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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59화 (59/345)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 - 59편

(6장 - 변혁 (2))

효명세자를 포함한 신료들이 청나라의 속내를 모르는 실정이니 내 제안대로 청나라의 첩자들을 상대할 계획을 세웠다. 이들에게 뇌물로 먹일 인삼이야 내년부터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영길리와 교역을 시작하고 인삼을 계획적으로 심은 것을 기억하시오? 내가 알기로는 올해 수확할 인삼이 삼만 근이 넘어갈 예정이었소. 그러하니 뇌물을 잔뜩 먹이면 어떻겠소?”

“그러하면 청나라의 첩자들에게 인삼을 얼마나 공여하실 생각이십니까?”

“시세보다 조금 싸게 삼천 근 정도를 내놓으면 될 것 같군. 처음에는 일천 근 정도로 시작하여 차츰차츰 양을 늘리는 거요. 물론 공식적으로 인삼을 판매하지는 않소.”

효명세자는 부패한 관료를 연기할 사람들을 파견해 인삼을 뇌물로 먹이라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어차피 청나라의 관료나 왕공족은 몇 명 빼고 죄다 부패한 놈들이니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겠지.

논의가 정상적으로 끝나고 효명세자가 나를 따로 불러냈다. 그는 청나라의 현실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었는지 사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물어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청나라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네. 아편이 퍼지는 광주의 기강이 해이한 것은 예상하였지만 북경의 기강도 무너진 것 같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옵니다.”

“그야 당연한 일이지만 사람의 속은 겉을 보다보면 드러나는 법이지. 왕공족이라는 자가 아바마마 앞에서 대놓고 병자년의 참화를 논하였지. 청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라 보는가?”

당장이라도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한 달 뒤에 창설될 일개 사단으로도 청나라와 전쟁을 벌여 이길 수 있으며 화평을 맺을 수 있다고.

그러나 전쟁에서 이기는 것과 완벽한 승리를 거두어 청나라를 압도하는 관계를 맺는 것은 격이 다른 일이다. 이번 기회에 북경까지 함락시키고 천명(天命)을 무너트려야 한다.

어설픈 승리로 만족하여 제자리에 주저앉으면 발전의 길이 막히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이 생기리라. 그러니 효명세자에게 정중하게 말하였다.

“청나라는 기강이 문란하고 부패가 만연하여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조선과 일전을 벌이면 기강이 올바로 변하고 부패가 사라질지도 모르지 않사옵니까?”

“옳은 말이로군. 이 나라가 점차 쇠락해가다 자네와 조일준 두 명의 행동으로 변모하였지. 난세는 걸물이 출현하는 기회가 되는 법. 잘못하다가는 정신을 차린 청나라가 더더욱 강성해질 것 같다네.”

“하오니 이 나라는 끝없이 정진하고 발전하여 청나라가 온건해 지더라도 상대할 역량을 길러야 하는 법이옵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옛 고려(고구려)처럼 무너질 것이옵나이다.”

계속된 전쟁의 누적된 피해로 멸망한 고구려를 이야기한 효명세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 전체의 역량을 기르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으니 더더욱 절실히 느껴질 말이리라.

이후 세부 외교 정책과 청나라의 왕공족을 구워삶을 방법을 마련하는 동안 러시아 대사가 방문하여 귀국을 요청하였다. 듣자하니 새 대사가 방문할 것이라 하였다.

각국 공사관들은 순조의 명령으로 덕수궁, 이 역사에서는 아직 이름이 바뀌지 않은 경운궁(慶運宮)의 일부를 할양받아 각 전각을 사용하고 있었다.

순조 입장에서는 새로운 저택을 지어주느니 사용하지 않는 궁궐을 내어준 격이지만 이들은 과감한 결단에 만족하였다. 이 공사관에 새로운 러시아 대사가 들어왔고 내가 맞이해 주었다.

“러시아의 황제 니콜라이 폐하의 명을 받아 머나먼 조선에 대사로 임명되었습니다. 조선의 외교관 한센 박을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쁘군요.”

“러시아 사람이라 하셨습니까? 그런데 외모가······.”

“제 외조부께서 사하라 이남에서 태어나신 분이라 모계의 혈통을 많이 물려받았습니다. 제 이름은 보리스 푸시킨이라 합니다.”

검은 곱슬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의 러시아 대사는 넉살 좋게 인사를 했는데 성이 푸시킨이면 이 시대의 문호인 알렉산더 푸시킨의 가문이 분명했다. 상대도 이를 알고 있는지 자랑스럽게 말했다.

“문학가인 알렉산더는 제 조카이지요. 나이차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명문 귀족 출신이신 것 같은데 오히려 제가 영광에 겨울 지경이군요.”

니콜라이 1세가 단단히 작정하고 외교관을 파견한 것 같았다. 그는 유럽 질서를 유지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군주이지만 다른 세력에게 지배당하는 국가를 옹호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었다.

본래 역사에서 오스만 제국에게 지배당하는 그리스의 독립을 도운 것처럼 청나라에게 지배당하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지원을 준비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지원은 예상 외로 규모가 크고 다루기 힘든 지원이었다.

“영광스러운 일은 따로 있습니다. 폐하께서 삼 년 전부터 철저히 준비를 하셔서 카자크 기병 일개 여단을 조선 영토 인근까지 진군시켰습니다.”

“카자크······. 일개 여단이라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기존 카자크 기병대대들을 모으고 모아 사천여 명에 달하는 규모로 부풀렸습니다. 이들은 제가 러시아에 출발할 무렵 편성을 마치고 일대를 평정하였지요.”

지원군의 정체는 본래 역사에서 1800년대 후반에 만들어지는 우수리 카자크 기병대였다. 니콜라이 1세가 이번 전쟁에서 그리 손해를 보지 않는 수를 던진 격이다.

설령 전쟁에서 조선이 패배해도 카자크는 유목민에 가까우니 그냥 시베리아로 돌아가면 된다. 이기면 연해주 일대를 집어삼킬 생각이 분명하고.

카자크 기병의 호전성을 조선 병사들이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으며 그루시조차 나이가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제안을 거절할 수 없으니 군권을 쥐고 있는 순조와의 접견을 실시하였다.

“조선의 군주께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본국에서 연락이 닿았는데 마침내 개척단의 일부가 청나라의 땅인 쌍성자(雙城子 - 우수리스크)에 도달하였습니다.”

군권을 쥐고 있지만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던 순조는 잠시 지도를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알렉산더 푸시킨에게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말하였다.

“쌍성자라 하면 옛 발해의 땅이 아닌가? 두만강을 바로 넘어간 간도에는 청나라 병졸들이 돌아다니며 예전에 러시아와 청나라가 맺은 조약에 의하면 청나라의 강역이라 알고 있는데?”

“저희가 차지한 땅은 거대한 호수가 있고 농사를 짓기 좋으나 관심에서 멀어진 땅입니다. 일대에는 청나라에 속하지 않은 자들이 있을 뿐이며 소수에 불과합니다.”

순조가 의문을 품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는데 이게 청나라의 현실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저들은 봉금령을 내려 북변을 빈 땅으로 만들었지만 기강이 헤이해지고 아편이 돌아다니며 엉망이 되었사옵니다. 그러하니 애매한 땅이 아예 비어버린 형편이옵니다.”

“어처구니가 없군. 정말 노서아(露西亞 - 러시아)의 지원군이 왔다면 대장이 있을 터. 그리 먼 땅이 아니니 사람을 보내 지원군을 통솔하는 장수를 데려오도록 하게.”

“배를 보내는데 몇 달 정도 걸리지만 조선의 군주께서 원하시니 기꺼이 응하겠습니다.”

졸지에 한양까지 카자크 기병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들의 난폭함을 생각하면 골치가 아플 것 같았다. 순조는 머나먼 서방의 지원군을 받았다 생각하였지만 아마 세상 천지에 처음 보는 인종을 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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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6년 5월이 되었고 수도방위사단의 창설 행사가 시작되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보내온 군사 고문단은 어영청과 훈련도감을 말 그대로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사단을 양성하였다.

순조와 효명세자가 수도방위사단의 창설식에 참가하였다. 먼저 선을 보인 병력은 전열보병과 엽병이었는데 이들은 사단장 이유수(李惟秀)의 명을 받아 움직였다.

“지금부터 이 년 동안 조련한 병사들을 보여드리겠사옵니다. 명을 내려주시옵소서!”

“서역의 군대는 진형을 변모하는 일에 능숙하다 하였지. 이들이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도록 하게!”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부대 전원! 방진 형성!”

사천 명이나 되는 전열보병이 오와 열을 맞추어 서 있었는데 천 명 단위로 알아서 분열하고 방진을 형성하였다. 순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이들을 훈련시킨 로널드 하트만은 초조한 눈빛으로 평가를 내렸다.

“방진 형성에 백구십 초 정도 걸렸습니다. 완전한 정예 병사라면 백이십 초 정도에 형성해야 하는데 다소 늦었군요. 그래도 사격 실력은 어느 정도 키워두었습니다.”

“고작 칠십 초 차이가 뭐가 대수란 말인가?”

“실전에서는 기병들이 난입하는 틈이 발생할 정도의 차이지요.”

레드코트와 견줄 수는 없지만 지금 조선군 수준만 되어도 부족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으리라. 아편전쟁에서 청나라 군대를 도륙한 동인도회사 사병(私兵)은 엉성한 방진을 형성했으니까.

군사 고문단이 이런 훈련 수준에 만족하지 못 할 만도 하였다. 이들이 상상하는 청나라 군대는 오스만 제국보다 조금 부족해도 최소 5배 이상의 물량을 자랑하는 놈들이다.

서로 보는 관점이 다르니 저런 태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순조는 흡족한 표정으로 다음 명령을 내렸다.

이후 사격 시범과 엽병들의 저격 시연이 이어졌다. 조선의 기존 조총수들이 경보병과 흡사한 훈련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사냥꾼 출신이기에 이들은 거의 기예(技藝)를 보여주었다.

“사백 보(480m) 밖에서 과녁을 명중시키다니! 사람이 티끌 크기로 보이는 거리가 아닌가?”

“조선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병과가 엽병입니다. 조선의 군주께 감히 청하니 전쟁에서 승리하면 엽병을 백여 명 정도 고용하고 싶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면 허락해 줄 것이니 염려하지 말게.”

로널드 하트만의 요청을 순조가 받아들였다. 새로운 병기를 받은 엽병들의 수준은 영국 육군에서도 최상위를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음 시연은 포병이었다. 조선의 화포는 그저 직선을 향해 쏘는 수준에 불과하였는데 마르몽에게 훈련받은 포병은 아예 언덕 위를 노려 포격을 실시하였다.

거의 1km가 되는 거리를 정확하게 날아가 언덕 위에 명중한 탄환은 과녁에 명중하지 못 하였지만 땅에서 터지며 주변을 파편으로 뒤흔들었다. 순조는 옛 병기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말하였다.

“저건 비격진천뢰가 아닌가? 대완구로 발사하는 비격진천뢰는 사거리가 짧은 편인데.”

“저 탄환은 유산탄입니다. 비격진천뢰도 알아보았는데 유산탄의 선조쯤 되는 물건이더군요.”

땅에 떨어진 뒤 한참 있다 터지는 비격진천뢰와 달리 이 시대의 유산탄은 폭발까지 몇 초의 오차만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병 시연이 시작되었는데 순조가 실망한 듯이 말하였다.

“기병은 본래 마상재(馬上才 - 말 위에서 부리는 재주)를 보여줘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는 법이지. 이는 기예가 아니고 날래게 움직이며 병장기를 휘두르는 것이 전부로군.”

“전장에서는 필요한 일이 있고 필요하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힘이 약한 말 위에서 기예를 부리느니 힘이 강한 말을 타고 적을 단번에 찔러 죽여야 합니다.”

“그 또한 틀리지 않은 말이로군. 서역에서 수입한 준마와 견주면 옛 말은 망아지보다 못 한 녀석들이라네.”

모든 평가가 끝나고 순조는 새 사단의 이름을 내려주었다. 현대라면 수도방위사단이지만 이 시대의 이름으론 성부(城府)사단이라 칭하고 명을 내렸다.

“각 지방에서 새로운 사단을 계속 창설하라. 이 나라의 재정은 충분하니 경기도 일대와 영서(嶺西)지방을 합쳐 한 개 사단을. 황해와 평안도를 합쳐 한 개 사단을 창설하면 될 것이다.”

자금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전열보병과 엽병 그리고 포병은 마음대로 만들 수 있었다. 어차피 인삼 수출을 시작으로 세금이 마구 걷히니 1840년 이전까지 7개 사단 창설은 가능하리라.

제 1 사단이자 수도방위 사단인 성부사단의 여유 인원들이 빠져나가 고문단과 함께 새로운 사단을 창설할 무렵. 마침내 카자크 여단의 대장이 한양에 도착하였다.

서른 명에 달하는 카자크는 양력 6월의 더위에도 가죽옷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순조를 접견하였다. 이들은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고 순조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머나먼 길을 건너 왔으니 자네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이네. 이번 전쟁에서 노서아의 군주가 원하는 바를 말하였는데 이를 받아들일 것이네. 그러면 자네들이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

“조선의 군주께서 원하시니 저 아무르 카자크의 일원이자 우수리 카자크 여단장인 안드레이 길랴로프스키는 형제들의 마음을 담아 이번 전쟁에서 원하는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스님처럼 밀어버린 머리에 회색 수염을 자랑하는 안드레이는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예상대로 카자크라는 민족이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드러내는 말이었다.

“청나라라는 똥 덩어리를 지배하는 왕이라는 작자는 사탄의 부하이자 마귀들의 구두 밑창에서 뒹구는 버러지이며 돼지들이 먹는 분뇨와도 같은 존재이다!”

이건 도저히 번역 할 수 없었다. 러시아 대사인 알렉산더도 어떻게든 제지하려 하였지만 안드레이는 아예 침을 튀겨가며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그놈은 바빌론의 식모! 소돔과 고모라의 넝마주이! 예루살렘의 돼지치기! 타타르의······.”

“그만 좀 하게! 이런 자리에서 할 말이 있고 하지 않을 말이 있지 않은가!”

“이제 네놈의 목을 따러 가는데 동양에는 제사라는 의식이 있더구나! 제사가 언제 시작될지 모르지만 네놈을 쳐 죽이러 가는 길에 뜬 하늘의 해와 달을 보며 날짜를 정할 것이다! 그러니 제사에서 내 엉덩이를 빨아라!”

거의 10분에 다다르는 폭언이 끝나고 종이로 만든 서신을 곱게 접은 안드레이 길랴로프스키는 고개를 꾸벅 숙여 순조에게 인사를 올렸다.

무슨 내용인지 몰랐지만 말투와 태도 그리고 계속 변하는 나와 알렉산더의 표정이 모든 것을 설명하였다. 순조는 이마를 감싸 쥐며 말하였다.

“아무튼······. 니콜라이가 보낸 지원은 감사하게 받아들이겠네. 필요한 것이 있는가?”

“사람과 물자입니다! 저희가 싸우려면 아래에서 일 할 사람이 필요하지요!”

순조는 한참을 고민하며 나와 알렉산더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말하였다.

“자네들 아래에 사람을 보내면 난폭한 행동으로 피해를 입을 것 같은데.”

“니콜라이 폐하께서 조선의 사람들을 털끝하나 건드리지 말고 지키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저희가 갈 수 없는 지옥이라면 몰라도 다른 곳에서는 명령을 철저히 이행할 것입니다!”

카자크라는 민족은 마초(Macho)라는 단어를 형상화한 이들이다. 난폭하지만 자신들이 보호해야 하는 약한 자는 자신들의 강인함을 증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보호한다.

더군다나 니콜라이 1세가 명령을 내렸으니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청나라라는 적이 있는데 조선 사람에게 해를 끼칠 이유는 없으리라. 안드레이는 아예 가슴을 치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

“범죄를 저지르거나 휘하의 조선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이를 피로 갚을 것입니다. 저희를 도와주시면 조만간 일어날 전쟁에서 청나라 왕을 진창에 쑤셔 박아 쳐 죽일 겁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보내는 순조와 태연하게 자신들을 믿어달라는 안드레이의 시선이 교차하였다. 순조는 결국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 답을 내놓았다.

“자네들은 결국 기병이며 말을 충분히 가져왔을 것이라 믿겠네. 내 불란서에서 건너온 군사 고문인 그루시와 기병을 지망하는 자들을 함께 보내줄 것이니 협력하게나.”

“그루시? 에마뉘엘 그루시 말씀이십니까? 그루시는 어디에 있지요?”

아무래도 이들은 러시아 원정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 분명하였다. 파견될 기병들과 그루시는 위장병에 걸려서 돌아오면 양반이고 아마 호되게 시달릴 것이 분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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