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4) >
“총통 각하. 부디 동원령 선포를 검토해주십시오.”
“시간을 지체할수록 유리해지는 건 소련 놈들입니다.”
장군들의 재촉에도 나는 꿋꿋하게 침묵을 지켰다.
내가 묵묵히 지도만 바라보고 있자 장군들도 계속 재촉하기엔 뭣했는지 조금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내게 보내는 시선만큼은 거두지 않았다.
“동원령은....”
“?”
“내리지 않겠네.”
“총통 각하!”
내가 동원령 선포를 불허하자 장군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식이 흘러나왔다.
심지어 내 말이라면 토 한 번 단 적 없던 카이텔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총통 각하, 동원령 선포가 독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저 역시 모르지 않습니다. 허나 경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적의 침공 위협을 막아내는 게 더 중요합니다.”
행정과 경제에 관해선 국방군에서 최고 전문가인 카이텔은 내가 동원령 선포를 꺼리는 게 경제 때문이라고 짐작한 모양이었다.
실제로 경제 문제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고.
그러나 순전히 경제 때문만은 아니고, 다른 이유도 있었다.
“여러 징후가 있지만, 소련이 정말로 독일을 공격할 것이라는 확증은 없소. 독일의 침공에 대비하여 미리 국경에 병력과 물자를 배치하는 것일 수도 있소.
그리고 우리가 선제공격을 감행했다간 필연적으로 미국과 영국의 참전을 불러올 것이오. 영미까지 적으로 돌리게 된다면 독일은 끝장이외다.”
“하오나 총통 각하. 영국이라면 몰라도 미국이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지 않습니까?”
레더의 물음.
“미국은 태평양에서 일본과 싸우느라 제 앞가림도 힘든 상태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유럽 전쟁에 개입할 수 있겠습니까?”
힘러의 질문.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두 사람의 말이 맞다.
당장 태평양에서 일본에 발리고 있는 주제에 유럽 전쟁에 개입한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
하지만 그 말이 안 되는 일을 가능케 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그럴만한 국력이 있고, 실제로도 그랬거든.
“병력을 파병해 직접적으로 참전할 가능성은 적겠지만, 꼭 개입이 군사 파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오. 소련에 무기와 탄약, 식량 등의 물자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지. 그리고 미국이 당장은 일본에 밀리고 있어도, 곧 미국의 사기적인 생산량과 복수심에 불타는 병력이 합쳐진다면 금방 일본 본토까지 진격할 것이오. 전에도 말했지만, 결코 미국을 우습게 봐선 안 되오.
소련도 마찬가지지. 비록 겨울전쟁에서 그들은 상당한 추태를 보였지만 결국에는 핀란드를 상대로 승리했소. 1차대전 당시에도 러시아는 독일에 밀렸지만, 독일도 러시아를 상대하기 위해 수백만에 달하는 병력을 동부전선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소. 러시아와 휴전조약에 서명했을 때는 이미 미국이 참전한 뒤였지. 그 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다들 잘 알 테고.”
“그러면 총통 각하께선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리히트호펜이 물었다. 동원령도, 선제공격도 안 돼.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려니 소련만 좋은 상황이고. 답답하겠지.
“동원령은 아직 이르지만, 그렇다고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을 수도 없지.”
“그렇다면?”
“일단 국경의 전 병력에 준 경계 조치를 내리고 독일 전역에 배치된 각 사단을 소련 국경 방면에 배치하시오. 판터, 티거 등 최신형 장비가 보급된 사단들 위주로. 그리고 리벤트로프 장관과 상의해서 루마니아에 소련의 동향이 심상치 않으니 플로이에슈티 유전 보호를 위해 공군과 방공부대를 파견하겠다고 전하시오. 루마니아도 소련이라면 학을 떼는 국가이니, 바로 수락할 거요.”
“알겠습니다.”
정말로 소련이, 스탈린이 전쟁을 계획 중이라면 루마니아의 플로이에슈티 유전은 공격 1순위에 올려뒀을 것이다.
추축국 전체 석유 소모량의 30%가 플로이에슈티 유전이 담당했고, 한때 독일은 필요한 석유의 90%를 플로이에슈티 유전에 의존하기까지 했으니 그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당연히 2차대전 내내 플로이에슈티는 연합국 공군의 집중공격 대상이었고, 1944년 8월부터 루마니아가 연합국에 가담하자 독일은 극심한 연료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고로 플로이에슈티는 반드시, 반드시 사수해야만 했다.
“그래, 터키도 있지. 터키에도 연락해서 우리 해군과 공군을 터키에 배치할 수 있는지 물어보시오.”
마침 터키는 독일제 장비 수입에 열을 올리다 못해 아예 자기네 땅에 직접 전차와 항공기 생산공장을 지어줄 수 없는지 묻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4호 전차와 Bf109, Fw190의 생산공장을 터키에 짓는 것을 두고 협상 중인데, 이번 기회에 터키의 항구와 공군 기지를 우리 군도 사용할 수 있게 하면 대소전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우선 다르다넬스 해협을 봉쇄하기만 해도 소련 해군의 지중해 진출을 완벽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터키 동부의 공군 기지를 이용하면 소련의 바쿠 유전을 공습해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터키인들에게 공장을 지어줄테니 항구와 공군 기지를 이용하자고 제안해보시오. 참전까지는 무리더라도 그들의 항구와 활주로를 이용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우리 군의 활동 영역이 대폭 늘어나니 나쁠 게 없을 거요.”
“예, 총통 각하!”
“레더 원수. 소련 해군이 잠수함을 이용해 기습공격을 가해올 우려가 있으니, 미리 방비를 해두시오.”
“즉시 이행하겠습니다.”
킬과 메멜, 쾨니히스베르크, 슈테틴, 단치히 등 주요 항구에 어뢰 저지용 그물망을 제대로 깔아두기만 해도 적 잠수함에 의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2차대전 내내 소련 해군은 독일 해군에 눌려 지낸 데다, 해군장관인 쿠즈네초프가 스탈린에게 숙청된 상태이니 지금 소련 해군의 상태는 말이 아닐 터.
따라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
“되니츠 제독, 지금 지중해 방면에 배치된 유보트는 총 몇 척이오?”
“6척입니다.”
그 넓은 지중해를 맡은 유보트가 겨우 6척이라는 말에 황당함을 느낄 사람들이 많겠지만, 사실 이게 평균이다.
2차대전 초창기만 해도 대서양 전체에서 활동하던 유보트는 평균 7척, 이마저도 상황이 좋지 않은 날에는 1척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독일 해군의 주 무대는 대서양이지, 지중해가 아니기에 6척은 결코 적은 숫자라 할 수 없었다.
“6척 전부 다 어디에 있는지 아시오?”
“아드리아 해에서 훈련 중인 유보트가 1척, 크레타 섬 헤라클리온 항구에 정박 중인 게 1척, 나머지 4척은 전부 풀라 항에 정박 중입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소련군이 개전과 동시에 흑해 함대 전체를 동원해 루마니아에 상륙을 시도할 수 있을 거요. 소련군의 루마니아 상륙을 저지하려면 유보트가 반드시 필요하오. 제독에게 전권을 일임할테니, 레더 원수와 함께 잘 의논해보시오.”
“예.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괴링 원수. 터키가 만약 공군 기지 제공에 동의한다면, 폭격기들과 ‘레제’를 함께 터키로 보내시오.”
“레제 말씀이십니까? 총 몇 발을 보내면 되겠습니까?”
“가능한 한 많이.”
‘레제’는 독일이 개발한 초대형 폭탄, 이른바 지진폭탄의 이름이었다.
눈치챘겠지만 2차대전 말기 영국이 개발한 지진폭탄, ‘톨보이’를 본따서 만든 물건이다.
길이 6m에 무게만 5.2톤에 육박하는 존나게 큰 폭탄이지.
원본인 톨보이와 비교하면 조금 작은 관계로 위력 역시 톨보이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현존하는 항공 폭탄 중에 단연코 최강의 위력을 가진 녀석이다.
나치 독일이 운용한 칼 자주박격포, 구스타프 열차포 같은 초대형 거포들은 화력이 끝내주게 좋지만, 운용에 어마어마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단적인 예로 구스타프 열차포 한 문을 굴리는 데에만 포 조작요원 250명, 2,500명의 철도 기술자 및 공병, 그리고 열차포를 적기로부터 보호할 대공포 부대와 추가 경호부대까지 총합 4~5천 명에 달하는 인력이 필요했다.
열차포 단 한 문에! 수백만 마르크에 달하는 열차포 자체의 가격은 덤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폭격기 몇십 대를 더 뽑는 게 훨씬 경제적이지!
톨보이 외에도 영국이 만든 특수 폭탄인 도약폭탄,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물수제비 폭탄’도 개발 중에 있다. 원래는 도약폭탄이 먼저 나오고 톨보이가 그 뒤에 나왔는데, 여기서는 그 반대였다.
아무튼 독일판 톨보이 ‘레제’를 바쿠 유전에 무더기로 투하하면, 보다 더 큰 피해를 소련에 줄 수 있을 것이다.
바쿠 유전이 망가지더라도 미국과 영국의 지원이 있을 테니 2차대전 말기 독일군이 겪었던 연료 부족보다는 덜하겠지만, 그래도 소련군의 발목을 꽤나 붙잡아두기는 하겠지.
대신 독일에서 레제를 탑재하고 비행할 수 있는 폭격기는 Fw 200, He 177 2개 밖에 없기에 아무 데나 막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기도 하다.
가격도 일반 폭탄보다 넘사벽급으로 비싸기도 하고. 따라서 한 발 한 발 투하하는데 신중을 기울여야 했다.
“그리고.... 만슈타인 원수?”
“예, 총통 각하. 말씀하시지요.”
“지금 이 자리에서 원수를 ‘동부전선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겠소.”
“!!!”
“지, 지금 말입니까?”
3류 깡패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부쟁이마냥 야비한 표정을 짓던 만슈타인은 내 말을 듣고 놀라 입이 벌어졌다.
다른 장성들도 갑작스러운 만슈타인의 동부전선 총사령관 임명 소식에 놀라 하던 대화를 멈추고 일제히 나와 만슈타인을 쳐다봤다.
“아직 전쟁이 터진 게 아니니 동부전선이란 말을 쓰는 게 시기상조긴 하지만, 편의상 그렇게 부르겠소. 앞으로 원수는 동부전선 전체의 지휘권과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소. 당연히 원수의 지휘권 행사 대상에는 육군 외에 해군과 공군, SS까지 동부전선에 배치된 모든 병력이 포함되오.”
“아, 아니.... 총통 각하? 그렇게 중요한 직책을 지금 바로 결정하셔도 되는 겁니까?”
만슈타인은 갑작스러운 임명에 기뻐하면서도,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였는지 연신 눈알을 굴려댔다.
블롬베르크, 프리치, 룬트슈테트의 경우 제각기 주둔군 총사령관직을 맡고 있으니 예외라 쳐도.
보크, 퀴힐러, 클라이스트, 레프 같이 자신보다 나이도 짬도 많은 고참들이 많은데 그들보다 아래인 자신이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동부전선 총사령관이라는 어마어마한 직책을 갖게 되었으니 당연히 신경 쓰일 터.
“조금 성급해보일지 몰라도, 지금까지 보여준 활약상을 감안하면 충분한 자리라고 생각되오만? 낫질 작전 덕분에 프랑스를 정복할 수 있었듯이, 원수는 대국을 보는 눈이 있소. 원수라면 분명 잘 해낼 것이란 확신이 있기에 임명한 것이니 열심히 해보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내게 말하고.”
만슈타인보다 연공서열이 위인 노장들은 여전히 만슈타인에게 기묘한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내가 직접 내린 지시라 아무 말도 못 했다. 만슈타인은 내 말에 진심으로 감격한 듯이 입꼬리가 귀까지 올라갔다.
“이 만슈타인, 제 이름과 가문의 명예를 걸고 반드시 총통 각하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하일 히틀러!”
***
만슈타인은 분명 뛰어난 전략가지만, 그 혼자서 드넓은 동부전선의 집단군과 집단군 소속 군단들, 그리고 그 군단들을 이루는 사단들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느 전선에 투입할지 결정하는 것은 무리였기에 북부와 중부, 남부로 나뉘어 각 집단군을 지휘할 장군들을 뽑았다.
나는 최대한 원작은 존중하기로 했다. 동프로이센을 방어하고 반격 시 발트 3국을 지나 레닌그라드까지 진격할 북부집단군의 지휘관으로는 빌헬름 리터 폰 레프 원수를, 폴란드 방면에서 소련군의 공세를 막고 벨라루스와 러시아 중부를 담당할 중부집단군에는 페도어 폰 보크 원수를 임명했다.
마지막으로 루마니아를 방어하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남부집단군 총사령관에는 에발트 폰 클라이스트 원수를 임명했다.
이중 클라이스트를 제외한 레프와 보크 두 명은 실제 바르바로사 작전에서 북부와 중부집단군을 역임했던 사람들이다.
남부집단군을 지휘했던 룬트슈테트는 벨기에-네덜란드 주둔군 총사령관을 맡고 있으므로 남부집단군 소속 1기갑집단을 맡았던 클라이스트에게 남부집단군을 맡겼다.
3명 모두 실력이면 실력, 인망이면 인망까지 보유한 인재들이 알아서들 잘하지 싶었다.
구데리안에겐 기갑총감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
구데리안도 유사시 직접 전선으로 나가 집단군을 지휘해 보고 싶어 했지만, 지금의 그보다 기갑총감직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없어 유예시켰다.
물론 여차하면 그에게 곧바로 중부집단군을 맡길 생각이라고 말하니 그런대로 만족했다.
“룬트슈테트 원수, 원수는 서부전선 총사령관을 맡아주세요.”
“서부전선 총사령관이라고요?”
따로 전할 중요한 지시가 있다는 말에 베를린으로 날아온 룬트슈테트는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동부전선 대신 한적한 프랑스라. 혹시 자신을 늙다리 취급하는 건가? 룬트슈테트의 표정은 이렇게 말하는 듯 싶었다.
“그렇소. 처칠, 그 작자가 영국 총리가 됐으니 영독관계가 앞으로 순탄치 않을 거요. 특히 소련과 전쟁이 터졌는데 영국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니 원수가 프랑스로 가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그의 오해를 정정하고자 프랑스에서 할 일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칼레, 노르망디 등 전쟁 발발 시 영국군의 상륙이 예상되는 지역들에 방어시설을 구축하고, 소련과의 전쟁에 투입할 예비 사단들의 훈련 및 육성 등등.
1시간에 걸친 브리핑이 끝나고서야 룬트슈테트는 수긍의 뜻을 밝혔다.
룬트슈테트가 서부전선 총사령관을 맡게 되었으니, 공석이 된 벨기에-네덜란드 주둔군 총사령관직에는 요하네스 블라스코비츠 원수가 임명되었다.
그리고 소련과의 전쟁에 대비하여 소련에 거주 중인 국민에겐 철수 권고를 내렸다.
동시에 소련에 파견하기로 한 기술자들의 파견도 적당한 이유를 대서 보류시켰다. 소련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4호 전차 양산은 마침내 중단되었다.
예정대로라면 작년 겨울에 양산을 종료할 계획이었지만, 해외에서 들어온 추가 주문량을 맞추느라 예정보다 양산이 길어졌다.
대신 전시에 대비하여 4호 전차의 부품공장들은 그대로 남았고, 4호 전차의 차체를 이용한 쿠겔블리츠, 브룸베어, 호르니세의 양산은 지속되었다.
같은 날 스페인과 터키가 요청한 4호 전차의 라이센스 생산을 돕기 위해 기술자들을 파견하기로 결정되었다.
프랑코는 비축해둔 금괴로 라이센스 생산 비용을 지불했고, 터키는 자국의 항구와 기지를 독일군이 사용할 수 있게끔 대여하고 독일로의 광물 공급량을 늘리는 조건으로 라이센스 생산을 허가받았다.
병기국에서는 판터를 이용한 구난전차, 대공전차, 구축전차, 자주포를 제안했다.
이미 쿠겔블리츠가 있는데 굳이 비싼 판터 차체로 대공전차를 새로 만들 필요가 있나?
방어력이야 당연히 좋겠지만 애시당초 대공전차는 전차전에 써먹으라고 만든 게 아니라 전투기 잡으라고 만든 물건이라 방어력이 판터급으로 특출날 필요가 없다.
차라리 판터를 한 대 더 뽑는 게 낫지.
자주포 역시 마찬가지. 따라서 둘 다 기각.
구축전차는 뭔가 애매했다.
판터의 차체에 고정식 전투실을 얹고 거기에 최신형 88mm 71구경장 전차포를 탑재한다라. 누가 봐도 야크트판터다.
야크트판터는 2차대전 최고의 구축전차로 평가받는 물건이지만, 굳이 목고자 구축전차를 더 만들 필요가 있나 싶었다. 비록 75mm긴 해도 헷처가 있는데.
그런데 구데리안이나 루츠의 생각은 또 달랐다.
전쟁이라고 죄다 공격전만 하는 것도 아니고 방어전도 있으니 차체가 낮아 매복에 유리하면서도 동급의 전차보다 강한 방어력과 화력을 얻을 수 있는 구축전차는 결코 나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고픈지 알겠소. 그런데 굳이 구축전차를 따로 만들어서 생산체계를 복잡하게 할 필요가 있겠소?”
“총통 각하. 독일의 군수산업 체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효율적이고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차종 하나를 추가한다고 해서 생산라인이 복잡해질 우려를 하시는 것은 과도한 걱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이게 맞나?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입장이 서로 바뀐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