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천마-261화 (261/391)

261화

“부군사.”

순간 날이 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림맹의 법도를 수행하는 집법당의 당주, 천수옹(千手翁)이 부군사를 노려보며 싸늘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 말은 군사가 맹을 배신하고 가문으로 돌아갈 것이란 말인가?”

“……그런 의심이 든 것은 사실입니다.”

설검이 대답한 순간.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미타불. 부군사께서 지금 선을 넘고 계시는구려.”

“헛소리도 정도 것이지.”

연달아서 질책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며, 대전의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무림맹의 군사가 비천회에 힘을 실으려 수작을 부린다는 뜻이니 어찌 안 험악해지랴.

이번 안건에 동의하는 자도, 반대하는 자도 모두 설검을 노려봤다.

몇몇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설검에 모든 시선이 쏠린 그때 가만히 있던 군사가 입을 움직였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는가?”

설검이 자신을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임에도 군사의 표정과 목소리는 놀랍도록 차분했다.

‘이 정도로는 안 흔들리는 건가?’

설검은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군사를 보며, 생각해 둔 말을 뱉었다.

“저도 처음에는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한데 이게 우연인지 몰라도 최근 군사의 가문에서 믿을 수 없는 움직임이 하나 포착되었더군요.”

여전히 눈 하나 깜짝 않는 군사의 시선을 마주한 설검이 잠시 숨을 골랐다.

그러다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태상가주인 그가 반 은거를 깬 듯 보인 사건 말입니다.”

“무슨?!”

“그, 그가 은거를 깼다고?”

“이제 와서 말인가?”

여기저기서 경악을 터트렸다.

제갈세가의 태상가주가 누구인가.

패군 제갈고천.

팔무신 중 한 명이자, 천외천의 경지에 도달한 절세고수였다.

설검은 경악하는 그들의 반응에 힘입어서 준비해 둔 말을 덧붙였다.

“우연이라기에는 참으로 공교롭지 않습니까? 그 긴 세월 은거한 듯 보였던 그가 몸을 움직이기 무섭게 무림맹은 사흑련과 전쟁을 하려 하다니…… 마치 이날을 준비한 것처럼 보일 정도더군요.”

군사가 설검을 보며, 말했다.

“어디 계속 말해 보게.”

“군사께서는 제갈세가의 부흥을 위해서 일부러 이런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순간 대전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군사의 편을 들던 이들마저 말을 삼갔다.

정말 패군이 다시 강호에 나온다면, 이는 허투루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기에.

모두가 군사의 입을 주시했다.

그렇게 잠시간 시간이 흐르고 굳게 닫혀 있던 군사의 입이 벌어져 갔다.

“제갈세가를 위해서라…….”

말하던 군사가 눈을 내리깔았다.

“즉 지금 부군사는 내가 제갈세가를 위해 수십 년간 맹에 뼈를 묻고 일을 해 왔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군사는 고깝다는 어투로 말을 이었다.

“그럴 거면 애초에 무림맹에 남지도 않았을 테지. 부군사는 지금의 안정된 무림맹을 만드는 데 내 역할이 얼마나 될 것 같나?”

“…….”

“최소 삼 할 이상은 될 걸세.”

오만한 말이었다.

하나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과거 팔대세가들이 탈맹해 혼란스러웠던 무림맹을 수습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다름 아닌 군사였다.

조직을 새로 개편하고, 여러 상단들과 계약을 해 금전을 보충한 것은 물론, 현 체계를 갖추는 데 혁혁한 일을 해 왔으니.

그만큼 군사의 두뇌는 뛰어났고 해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답해 보라는 듯 군사가 설검을 응시하던 그때.

“쯧쯧, 시간도 없는데 언제까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로 입씨름을 할 거냐?”

용주개가 투덜거리듯이 말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흑련과의 전쟁 여부이지. 패군이 반 은거를 깨트렸다는 것이 아니지 않나.”

“개방주의 말씀이 맞소.”

옆에서 현도가 맞장구치며 입을 뗐다.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 그는 속으로 크게 감탄 중이었다.

‘군사의 말대로구나.’

군사가 직접 찾아와서, 했던 말과 똑같이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현도는 힘을 주어서 말을 더했다.

“지금은 맹이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할 때요. 한데 이렇게 서로를 의심해서야 무얼 하겠소이까?”

현도진인의 말에 몇몇이 흠칫했다.

화산파는 여태 무림맹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홀로 모든 일을 견뎌 내야만 했다.

만약 자신들이 화산파와 같은 처지였다면, 불같이 화를 냈을 일이었다.

한데 정작 당사자인 현도진인은 불평을 터트리긴커녕 하나로 힘을 합치자고 하니, 얼굴이 부끄러움에 빨개졌다.

‘대협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구나.’

‘화산파가 백귀성과 녹림을 쓰러트렸다더니, 어디서 나온 저력인지 알 것도 같군.’

‘화산, 화산이라…….’

현도의 말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이들이 입을 뗐다.

“아미타불. 소승 또한 진인의 생각과 같습니다.”

“무량수불.”

“현도진인의 말씀대로 괜히 서로를 의심해서 무얼 하겠습니까. 그것보다는 당면한 일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사방에서 동조하는 말이 나오자.

“죄송합니다. 괜히 앞선 걱정으로 말을 꺼내, 분위기를 흐렸습니다.”

고개를 숙인 설검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선선하게 물러났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게.”

“알고 있으니 다행이군.”

모두가 됐다는 듯, 넘어가는 분위기로 말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고개를 숙인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감돌다 사라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계획대로 되었어.’

사실 말도 안 되는 궤변이었다.

제갈공이 무림맹의 군사로 일한 시간이 수십 년은 훌쩍 넘은 상태였다.

한데 이제 와서 배신을 한다?

억지였다.

하지만 그는 알면서도 일부러 몰아붙였다.

단 하나의 성과를 위해서.

‘그래도 이걸로 군사를 의심하는 자들이 하나둘 생기겠지.’

설검은 미소를 지우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진정한 목적은 이것이었다.

군사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남기는 것, 그리고 그것은 분명 통한 듯했다.

군사를 바라보는 몇몇 이들의 시선이 처음과는 달라져 있었기에.

‘차근차근 끌어내려 주지.’

한편 군사는 그런 설검을 응시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움직여 주는군.’

설검의 계획이 그의 눈에는 훤히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군사는 설검이 얼마나 탐욕스러운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부러 개방이 얻은 패군에 대한 정보를 은연중에 흘려 보았는데, 결국 이 상황을 만들어 내지 않았는가.

‘덕분에 몇 명은 골라냈군.’

주변을 본 군사는 속으로 웃었다.

설검이 설쳐 준 덕분에 이 중에서 세작이 아닌 자들을 몇 명 확실하게 골라낼 수 있었다.

‘이제 전쟁이 벌어지면 그들은 더욱 꼬리를 드러낼 수밖에 없을 터.’

군사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을 때.

“그렇다면 이번 사흑련과의 전쟁에 대해서 찬성하겠습니다.”

설검이 말했다.

갑자기 의견을 바꾸는 설검의 태도에 모두가 당황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부군사?”

“왜 갑자기 말을 바꾸는 것이오?”

사흑련과의 전쟁을 반대하던 철혈검가의 장로, 철수비검(鐵袖飛劍)과 삼단 중 하나인 금위단주(禁衛團主)가 미간을 좁히며 말을 꺼냈다.

“제가 걱정한 것은 군사께서 비천회와 관련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데 둘이 관계가 없다면 비천회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비천회는 비천회일세.”

“아미타불. 부군사는 지금 비천회를 얕보는 것이오?”

점창파의 장로인 송백과 소림의 장로 원종이 억누른 목소리를 뱉었다.

은근슬쩍 다시 제갈세가와 군사를 엮는 식으로 말하던 설검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자신의 의견을 이어 갔다.

“오랫동안 척진 상태로 지내다 보니 다들 잊고 있으신가 보군요. 비천회는 사파가 아니라 정파입니다. 아무런 명분도 없이 뒤를 쳤다가는 세간의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겁니다.”

“…….”

반대하던 이들이 침묵했다.

“비천회는 이번 전쟁에서 배제를 해도 될 것이라 사료됩니다.”

“하나 끝난 뒤는 어쩔 텐가?”

철수비검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철혈검가는 비천회에서 가장 가까운 문파였다.

만약 그들이 공격을 해 온다면 자신의 가문이 가장 먼저 당할 터였다.

그때 군사가 입을 열었다.

“맹에서 도움을 주겠습니다.”

“도움?”

“전쟁이 끝나는 대로 협위대를 철혈검가에 파견하겠습니다.”

힐끗 고개를 돌린 군사의 눈이 협위대주 추계광에게로 향했다.

눈을 마주친 추계광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크흠, 그런가.”

철수비검이 한시름 놓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찬성하겠네.”

“대협?!”

바로 손바닥 뒤집듯 넘어간 철수비검을 본 금위단주가 눈을 찡그렸다.

“철혈검가뿐이 아닙니다. 본 맹의 도움이 필요하실 때 말해 주시면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겠습니다.”

비천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문파들이 술렁거렸다.

하나 반대하는 쪽에서 철수비검처럼 마음을 바꾼 이는 더 나오지 않았다.

군사는 그들을 주시했다.

‘소림과 사천에 적을 둔 아미파 그리고 점창파, 청성파…….’

예상한 문파가 반대하고 있었다.

그들은 문파 위치가 사흑련과 가까웠다. 그렇기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가장 위험에 처하기 쉬운 곳이었다.

그때 찬성 쪽으로 기울어 가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듯 점창의 장로 송백이 다급하게 입을 달싹였다.

“이미 녹림의 기습은 그들의 패퇴로 끝난 일이오. 한데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겠소이까?”

“아미타불. 빈승도 그리 생각하오.”

“송백 도우의 말이 맞소이다.”

아미파와 청성파가 바로 동조해 왔다.

그들만이 아니었다.

아미파와 뜻을 같이한 소림과 청성파와 손을 잡은 곤륜도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말을 빠르게 내뱉었다.

“소인 또한 같은 의견입니다. 괜히 끝난 일을 다시 꺼내 전쟁을 치르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아미타불. 전쟁은 많은 피를 흘리게 될 뿐이오.”

“아무리 비천회가 뒤를 치는 건 쉽지 않다지만, 서로가 힘이 빠지면 그들에게만 좋은 기회만 될 뿐입니다.”

반대하는 이들의 의견은 타당했다.

하지만 찬성 쪽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이대로 넘어가자는 것이오? 사흑련이 먼저 공격했거늘 이대로 넘어가다니, 자존심도 없소?”

“어찌 이대로 가만히 당하고만 있자는 겁니까?”

“화산파의 입장은 생각도 안 하는 겐가? 녹림으로부터 대대적인 습격을 당했거늘 이대로 그냥 묻고 넘어가자니, 어찌 같은 맹의 문파로서 그런단 말인가!”

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격해지는 분위기에 몇몇은 날카로운 기세를 풍기며 자신들의 의견을 내세우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때.

“백귀성과 녹림, 두 번이오.”

현도진인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본 파는 무림맹에 속해 있었지만, 여태껏 단 한 번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홀로 그들을 쓰러트려 왔소.”

찬성하는 이든, 반대하는 이든 모두 현도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참으로 힘든 나날들이었소. 그로 인해 몰락할 뻔했을 정도이니.”

무덤덤하게 말하고 있었으나, 그의 목소리는 그들의 가슴에 푹 박혀 왔다.

특히나 과거 유림혈사 당시 무시하고자 했던 이들이 더욱 그러했다.

“모두 잘들 생각하시오. 본 파가 쓰러진다고 그들이 멈출 것 같소?”

현도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다음을 노릴 것이오. 그것이 본 파와 가까운 종남일지, 무당일지, 소림일지. 아니면…….”

잠시 말을 멈춘 그는 이 안건을 반대하던 이들을 한차례 쭈욱 훑어봤다.

“당신들일지는 아무도 모르오.”

“…….”

“그때 가서야 후회를 하겠다면, 나도 아무 말 하지 않겠소.”

눈빛을 마주한 그들이 침묵할 때.

탁.

군사가 천보패를 탁자에 놓았다.

“이대로는 끝이 안 날 것 같으니, 다수결로 정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반대하는 쪽의 미간이 좁혀졌다.

딱 봐도 불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마저 반대할 명분은 없었기에 인상만 찌푸릴 뿐이었다.

군사가 그런 그들을 힐끗 보더니 입을 뗐다.

“그럼 찬성하는 쪽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많은 이들이 손을 들어 올렸다.

얼추 세어도 과반수가 넘는 인원에 군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해졌군요.”

말과 함께 군사는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 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전쟁을 선언하기 앞서 맹의 전력 중 일부를 사흑련과 가까운 문파 쪽에 우선적으로 파견해 두려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반대하던 이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크흠, 그렇게 해 준다면야…….”

“아미타불.”

그 반면 찬성하던 이들 중 몇 명이 불만스럽다는 표정을 내비쳤다.

“전쟁을 하겠다며 전력을 밖으로 내보내다니, 설마 안을 비워 둘 생각인가?”

“후방에서 기습이라도 하면 어쩌려는 것이오?”

군사가 그런 그들을 보며 웃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문파에도 도움을 달란 말이었다.

“맹의 전력이라고는 했으나, 기존의 무력단과 무력대가 아닙니다. 새로운 별동대를 만들어서 보낼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사흑련과의 전쟁을 치르려면 기존보다 더 전력을 늘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별동대?”

“별동대라니?”

모두가 당혹감을 터트렸다.

구주삼패세가 유지되는 동안 한 번 구축된 무림맹의 조직은 변하지 않았다.

한데 이제 와서 새로운 별동대라니, 무얼 말하는 건가.

“각 문파의 인원을 끌어오려는 겐가.”

삼대봉공 중 한 명인 인협공(人俠公)이 고저가 없는 목소리를 내뱉었다.

“맞습니다.”

모두의 눈에 복잡함이 깃들었다.

좋으면서도, 나빴다.

만약 이번에 별동대에 들어가 명성을 쌓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으나, 만약에 죽기라도 한다면…….

군사는 복잡한 머릿속이 그대로 보이는 그들을 보면서, 나직이 입을 달싹였다.

“참여 여부는 자유입니다. 하나 이후엔 중간에 참여를 원한다고 하여도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눈치를 보다 뒤늦게 참여해 명성만 취할 수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림에서 명성은 그 어떠한 것보다 더욱 힘이 되는 것.

그때 목영자가 입을 열었다.

“몇 개의 별동대를 생각 중인가?”

“두 개입니다.”

순간 목영자의 눈이 반짝였다.

“그렇다면 대주는 정했나?”

“당사자에게 참여 여부를 묻기 전이니 아직 정하지는 않았으나, 각각 생각해 둔 인물은 있습니다.”

군사가 나직이 말을 덧붙였다.

“아무리 급조한 별동대라고 할지라도 맹의 대대이니, 실력이 뒤를 받쳐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듣던 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명색이 무림맹의 별동대인데, 어찌 그냥 아무나 덥석 임명하랴.

모두가 군사의 입에 집중했다.

과연 누가 될 것인지.

마침 군사의 입이 열렸다.

“일단 한 명은 옥기린입니다. 무당파에서 거부하지 않는다면 대주로 임명하고 싶습니다만, 어떻습니까?”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옥기린의 실력이라면 현 강호에서 놀라운 명성을 떨치기 충분했다.

그 때 누군가가 물음을 건네왔다.

“다른 한 명은 누군가?”

장내의 이들이 남은 한 명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다.

무림맹 제일의 후기지수인 옥기린과 이름을 나란히 할 인물이 대체 누구일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군사가 담담하게 그 인물의 별호를 밝혔다.

“매화신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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