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12장 8화 프린스 흥선(1)
*흥선군 이하응 에피소드를 시간순서와 관계없이 먼저 연재하겠습니다.
조선에서 출발한 선단은 전속력으로 유럽을 향해 나아갔다. 끔찍한 작물 재해인 감자 역병을 막아내려는 명예욕에 가득한 이하응은 당장 영국으로 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미리 유럽에 보내둔 조사 의뢰서를 영국의 벵골 식민지에서 확인하고 수정되었다. 영국 소속 선박이니 이들이 조선에 들른 뒤의 여정에 대하여 영국 본국에서 결과를 알려준 것이다.
“영국 소속 선박을 통해 질병이 전파될 염려가 있다 하셔서 급히 조사하여 보았습니다. 해당 선박은 벨기에로 향하는 선박이었으며 씨감자의 대부분이 벨기에에 보내졌을 겁니다.”
“벨기에라 하면 화란(네덜란드)에게서 독립한 신생국가 아니오. 신생국가라면 차라리 잘된 일 같으니 잠시 들러서 사태를 조사해 봐야겠구려. 다른 소식은 없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국의 농작물 정보를 조사하여 보았습니다. 뉴욕을 비롯한 동부 연안의 감자 농장이 피해를 입었는데 여기서 수입한 씨감자가 이미 유럽 전체로 퍼졌습니다.”
“이미 구주(歐洲 - 유럽) 전체로 퍼져나갔다?”
이하응은 생각보다 일이 복잡해진 상황이 되었음을 알아차렸다. 벵골 식민지의 관리는 유럽의 지도를 펼쳐 아일랜드부터 오스트리아까지 씨감자를 사들인 것을 표기하였다.
유럽으로 향하여 간단하게 명예욕을 채우고 연구 결과를 보고하려 하였는데 일이 점점 커질 것 같아서 골치가 아팠다. 잘못하면 몇 년이고 유럽에서 역병과 싸워야 할 상황이리라.
“내가 알기로 구주의 감자 농사는 겨울을 보낸다 하였는데 이미 감자들이 뿌리를 내리고 한창 자라나고 있겠구려. 이를 어찌하면 좋을지.”
이하응은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결단을 내렸다. 벨기에는 신생국이며 작은 나라이니 감자 역병에 취약하리라.
그렇다고 유럽의 작은 나라이며 인연도 없는 벨기에를 첫 목적지로 삼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이하응은 벨기에의 인접국이자 가장 좋은 동맹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일정을 변경하겠소. 즉각 불란서에 서신을 보내주시오.”
벨기에의 인접국인 프랑스에 들러 그랑제콜 본원의 과학자들의 지원을 받고 연구결과를 공유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였다. 이하응의 기대대로 프랑스는 조선 연구사절단의 방문을 적극 환영하였다.
“지난번에 프린스 남연(남연군)께서 저희 프랑스를 방문하였지요. 이번에는 명성이 자자한 화가이신 프린스 흥선께서 방문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는 화가가 아니고 과학에 매진한 학도이며 이번에는 연구를 위하여 방문하였습니다.”
“이미 서신을 통하여 소식은 들었습니다. 듣자 하니 감자에 퍼지는 질병을 염려하여 방문하였는데 고작 질병이 뭐가 대수란 말입니까?”
“총장이시자 제 스승께서 극도로 경계한 작물 재해입니다.”
조일준의 이름 석 자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였다. 루이필리프는 수많은 난초 회화의 요청을 보내는 귀족들을 모조리 내쫓아 버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작 감자라 하지만 빈민에게는 요긴한 식량이요 귀족들도 즐기는 음식이지. 더군다나 우리 프랑스는 유럽에서 제일가는 식량 생산국이니 닐슨 조의 마음을 알 것 같군.”
“전하께 청이 있으니 제가 가져온 왕호장근 종자를 대량으로 재배하여 주십시오. 왕호장근을 쥐어짠 추출물이 조만간 퍼질 역병에 효과가 있습니다.”
“염려하지 말게. 보고 체계를 구축하고 감자 역병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 두겠네. 이제 감자튀김 대신 옥수수튀김을 먹어야 할 것 같군.”
루이필리프의 지원을 약속받은 이하응은 바로 벨기에로 향하였다. 초대 군주인 레오폴드 1세는 프랑스의 루이필리프가 보낸 서신을 확인하고 이하응에게 적지 않은 신뢰를 보여주었다.
“서신을 통해 이야기는 들었지. 감자의 신종 전염병이 우리 벨기에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하여 연구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 하였는가?”
“그렇습니다. 조선에 병을 퍼트린 선박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이 벨기에라 하였으니 마땅히 방문하여야지요. 부디 전하께서 은혜를 내려주시기를 청할 뿐입니다.”
“연구 목적으로 방문하였는데 대접은 잘해야지. 왕궁이 제법 비좁으나 당분간 궁궐의 별관을 중심으로 연구를 시작하시오. 보조 인원은 리브흐 드 브뤼셀 대학에서 차출해 줄 거요.”
벨기에의 정식 궁전인 브뤼셀 왕궁은 10년 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미완성된 건물이었다. 아직 시설도 부족하고 좁은 감이 없지 않았다.
이하응은 이를 알고 거절하려 하였다.
“하오나 다른 나라의 왕족인 제가 궁궐에 머무른다면 지나친 대접이 아닐까 염려됩니다.”
“아직 작은 나라인 벨기에도 자랑할 거리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부디 거절하지 말게.”
레오폴드 1세는 이번 기회에 아들의 버릇을 조금 고치려고 이하응을 반강제로 브뤼셀 왕궁에 머무르게 하였다.
이하응은 짐을 풀어놓고 대학 연구진과 함께 연구를 시작하였다.
“새 질병의 징후는 토양에서 검출한 포자로 알 수 있소. 포자가 보이면 즉시 황산구리 수용액과 왕호장근 추출물을 퍼부어주시오.”
“고작 질병인데 이토록 철저한 대처를 할 필요가 있습니까? 얼마나 심한 질병이기에…….”
프랑스어로 다시 작성한 보고서를 확인한 연구진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하응을 바라보았다. 이들은 벨기에의 감자 생산량을 고려하여 닥쳐올 재앙의 여파를 추측하였다.
“이 정도의 질병이 벨기에 전체에 퍼져 나갔다면 식량 수급이 최대 십 퍼센트 감소할 겁니다.”
“내가 알기로 일 할의 식량이 부족하면 흉년이오. 만에 하나 이미 감염 징후가 드러난 감자밭이 있다면 즉각 옥수수나 보리를 비롯한 대체 식량 작물을 심어주시오.”
다음 날부터 연구가 진행되었다. 사방의 감자밭에 방문한 연구진들은 한아름씩 토양 샘플과 감자 잎을 가져왔고 이하응은 이를 현미경으로 확인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미 삼 할 이상의 감자밭에 포자가 퍼져 나갔군. 전파속도를 생각하면 내년에는 어지간한 흉년을 넘어서는 끔찍한 재앙이 찾아올지도 모르겠어.”
이하응은 펜이나 연필이 아닌 가느다란 붓을 들고 단번에 곰팡이 포자 형태를 그려나갔다. 포자의 양을 추산하여 피해를 분석하고 기후를 통하여 번식 조건을 유추하는 작업이었다.
하루 종일 작업에 몰두한 이하응은 피로가 밀려와 의자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하응이 잠시 쉬고 있자 어린아이가 다가와 다짜고짜 그의 손목을 잡고 질문을 하였다.
“조선의 왕족인 프린스 흥선 아저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넌…… 네가 이 나라의 왕세자인 로데베이크(Lodewijk – 레오폴트 로데베이크 필립스 마리아 빅토르, 훗날의 레오폴드 2세)구나.”
어린아이가 손목을 꽉 붙잡고 질문을 하니 이하응의 표정이 풀어졌다. 레오폴드 1세의 차남인 레오폴드 로데베이크는 열 살임에도 불구하고 용모가 수려한 어린아이였다.
그럼에도 말투가 어딘가 어색하고 태도도 불량하였지만 올해 세 살인 서자 아들 재선(載先)이를 생각하니 저절로 흐뭇한 기분이 들어서 말을 들어주었다.
“프린스 흥선 아저씨는 동양에서 온 화가라 알고 있는데 저 이상한 도구를 보고 뭘 그리시는 건지 궁금해요. 나뭇가지 끝에 계란이 달려 있는데요?”
“내가 그리는 것은 먼지나 땅속에 있는 곰팡이란다.”
“곰팡이요? 곰팡이는 습한 벽지에 자라는 검은 얼룩이잖아요?”
고작 열 살의 왕족에게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던 흥선 대원군은 자신이 대학에서 이수한 강의들과 입학하기 이전에 쌓은 제반 지식을 떠올렸다.
이 시대는 초등교육 이후 바로 고등교육으로 넘어가는 시기이기에 의지와 재능이 없다면 학문에 발을 들이지도 못하는 자들이 많고 많았다.
반면 조선은 현대의 학문을 이수하고 아예 대학 강의서도 현대를 기준으로 작성한 조일준의 영향이 있었다.
이하응은 눈을 빛내는 로데베이크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이 세상에는 많은 생물이 있으며…….”
한 시간에 걸친 대화를 나눈 이하응은 목이 말라 물을 들이켠 뒤 로데베이크를 바라보았다.
수많은 지식을 주입당한 로데베이크는 머리를 감싸 쥐고 두통을 호소하면서 답하였다.
“저는 과학은 잘 모르겠지만 지리는 좋아요. 지리학을 배우고 지도를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레고 아름다운 판도의 땅을 얻어내 벨기에의 영토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이하응은 로데베이크의 단호한 대답에 피식 웃으며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떠올렸다. 재산을 축적하여 땅을 사들이고 소작농을 가혹하게 착취하여 조정의 눈 밖에 났던 지주들이었다.
지주라면 몰라도 한 나라의 왕세자가 이런 태도를 가진다면 지배당하는 땅의 백성들에겐 비극이 될 수도 있으리라.
이하응은 훈계 대신 적당히 겁을 주는 방식으로 대응하였다.
“힘이 강한 프랑스나 영국이면 모르겠지만 벨기에는 작은 땅을 알차게 가꾸고 보살펴서 점점 키워야 한단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을 가지고 모든 자원을 끌어내야 하겠지.”
“그럼 얼마나 배워야 해요?”
“아주 많이. 설령 많이 배울 수 없다 해도 최소한의 지식은 갖춰야지.”
이하응이 벌떡 일어나자 로데베이크는 손목을 잡고 투정을 부렸다. 뭔가 얻어내지 않고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신호였으니 이하응은 붓을 놀려 로데베이크의 초상화를 그려주었다.
“친구들이 있다면 이 그림을 자랑해도 좋을 것 같구나. 앞으로 학문에 정진하다 배움을 얻고 싶으면 나를 방문하도록 해라.”
“프린스 흥선 아저씨 고마워요! 이제 지리 말고 다른 것도 배워볼게요!”
인사를 올리고 사라진 로데베이크를 보며 이하응은 레오폴드 1세가 자신을 궁궐에 머무르게 한 이유를 알아차렸다. 학문을 기피하는 차기 왕 로데베이크를 자극하려는 계획이었으리라.
훗날 콩고 식민지를 만들고 손목과 목을 절단하는 미치광이 군주 레오폴드 2세는 다음 날부터 여러 학문을 섭렵하며 지식을 축적하였다.
이런 태도변화에 미심쩍어하는 가정교사들에게 로데베이크는 간단히 답했다.
“저는 최대한 많은 이득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좋은 땅을 찾는 방법을 배우려 해요.”
이런 훈훈한 분위기와 달리 보고가 들어올 때마다 이하응은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겨울을 보내고 번성한 감자에서 퍼져 나간 곰팡이가 수십㎞씩 퍼져 나갔다.
조선은 수확 과정부터 각별히 신경을 써서 추가 전파를 막아냈지만 유럽의 열강들에게는 이미 대책을 세울 시간이 늦어버린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있었으니 지주와 농민들의 반발이었다.
“프린스 흥선이 예상한 대로 봄을 넘긴 감자의 작황이 삼십 퍼센트나 감소하였지. 썩어 문드러진 감자와 운반 과정에 부패한 감자가 속출하였다네.”
“제가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수확에 성공하더라도 바로 가공하여야 포자가 퍼져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오염된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 안 됩니다!”
“그들이 말하기를 ‘곰팡이가 퍼져 나가 병을 일으키다니 말이나 되는가?’라고 하였네. 나도 자네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백성들은 오죽 하는가.”
레오폴드 1세의 말을 들은 이하응은 뒤통수를 두드려 맞은 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조선이야 충분한 연구와 기반 학문을 통하여 미생물이 병을 일으킨다는 전제를 깔고 연구에 임했다.
반면 서양은 아직도 미생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으며 세균 이론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 입장에서는 곰팡이 포자와 감자의 병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연구진들은 조금 진보적인 태도를 취하여 감자 역병의 곰팡이 포자를 병의 전조라고 인식하였다. 이 괴리를 이해한 이하응은 허탈한 표정으로 레오폴드 1세에게 물어보았다.
“그러하면 농민들이 오염된 감자밭에 다시 감자를 심었다는 말씀이십니까?”
“물론 자네의 스승인 닐슨 조의 명성을 고려하여 설득된 사람들도 있었지. 병이 생긴 밭에 다시 감자를 심을 수는 없다면서 보리와 옥수수 그리고 순무를 심었다네.”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감자 역병이 전파된 밭에서 다시 역병이 퍼져 나갈 겁니다.”
이하응의 생각으로는 아마 유럽 전체를 감자 역병이 휩쓸고 나서야 곰팡이가 병의 원인이라는 이론이 생겨날 것 같았다. 그마저도 자신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이론이 될 수준이었다.
이미 조선의 학문 기반은 서양을 능가하였다. 즉각적인 대처를 하였던 조일준의 판단과 이를 지원한 조정의 노력 그리고 이런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인 사람들의 지식은 이미 유럽을 뛰어넘은 것이다.
조선에 부족한 것은 우수한 인재와 축적된 학문 기반이 전부였다.
레오폴드 1세의 대답을 들은 이하응은 연구실로 돌아가기 전 인사를 올렸다.
“부디 충분한 양의 황산구리 수용액과 남프랑스에서 재배 중인 왕호장근 추출물을 투입하라 권고하여 주십시오. 또한 석회구리액(보르도 액)을 잎 표면에 뿌리라 명하여주십시오.”
“그 명을 얼마나 이행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군. 구리는 제법 비싼 물건이 아닌가.”
이런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프랑스와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심지어 헝가리까지 퍼진 감자 역병은 이미 유럽을 들끓게 하였다.
일 년이 지난 1845년 초가 되자 끔찍한 피해가 시작되었다.
“올해 구주 전체의 감자 농사 가운데 최대 오 할, 평균 삼 할이 붕괴했군.”
이하응은 각지에서 올라온 보고를 읽으며 탁자에 엎드려 멍한 눈으로 벼루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나마 피해를 경감하였지만 나머지는 아니었다.
감자를 주력으로 재배하는 농민들이 굶어 죽거나 아예 자살하였다는 말이 들려올 지경이었다.
재배 비중이 적은 감자라 다행이지 밀이나 보리의 병이었다면 유럽 전체가 굶어 죽었으리라. 적극 협력한 프랑스의 피해는 10%로 매우 경미하였으니 다행이었다.
유럽의 곳간인 프랑스의 힘을 확인한 이하응은 자신의 명성을 더 떨칠 기회라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었다.
“가만히 있으면 뭘 하나. 덕분에 수많은 연구결과를 축적하였으니 아예 박사 과정까지 단번에 치고 나갈 수 있겠지. 석박사 통합과정을 감자 역병으로 이수해 볼까.”
이런 와중에 조선에서 보내온 서신도 있었다. 조선이 칭제건원을 하고 제도를 변경하였으며 이하응이 돌아오면 공족(公族)에 봉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기력을 되찾은 이하응은 오늘도 업무에 매진하였다. 아침에는 훗날 벨기에를 물려받을 로데베이크 왕세자에게 강의를 하고 점심부터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대책을 세웠다.
“프린스 흥선에게 또 다른 감자 역병 발생지역의 샘플을 가져왔습니다. 마침내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까지 감자 역병이 발생했더군요.”
“마침내 사건을 일으킨 원흉이 피해를 입게 생겼습니다.”
“누가 영국 놈들 아니랄까 봐. 물론 프린스 흥선께서 주장하신 곰팡이 전파 이론이 옳다는 전제조건 하의 이야기이지만요.”
이하응은 자신의 이론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별로 없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쓴웃음을 지으며 샘플을 확인하였다. 스코틀랜드의 샘플에는 평범한 수준의 포자가 보였다.
반면 다른 샘플은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포자가 보였다. 얼마나 양이 많은지 감자 잎에 생긴 곰팡이 반점에 버금가는 곰팡이 덩어리가 토양 안에 잠들어 있었다.
“이보시오, 난……. 이렇게 많은 포자를 본 적이 없소…….”
“네? 맨날 보시는 것이 곰팡이 포자 아닙니까?”
이하응은 샘플을 담아온 유리병에 적힌 문구를 확인하였다.
킬케니, 아일랜드라 적힌 유리병은 물론 아일랜드라 적혀 있는 대부분의 유리병에서 엄청난 양의 포자가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