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79화 (79/345)

< 8장 - 아편 (1) >

임칙서는 흠차대신의 직위를 본래 역사보다 조금 늦은 1839년 3월에 시작하였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광주를 중심으로 한 광동 일대의 아편 밀매를 단속하였다.

먼저 영국에서 판매한 아편을 내부로 유통하는 청나라 업자들이 적발되었다. 임칙서는 90여명에 달하는 상인들을 체포하고 엄히 꾸짖는 것으로 임관식을 시작하였다.

“네놈들이 지금까지 법으로 금지된 아편을 밀매하였음을 알고 있느냐? 이 대죄를 지금까지 뇌물을 주어 모면하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저들을 당장 하옥하라!”

평상시라면 뇌물을 바쳐 위기를 모면했을 상인들이 모든 재산을 압류당한 채 북경으로 끌려갔다. 첫 작업을 끝낸 임칙서는 천장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형님께서 아편으로 돌아가셨을 때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이 나라에서 아편을 모조리 척결하고 올바른 뜻을 세울 것입니다.”

임칙서의 형 임명학(林鳴鶴)은 촉망받는 인재이며 청나라의 과거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재주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재주를 꽃피우지도 못 하고 아편에 중독되었다.

젊은 나이에 아편을 끊지 못하고 과다 복용으로 인한 발작으로 죽은 형을 떠올린 임칙서는 이를 악 물고 압류한 재산을 확인하였다.

이들이 쌓아놓은 재산은 은자 사십만 냥에 달했으며 이는 모두 아편 단속에 사용할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임칙서는 자금을 확보하고 진정한 적인 영국 상인에게 공문을 보냈다.

[인종(가경제의 묘호)께서 즉위하신 원년부터 아편을 금지하였다. 앞으로 이 법을 온전히 적용할 것이니 명심하도록 하라.]

[아편을 밀매하다 적발하면 모든 자산을 몰수당하고 사형에 처할 것이다. 삼 개월의 말미를 줄 것이니 서약서를 제출하고 아편의 유통을 금하도록 하라.]

임칙서는 일방적인 공문을 배포하고 보름이 지난 뒤 바로 행동에 착수하였다. 부하들과 함께 상관에 들이닥친 임칙서는 주변을 돌아보며 바로 호통을 쳤다.

“본관이 공문을 보내고 보름이 지난 뒤이다. 삼 개월의 말미를 주었지만 법은 이미 적용되고 있으니 너희들의 가게와 창고를 수색하여도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

“그렇긴 합니다만 대인께서 저희 가게를 방문해 주셨으니 선물을 드릴 것이 있습니다.”

영국 상인이 선물이랍시고 내민 물건은 도자기에 담긴 시커먼 진액이었다. 진한 인삼 향기로 보아서는 최고 품질의 조선산 경옥고(瓊玉膏)가 분명하였다.

“어떻습니까? 저희가 성심성의껏 조선에서 가져온 물건이니 마음에 드셨는지요?”

“이렇게 좋은 대접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물건은 산해진미가 아니고 고귀한 약재인 홍삼이지. 하지만 본관의 식성은 좀 달라서 말이야.”

경옥고가 들어있는 도자기를 받은 임칙서는 이를 바닥에 내던져 깨트리고 발로 짓밟았다. 그러더니 부하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명령을 내렸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법의 지엄함을 알리는 것이며 이 상회에 아편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뭘 하느냐. 어서 상회를 샅샅이 수색하도록 하라!”

창백해진 얼굴의 상인이 바닥에 떨어진 경옥고와 임칙서의 얼굴을 번갈아 가면서 보았으나 임칙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상인들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싼 경옥고도 마다하는 자에게 뇌물을 먹일 생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상회의 수색이 끝나자 아편이 가득 담긴 상자가 서른 개나 튀어나왔다.

“너희가 법의 지엄함을 모르고 아편을 멋대로 취급하니 본관이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를 아편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말이나 해 보아라.”

“공문이 내려온 지 고작 보름이 지났을 뿐입니다. 저희가 보고를 올리고 최소한 벵골에 있는 상단까지 닿으려면 한 달은 걸리며 선적 또한 한 달이 걸릴 겁니다.”

임칙서는 답변이 오건 말건 더 이상의 아편 유통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했다. 영국의 외교관이나 상회의 이사가 올 때 까지 먼저 아편을 압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압수한 아편 덩어리가 가득 들어있는 상자 사이에 자그마한 유리병이 가득 담긴 상자가 임칙서의 눈길을 끌었다. 임칙서의 눈길을 눈치 챈 상인이 나와서 설명을 하였다.

“이 또한 아편이긴 하지만 독한 술에 약간의 아편을 녹인 아편팅크입니다. 진통제로 쓰는 물건인데 이것까지 단속하시면 저희가 곤란해질 지경입니다.”

광주에 중독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으니 중독자를 불러 아편팅크를 시험 삼아 복용시켰다. 아편이라는 말에 곰방대를 찾던 중독자였지만 액체로 된 아편임을 맛을 보자마자 알아차렸다.

중독자는 수십 방울의 아편팅크를 마시고 나서야 겨우 금단증상이 완화되었고 아예 한 병을 다 마시고 나서 만족하였다. 이 모습을 본 상인이 나서서 굽실거리며 말했다.

“아편 덩어리를 피우는 것이 문제이지 약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도 치통이 심하여 이걸 자주 마시는 판국이니 아편팅크는 허락해 주시지요.”

“약이 과하면 독이 되고 독이 적으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

한참을 고민한 임칙서이지만 이 정도는 허용해도 될 것 같았다. 아편팅크에 불을 붙인다고 덩어리 아편의 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없고 마시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중독자가 아편팅크 안에 있는 독한 술기운에 코를 골며 자리에 뻗어버렸으니 이 정도는 허용할 수 있었다. 임칙서는 아편팅크는 예외사항으로 두기로 하고 명령을 내렸다.

“진통제로 널리 쓰이는 약이라 하니 특별히 허용하겠다. 덩어리로 된 아편은 엄히 금할 것이니 모조리 압수하도록 하라!”

임칙서의 단속은 멈추지 않았다. 상인에게서 이천 상자, 약 120톤의 아편을 압수하였으며 이 아편을 미끼로 삼아 내부를 단속하였다.

언뜻 보면 무질서하게 창고에 보관된 아편 덩어리에는 임칙서가 파리버섯이라 불리는 약한 독버섯의 추출물을 발라 두었다. 이를 내부에서 훔쳐가 피운 관리들은 독에 중독되었다.

이들은 하루 내내 구토, 복통 그리고 마비증상을 보이며 만천하에 자신의 비리를 알렸다. 임칙서는 이들을 소환해 즉각 재판을 시작하였다.

“네놈들은 관리가 아니냐! 관리라 하면 백성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거늘 너희 같은 놈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으니 아편이 모조리 빠져나갈 때 까지 하옥하라!”

“그러다 저희 모두가 죽습니다! 이제는 아편이 없이 살 수 없을 지경입니다!”

“네놈들의 죄는 참형으로 다스려야 하지만 이를 면하여 주는 것 만 하여도 고맙게 생각하여라. 앵속제독서라는 서적에 의거하여 너희들의 아편 중독을 완전히 치유해 줄 것이다!”

임칙서는 아편 중독자를 치료할 근거까지 마련해 두었다. 이는 정약용이 저술한 앵속제독서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아편 중독의 기간과 정신적 의존성 그리고 독성을 완화시키는 방법에 대한 저술까지 있었다.

다음으로 필요한 물건은 아편을 제압할 수 있는 홍삼이었다. 미리 도광제에게 요청하여 홍삼을 전달받은 임칙서는 조정에서 전해진 가짜 장계까지 확인하고 마음을 놓았다.

“박현상이라는 조선의 신하가 말 한 대로 북변에 노서아의 척후들이 멋대로 조선 백성들을 사로잡아 부리고 있었다니. 다만 조선 백성이 죽은 일은 아쉽게 되었군.”

장계에 의하면 팔기군이 들이닥치자 러시아의 기병들이 지리멸렬해 달아났다 하였다. 불행히도 적으로 오인한 조선의 백성 수백여 명이 희생되었고 증거품 몇 개를 제외하고 모두 수습했다 전했다.

실제로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지만 임칙서가 이를 알 길이 없었다. 임칙서는 두 달에 걸쳐 아편 단속을 실시하고 관리들의 아편 중독을 치료하였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아편의 육체적 중독증상은 길어야 두 달, 정신적 의존증상은 여섯 달에 달한다 하였다. 정신적 의존증상이 사라지는 1839년 9월까지 버티면 기존의 중독자가 사라질 것이다.

이후에는 아편이 유입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 분명하였다. 마침내 1839년 5월이 되어 영국의 외교관이 광주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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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본국의 파머스턴 자작에게 청나라 외교를 위임받은 전권대사 찰스 엘리엇은 지금까지 영국에만 머물며 정무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1839년 5월을 기점으로 청나라에 발령되기에 이르렀다.

찰스 엘리엇은 영국 정부의 강압적인 제국주의 정책에 대하여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엄연한 영국의 외교관이었다. 그는 자신의 목적보다는 영국의 국익을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화해와 관대함으로 온건한 사이를 유지하고 싶지만 정부의 입장이 이러하니 나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야. 이래서야 올바른 외교라 할 수 있겠는가.”

임칙서를 상대하기 전에 상인들을 방문한 찰스 엘리엇은 말 그대로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리는 상인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의 영국 상인들은 아편을 압수당하며 어마어마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부에서는 대체 뭘 합니까! 저 야만인들이 멋대로 우리의 교역 물품을 압수하며 협박을 일삼는데 보호를 해 주셔야지요!”

“다들 진정하십시오. 압수당한 아편은 정부에서 사들일 것이며 여러분을 위한 새 상품도 마련해 두었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포고문을 읽어 보시지요.”

찰스 엘리엇이 내민 포고문을 확인한 상인들은 포고문과 찰스 엘리엇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하며 말하였다.

“전권대사님이 보여주신 포고문을 보니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적극 협조할 것이니 대사님께서 어서 야만인의 우두머리 임칙서라는 자와 맞서 싸우시지요.”

“알아서 할 것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힘이 닿는 곳 까지는 노력해 보지요.”

개인의 도덕보다 나라의 이익을 우선시한 찰스 엘리엇은 사흘간의 현지조사를 마치고 임칙서를 방문하였다. 임칙서의 뻣뻣한 태도를 확인한 찰스 엘리엇은 먼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는 영국 총독께서 임명한 전권대사 찰스 엘리엇이라 합니다. 광주의 흠차대신으로 부임하신 임칙서 경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인사는 잘 받아들였으니 염려하지 말게. 그러하면 할 말이 무엇인지 궁금하군.”

이 자리에 불려온 이유는 아편 거래를 재개하기 위한 것이라 짐작한 임칙서는 대놓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의 기대와 달리 찰스 엘리엇은 의외의 말을 하였다.

“저는 청나라와의 무역을 지속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왔습니다.”

“본관이 감히 말하는 것인데 아편이라는 독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야.”

“그 조건을 받아들일 것이니 새로운 무역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허가해 주십시오. 저희는 아편을 대신하여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고무를 청나라에 판매하려 합니다.”

불편한 표정으로 말하는 찰스 엘리엇을 바라본 임칙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예상과 달리 아무런 저항도 없이 손쉽게 청나라의 법을 받아들인 것이다.

찰스 엘리엇은 아예 영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적힌 문서를 보여주었다. 이미 영어를 익힌 임칙서는 이 문서를 몇 번이고 살펴보고 말하였다.

“법에 의하여 허락된 물품을 판매할 것이라 하였는가?”

“그렇습니다. 더 이상 덩어리 아편은 공식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물건이며 곰방대에 넣어 피울 수 없는 알코올과 섞인 아편만 취급할 예정입니다. 아편팅크는 이미 허락하셨더군요.”

문서의 내용은 간단하였다. 청나라에서 아편을 금지하니 허락된 형태의 아편만 받아들일 것이며 대신 나머지 물품의 통관절차를 간략하게 만들고 관세를 줄이라는 요청이었다.

박현상이라면 영국의 속내를 알고 있으니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제안이었다. 반면 임칙서는 세상의 중심이 청나라라고 자부하는 사람이었다.

오랑캐인 영국이 자신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올바른 나라가 된 것이다. 그는 찰스 엘리엇의 의견을 존중하여 압수한 아편을 돌려주고 무역을 재개하였다.

재개된 무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아편 대신 고무였다. 2개월이 지난 1839년 7월 중순, 임칙서는 모든 일이 제대로 돌아간다 생각하여 콧노래를 불렀다.

“참으로 신기한 기물이 따로 없군. 마구 늘어나니 끈으로 만들면 요대(腰帶)가 없이도 허리를 졸라맬 수 있고 신발과 우산에 바르면 빗물이 전혀 스며들지 않다니.”

비가 내리는 광주 시내를 고무를 바른 방수화와 고무를 코팅한 우산을 쓴 임칙서가 가로질렀다. 이윽고 흙탕물이 임칙서의 얼굴에 튀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괜찮으니 빗길에서 놀다 감기나 걸리지 말려무나.”

흙탕물을 튕긴 것은 아이들이 차고 놀던 고무공이었다. 아이들에게 공을 돌려준 임칙서는 흐뭇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예전이라면 아편의 값을 내느라 부모의 손에 노예로 팔려갔을 아이들이지. 아이들이 저렇게 즐겁게 뛰어다니니 광주가 제대로 된 곳이 되었구나.”

관원들도 아편의 영향에서 벗어나 점차 활력을 되찾았다. 예전이라면 아편을 사다 가산을 탕진하고 병에 걸린 사람들이 길거리에 널브러져 있었겠지만 그런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광주의 모습에 만족한 임칙서의 코에 절대 잊을 수 없는 냄새가 밀려왔다. 골목 어딘가에서 여럿이 모여 아편을 피우는 냄새가 분명하였다.

“이건 아편 냄새가 아닌가? 대체 어떤 놈이 모여서 아편을 피우고 있는가!”

다시 생겨난 아편굴로 달려간 임칙서는 눈을 부라리고 사방을 확인하였다. 그리고는 아편에 취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 하는 중독자의 멱살을 잡고 외쳤다.

“아편을 엄히 금하고 있거늘 네놈이 제정신이더냐! 이 아편은 어디서 났느냐!”

“그야······. 그 피울 수 없는 아편. 그 아편을 좀 말려서 피웠습니다.”

진통제로 쓰이는 아편팅크를 증발시켜 피우려면 수십 통은 소모하였으리라. 이 어처구니가 없는 몰골을 본 임칙서는 구석에 떨어진 아편팅크 병을 확인하였다.

“이건 왜 이래? 분명히 아편을 독한 술에 정제하여 물과 흡사하였는데?”

새 아편팅크는 알코올에 아편을 녹인 것이 아닌 아편에 알코올을 녹인 꼴이었다. 찐득찐득한 진흙 같은 질감의 아편 덩어리를 확인한 임칙서는 격분하여 상회에 쳐들어갔다.

“네놈들이 다시 법을 어겼구나! 이미 서약서를 쓴 몸이니 모조리 죽여도 할 말이 없지 않더냐! 어서 오라를 받도록 하라!”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법적으로 허가된 아편팅크만 판매하는데요.”

상인들은 자신들의 무고를 증명하듯이 수사에 협조하고 아편팅크를 모조리 까뒤집어 한 곳에 부어넣었다. 수백 통의 아편팅크를 확인하였지만 임칙서가 본 물건은 어디에도 없었다.

임칙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여 전권대사인 찰스 엘리엇을 소환하였다. 그는 임칙서가 발견한 아편팅크를 확인하고 말하였다.

“짐작은 가는 바가 있으니 오랫동안 선적되어 운반된 아편팅크로 인한 문제로군요.”

“오랫동안 운반되어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아편팅크를 오래 보관하면 아래에 아편이 가라앉습니다. 아래에 가라앉은 찌꺼기를 열로 녹여서 모았을지도 모르겠군요.”

찰스 엘리엇은 모든 일을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말 할 수 없었다. 파머스턴은 법과 조약을 준수하는 영국을 청나라가 먼저 공격하기를 원하였다.

협의 끝에 한 달 뒤부터 아편팅크의 수입을 중단하기로 하였다. 이후 한 달이 지나도 아편굴이 사라지지 않았으니 임칙서는 눈에 불을 켜고 밀수 흔적을 찾아다녔다.

“네놈은 아편을 유통하였다! 아편을 어디서 거두었는지 어서 말 하지 않고 뭘 하느냐!”

“저도 잘 모릅니다! 해안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사들였습니다! 저는 더 이상은 모릅니다!”

중간상인을 고문하였지만 입수 경로까지는 모른다고 하였다. 그러던 중 아편굴 하나에서 기괴한 물건을 발견하였다. 가황고무로 만든 공이 찢겨져 있었다.

“이 오랑캐 놈들이 고무 안에 아편을 넣어서 밀수를 하다니! 시간을 끌던 이유가 있었구나!”

다시 아편의 단속에 들어갔지만 성과는 없었다. 상인들이 가진 고무덩어리를 모조리 압수하여 채칼로 썰어버렸지만 아편이 담겨있는 고무는 존재하지 않았다.

임칙서는 두더지 잡기를 하듯 끝없이 솟아나오는 아편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아편을 취급하는 나라는 영국 외에는 없었지만 증거를 잡지 못 하였다.

“이 미치광이들이 정말 대청의 막강한 힘에 짓눌려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찰스 엘리엇을 소환하려던 찰나 임칙서는 생각을 바꾸었다. 분명히 영국의 상선 어딘가에서 아편이 운반될 것이며 상회를 통하지 않고 유통되리라 생각하였고 이를 단속하려 하였다.

작가의말

2시에 연참 예정입니다. 어린이날에 쓰기에는 너무 혐오스러운 내용이라 연참을 못 할 것 같았는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을 쓰면서 아삼 홍차를 타두었다가 도저히 마시지 못 하고 싱크대에 흘려보냈습니다.

영국이 각 잡고 혐성을 벌이면 저 정도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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