병대 자원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궁금하였다. 아마 남부 꼴통들은 동양 원숭이라 칭하며 외몽골 전사를 혐오할 것이요. 외몽골 사람들은 북부 쪽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리라.

이제 내가 할 일은 외몽골 전사를 조금이라도 통제하는 것이다. 제퍼슨 데이비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자를 쓰며 말하였다.

“대통령 각하에게 관련 내용에 대한 보고를 준비하겠습니다. 사태가 완만히 수습되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완만한 수습은 아파치의 모든 사람들이 멸족당할 때 이루어집니다. 그 형태가 죽음이건 미국에 굴복하여 부족의 이름을 버리건 둘 중 하나지요.”

이제 미국의 내부 구조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아파치라는 거대한 부족이 사멸하고 외몽골 전사들을 받아들인 원주민들이 국가를 형성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흑인 노예의 해방과 합쳐져 인디언 자치주의 편입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역사에서 벌어지지 않은 일이니 신중하게 이 사태를 관찰해야 하리라.

#작가의 말

상현 정체불명 동물의 복원도입니다.

로키산맥 북부, 버제스 세일 지층에서 튀어나온 기괴한 생명체. 오파바니아가 이 생물의 정체입니다.

로키 산맥으로 건너간 순학자들은 공룡 화석 대신 삼엽충, 아노말로카리스, 위왁시아, 피카이아 등등의 기괴한 생물만 발굴해 버렸습니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Opabinia

작가 : Junnn11

삽화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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