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장 - 건곤일척 (1) >
그루시와 안드레이는 단숨에 심양 외곽의 도시 중 하나인 본계를 함락하였다. 이런 기쁜 와중에도 순조는 저녁놀이 지는 요새를 불편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청의 군대가 방심하지 않고 심양에 한 몸으로 있으니 계획이 어그러지기 시작하였구나.”
일대에 남은 전투의 흔적이라고는 뒤늦게 퇴각하다 사로잡힌 200여명의 녹영군이 전부였다. 여력이 남은 그루시와 안드레이는 주변 정찰에 나섰는데 성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순조는 지금까지의 청나라의 행적을 정상적인 국가가 철저한 대응을 하였다고 인식하였다. 완벽에 가까운 청야전술과 선발대를 상대로 한 신속한 퇴각까지 보여주었다.
제1 사단이자 수도방위사단인 성부사단의 사단장 이유수(李惟秀) 또한 같은 생각을 하였다. 그는 요새 곳곳의 흔적을 돌아보며 신중하게 평가하였다.
“잘못하다가는 청나라의 대규모 군세를 정면에서 맞서게 될 것이라 마음이 답답한 지경이옵니다. 두 배 정도야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 세 배가 넘어간다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다음 회전 장소를 준비하자꾸나. 섣불리 심양성에 공격을 시도하여 앞뒤로 협공을 당하면 싸우느니만 못 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다들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루시는 외부 정찰을 위해 외부에 나가 있었다. 이 와중에 노획품도 있었는데 청나라의 현실을 보여주는 구식 화포였다.
여기에 착복으로 엉망이 된 화약과 불량 화약도 있었다. 그나마 쓸 만한 화약을 간추려 내던 오귀스트 마르몽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애초에 기병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 할 정도로 부패한 나라가 화약을 잡아먹는 포병을 운영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어. 이 꼴이라면 포병 전략을 수정해야겠군.”
“전략을 수정하시다니요? 본래 상대의 포병대를 침묵시킬 계획 아니었습니까?”
“이딴 골동품 화포는 어떠한 위협도 안 될 거야. 포병이나 지휘본부를 노리느니 유산탄으로 인명피해를 최대한 입혀야겠지. 다만 또 할 일이 있어서 문제이지.”
마르몽이 턱짓을 하며 구석을 가리켰는데 포병들이 유황과 숯가루로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하나같이 보호용 고글에 마스크를 몇 겹을 끼고 있는데 이황화탄소를 제조하는 공정이었다.
“이황화탄소를 왜 전선에서 만드는 겁니까? 설마 연막탄용으로 만드실 작정입니까?”
“내 말이 그 말일세. 조선의 군주께서는 수세에 몰려 퇴각할 때 연막 용도로 사용하라고 백린탄을 제조하라 했는데 저게 다 돈 낭비가 아니겠는가?”
백린탄의 문제는 이미 알고 있었다. 발사 충격으로 자폭할 가능성이 있어 고작 700미터를 발사하니 지금 기준으로 근접 포격만 가능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를 마르몽이 설명했다.
“이황화탄소가 쉽게 폭발하는데다 철을 순식간에 녹슬어버리게 해서 위험한 물건이지. 이로 인해 수명이 열흘에 불과하니 쓸모없이 버려질 것 같군.”
더군다나 유산탄은 1년 정도 보관할 수 있지만 백린탄은 열흘밖에 보관할 수 없으니 이걸 바로 쓰지 않으면 돈 낭비이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혹시나 쓸 구석이 생길지도 모른다.
병사들은 경계인원을 제외하고 휴식을 취했지만 나와 장성들은 쉴 겨를이 없었다. 적을 회전으로 끌고 올 계획이었으니 적에게 아량을 베푸는 척 유인할 필요가 있었다.
포로에게서 얻어낸 정보로 지휘관을 추측하고 있는데 기병들의 복귀를 알리는 나팔이 울렸다. 프랑스와 조선의 혼성 기병을 이끌고 출정한 그루시는 돌아와서 땀을 닦으며 말하였다.
“놈들 가운데 제 몫은 챙기는 놈들이 있더군. 사방으로 산개하여 군영을 염탐하는데 기본기는 할 줄 아는 놈들이라 쫓아내는데 애를 먹었네.”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나저나 포로는 잡으셨습니까?”
“서른 명 정도를 죽이고 스무 명 정도 잡긴 잡았지. 다만 중국의 말이 아닌 기묘한 말을 사용해서 심문을 하지 못 하였네. 대체 어디 말인지 모르겠군.”
처음에는 만주어라 생각했지만 아니리라. 만주어는 청나라의 표준어지만 이 시기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언어였다. 그루시가 기본기는 할 줄 아는 놈들이라는 병사들의 정체는 몽골팔기였다.
아마 보르지기트 셍게린첸이 몽골팔기 가운데 가장 세력이 약한 사람, 상대적인 정상인들을 이끌고 합류했으리라. 간단한 심문 결과 규모는 사천여 명에 불과하니 다행이었다.
설령 전성기의 팔기군이 온다 하여도 사천 명 규모면 그루시나 안드레이에게 철저히 격멸당하리라. 물론 순조는 이를 모르니 군영 안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럴 바에 본계를 거점으로 삼고 청나라의 군대를 막아내는 것이 나을 것 같군.”
화끈한 회전으로 일방적으로 박살내는 것이 좋지 수세에 몰린 조선군을 드러낼 이유는 없었다. 순조를 설득하는 동안 하루가 지났고 마침내 청나라의 장수들이 본계까지 도착했다.
군대가 온 것은 아니고 장수와 호위병으로 보이는 서른 명 내외의 인원이 본계의 북쪽 벌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순조는 이 모습을 망원경으로 보고는 말하였다.
“아무리 보아도 우리를 돌려보내기 보다는 엄중히 꾸짖기 위하여 온 것 같구나. 사단장 이대유(大有 - 이유수의 자)를 비롯한 관원들이 벌판으로 나아가 맞이하도록 하라.”
“주상전하께 아뢰옵나이다. 총포로 위협하여 당장 쫓아내는 것이 바람직하오며 이 기회에 적을 격멸하면 더욱 좋은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만에 하나라도 이 나라의 군대에 짓눌려 화평을 택하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
그럴 리는 없지만 왕의 명이니 따를 수밖에 없지. 이유수가 사단장을 대표하여 앞으로 나섰고 나와 박규수가 각기 외교와 기록을 위하여 따라 나갔다.
근처까지 다가갔는데 상대는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통성명도 안 하는 결례일 줄 알았는데 이유수가 뒤를 돌아보더니 격양된 목소리로 말하였다.
“저기 태극팔괘도(太極八卦圖)가 걸린 것을 보게. 주상전하께서 뜻을 보여주셨군.”
군영에 휘날리는 깃발은 좌독기(坐纛旗)가 아닌 임금을 상징하는 어기로 바뀌었다. 가장 앞으로 나온 지휘관은 왕공족인 보르지기트 키샨이었는데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말하였다.
“조선의 왕이 정신이 나갔는가? 당장 황상께 고개를 조아려도 모자를 판에 멋대로 군대를 이끌고 영토를 넘어오고 어기를 드러내?”
“주상전하께서는 청나라를 상대로 일전을 벌여 옛 조약을 바로 고칠 마음을 품으셨습니다. 저희는 신하로서 이를 충실히 따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유수 대신 내가 덤덤하게 말하니 키샨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선군을 상대할 생각에 심각하게 염려하고 있다가 순조를 사로잡을 야욕이 생겨났으리라.
상대가 침묵하자 이유수가 먼저 나서서 공손하게 두 손으로 어제 내가 작성한 서신을 건네주었다. 이를 확인한 키샨은 코웃음을 치며 답하였다.
“일대에서 회전을 벌일 것이라니 잘 되었군. 조선이 명나라와 연합하여 천명제(누르하치)께서 이끄는 군대와 회전을 벌이고 몰살을 당하였는데 여기서 배우는 것이 없단 말인가.”
“본래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면 옛 패배부터 설욕함이 마땅한 법이오. 주상전하께서 뜻하신 일이며 청나라의 군대가 몇 만이 되더라도 상관없으니 전장에서 맞이하면 어떻겠소?”
“좋은 말이로군. 전장은 요양의 북쪽에 있는 벌판으로 삼으면 어떠한가?”
미리 계획한대로 조선군의 화력을 최대한 뿜어낼 수 있는 벌판을 택하였다. 순조는 목책과 참호를 설치하여 공방전을 택하자 하였지만 이는 나와 마르몽이 순조를 설득하여 만류하였다.
틀어박혀 있으면 팔기군의 기동력에 무너질 것이며 적이 우회하여 포위 공격을 가할지도 모른다는 설득이었다. 결국 양군의 전투는 3일 뒤인 1840년 10월 17일로 결정되었다.
“앞으로 삼 일이면 모든 일이 끝이 나겠군. 자네들의 예의를 보아서 단칼에 목을 벨 것이니 염려하지 말고 기대하고 있도록.”
“염려하지 마시오. 본관은 무인으로 주상전하의 은혜를 받았으니 죽더라도 주상전하를 보필하면서 명을 달리 할 것이오.”
“백련교라 칭하는 사교들의 무리를 도륙한 명장 양팡(양방 - 楊芳)과 황상께서 신임하시는 종친 이산(혁산 - 奕山)이 병졸을 지휘하건만 어찌 저리 앞일을 모르는지······.”
이유수도 이들의 거짓 명성을 알고 있었는지 눈썹을 꿈틀거리며 반응하였다. 물론 저 인간 이하의 머저리들이 본래 역사에서 했던 일을 알고 있으니 삼 일 뒤가 정말 기대되었다.
-----
어제 진군을 마치고 교전지역 인근까지 이동한 조선군은 전장을 잡기 위해 어스름이 걷힐 무렵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침내 한 장소를 찾았는데 참 애매한 지형이었다.
“너른 벌판이 있으니 화포를 쏘기 좋은 곳이건만 분지(盆地)지형이로구나. 야트막한 능선이 사방을 가로막고 있으니 멀리서 돌격하는 기병들이 더욱 빠르게 쇄도할 것이다.”
“하오나 이 흙먼지바람을 막아낼 장소로서는 분지가 나을 것 같사옵니다.”
“내가 병법에 익숙하지 않으니 제장(諸將)들의 의견을 경청할 수밖에 없구나.”
이유수의 말 대로 이놈의 흙먼지바람이 문제였다. 아직 시야를 가릴 정도로 센 편은 아니지만 능선 위에서 사격을 하면 거센 바람으로 인해 머스킷 장전이 난항을 겪으리라.
저 멀리서 조선군의 진격을 확인한 청군도 대응하듯 분지 안으로 이동하였다. 망원경으로 팔기군의 진영을 살펴보니 정석 중의 정석 진영이었다.
정면은 보병인 녹영군인데 조선군 규모의 두 배 정도로 보이니 4만 명 내외 같았다. 이들이 좌우로 나뉘어 양 측면을 팔기군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총원은 8만 명 내외로 추정되었다.
조선군의 진영은 순조의 호위와 후방 기습 방지를 위해 남겨둔 보병을 제외하면 최전선의 전열보병 2만, 후방의 포병 3천 그리고 좌우익의 기병 8천기였다. 순조는 이를 확인하고 명령을 내렸다.
“방도가 없으니 여기서 적도들을 맞서 온 몸을 불사르도록 하여라. 나는 적도들이 내 목에 창날을 들이 밀 때 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다!”
평상시라면 전투 시작을 알리는 효시(嚆矢)를 날리겠지만 순조는 대신 흑색화약 피스톨을 허공에 발사하였다. 양 군의 침묵을 깨는 총소리와 함께 양측 18만 대군이 움직였다.
아직 팔기군은 움직이지 않았다. 녹영군이 조선군을 공격하면 대열이 무너질 것이니 틈을 노려 들어오려는 생각 같았다. 사실 돌격이라는 단어를 알고는 있는지 모를 일이지만.
마르몽 아래의 포병들은 사표를 참고하며 대포의 각도와 장약량을 조절하였다. 마침내 양 군의 거리가 600m 정도로 좁혀질 무렵 청나라 군대의 포격이 시작되었다.
“적도들이 화포를 수백 문이나 발사하였사옵니다!”
순조는 화포를 발사한 연기를 눈으로 보고 폭음을 듣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뒤 순조가 실눈을 뜨며 주변을 바라보았는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나에게 물어보았다.
“왜 피해가 이렇게 적더냐. 적을수록 좋은 일이긴 하지만······.”
“아마 화포를 급히 다루다 보니 실수를 한 것 같사옵니다.”
자칭 10만 대군이 화포를 일제 발사하였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대부분이 양 진영 중간에 떨어지고 고작 포탄 세 발이 조선군을 향해 날아들었다.
선제 포격을 당했음에도 꾸준히 진격하는 조선군의 모습을 보고 녹영군의 대열이 흐트러지며 뒤로 물러났다. 마르몽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명령을 하달하였다.
- 푸댄퍼(feu d'enfer – 지옥불) 개시! 첫 목표는 적진 중앙 좌측이다!
“왜 적진 중앙에 화포를 쏘는가! 적의 화포를 먼저 막아내야 하지 않는가!”
“주상전하께 아뢰옵니다. 제장들의 의견을 경청하기로 하였사오니 이를 응하시는 것이 옳은 일로 사료되옵나이다.”
배신의 상징 마르몽의 명령을 제지하려던 순조가 내 말에 설득되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하필 포병대도 아니요 팔기군도 아닌 녹영군의 정 중앙에 200발 이상의 포탄이 쑤셔 박혔다.
겉에 납을 씌운 포탄이 적진을 가로질렀고 다시 유산탄이 폭발하며 흙먼지와 함께 녹영군을 쓸어버렸다. 마르몽은 가장 중요한 목표 대신 녹영군을 전반적으로 타격하였다.
- 계속 발사! 미리 정해둔 목표를 향하여 계속 발사하라!
마르몽의 포격은 얼핏 보면 무질서한 난사 같았다. 중앙 좌측을 시작으로 후방 우측 그리고 전방 우측을 다시 타격하였다.
결국 제지 명령을 내리려던 순조이지만 녹영군의 이변을 확인하였다. 망원경으로 확인하니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하던 녹영군이 자기 멋대로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적을 겁박하기 위한 포격이로구나! 소구경 화포에서 발사한 포탄이 가로지른 곳에 유산탄이 쏟아지니 녹영군이 사방을 헤매기 시작하였다!”
마르몽은 녹영군을 몰살시킬 생각이 아닌 철저히 공포에 짓눌려 궤주시키기 위한 포격을 하였다. 마치 2차 세계대전의 미군이 폭격을 하기 전 경고하듯 포탄으로 이를 대신했다.
포탄이 전장을 가로지르며 수십 명을 육편으로 뭉개버리지만 목숨을 건졌다고 안심하면 다음에는 폭발하는 유산탄이 날아온다.
정상적인 군대라면 대포병 사격을 날리겠지만 청나라는 그럴 능력이 없었다. 마치 폭격 경고와도 같은 마르몽의 전략으로 압박을 당한 녹영군은 발작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무질서하게 포연이 피어오르고 조총 특유의 발사음이 귓전을 메웠다. 아마 조선에서 조공으로 보낸 조총을 사격하는 것 같은데 순조는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였다.
“과연 마르몽이로구나. 사람이 겁을 먹으면 다급해지기 마련이요, 다급해지면 멋대로 손이 움직이기에 마련이지. 그러하면 이 나라의 병사들은 어찌 대처할꼬.”
“기회를 잡은 것 같사옵니다. 병사들이 전방으로 달려 나가 대열을 형성하였사옵니다!”
녹영군은 전방에 조총수를 대거 배치하여 일제사격을 날리려 하였다. 이 의도와 달리 바닥으로 떨어진 사기는 멋대로 손을 움직이게 하였고 조총 일제사격은 양 군의 간격이 최소 200미터가 넘는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 주상전하 만세! 돌격하라!
상대가 재장전을 진행할 무렵 조선군은 빠르게 달려 약 120미터의 거리에 진형을 형성하였다. 영국 레드코트의 훈련을 이수하여 만들어진 이 얇은 대열에서 탄환이 계속 날아들었다.
대열은 전진하고 사격하며 녹영군을 녹여버렸다. 값비싼 퍼커션 캡을 사용해 장전속도와 명중률을 끌어올렸으니 이 순간만큼은 레드코트에 준하는 화력을 투사할 수 있었다.
4만에 달하는 녹영군이 발사한 뒤 생긴 포연보다 2만에 불과한 조선군의 포연이 훨씬 짙었다. 쉴 새 없이 솟구치는 하얀 포연이 흙먼지바람에 쓸려 전장의 참상을 보여주었다.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고 단 25분 만에 녹영군의 전방이 궤멸하였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녹영군이 버티는 동안 팔기군이 난입하려 한 것 같은데 그 전제 자체가 깨져버렸다.
“말 그대로 격멸이로구나! 녹영군이 나약하다 하지만 이는 막대한 성과이다!”
“전하! 놈들이 기병을 앞세우려 하옵니다!”
- 부우웅!
큰 소라로 만든 나팔이 울리며 팔기군의 돌격이 시작되었다. 이미 궤주를 시작한 녹영군에게 포격을 중단한 마르몽은 이 상황을 예측하고 다음 포격을 팔기군에게 선물하였다.
- 놈들의 돌격을 지연시켜라! 방진을 조금이라도 더 굳건히 형성하게 만들어!
양익의 팔기군, 대략 1만 정도 되는 병력이 돌격하며 몽골팔기로 보이는 외곽의 팔기군도 이동하였다. 그루시가 이끄는 기병들은 이 몽골팔기에게 따라붙으려 하였다.
순조를 호위하는 흉갑기병들이 잔뜩 긴장하여 언제라도 치고나갈 수 있도록 기병도에 손을 올렸다. 반면 내 입장에서는 전열보병의 먹이가 될 새로운 제물이 오는 것에 불과했다.
첫 돌격부터 시원한 유산탄 세례에 휩쓸린 팔기군은 이미 갈지자로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된 돌격을 실시하지 못 하였다. 그 사이에 이미 조선군은 방진을 형성하고 장전까지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