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화
‘이미 전쟁이 시작됐다고?’
비웃음이 담긴 천휘의 말에 적호채주의 얼굴이 당혹으로 물들어 갔다.
하나 그는 곧 당혹감을 삼키며, 당당한 태도로 외쳤다.
“무림맹이 미쳤군. 비천회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사흑련과 전쟁을 벌이다니!”
그의 사자후가 메아리쳤다.
하지만 습격자 중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정말 전쟁을……!’
그제야 정말 무림맹에서 칼을 뽑아 든 것이라 깨달은 그가 경악할 때.
“다들 준비는 됐죠?”
천휘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띠는 적호채주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가요.”
천휘의 명령이 떨어졌지만, 도열해 있는 별동대원의 대부분은 첫 실전에 긴장한 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때 한 명이 앞으로 내달렸다.
파앗!
공기를 찢어발기며, 무서운 속도로 나아간 이는 단리관천이었다.
청성파에서 유구하게 내려져 오는 경공인 부운약표(浮雲躍飄)를 펼치는 단리관천의 손에는 도신이 얇은 기묘한 도가 쥐어져 있었다.
“……!”
목책 뒤에 숨어서 상황을 살펴보던 녹림도가 흠칫하며, 목을 움츠렸다.
쏜살처럼 거리를 좁히는 단리관천의 매서운 기세에 압도된 탓이었다.
턱.
잠시 후 목책에 도착한 단리관천이 손에 든 도를 힘차게 휘둘렀다.
능풍도법(凌風刀法)!
청성파에서 가장 은밀하게 전해지는 절정의 도법이 세상에 드러났다.
일순간 도신에 돌풍이 휘감겼다.
이내 날카로운 도광이 번쩍이고.
서걱!
지독한 살의(殺意)가 담긴 도풍이 목책을 사선으로 길게 잘랐다.
“흡!”
“목책이 이리 쉽게……!”
천천히 쓰러지는 목책에 뒤에서 숨어 있던 녹림도들이 화들짝 놀랐다.
“……아직 많군.”
잘린 목책 위에 올라간 단리관천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목책 뒤에 숨어 있는 이들이 꽤 되었는지, 방금 공격으로 드러난 녹림도들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았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어.”
그가 녹림도들을 노려볼 무렵.
‘도망? 아니, 이미 도망치기는 늦었다. 그렇다면…….’
적호채주 역시 빠르게 그들을 훑으며 적의 전력을 파악하고자 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결론을 내린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감돌았다.
‘……갑자기 전쟁을 벌이느라 무림맹이 상당히 급했나 보군.’
무너졌던 여유가 다시 살아났다.
적은 겨우 사십 명 남짓.
그것도 대부분이 어렸다.
그나마 몇몇은 남다른 기세를 풍기고 있었지만…….
‘다 애송이들이야.’
그의 눈이 살짝 긴장한 듯 손을 떠는 이들을 보며, 버럭 소리쳤다.
“저놈들을 죽여라!”
적호채주의 사자후가 메아리쳤다.
일순간 녹림도들이 부채꼴처럼 흩어지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타다닷!
능숙하게 진형을 갖추었다.
산적답지 않은 빠른 몸놀림에 어정쩡하게 있던 별동대원들은 순간 몸이 굳고 말았다.
일개 산적이라고 은연중에 무시했는데, 지금 움직임은 실로 놀라웠던 것이다.
“괜히 녹림이 사흑련에 소속된 것이 아니었군.”
그 모습에 호광개가 눈살을 찌푸렸다.
“수성인가……? 이렇게 되면 꽤나 힘들겠군.”
무홍이 조심히 검을 뽑으며 중얼거렸다.
보통 수성이 공성보다 쉬웠다.
특히나 오랫동안 이곳에서 계속 터를 잡아 왔던 이들이니 더욱 유리하게 전장을 이끌어 갈 터.
“꿀꺽―”
양쪽에서 당긴 것처럼 실처럼 팽팽해진 긴장감에 누군가 침을 삼켰다.
‘기선 제압에서 졌네.’
천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긴장해서 아무것도 못 한 채로 녹림도들을 살피기만 하는 별동대원들과 달리 녹림도들은 최적의 장소에서 최선의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래서 실전이 필요한 거지.’
유리한 위치를 빼앗긴 것은 물론이고, 기세에도 밀리고 있다는 것이니.
‘그래도 심각한데?’
천휘는 눈을 찡그렸다.
개개인의 무위는 적호채주를 제외하면 별동대원들이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바짝 쫄아 버린 상태였다.
‘정신머리부터 고쳐 놔야겠는걸.’
눈을 가늘게 뜬 천휘는 아직까지도 가만히 서 있는 그들을 향해서 말을 꺼냈다.
“뭐 해요? 안 가고.”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던 천휘는 고개를 옅게 흔들었다.
“지금이 공을 세울 기회인데, 그냥 여기서 구경이나 할 거예요?”
천휘가 그들을 한 명씩 훑다가, 이내 단리관천을 보며 입을 달싹였다.
“이러다 공을 다 뺏길 텐데.”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서진 목책을 짓밟은 단리관천이 녹림도들에게 돌진했다.
타앗!
거칠게 몰아치는 돌풍.
단리관천은 부운약표와 능풍도법을 적절히 섞어 가며, 진형을 갖춘 녹림도들을 향해서 거침없이 나아갔다.
“이런 제길!”
“젠장!”
녹림도들이 다급하게 막아섰다.
하나 후기지수들 중에서도 수위의 경지에 오른 단리관천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콰아앙!
큰 활약을 펼치는 단리관천의 모습을 본 대원들의 눈빛이 돌변했다.
그들이 왜 별동대에 들어왔는가?
혁혁한 공을 세우고, 강호에서 큰 명성을 얻기 위해서였다.
“질 수 없지.”
“가야겠군.”
안광을 빛낸 호광개와 무홍이 땅을 박차며 나아가고, 다른 이들 또한 그 뒤를 쫓아서 돌진해 갔다.
별동대원들이 그들을 포위한 녹림도들에게 달려들고.
쩌저저정! 카앙!
사방에서 매서운 격전이 펼쳐졌다.
포위하는 녹림도들과 부딪치는 별동대원들을 본 천휘가 눈을 빛냈다.
“그럼 한 명씩 실력 좀 봐 볼까.”
* * *
두 세력의 싸움은 치열했다.
별동대는 가진 무위를 선보이며 녹림도들을 압박하려고 했으나, 진형을 갖춘 그들을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녹림도는 산적답게 공격하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흙을 뿌리거나, 부서진 목책을 던지며 시야를 가렸고 간간이 암기도 던져서 그들의 돌진을 방해했다.
“이런 비겁한!”
“헉!”
“그러고도 무인이오?!”
그리고 그런 예기치 못한 행동에 별동대원들은 번번이 흠칫했다.
매번 정직한 비무와 대련만 해 오던 그들에게 이런 식의 공격은 처음이었던 탓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놀라운 활약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구파일방의 제자들이었다.
단독으로 나간 단리관천은 물론이고, 호광개와 무홍을 비롯한 구파일방의 제자들은 지닌 무위를 선보이며 녹림도들을 압박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
곤륜의 제자, 육세곤은 눈앞의 녹림도를 보며 눈살을 구기고 있었다.
“흡!”
앞장서서 녹림도를 공격하던 육세곤이 이마에서 삐질 땀을 흘렸다.
‘왜 뚫지를 못하는 거지……?’
분명 전력으로 무공을 펼쳤건만, 녹림도들의 포위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펼친 무공은 신행미종보(神行迷踪步)와 연계한 추운권(追雲拳)으로 간결하지만, 위력적인 권법이었다.
사형제들 또한 대련에서 이 공격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당하기 일쑤였었다.
한데 지금은 다 막히고 있었다.
그것도 일개 산적들에게.
‘고작 이런 놈들에게…….’
그가 초조함을 느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상대는 잘해 봐야 삼류의 경지로 일류인 자신과의 차이는 명백했다.
그런데 지금 이게 무슨 꼴인가.
한 명도 뚫지 못하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그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 때.
“사, 사형!”
옆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육세곤이 고개를 돌린 순간.
스걱!
팔뚝에서 화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큭!”
짧은 신음을 흘린 육세곤은 왼손등을 급히 아래에서 위로 올려 쳤다.
빠각!
“커헉!”
옥룡장(玉龍掌)이 낫을 휘두른 녹림도의 턱을 정확하게 가격하며, 녹림도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괘, 괜찮으십니까?”
철호가 걱정하며 다가오자, 육세곤이 고통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 그보다 다른 자들은…….”
말하려던 그가 눈을 찡그렸다.
“……그걸 버틴 건가?”
턱을 얻어맞아 무릎을 꿇었던 녹림도가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곤륜이라 어느 정도일까 기대했는데, 쟤도 안 되겠네.”
멀찍이서 육세곤의 싸움을 지켜보던 천휘가 비웃음을 머금었다.
“이래서 온실 속의 화초는 안 돼.”
스스로 위험을 자초한 꼴이라 생각한 천휘는 쯧쯧 하고, 혀를 찼다.
지금 육세곤은 상대를 죽이기에 충분한 무공을 펼쳐 놓고는, 마지막에 본능적으로 손속에 사정을 두었다.
그뿐이랴.
실전이 처음이라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무공을 펼칠 때마다 근육이 경직되고, 자세가 흐트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제대로 된 무공을 펼치지 못하고, 어그러져 버렸다.
게다가 이 긴박감에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알아채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상대가 약해서 이 정도였지, 만약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육세곤은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한두 명이 아니란 말이지.’
천휘의 눈이 가늘어졌다.
비단 육세곤만이 아니었다.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상대를 죽이는 것에 망설이고 있었다.
그 반면 녹림도들은 그들을 죽이기 위해서 살기 넘치는 공격을 해 왔다.
그리고 그 차이는 컸다.
‘이길 싸움을 이렇게 만드네.’
천휘의 눈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참으로 웃기는 꼬락서니였다.
“오합지졸이네. 오합지졸이야.”
무공이 고강하면 뭣 하겠는가.
생사의 길을 거니는 무인에게 이보다 더 치명적인 약점은 없었다.
그렇게 하나둘 살피던 그때였다.
“응?”
천휘의 시선이 녹림도를 상대로 힘겨워하는 여인에게 꽂혔다.
가장 먼저 별동대원으로 발탁했었던 그 여인이었다.
‘임하율(林河溧)이라고 했지?’
그녀의 무위는 별동대원들 중에서 가장 낮다고 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대로 된 문파의 제자가 아닌 진무관(振武館)에서 무공을 배워 온 자였으니, 그 실력이 얕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기본기가 충실해서 아슬아슬하게 별동대에 입대할 수 있었다.
그걸 방증하듯 지금 그녀의 전신은 상처들로 수두룩했다.
허리춤까지 길던 머리카락은 어느새 목까지 잘려 있었고, 입은 무복은 이미 여기저기 잘린 상태였다.
별동대원들 중 가장 처참한 상태.
하지만 천휘는 그녀를 높게 평가했다. 기본기도 충실했지만, 그녀를 높게 평가하는 큰 이유는 하나.
바로 눈동자에 머물고 있던 야망이었다.
‘저런 애들이 뭔가 해낸단 말이지.’
천휘가 눈을 빛내며 그녀를 보고 있던 그때.
퍼억!
“으윽!”
녹림도의 장법에 일부러 복부를 내준 그녀의 검이 달려들던 상대의 목을 정확하게 찌르며, 관통했다.
푹!
피가 튀며, 그녀를 덮쳤다.
“헉, 헉.”
한순간에 녹림도의 피를 뒤집어쓴 그녀가 숨을 짧게 들이쉬고 뱉었다.
그녀의 손이 미미하게 떨렸다.
처음 저지른 살인이었다.
그로 인한 충격은 정신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으나,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마음을 다잡았다.
‘정신 차려!’
이 정도로 흔들려서는 안 됐다.
겨우 무관 출신이 자신이 이런 직책을 얻을 기회가 또 있겠는가!
얼마나 세게 깨물었는지, 순간 그녀는 입술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
꽈악!
덜덜 떨리는 손에 힘을 준 그녀는 자신에게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이 임무에서 무조건 해내야 해!’
속에서 차오르던 혼란과 충격을 억누른 그녀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여기는 전장이었다.
스윽―
시체의 목에서 검을 뽑아낸 그녀는 고개를 든 뒤, 주변을 훑었다.
‘이 상태로는 위험해.’
별동대의 전진은 지지부진했다.
그나마 꽤나 진전이 있는 곳은 단리관천이 뚫은 곳과 호광개와 무혼이 힘을 합치고 있는 쪽이었다.
하지만 다른 곳은 나아가지도 못한 채로 그대로 멈춰 있는 꼴이었다.
상황을 파악한 그녀가 소리쳤다.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해요! 이대로 무작정 싸웠다가는 결국 우리의 패배로 끝날지도 몰라요!”
뜬금없이 터진 그녀의 외침에 속절없이 공격에 당하고 있던 별동대원들이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이 상태에서도 저런 눈을…….’
임하율의 눈살이 구겨졌다.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은연중에 그녀를 얕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 모두가 여기까지 달려오며 대부분의 무위는 파악해 둔 상태였다.
그렇기에 임하율의 무위가 별동대원들 중에서 하위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명령이나 다름없는 말을 하고 있으니 어찌 달가우랴.
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던 그때.
“하하하! 임 소저 말이 맞소!”
호광개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길 잠시 그가 눈을 빛내며, 임하율의 옆에 다가가 나란히 섰다.
“하나로 뭉치는 것이 어떻소? 괜히 흩어지면 오히려 저들이 바라던 대로 될 터이니, 한 점 돌파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소만.”
호광개의 제안에 마뜩잖아 하던 이들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단숨에 하나로 뭉쳤다.
‘오, 괜찮은걸.’
천휘는 임하율의 말을 인정하며 상황을 환기한 호광개를 보며, 턱을 매만졌다.
대문파의 소속일수록 은연중에 다른 문파를 깔보는 경향이 있었다.
심지어 그 소속이 문파도 아닌 무관이면 어떠하겠는가.
대부분 무시하기 마련이었다.
한데 구파일방 중 하나인 개방의 거지 호광개가 임하율을 인정함으로써 대원들은 불편해하는 이 없이 그 말을 받아들였다.
‘둘이 분위기를 바꾸었어.’
임하율의 외침과 호광개의 대처를 떠올린 천휘가 목을 가볍게 풀었다.
“저 둘 중 한 명을 부대주로 하고, 같이 붙이는 게 좋겠어. 그리고 다른 부대주는 저놈뿐인가.”
천휘의 눈동자가 옆으로 움직였다.
그 시선 끝에는 녹림도들을 거침없이 베어 나가는 단리관천이 있었다.
콰아앙!
거친 폭음이 귀를 두드렸다.
단리관천이 내공을 폭사하며 호쾌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스걱! 촤아악!
그는 거침없이 도를 휘둘렀다.
한 번의 칼질에 하나의 목숨.
그는 사람을 죽이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서슴없는 공세는 차가울 만큼 단호해 보였다.
촤아악!
단리관천의 얼굴에 피가 튀었다.
하나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공세로 녹림도들을 향해서 도를 휘둘러 갔다.
그러던 어느 순간.
쩌어엉!
거침없던 그의 도가 우뚝 멈췄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서였다.
단리관천이 자신의 도를 손바닥으로 쳐 낸 이를 천천히 올려다봤다.
거대한 풍채에 근육질인 남자.
적호채주였다.
“망아지 같은 놈 같으니…….”
저릿한 손을 가볍게 털어 낸 적호채주가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며 뇌까렸다.
“네 멋대로 하는 것도 끝이다.”
말과 함께 그가 입은 의복이 흔들린다 싶더니, 주먹이 거대해졌다.
“……!”
단리관천의 눈이 커졌다.
엄청난 권영이었다.
고작 산적이 펼치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절한 기세를 품은 공세.
‘강호는 넓다더니……!’
사부님께서 매번 하시던 말을 떠올린 그는 대라신공(大羅神功)의 내공을 모조리 끌어냈다.
화아악!
이번엔 적호채주의 눈이 커졌다.
‘후기지수 주제에 이런 내력이!’
적호채주가 이를 꽉 물었다.
한순간에 턱에 근육이 도드라졌고, 그 순간 단리관천의 도가 섬전과도 같이 움직였다.
콰아아앙!
내공을 두른 주먹과 돌풍이 휘감긴 도가 허공에서 서로를 향해 부딪쳐 갔다.
허공에서 권과 도를 부딪친 채 서로를 노려보던 둘이 내공을 폭사했다.
“이놈이……!”
“하압!”
강렬한 내공 충돌을 차마 해소하지 못한 둘이 후방으로 물러날 때.
“이제 볼 건 다 봤으니…….”
천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리나 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