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78화 (78/345)

< 8장 - 요순학, 2기 (2) >

훔볼트는 젊은 시절 아스텍의 유적들을 발굴한 지식과 수많은 생물을 확인하고 표본을 만든 경험이 있었다. 그런 그에게도 요순학이라는 학문은 접근하기 난해한 학문이었다.

그는 첫 정의 과정이 중요하다 생각하여 고고학과 고생물학에 대한 근간을 마련해 주었다. 훔볼트는 본격적인 강의에 나서며 요순학의 전제 조건을 말해 주었다.

“찰스 라이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평범한 지층은 광대한 기간 동안 천천히 쌓이고 분해된다 하였지요. 일 미터의 지층의 형성도 수만 년이 걸리는 법이지요.”

“그런 것 치고는 한강이 범람할 때의 백사장은 쉴 새 없이 쌓이고 있습니다.”

“이를 예외적인 사례라 하면 될 것이지요. 강이나 붕괴되기 쉬운 산지 인근의 지층이라면 순식간에 뒤덮이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규칙이 통용되지요.”

자신들이 밟고 있는 땅이 셀 수 없는 세월의 걸친 퇴적의 결과임을 알아차린 유생들은 첫 가르침부터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였다. 훔볼트는 이를 정리하여 말해 주었다.

“제가 알기로 요순학이라는 명칭은 동양의 옛 왕인 요와 순이라는 두 왕의 명칭에서 따온 것이지요. 그러니 두 학문을 분리함이 어떠하신지요?”

요순학은 각기 고생물학과 고고학으로 분리되었다. 요 임금이 순 임금보다 앞 세대의 사람이기에 고생물학은 요(堯)학이라 불리게 되었다.

반대로 순(舜)학은 옛 사람들이 머무른 흔적을 찾는 고고학이 되었다. 순학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발굴한 유물을 보여주었다.

“이 물건은 부여현(현 부여군)의 유적지에서 발견된 청동으로 만들어낸 검입니다. 옛 사람들이 전쟁에 사용한 물건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발굴한 물건은 조금 다릅니다. 춘천의 섬에서도 동검이 나왔습니다.”

너도나도 발굴한 유물과 동검을 가져왔는데 훔볼트는 이를 지역과 형태별로 분류하였다. 그리고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지도에 동검이 발견된 지역을 표시하고 의견을 말했다.

“동검은 바이올린을 닮은 형태와 곧은 형태의 두 부류이군요. 더군다나 이 동검들은 날이 서 있지 않으니 특별한 사용법이 있었을 겁니다. 이를테면 원시 종교 의식 말입니다.”

“그러하면 형태가 다른 이유도 알 수 있겠습니까?”

“거석문화의 한 축인 고인돌의 분포도와 각 검의 분포도를 겹쳐 보면 명확하지 않습니까? 서로 힘을 합쳐 지도를 작성해 봅시다.”

아직 부족한 정보를 나열하였을 뿐이지만 결과가 드러났다. 비파형 동검은 기껏해야 한강 북쪽에서만 출토되었고 세형동검은 대동강 남부에서 출토되었다. 훔볼트는 이를 지도에 표시하며 말했다.

“추측의 영역이니 틀릴 수도 있겠군요. 한반도에는 두 개의 국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바이올린 형태의 검을 사용한 국가와 직선 검을 사용한 국가이지요.”

유물의 분포와 형식이 국가의 세력을 나타내듯 지도에 표시되었다. 훔볼트는 여기까지는 유추할 수 있었지만 이 이상은 역사를 모르는 입장에서 논하지 않으려 하였다.

“추측을 이론으로 바꾸려면 더 많은 탐구가 필요할 것 같군요. 일단 고인돌이라는 공통 문화를 가졌지만 바이올린의 검은 북쪽의 국가에서, 직선 검은 남쪽의 국가에서 쓰인 것이라 추측하겠습니다.”

“그러하면 유물이 발굴된 고인돌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 같습니까? 유골이 발견된 녀석도 있고 발견되지 않은 녀석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위대한 사람을 기리기 위한 무덤 같습니다. 토양의 산성도가 강하면 유골이 금방 소멸하는데 조선은 화강암 지층이라 산성도가 제법 높은 땅이지요.”

졸지에 유골이 소멸한 무덤을 도굴한 요순학자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결례를 범했다고 중얼거렸다. 이 태도를 눈치 챈 훔볼트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였다.

“후손의 기억에서도 사라진 사람들이니 오히려 유물이 빛을 보아 고마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정 마음에 걸리시면 유물을 되돌려 놓으시고 조선의 방식대로 무덤을 만들면 좋겠군요.”

“그러하면 회곽묘(灰槨墓)를 만들어 충실히 모셔야겠습니다.”

화두가 던져졌으니 바로 토론이 시작되었다. 훔볼트는 한반도의 역사를 잘 모르고 있으니 중립적인 태도를 지켰지만 요순학을 배우는 유생들은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였다.

“고인돌은 거석으로 만들어진 무덤일세. 보통 사람이 아니고 일대를 주름잡는 호족의 무덤이니 곧 제후들의 묘소와 같지 않을까?”

“그럼 북쪽의 국가는 고구려이고 남쪽의 국가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기록된 마한, 진한 그리고 변한이란 말인가? 곧은 동검은 삼한에서 만들어진 도구였나?”

“변한에서는 철이 많이 나온다는 기록이 있지 않았는데 철을 사용하지 않았겠나. 동을 사용했다면 훨씬 더 이전 시대인 것 같은데?”

“혹시 모를 일이네. 북쪽의 국가는 기자조선이며 남쪽의 국가는 기자조선이 정벌하지 못 한 새로운 국가일지도 모르지. 이들이 후일 삼한을 만들게 된 것 같은데?”

추론과 유추가 꼬리를 물고 물며 이론을 발전시키려 하였고 훔볼트는 대부분 마흔이 넘은 사람들이 젊은 대학생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니 만족하였다.

보름 내내 이어진 토론의 장에 뒤늦게 메리 에닝과 장우일이 도착했다. 분위기가 헝클어지자 토론하던 사람들은 보름이나 지각한 이들에게 항의를 하였다.

“좋은 가르침을 내려주시는 분이 방문하였는데 멋대로 진주에 머무르다 늦게 오지 않았는가.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며칠이나 시일을 지체하였으니 이 얼마나 불손한 일인가?”

메리 에닝은 너무나 지쳐서 죄송하다고 중얼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반면 그 뒤를 따라온 장우일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를 하였다.

“미안하게 되었지만 나도 불현 듯 생각이 나서 어쩔 수 없었네. 저는 장우일이라고 하며 호는 신영입니다. 강의에 며칠이나 늦게 되어 교수님에게 불민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불현 듯 영감이 떠올라 책상에 머무르면 그날 해가 떨어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지 않습니까? 저는 불편한 점이 아무것도 없으니 무얼 가져왔는지 알려 주시지요.”

“아마 옛 짐승으로 보이는 발바닥 자국을 발견해 석고로 본을 떠 왔는데 어떠한 생물인지 짐작도 할 수 없습니다. 먼저 보여드릴 것은 아마 새인 것 같기는 한데······.”

경상도 진주에서 발굴 작업을 하던 사람들은 매리 에닝의 직감으로 쓸 만한 지층을 석 달 내내 발굴하였다. 결과적으로 지층 하나를 발굴하였으나 화석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모두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가던 와중에 메리 에닝과 장우일은 발자국과 같은 흔적을 발견하였다. 직감적으로 이를 석고로 떠냈고 수레 세 개 분량의 발자국 화석을 건져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훔볼트였지만 자신이 가진 자연과학과 생물학 그리고 지리학에 대한 지식으로도 판별할 수 없는 생물의 발자국이 가득하였다.

“Was zum Teufel?(What the heck, 이게 뭣이여?)

이 발자국은 파충류의 발자국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거대하며 조류 가운데 발이 가장 큰 타조의 발자국이라고 보기에도 형태가 뒤틀려 있었다.

아예 오리의 발 형상을 하였지만 손바닥보다 두 배는 거대하고 발톱이 달린 발자국도 있었다. 심지어 하인 세 명을 시켜 가져온 발자국을 확인한 훔볼트는 크기를 확인하고 중얼거렸다.

“코끼리의 발 지름이 오십 센티미터인데 이 생물의 발 지름은 팔십 센티미터가 넘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데 이 발자국이 발견된 지층이 무엇인지요?”

“사암층이 맞습니다. 제법 연한 사암이었지만 모래 알갱이가 느껴졌습니다.”

훔볼트는 이 거대한 생물의 크기를 추산하려 하였다. 장우일은 석고로 떠내지 못 한 전체 발자국 간격을 종이를 겹친 탁본으로 가져왔고 이를 통해 계산이 시작되었다.

발자국의 크기와 깊이 그리고 보폭으로 대략적인 크기를 유추할 수 있었다. 한참의 계산 끝에 훔볼트는 짐승의 크기를 상상하고 혀를 차며 말했다.

“아프리카의 거대한 코끼리가 어린아이보다 작게 느껴질 정도로 괴물 같은 놈이군요. 최소 무게는 이십 톤이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코끼리라 하셨습니까? 코끼리는 얼마나 큰 짐승입니까?”

“어깨 높이가 삼 미터가 조금 넘지요 이 짐승의 어깨높이는 칠 미터에 달하겠는데 저도 상상할 수 없으니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부터 그려 보지요.”

훔볼트는 칠판에 자그마한 사람의 형상을 그리고 코끼리와 네 발이 달린 거대한 짐승을 그렸다. 사람이 생쥐 크기라면 코끼리는 고양이 크기요 이 짐승은 거대한 개에 맞먹었다.

비록 뼈가 발견되지 않아 대충 뭉뚱그린 덩어리 같은 형상이었지만 훔볼트의 입장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짐승이었다. 그러나 아직 할 일이 넘쳐났다.

발자국의 분류가 계속되었다. 조류와 혼동되는 발자국도 있지만 악어와 흡사한 발자국. 정확히는 조각류(鳥脚類) 공룡의 발자국을 확인한 훔볼트가 의견을 제시하였다.

“지금 이 이 발자국은 악어와 흡사한데 남미 일대에 서식하는 악어와 견주어 보니 두 배 이상 큽니다. 몸길이가 최소 두 배에 달한다는 소리이지요.”

흡사하다는 이유로 악어로 잘못 분류하였지만 그나마 훔볼트쯤 되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각 생물의 분류를 확인한 유생들은 이 생물들의 명칭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신영 자네가 훌륭한 발견을 하였으니 내 사과하겠네. 이 발자국을 남긴 짐승들에게 어떠한 명칭을 지을 것인가? 자네가 발견하였으니 자네가 명칭을 지어야지.”

“코끼리보다 거대한 짐승은 산해경에 나오는 제강(帝江)이라 하고 악어는 백악이라 하겠네. 이런 말도 안 되는 짐승들이 돌아다니다니 옛 세상은 어떠한 곳이었는지 궁금하군.”

훔볼트가 자세히 확인하니 발자국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발자국을 떠낸 석회 표본의 외곽에는 둘이 발견하지 못 한 비둘기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발자국도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조선의 기후에 대한 지식과 화강암 사이에 퇴적된 사암 지층에 대한 지식이 뒤엉켰다. 여기에 지층 시료를 확인하여 보니 심상치 않은 조짐이 느껴졌다.

“내가 보기에는 옛적에는 저런 거대한 짐승을 타고 다녔다니까. 그러하니 산해경에 나온 것이나 설화에 나온 것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말이지.”

“그게 말이나 되나? 조금 전 강의 내용을 듣지도 못 했어? 지층은 산사태와 같은 현상이 아닌 이상 수천 년에 걸쳐서 한 자를 쌓기도 힘들다 하였지 않나? 그러니 훨씬 이전이지!”

“여러분! 지금 논쟁을 할 때가 아닙니다. 이 지층을 보호해야지요!”

훔볼트가 판단하기로 발자국이 남은 사암 지층의 수명은 몇 년에 불과하였다. 이런 연약한 지층은 한반도의 겨울 추위와 여름 더위에 균열이 생겨 가치를 잃어버릴 것이다.

설령 다시 매립한다 하여도 토양이 뒤섞여 버렸으니 지층 표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았다. 얼마나 넓은 지층에 발자국이 찍혀 있을지는 모르지만 답은 하나였다.

“모두가 삽과 곡괭이를 들고 인부를 소집하시지요! 이 지층 모두를 뜯어내 안전한 장소에 옮겨 보관해야 후손을 위한 기록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가능이나 한 일입니까? 말 그대로 암반을 뜯어내서 보존한다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해 보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니 어서 움직입시다!”

훔볼트는 젊은 시절에 아메리카를 들쑤시고 다녔으며 60세의 나이에도 러시아를 횡단하며 연구를 거듭한 사람이었다. 그의 열정은 70살의 나이에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하였다.

간혹 지층에 찍힌 발자국을 본 적이 있지만 이토록 생생하고 많은 발자국이 찍힌 지층은 흔하지 않았다. 과거에 어떠한 생물이 돌아다녔는지에 대한 증거나 마찬가지이리라.

두툼한 작업복을 준비한 훔볼트는 사람들과 함께 현장 보존을 계획하였다. 본래 강의를 끝내고 훔볼트와 논의를 하려던 조일준은 불편한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았다.

“지금 보니 진주 발자국 화석인데 어떻게 이 시기에 발견했는지 모르겠네. 이러다가 요동까지 넘어가서 시조새라도 발굴해 버리는 거 아니야?”

조일준은 이미 찰스 다윈을 앞세워 진화론을 개선하고 우생학이라는 과학의 발달을 저해하는 저열한 학문을 사멸시킬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서 화석 발굴이라는 증거는 진화론을 극단적으로 빠르게 활성화시킬 요소였다. 결국 우생학이라는 진화론의 사생아를 제압할 계획도 세워야 하였다.

그러니 몇 년 전부터 멘델의 유전법칙을 더 일찍 발견할 계획을 세워두었다. 벌써 계획을 진행하고 필요한 장비를 챙기는 훔볼트를 내버려둔 채 조일준은 연구생 이하응을 불렀다.

“완두콩 육종 실험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이미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다만 흔한 작물인 완두콩을 어찌하여 유리로 만든 온실에서 기르시는지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한 염려는 하지 말고 잘 기르도록. 이 완두콩들은 둥근 것과 주름진 것, 콩이 황색인 것과 녹색인 것으로 분류되어 있지. 각 종자를 계속 접붙여서 순수한 형질을 유지했네.”

우생학을 분쇄하고 동식물의 품종 육성에 대한 규칙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멘델의 유전 법칙이었다. 이하응이 아직 주저하고 있으니 조일준은 당부하듯이 말하였다.

“서역에서는 닭을 계속 접붙여 알을 몇 배나 많이 낳는 품종을 만들지 않았나. 이러한 형질이 전파되는 법칙을 규정하면 앞으로 품종 육성이 더더욱 쉬워지겠지?”

“그러하면 몇 번이나 시도해야 합니까? 이러다가 석사 논문을 완두콩으로 쓸 지도 모릅니다.”

“완두콩은 일 년에 세 번 정도 번식시킬 수 있으니 열 번 정도 시도해서 잡종이 발현되는 규칙을 정의하도록 하게. 힘든 일은 아니지 않나?”

이하응은 처음에는 종친의 신분을 들먹이며 거절하려 하였지만 조일준은 자신에게 은혜를 준 사람이었다. 다만 자신도 학문을 익혀야 하니 요구사항을 하나 요청하였다.

“힘든 일은 아닙니다만 너무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니 시간이 많이 소모될 것 같습니다. 조수를 몇 명만 붙여 주시지요.”

“옳은 말이야. 이번에 프랑스에서 들어온 유학생 두 명으로 조수를 붙여주겠네.”

프랑수아 기조가 보낸 목록에서 입학생을 선별한 조일준은 루이 파스퇴르와 장 앙리 파브르라는 두 천재를 거느리게 되었다.

이 두 천재를 이하응의 아래에 두어 유전법칙의 발견에 일조하여 명성을 키울 생각을 하였다. 갑자기 학과장이 호출하자 파스퇴르와 파브르는 쭈뼛거리며 인사를 올렸다.

“학과장님께서 저희를 부르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먼 길을 와서 피곤한 것 같은데 자네 둘에게 시킬 일이 있네. 다른 유학생들은 대부분 부르주아 출신이지만 자네 둘은 출신이 평범하지 않은가.”

루이 파스퇴르는 작은 시골에서 평범하게 자라다 부모의 교육열로 유학 시험까지 통과하였고 장 앙리 파브르는 아예 시골의 농부 가정에서 자라다 유학 시험을 턱걸이로 통과하였다.

둘 다 자신들의 출신이 보잘 것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파스퇴르는 쭈뼛거리며 조일준에게 마지못해 말하였다.

“저희는 기껏해야 농촌의 일을 조금 더 잘 알고 있을 뿐인데 무엇을 원하시는지요.”

“그 농촌의 일을 원하고 있다네. 자네들은 연구생 흥선도정의 아래에서 완두콩을 기르도록 하게. 꼭 필요한 일이니 매일 두 시간씩 관리를 하도록.”

프랑스에도 이름이 알려진 왕족인 이하응과 눈을 마주친 두 젊은 천재는 아무것도 모르고 인사를 나눈 뒤 통성명을 하였다.

이하응은 두 조수에게 친하게 대하며 학교를 소개하겠다면서 사라졌다. 이 모습을 확인한 조일준은 파스퇴르와 파브르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떠한 학문을 익히게 할지 계획을 세웠다.

“둘 다 생물학자로 기르고 이하응은 화학자로 만들면 되겠지. 학문을 정립하려면 수많은 실험과 증명을 해야 하는데 내 몸은 하나라서 문제였잖아.”

계획대로라면 파스퇴르는 늦어도 50대에 자신이 말년에 이룩한 업적을 모두 성취할 것이며 파브르 또한 곤충학을 전공할지는 몰라도 비슷한 완성도를 보일 것이라 예상하였다.

조일준과 마찬가지로 영국도 훗날을 대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충신 임칙서가 광동의 마약을 단속하는 것을 확인한 영국 정부는 청나라와 조선의 사이를 이간질시키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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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에닝과 장우일이 발견한 화석 산지입니다. 진주 정촌면의 화석 산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이며 7,000개가 넘는 발자국이 발견되었습니다.

천연기념물 534호로 지정되었으며 훔볼트의 의견대로 몇 년 이내에 기후에 시달리다 파손될 예정이었습니다. 이제는 안 그러겠군요.

작가의말

다음화는 혐성국의 내용이 많이 나올겁니다. 조금 구토가 심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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