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침공 (3)
“룬트슈테트 장군으로부터의 보고입니다. 폴란드군 제7보병사단을 격파하고 모크라를 점령했다고 합니다.”
“보크 장군의 보고입니다. 단치히 회랑의 폴란드군을 포위하는 데 성공. 단치히의 폴란드군 잔당 소탕 완료.”
“방금 아군이 미코우프를 함락시켰다고 합니다.”
“슬로바키아가 폴란드에 선전포고했고, 헝가리와 루마니아는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티소 대통령이 국방군에게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연락해왔습니다.”
물밀듯이 쏟아지는 승전보를 들으며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페도어 폰 보크 상급대장이 지휘하는 북부집단군은 동프로이센에서 남하한 게오르크 폰 퀴힐러 대장의 제3군과 합류하여 단치히 회랑을 폴란드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
단치히는 함락되었고 헬 반도의 폴란드군은 고립된 상태.
물자가 충분하다고 해도 뒤로는 바다뿐인지라 헬 반도의 폴란드군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다.
룬트슈테트가 지휘하는 남부집단군도 폴란드군을 박살 내며 선전 중이었다.
폴란드군의 격렬한 저항으로 아군도 피해를 입긴 했지만, 작전 진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모크라 점령전에서 제4기갑사단에게 포위되어 전멸위기에 처한 병력을 구하기 위해 폴란드군은 장갑열차까지 동원했다.
폴란드군의 장갑열차 시미아위(Śmiały, 용기)는 실제 역사에서 1호와 2호 전차로 구성된 독일군 제4기갑사단을 격파하고 포위된 병력을 구출하는 영화같은 활약상을 남겼지만, 여기서는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시미아위는 4호 전차들의 일제 사격으로 격파되었고 포위당한 폴란드군 중 절반은 항복했다.
남은 절반의 폴란드군은 투항권고를 무시하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전멸했다.
“라이헤나우도 잘해주고 있군.”
육군 참모총장인 라이헤나우는 자진해서 전선으로 가겠다고 내게 요청해왔다.
일선에서 직접 병력을 지휘해 폴란드군을 때려잡는 게 본인의 소망이었다나 뭐라나.
하도 간곡하게 요청하길래 허락해줬더니 아주 제대로 날뛰는 중이다.
현재 그가 지휘하는 제10군이 파괴한 폴란드군의 차량만 200대가 넘으며, 포로의 수는 천 명이 넘었다. 하도 진격 속도가 빨라 후방의 보급부대가 보급에 애를 먹을 정도란다.
과연 히틀러가 신임했을 만하군.
충성도만 따지면 괴링, 괴벨스 못지않은 데다 실력까지 뛰어나니 신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프는 폴란드 침공 소식에 기겁하며 당장 전쟁을 멈추라고 통보해왔다.
나는 폴란드군이 먼저 독일의 글라이비츠 방송국을 습격했기에 어쩔 수 없이 폴란드를 침공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당연히 영프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지만, 폴란드군의 글라이비츠 방송국 습격 사건 자체는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정작 폴란드는 필사적으로 자신들의 짓이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워낙 전과가 많은지라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아무튼 이틀 뒤인 9월 3일 오후 12시, 영국과 프랑스는 내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고로 5시간 이내에 폴란드에 대한 적대행위를 멈추지 않거나 이를 멈추겠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을 경우, 영국 정부는 독일에 선전포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귀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영국의 최후통첩문을 읽는 통역실장 파울 슈미트의 목소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슈미트뿐만이 아니라, 괴링, 카이텔, 브라우히치, 리벤트로프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다리를 떨었다.
회의실에 들어온 뒤로 내내 천장만 바라보던 레더는 이제 독일 해군은 멋지게 싸우다 죽는 일만 남았다고 뇌까렸다.
좆돼도 진짜 제대로 좆됐다는 표정.
중간고사가 끝나고 수학 점수가 30점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내 얼굴을 보는 것 같구만.
‘겨우’ 폴란드 침공 문제로 영프가 선전포고해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히틀러는 당황해서 애꿎은 리벤트로프를 갈궜다지.
영국이 선전포고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그 반대가 되었다면서.
“프랑스는? 프랑스의 반응은 아직인가?”
“······아마 프랑스도 머지않아 우리에게 동일한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낼 것 같습니다.”
리벤트로프가 목멘 소리로 대답했다.
괴링은 슈미트를 돌아보면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이번 전쟁에서 또다시 패배한다면, 신은 과연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실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당황하다 못해 절망에 빠진 부하들과 달리, 나는 평정심을 유지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의자에 앉아 차를 음미하며 말했다.
“다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러나? 영프가 폴란드를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천명한 지가 언제인데, 저들이 가만히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
“저어, 총통 각하? 이치에 맞는 말씀이긴 하나, 보통의 일로 치부하기엔 사안이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괴링이 목덜미의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말했다.
“물론, 영프의 선전포고가 보통 일이 아닌 건 맞지.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게.”
“어째서입니까?”
측근들은 내가 어째서 이토록 평온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는 눈길로 나를 쳐다봤다.
혹시 너무 큰 충격으로 정신이 나가버리신 게 아닐까? 그들의 시선은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어째서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지 다들 궁금하겠지. 걱정말게. 그대들 생각처럼 충격으로 정신이 돌아버린 건 절대 아니니까.”
“그러시다면 저희에게도 해답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간단하네. 영프는 결코 우릴 공격하지 않을 테니까.”
***
“······지,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괴링은 충격으로 말을 더듬었다.
맙소사, 그토록 총명하신 분께서 저리 정신이 나가시다니.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군.
겨우 패전의 상처에서 벗어났는데, 다시 나라가 멸망의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그나마 지난 전쟁때는 독일 국토가 전장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도 같은 행운이 반복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또 패전한다면 독일이라는 나라가 존재할 수 있을까? 영프가 바보가 아닌 이상, 독일을 그냥 놔둘 리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독일을 갈가리 찢어놓으려고 들겠지.
라인 공화국, 바이에른 공화국, 프로이센 공화국 등등으로.
전쟁을 일으킨 자신들은 전범으로 사형당할 테고.
아, 불쌍한 내 인생. 아직 하지 못한 일이 많은데······.
“다들 내가 미쳤다고 확신하는 모양이군. 나 안 미쳤다니까? 지금부터 설명을 해주겠네. 잘 듣고 나중에 딴소리하지 말도록.”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절망에 빠진 괴링에게, 그의 총통이 방긋 웃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영국과 프랑스 모두 참호전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네. 섣불리 공격을 감행했다가 자국 청년들이 들판의 비료가 된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고.
때문에 놈들은 선제공격을 피하고, 우리가 먼저 쳐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걸세. 먼저 공격해오는 쪽이 진다고 굳게 믿고 있으니까. 장담하건데, 영프는 늦어도 내년 봄까지 자기네들 영토 안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거야. 움직이더라도 국경만 살짝 넘는 선에서 그치겠지.”
“하지만, 놈들이 반드시 그럴 것이란 확실한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괴링의 지적에 히틀러는 순순히 인정했다.
“맞네. 어디까지나 내 추측일 뿐, 확증은 없어. 하지만 나는 반드시 그리될 거라고 확신하네. 지금까지 내 예측이 틀린 적이 한 번이라도 있던가?”
“그건 맞습니다만······.”
괴링은 혼란스러웠다. 저 말이 정말로 사실이 될까?
여태까지 총통의 예측이 빗나간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이번에도 그러라는 보장은 없었다.
이번에도 예측이 맞아떨어진다면, 독일은 틀림없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반대라면?
이번에는 예측이 빗나간다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
그러나 히틀러는 독심술이라도 쓰는 것인지 괴링의 불안을 정확히 짚어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도 취해놨으니, 안심들 하게. 영프가 쳐들어올 일이 없다고 해서, 국경 방비를 소홀히 할 생각은 없으니까.”
***
“이것들이 전부 총통이 보낸 건가?”
“그렇다고 합니다, 각하.”
지크프리트선 방어를 맡은 C 집단군 사령관 빌헬름 리터 폰 레프는 총통이 보내온 ‘특별물자’를 보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보급열차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장비들이 실려 있었다.
소총과 탄약, 피복, 식량부터 육중한 4호 전차와 88mm 대공포까지.
“아니, 이건 몇 대 없다고 들었는데?”
양산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군을 통틀어 몇십 대밖에 없다고 들은 PaK 40 대전차포까지 실려 있었다.
국방군이 보유한 대전차포 중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놈을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폴란드가 아닌 이곳으로 보냈다는 것은 총통이 그만큼 영프군의 공격에 유의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프랑스군이 국경을 넘어 침공해오면 이를 막아야 하는 게 C 집단군의 임무인데, 레프 자신은 물론 그의 참모들 중 누구도 C 집단군이 프랑스군을 막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레프는 버림패나 다름없는 C 집단군 사령관으로 자신을 임명한 히틀러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말로는 자신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라지만 정말로 그가 자신을 믿었다면 지크프리트선이 아니라 폴란드 전선으로 보냈겠지. 새빨간 거짓말을 누가 믿을 줄 알고!
그러나 오늘 도착한 물자를 보니 그때 히틀러가 했던 말이 빈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총통께서 우리를 버림패로 생각하시는 건 아닌 것 같군요.”
“이거 참······ 예상못한 일이군.”
이따금씩 참모들 앞에서 총통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토로했던 레프는 머쓱한 기분이었다.
물자부족을 이유로 허울뿐인 방어계획만 세워놓고 사실상 태업을 하던 중이었는데, 정작 도착한 물자는 모두 A급인 희한한 상황.
C 집단군 전체가 필요로 하는 물자의 양을 생각하면 지금 도착한 물자로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총 한 자루, 총알 한 발조차 아쉬운 입장에선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보급이었다.
“각하! 각하!”
모두가 열차에 실린 보급품을 놀라움 반 황홀함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레프의 부관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베를린에서 걸려 온 전화입니다! 총통께서 찾으십니다!”
“총통이 나를?”
“그렇습니다. 빨리 가보서야 할 것 같습니다.”
급히 전화를 받은 레프에게 히틀러는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레프 장군? 지금쯤 물자가 도착했다고 들었는데, 확인했습니까?
“방금 확인하고 오는 길입니다, 총통 각하.”
-제때 도착한 모양이군. 그래, 선물은 마음에 드시오? 수량은 조금 부족하지만, 가급적으로 A급인 물건들만 골라서 보냈는데.
“확실히, 모두 괜찮은 놈들이더군요.”
-아, 이번에 도착한 무기 중에 88mm 대공포도 있을 텐데, 그놈에 관해서 장군에게 할 말이 있소.
“?”
-내 말 잘 듣고, 휘하 부대에 잘 전파해두시오. 언젠가 제대로 써먹을 날이 있을 테니. 88은 말이오······.
***
영프의 선전포고 소식에 혼란에 빠진 독일과 달리, 폴란드는 축제분위기였다.
“영국 만세! 프랑스 만세!”
“이제 승리는 우리 것이다!”
폴란드 시민들은 바르샤바의 영국, 프랑스 대사관 앞에 모여 환호했다.
영프가 독일에 전쟁을 선포했으니 독일도 얼마 못 가 침략을 중단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영프 수뇌부의 생각은 폴란드인들과 달랐다.
“일단 선전포고를 하긴 했지만, 군의 준비가 덜 된 관계로 우리 육군이 프랑스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달라디에와의 통화에서 체임벌린은 영국 육군의 현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영독 정상회담 이후 우리 시대의 평화를 외치며 시민들을 안심시킨 체임벌린은 뒤로는 군비를 증강시켜 훗날 일어날지 모를 독일과의 전쟁에 대비했다.
덕분에 영국군은 1938년과 비교하여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였지만, 육군은 완편이 끝나지 않은 상태.
지금 당장 독일과 교전할 수 있는 군대는 프랑스군뿐이었다.
유럽 최강이라 자부하는 프랑스군이었어도 그들 역시 고민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영국군 없이 단독으로 독일군과 싸우라니, 너무 무리한 요구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소? 영국군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고, 폴란드는 하루빨리 독일을 공격해달라고 난리인데!”
“선전포고한 이상, 전투는 피할 수 없소. 차라리 지금 당장 공격합시다!”
“잠깐! 공세는 너무 위험하오. 대전쟁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잊은 거요?”
독일 본토 진공은 위험요소가 너무 크니 국경 일대만 포격하거나 공군으로 공습을 가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프랑스군은 끝내 독일 본토 공격을 결정했다.
독일의 전면적인 침략에 항전하는 폴란드에게, 프랑스가 앉아서 놀고 있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군부의 생각은 달라도, 프랑스 정부의 생각은 그랬다.
“그대들 스스로 유럽 최강이라 자부하지 않았소? 당장 공격하시오. 적어도 공격하는 시늉이라도 내야 폴란드에게 우리 체면이 설 게 아니오.”
“아, 알겠습니다, 총리 각하.”
9월 7일, 그렇게 프랑스군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세에 나섰다.
영프의 선전포고 직후 독일은 영프의 공격에 대비하여 프랑스 국경 근처에 있던 마을 일대에 소개령을 내려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프랑스군이 국경을 넘어 첫 번째 마을에 들어섰을 때, 마을에는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마을 역시 앞의 마을처럼 아무도 없었다.
“이거 완전 유령마을이구만?”
“독일 놈들, 애어른 할 거 없이 죄다 꽁무니를 뺐군.”
“겁쟁이 녀석들.”
노심초사하며 국경을 넘은 프랑스 병사들은 막상 독일군은커녕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자 안도했다.
안도는 곧 자신감으로 바뀌었고, 대범해진 병사들은 마을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전쟁터로 끌려 나왔으니, 그에 걸맞는 보상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롤랑, 넌 뭐 좀 찾았냐?”
“아니. 너는?”
“나도 꽝이야.”
“쳇. 지독한 녀석들. 하다못해 시계나 목걸이 정도는 남겨놓고 갈 줄 알았는데.”
“여기도 아무것도 없어.”
“양말 한 짝, 빵 한 조각조차 없는 마을이라니, 실화냐?”
행여 값이 나갈만한 물건이 있나 기대하며 수색-이라 쓰고 약탈이라 읽는다-에 나섰던 프랑스군들은 마땅한 성과가 없자 금방 흥미를 잃었다.
몇몇 병사들은 끝까지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마을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장교들의 노성을 들었다.
“이 새끼들아! 정렬하라고 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안 모이는 거야?”
“지금 오는 놈들은 3일 동안 새벽보초를 선다!”
동료들과 함께 약탈에 나섰다가 소득은커녕 졸지에 새벽 보초까지 서게 된 병사들은 궁시렁거리며 정렬했다.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다음 마을에선 분명 건질 만한 물건이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장롱이나 카펫 밑에 숨겨둔 돈 몇 푼이라도 찾을 수 있겠지.
세 번째 마을로 가기 위해 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 걷는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천둥이 내리치는 듯한 폭음과 함께 몇 명의 병사들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피와 살점이 땅에 뿌려지고, 폭음에 놀란 새들이 푸드덕 소리를 내며 날아올랐다.
“이런 씨발! 지뢰다!”
“위생병!”
독일 본토로 진입한 지 3시간 만에 발생한 첫 사상자였다.
숨을 거둔 병사들 사이로 지뢰에 발목이 잘려나간 부상병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뒤에 있던 병사들은 자신들도 지뢰를 밟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섣불리 부상병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지뢰로 인한 사상자들로 우왕좌왕하는 프랑스군을 수풀 속에 몸을 감춘 병사들이 은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악몽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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