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114화 (114/345)

114. 11장 3화 국제 관계(2)

이 사업의 근본은 목화 씨앗을 싼 가격에 얼마나 많이 들여올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일단 일준이가 제시한 연구논문에 의하면 면실유 추출은 다음 공정을 통해 추출되었다

[목화 씨앗의 표면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불순물을 걸러내서 롤링 머신으로 분쇄한다.]

[비료 제조의 부산물인 인산을 섞고 원심분리를 통해 수액과 점착질을 분리한다.]

[석회, 수산화나트륨의 염기를 섞고 가열하여 지방산을 변질시킨다.]

[지방산이 비누가 되면 세척하여 비누를 제거하고 활성탄과 규조토로 표백한다.]

[이후 기름을 추출하고 다음 공정으로 독성 물질인 고시폴(Gossypol)을 분해한다.]

노력이 많이 들어가서 문제이지 적은 자본으로 비누를 만들 수 있었다. 비누뿐만이 아니고 수액과 점착질이면 식물성 접착제도 만들어서 가외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름 추출 이후의 공정은 먹칠을 하여 공개하지 않았다. 아마 일준이가 핵심적으로 개발하는 기술 같은데 유대인들은 이 검열된 논문을 확인하고 가능성을 찾아낸 것이다.

다음으로는 유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목화 씨앗을 얻어 면실유를 얻어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심양 인근에서 목화를 기르는 농민들에게 물어보니 이들은 퉁명스럽게 답했다.

“목화 씨앗이요? 어디에도 쓸 수가 없습니다. 속살이 기름지니 망치로 쪼개서 가축에게 먹인 사람들이 있는데 줄줄이 죽어나가서 더 먹이지도 않습니다.”

“간혹 목화 씨앗에서 기름을 짜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드기가 밭에 너무 많이 생기면 적당히 뿌려서 효과를 보기는 하지요.”

“저희는 그냥 강물에 흘려보냅니다. 다른 집에서는 몇 년 정도 밭 근처에 묻어 두었다가 두엄에 섞는다던데 그 노력을 하느니 그냥 버리고 말지요.”

유대인들은 목화 씨앗이 공짜라 하였는데 이 수준이면 공짜도 아닌 폐기 비용을 받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공장을 설립하건 말건 그냥 버리는 폐기물이 목화 씨앗이 아닌가.

이 시대에는 기후조건이 맞는 국가들은 모두 목화를 기른다. 기르지 않는 국가라도 세계 목화 생산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미국의 목화를 쓰거나 영국처럼 인도의 목화를 들여온다.

여기까지 떠올리니 유대인들이 왜 이를 ‘전설의’라는 명칭을 붙여가며 찬양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유대인들과 다시 면담을 하여 이들의 속내를 뜯어보았다.

“아무래도 이번 비누사업은 이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에 퍼진 모든 유대인들이 공유할 사업 같군요. 만드는 기술만 익히면 쓸모없는 물건을 금으로 바꾸는 격이지요.”

“말씀은 드리지 않았지만 몇 년 뒤에는 그렇게 할 예정이었습니다. 한센 박께서는 역시 생각이 깊으신 분이군요.”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전 세계에 퍼진 유대인들은 밀접한 연락망을 가지고 있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조차도 정체성이 유대인이면 신뢰를 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물론 정체성이 유대인이 아니라면 신뢰도 못 받고 정보도 공유하지 못하고. 지금 영국 보수당에서 활동 중인 디즈레일리는 유대인 출신이지만 정체성이 영국인인 대표적인 사례다.

몇 년 이내에 전 세계의 유대인들이 연락망을 통해 자본을 대출받아 비누사업에 뛰어들겠지. 모든 사업은 선점 과정에서 벌어질 여러 마찰을 중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쉽게 해결할 능력이 있는 민족이다.

조선에서 이미 공개한 정보를 막을 생각도 없고 유대인을 통해 이득을 챙길 차례이다.

나는 일준이의 발명이 엄연히 국제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을 들먹이며 압박하였다.

“그러면 기술의 특허료는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십니까?”

“총 수익의 일 퍼센트 정도를 특허료로 지불하면 어떠하겠습니까?”

“유대인에게서 돈을 얻어낼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얽매어 보았자 사업 확장만 더뎌지고 결국 서로가 이득을 볼 수 없지 않습니까?”

사실 유대인을 상대로 돈을 얻어낼 방법도 없고. 이들이 먼 나라에서 서류로 장난질을 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변명을 할 수도 있고 물량을 덤핑하여 수익을 줄일 수도 있다.

유대인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내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 생각하고 침을 삼키며 긴장하였다. 그러니 유대인들과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제안을 하였다.

“공동 발전 기금을 만들어 투자하는 방식은 어떠하신지요. 이 기금을 통하여 조선은 젊은 인재를 얻을 것이며 유대인 공동체에게는 특허와 관련된 사항의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돈보다는 인재라 하셨습니까. 그러하면 어떤 인재를 찾으시는지요?”

“일단 두각을 드러내는 젊은 인재를 전 세계에서 섭외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일 년에 천여 명 정도의 목록을 작성하여 조선으로 보내면 저희가 섭외할 사람을 택할 겁니다.”

유대인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각 국가 정부의 탄압을 피할 기회이다. 내 입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인재를 뽑아올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고.

사업계획서 작성 이후 재차 계약서가 작성되었다.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에 보낼 목적의 계약서 작성을 확인한 유대인들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잘만 하면 전설의 비누로 얻어낸 자금으로 여러 사업을 벌이고 우리의 나라를 설립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아예 비어있는 땅을 사 버리면 적당할 겁니다.”

“전설의 비누 사업이라……. 참 재미있을 것 같은데 상표는 정했소?”

“여기 있습니다. 비누에 찍어서 상표로 활용할 간단한 도장을 하나 만들었지요.”

도장의 형상은 유대인 특유의 키파(테두리 없는 모자)와 긴 구레나룻, 그리고 풍성한 수염을 지닌 얼굴을 표현하였다. 이를 전 세계에 유통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거저 얻는 목화 씨앗으로 비누를 만들고 시장 점유를 위해 박리다매로 양산하면 아예 비누의 대명사로 ‘유대인’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이 참담하고 암담한 사태를 어찌 해결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이런 말을 해봤자 이해할 사람도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준이에게 물어볼 생각을 품고 다음 과정을 위해 봉천도 관찰사인 조인영과 접견하였다.

“자네가 일을 도우러 온 것은 아니고 일을 더 늘리러 왔군. 그렇지 않아도 이주한 소작농들 배분이 막 끝나 각 마을을 감시하고 있는데 또 사람을 보내다니?”

“재주가 많은 사람들이니 아껴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재주가 많은 사람들이 알아서 말과 글을 배우기라도 하는가? 그렇지 않아도 자네가 제안한 삼심 제도에 대해 논할 것이 있네.”

조인영은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를 가리키며 청산유수처럼 말을 시작하였다. 이민아문에서 사람들을 잘 보내서 좋아하였는데 잘 보내도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었다는 푸념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청나라 사람들이 말이 통하지 아니하여도 역관을 통해 전해진 말을 잘 듣는다는 점이네. 이들을 먼 곳에서 구명하여 본래 마을로 돌려보낸 은혜를 잊지 않지.”

“좋은 일이로군요. 그러하면 이주한 소작농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이들의 거처는 전쟁으로 인해 납치되던 중에 몰살당한 집으로 배정하였다네. 다만 농토는 새로 개간해야 하니 소작농들의 고생이 여간 심한 일이 아닐세.”

“삼 년이면 농토를 만들고 남을 시일이 아닙니까. 그동안 정착 비용을 제공하는 것이 문제이지만 어차피 해야 할 일입니다.”

조인영은 코웃음을 치며 서류 덩어리를 전해주었다. 각 부, 목, 군, 현에서 올라온 서류인데 지방관을 파견하고 고을을 정비하자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소식이었다.

“본래 만주 일대는 정착하기 편한 곳 어디에서나 사람들이 살고 있었네. 이들이 이렇게 살아간 이유야 마적이나 마찬가지인 팔기군을 피해 산골짜기에 마을을 만든 덕분이지.”

“이들이 전쟁 소식을 듣고 팔기군이 사라지자 태도가 돌변하였군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 만주 일대의 인구는 추정하기로 일백이십만 명이며 이들 가운데 오십만 명 정도만 통솔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이제 팔십만 명이 되었네.”

보고서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안이 있었다. 이들은 조선의 백성을 자처하며 조선에서 이주한 소작농들과 대등한 처우를 요구하였다.

조선의 소작농들도 이주하며 곡식을 받을 자격이 생겼는데 자신들도 이주한 사람이니 정착 비용을 제공하라는 말이었다.

이를 읽으니 헛웃음이 나와 이들을 사용할 장소를 찾았다.

“아예 조선으로의 이주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군요.”

“아직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그러한 징후는 느껴지고 있다네. 자신들의 생각보다 대접이 시원치 않으면 조선으로의 이주를 원할 것이니 참 답답하고 난감한 노릇이 아니겠는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라 착각하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밀도가 높은 조선에 청나라 사람들을 이주시키면 손해만 보는 정책이다.

그러니 조선과 대등한 대우를 해 줄 방법을 마련할 차례였다. 이미 만주 일대에는 의주에서 연장된 철도가 부설될 예정이고 한창 측량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이용하려 하였다.

“그러하면 만주 일대를 조선과 대등한 땅으로 만들 것이라 하시면 어떠합니까? 이미 전신이 부설되었고 조만간 기차가 설치되면 모든 물산이 오갈 땅이라 하시지요.”

“자네의 말을 들으니 바로 답이 나오는군. 멋대로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을 끌고 철로 부설을 실시하라는 뜻이 아닌가? 여기에 화전민도 투입할 작정인가?”

“바로 보셨습니다. 사람이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고생을 하면 빠르게 친해지게 마련이지요.”

한솥밥을 먹는다는 말이 괜히 나오겠는가. 무식한 집단생활은 아니더라도 동일한 노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말을 배우고 문화에 휩쓸리게 마련이다.

나도 현대에서 군대 생활이나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절실히 체감하였는데 철도 부설은 군 생활과 비교할 수 없을 고난이도 작업이다.

조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도를 가리켰다.

“내년 삼월에 첫 공사를 시작하여 2년 이내에 심양을 시작으로 노선 두 개를 부설할 예정이네. 이미 철광석 산지와 석탄 산지를 찾아냈으니 철로 공급에도 문제가 없겠지.”

“화서(華西 - 이항로의 호) 대감과 요순학자들이 많은 고생을 한 모양이군요.”

“고생이고 뭐고 아무 데나 끼어들어 땅을 헤집으니 내 머리가 아플 지경이네. 얼마 전에는 거대한 비석을 발견하여 탁본하고 해석 작업을 한다던데 이번에는 지층이니 뭐니 말하더군.”

조인영도 자신의 속을 털어놓고 어느 정도 정책의 방향성을 잡아서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는 각 도의 명칭을 확인하더니 조만간 벌어질 일에 대해 말하였다.

“폐하께서는 내후년에 철로가 완성되고 병합이 많이 진행된 다음 칭제(稱帝)를 하실 뜻을 품으신 것 같군. 그때쯤 되면 청나라를 놀리기 위하여 칭한 임시 명칭들도 모조리 개편되겠지.”

“응당 해야 할 일입니다. 폐하께서 제도를 개편할 준비를 하시니 모든 일을 단번에 처리해야지요.”

순조는 청나라를 놀려먹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는데 승전을 거둔 군주로서 청나라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는 행동이었다. 이제는 이런 행위를 그만두고 권위를 세울 차례이다.

며칠 정도 머무르며 조인영과 제반 정황에 대해 논하고 조선에 복속한 만주족들과 접견을 가졌다. 이 작업이 진행되는 중에 임건보가 전령을 보내 급한 소식을 전했다.

“급보입니다! 남서쪽의 안산(鞍山)에서 소작농들과 청나라 사람 사이의 집단 난투가 벌어졌습니다! 청음 장군께서 급히 병사를 파견하였으니 보고를 올립니다!”

“집단 난투라 하였는가? 지난번에는 서른 명 정도가 싸워 엄히 다스렸는데 몇 명인가?”

“양 측에서 최소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석전을 시작으로 몽둥이와 낫을 들고 달려들었다 합니다! 속히 나서주십시오!”

조인영은 언젠가 터질 일이라 중얼거리며 말에 올랐다. 본래 관찰사는 자리를 잘 비우지 않지만 만주는 조선이 얼마 전에 병합한 땅이며 삼심제도가 도입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사태가 터졌으니 현장에 나가 사태를 수습하고 주민을 위문하며 이 사태가 더 번지지 않게 할 의무가 있었다.

조인영은 나와 함께 말에 올라 질주하면서 상황을 말하였다.

“심양의 다른 주변도시들은 그루시 장군이 복속시키고 민심을 돌렸지만 안산에서는 그러한 일을 하지 못하였네. 내 언젠가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는데 하필 지금이라니!”

기차도 없으니 나흘 내내 달려 파김치가 된 다음에야 안산에 도착하였다. 임건보가 지휘하는 기병들은 사태를 이미 수습하였지만 파장은 제법 컸다.

“보고를 올립니다. 조선에서 이주한 화전민 이백사십여 명과 청나라 사람 사백육십여 명이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여섯 명이 죽고 열다섯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원인이 무엇인가? 내가 여러 배려를 하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물골을 정비하면서 시비가 붙었다 합니다. 강의 상류에 자리 잡은 소작농들이…….”

소작농들이 새 농토를 만들면서 청나라 사람과 시비가 붙었다. 처음에는 시비에 불과하여 삼심제도를 도입해 분쟁을 수습했지만 한번 엇나간 사이가 수습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서로 욕설을 주고받고 주먹다짐을 하다 조선에서는 석전을 꺼내고 청나라에서는 몽둥이를 꺼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점점 과열되며 집단 난투가 벌어졌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이들을 하옥하면 소문이 퍼져 민심이 이반될 것이고 그대로 덮으려 하여도 다시 싸움을 시작할 것이네. 사람이 죽은 원한을 어찌 감당하겠나.”

조인영은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찾기 위해 호들갑을 떨었지만 답은 있었다. 이들을 모두 몇 년 동안 유배시켜 죽지 않을 정도로 고생시켜 강제로 화합시키면 될 일이다.

아직도 누가 먼저 돌을 던졌고 누가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이런 사소한 분쟁은 사라지게 만들 장소가 있었다.

전신으로 조인영의 보고가 올라가고 조정에 나 또한 전신을 보냈다.

[죄를 저지른 이들을 삼 년 동안 월남(베트남)으로 보내 고무농장에서 일하게 하면 어떠합니까. 이들은 죽을 고생을 다 하되 죽지는 않고 죄를 뉘우칠 것입니다.]

일종의 국제 유배형이다. 37도의 무더위에 고무나무 농장에서 일하면 죽지는 않더라도 지옥불 같은 더위와 습기에 온몸이 구워지며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으리라.

조선 쪽에서도 프랑스에 돈을 받으니 손해를 볼 일은 없다. 유가족에게 이 돈으로 곡식을 지급하면 죄인의 가족도 배려하는 조선이라는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

[좋은 의견이니 즉각 보내도록 하라]

반나절이 지나자 효명세자의 답신이 왔고 죄인들은 여전히 서로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화합의 ‘ㅎ’ 자도 보여주지 않았다.

조인영은 나에게 감사의 눈짓을 하며 이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서로 분쟁을 일으켰으니 삼 년 동안 유배지에서 노역을 할 것이다.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너희가 노동을 한 만큼 곡식을 지급할 것이니 불만을 가지지 말거라.”

“유배라 하셨습니까? 저희가 혹시 탄광에 다녀온다는 말씀이신지요?”

“탄광은 아니고 햇빛을 보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지.”

기껏해야 농장에서 일할 것이라 생각한 죄인들은 육로로 의주를 통해 이송되었고 난생처음 기차를 타고 황해도로 옮겨졌다. 그러고는 난생처음 프랑스 소속 선박에 탑승해 베트남 고무나무 농장으로 향하였다.

두 달 뒤에 프랑스에서 베트남산 고무와 함께 소식을 보내왔다. 새로운 노동자들은 아주 잘 적응하고 있으며 싸우지도 않고 서로를 보살핀다고.

여기에 새로운 노동환경에 적응하여 훌륭한 노동효율을 보여주고 있다고. 일준이는 새로 수입된 고무를 확인하며 말하였다.

“이 노동자들의 고통을 아십니까? 사악한 외무승지의 계략으로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하루 종일 개미처럼 일하는 끔찍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말 정정해! 베트남 고무나무 농장의 노동자들은 거의 안 죽는다고!”

베트남에 설립된 고무나무 농장은 현지인을 중심으로 일하는 곳이라 사람이 죽을 정도로 가혹하게 노동을 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사람이 죽는 고무나무 농장이 있기는 하다.

바로 아이티에 설립된 고무나무 농장이다. 포로로 잡힌 팔기군 대부분은 아이티 고무나무 농장에서 가혹하게 착취당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사망자가 25%에 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간쓰레기들에 대한 합당한 처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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