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드모드 아이돌-301화 (301/320)

301.

대기실에서 체력을 회복하고, 재단장을 마친 우리는 자리로 돌아왔다. 이제 우리의 무대는 전부 끝났다. 남은 건 편안한 마음으로 무대 감상을 하는 것뿐이었다.

내가 다시 긴장하기 시작한 건, 본 시상식이 시작된 이후였다. 모두가 우리의 신인상을 점쳤지만 그건 까봐야 아는 거잖아. 멤버들도 나처럼 잔뜩 긴장해서 마른침을 삼키는 게 보였다.

“으윽, 하온아. 나 손 좀…….”

유찬 형의 안색은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파리했다. 형의 손이 이서호를 지나 내게 뻗어 왔다. 그 손을 잡아주자 미묘하게도 나는 이서호의 배 위에서 유찬 형과 손을 맞잡고 있게 되었다.

“……두 분. 제가 좀 불편한데요?”

이서호가 배를 쏙 집어넣은 채 우리가 잡은 손을 내려봤다.

“그리고 유찬 형, 나 팔이 좀 아픈데 자리 바꿔줄까?”

손잡고 있는 건 난데 왜 이서호 팔이 아프지? 의아해서 고개를 내밀어 보니 유찬 형의 다른 손이 이서호의 팔을 쥐어뜯을 듯 쥐고 있었다.

“아, 아, 아니. 나 지금 힘 조절 못 해…….”

“나는!”

“서호는 강하잖아.”

“내가 좀 그렇긴 해?”

말렸네.

“부탁 좀 하자.”

“구랭! 마음껏 잡아!”

디아스 멤버들 중에 이서호 조련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지도. 우리가 이렇게 투닥거리는 사이 다양한 상의 수상자들이 불리고, 호명된 이들은 감격에 겨워 무대로 올라갔다.

유찬 형 손의 악력이 강해짐과 동시에 이서호의 앓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 그룹 신인상 발표가 시작되었다. 우리와 라스트원, 딥컬러가 후보에 올랐다.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 고작 몇 분이 꼭 강산도 변할 시간인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입 안이 바짝 말라서 꽉 쥐고 있는 악력이 유찬 형 쪽인지 내 쪽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남자 그룹 신인상은……!”

디아스. 디아스 불러주세요. 제발 디아스. MC의 입술이 움직였다. 도저히 못 보겠어. 나는 눈을 꼭 감은 채 청각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디아스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어? 진짜? 너무 간절히 바라서 잘못 들은 건가? 멤버들 모두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이상했다. 수상자는 무대로 올라가야 하는데, 아무도 일어나질 않았다. 내가 착각한 게 맞나 봐…….

나는 얼른 실망감을 감추고 웃었다. 신인상 못 받았다고 죽상을 하고 있는 사진이라도 뜨면 큰일이니까. 그리고 수상한 그룹에게 축하를 보내기 위해 유찬 형과 맞잡은 손을 빼내 박수를 치려고 했을 때였다.

“어, 우, 우리? 진짜 우리 맞아?”

떠듬거리는 이서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경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놀란 유찬 형이 보였다. 나는 반대쪽을 바라봤다. 정이한은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고, 강현 형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삐약이들! 뉴삐! 신인상 축하한다!”

우리 대각선 뒤쪽에 있는 라이 형의 큰 목소리가 생생했다. 우, 우리 진짜 신인상이야?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아?

“얼른 무대로 올라가!”

라이 형이 폭소하며 말했다. 그제야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방송 중인데 방송 사고 낸 거 아니야? 나는 벌떡 일어나 형들을 챙겼다.

“혀, 형들. 얼른 일어나요. 우리래요.”

“아아! 맞아. 우리, 우리가…….”

아직 수상 소감을 발표하기도 전인데 유찬 형의 눈가가 그렁그렁했다. 큰일이네. 저러다 우느라 수상 소감 발표도 못 하고 내려오는 거 아닌가.

“이한 형도 얼른,”

“윽. 으흑. 하온아…….”

손에 얼굴을 묻고 있던 정이한은 이미 엉망으로 젖은 얼굴을 들었다. 내 허리가 확 당겨졌다. 정이한은 두 팔로 나를 끌어안은 채 내 배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썩였다. 이, 이걸 어쩐다.

“형, 진정해요. 우리 상 받으러 가야죠.”

나는 정이한의 어깨를 일정한 박자로 토닥이며 말했다. 희미하게 끄덕이는 고갯짓에 어쩔 수 없이 미소가 지어졌다.

“이한 형. 가자.”

강현 형이 정이한의 어깨를 짚으며 일어났다. 잠깐 사이 온통 충혈된 눈을 한 정이한이 턱을 들었다.

“일어나요.”

정이한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자, 내 손이 동아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 손으로 꼭 움켜잡고 졸졸 따라온다. 뒤를 돌아볼 때마다 울음 가득한 얼굴이 날 기다리고 있어서 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무대에 올라간 뒤에야 뒤늦게 찢어질 듯한 함성과 우리만큼 감격에 겨운 디어리의 축하 말이 들렸다. 그 순간 현실감이 확 밀려 들어왔다.

아, 우리 진짜 상 받는구나. 그걸 자각한 순간, 나는 아주 먼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대로변에 오롯이 혼자 서 있던 예전의 나는 가게 밖으로 나와 있는 작은 스크린 속의 함성에 숙였던 고개를 들었었다. 스크린 속의 남자들은 커다란 트로피와 꽃다발을 들고 엉망으로 울었다. 그런 그들의 감사 인사에 우리도 사랑한다고 화답하고, 마치 본인들이 상을 받은 것처럼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많은 팬들.

바로 내가 처음 꿈을 발견했던 순간이었다.

저 위에 서면 한 명쯤은 나를 사랑해줄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쩌면……. 더 욕심을 부려 본다면, 나도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불쾌하고 기분 나쁜 진하온이 아니라. 나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나로 인해 행복해지는 사람이 보고 싶었던 거였다.

“얘들아! 축하해에에엑!”

디어리가 웃고 있었다. 울먹이며 웃었다. 가슴이 꽉 차서 터질 것처럼 부풀었다. 벅차오르는 감동이 머리를 마비 시킨 것처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하온아, 네가 먼저 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멍하니 서 있던 사이에 강현 형이 먼저 수상소감을 한 모양이었다. 마이크 앞에 서서 내게 손짓하는 강현 형의 뺨에도 진한 눈물 자국이 보였다.

벌써 내 차례라고? 의아해서 형들을 찾아보니 이서호와 정이한이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엉엉 우는 중이었다. 덩어리가 좀 커 보인다 했더니 그 속에 유찬 형도 있었다.

“아…….”

강현 형이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너밖에 없네.”

어쩔 수 없이 마이크 앞에 가서 섰다. 두 손으로 마이크를 잡으려고 했는데 품 안에서 뭔가가 바스락거렸다. 어느새 내 품에는 커다란 꽃다발이 안겨 있었다. 이걸 언제 받은 거지? 기억에 없는데? 나는 커다란 꽃다발을 안은 채 마이크와 거리를 좁혔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수상소감……. 무대 준비에 정신 팔려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는 열광적으로 응원봉을 흔드는 디어리를 쭉 훑어본 뒤 입을 열었다.

“디어리, 지금 행복하세요?”

“네에에에엑!”

“저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지금 디어리가 행복하다면, 그리고 그게 저희로 인한 행복이라면 저는 꿈을 이룬 거예요. 그래서 저도 행복해요. 여러분이 행복하니까.”

나는 웃었다. 내 꿈이 이루어진 순간을 내 눈으로 직접 목도한 지금, 어떻게 기쁘지 않을 수가 있겠어. 어떻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어.

“우린 너만 좋으면 돼에에엑!”

어디선가 큰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다. 그건 틀렸다. 나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정면의 카메라를 바라봤다. 이 장소에 없어도, 방송을 보고 있을 디어리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었으니까.

“저만 좋으면 된다는 말, 이제는 하지 않기에요. 저는 디어리와 함께 웃고 싶어요. 우리 함께 행복해져요.”

디어리들의 고함과 같은 비명에 대답이 섞여 있었다.

“흔한 말이지만 그래도 하고 싶네요. 사랑해요, 디어리.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게요. 감사합니다.”

마이크 옆으로 빗겨 선 나는 감사와 경외를 담아 깊숙하게 허리를 숙였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것 같다. 후련한 마음으로 허리를 들었다.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저절로 미소가 피었다.

***

함께디어리1호@daldal798632

ㅠㅠㅠㅠㅠ 하온이 수상소감 눈물 버튼되뮤ㅠㅠㅠㅠ 함께 행복해지자는 말에 모니터에 대고 좋다고 대답했다ㅠㅠㅠ

#디아스_함께_행복하자 #디아스_신인상_축하해

나는지금위험한디얼@akrwlanto

나는 시방 지금 위험한 디어리여

아무도 나를 건들 수 없어!!!!

내 새끼 애정하는 맘이 꽉 차서

전투력 만렙이란 말이야!

#아줌마_덕질_잘하지

#디아스_함께_행복하자 #디아스_신인상_축하해

킵고잉@going74going747

와씨 이번 kma 미쳤네 진짜

강현이 제복에 하온이 슈트에

무친 블라우스...ㅠㅠ

글고 수상소감...하...

강현이 수줍게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하는 건 졸귀였고 하온이 함께 행복해지자고 할 때 왜 내가 눈물 나는지 모르겠어ㅠㅠㅠ 울보즈 세명 엉엉 우는것도ㅠㅠ

#디아스_함께_행복하자 #디아스_신인상_축하해

그린벨@greenbell_vell

멤버들 다 우는데 하온이만 안 움..

하온이 우는 거 보고 싶다ㅠ.ㅠ

기쁘고 행복해서 엉엉 우는 거 보고 싶다 ㅠ.ㅠ

#디아스_함께_행복하자 #디아스_신인상_축하해

뽈락@car-dream99

이번 KMA 역대급이었다...

디아스가 진짜 무대 다 찢어 놓음.

다른 멤버들도 그런데 서호가 진짜 의외였어

바이올린 켜는 서호 ㅈㄴ 섹시해..

장꾸한테 어떻게 그런 모먼트가!

(바이올린서호_별가루속눈썹조녜.mov)

#디아스_함께_행복하자 #디아스_신인상_축하해

천사온@byebyenono

하냥이가 무대 뛰기 전에 다녀올게요라고 했어! 진짜 너무 커여워서 지구 뿌수고 싶다ㅠㅠ 근데 그러면 하냥이 못 보니까 참는다 쒸익쒸익

(벙긋거리는_하냥이.mov)

#디아스_함께_행복하자 #디아스_신인상_축하해

[디아스] KMA 신인상 호명됐을 때 멤버별 반응

유찬: 신인상 받기 전부터 하온이랑 손 꼭. 놀라서 서호 팔 뿌라트릴 듯 잡음.

강현: 진짜 강현이 이렇게 놀라는 거 무인도에서 귀신 분장 스탭 잡을 때 빼고 처음임ㅋㅋㅋㅋㅋ

이한: 디아스 듣는 순간부터 그렁그렁해ㅋㅋ 세상 쿨한 냉미남포스로 눈물 좔좔 흘리는거 너무 커엽ㅜ 앙 깨물고 싶다

서호: 계속 유찬이 한테 잡힌 팔이아픔ㅋㅋㅋ 그러다 놀라서 휘둥글! 근데 계속 팔이 아픔22ㅋㅋㅋㅋ 하씨ㅋㅋㅋ 너무 귀엽자낰ㅋㅋ

하온: 눈 꼭 감고 떠는 거 진짜 저세상 가련함이다..ㅠㅠ 근데 막상 디아스 불리고 난 뒤에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활짝 웃음. 나는 뒤늦게 알아차린 줄 알았는데 박수치려는 거야ㅋㅋ 아닠ㅋㅋ 너희야! 너희라고!

글고 수상소감 갑은 ㄹㅇ 하온이었다..

강현이는 담백해 보이는 얼굴로 눈물 또륵 흘리는거 얼굴로 다 했고 진짜;

울보멤 세명은 우느라 제대로 말도못함ㅋㅋㅋ

그게 또 너무 귀여워서 또 울리고 싶다

우리 단합해서 애들 울리자^_^

아직 많이 남았다고! 투표 꼭 하자!

─ 기승전투표독려글. 합격

┗ ㅋㅋㅋㅋㅋㅋㅋㅋ 현웃터졌ㅋㅋㅋㅋ 투표열심히 하자!!

─ 수상소감 진짜 뭔가 되게 애틋하고 절절했어... 신기한게 내가 되게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 된 느낌이더라. 최소한 하온이한테 나는 그런 사람인거란 생각이 들었어..ㅠ

┗ 헐 ㅁㅊ 나도;; 이런 거 입 밖으로 내면 개쌉오바한다고 욕먹을까 봐 말 안 했는데;;;

┗ 22233344ㅠㅠㅠㅠㅠㅠ

┗ 와... 나 혼자가 아니었네..ㅠㅠ

┗ 우리 항상 암 생각 없이 너만 좋으면 돼! 너네만 행복하면 돼! 이러고 살았잖아. 근데 하온이가 같이 행복해지자고 하는 순간 아 내가 뒤져도 그렇게 해줘야겠다는 사명감이 솟구침..그니까 나는 오늘부터 행복해져야 하므로 1일 10하온하기로함.

┗ 1일 10하온 나도 보여주라 같이하자 ㅋㅋㅋㅋㅋㅋㅋ

─ 막둥이가 형아들 둥가둥가해서 무대 데려가는거 너무 좋앜ㅋㅋㅋㅋㅋ

─ 꽃다발이 하온이 미모 못 쫓아오더라 어쩜 그렇게 이쁘지?ㅠㅠ 봐도봐도 질리지 않아 그냥 매번 새롭고 설레 너무 좋아 자꾸 내 맘을 흔드는 하온이 때문에 출구가 없어! 없는데 행복해ㅠㅠ

[한궁] 나도 귓속말 뭐라고 했는지 알려주라^_ㅜ

궁 합동 무대 마치고 돌아왔는데

굳이굳이굳이!

강쥐랑 자리 바꿔서 궁 옆으로 가는 거야!!

(강쥐랑_자리바꾸는_한.mov)

보여? 완전 찰싹 달라붙어서는 귓가에 속닥이는데..!!

궁 얼굴 빨개진거봐ㅠㅠㅠㅠㅠ 무슨 말했을까?

(귓속말_받고_굳었다가_얼굴빨개지는_궁_미모로_세계통일_가능하다본다.mov)

막 질투한거 아냐?ㅋㅋㅋㅋ

아니 또라이는 진짜 또라이인듯ㅋㅋㅋ

우리 애 단추는 왜 풀엌ㅋㅋㅋ

(슬로우_모션으로_단추_풀리는_궁.mov)

근데 그걸 보고 또 설렌 나는 핵폐기물급인가?;;

궁 진짜 너무 섹시했어...흐르는 땀과 헐떡이는 숨과 벌어진 입술...

아.....근데 그 큰 손이..

또라이 손 왜케 큼 진짜?

한손으로 궁이 목 다 감을 듯 크더라...

우리 한 손도 큰데ㅠㅠ 또라이 대신 한이 그랬으면 나 승천했을텐데ㅠㅠㅠ

(사실_넥타이_푸는궁_때문에_이미승천.mov)

─ ㄱㄴㄲ!! 또라이 일부러 그런거 아닐까?ㅋㅋ

─ 넥타이 푸는 궁ㅠㅠㅠㅠㅠ 개섹시해 미쳤네 진짜 ㅅㅂ

─ 아악! 새해가 얼마 안 남았어 좀만 참자..

┗ 우리는 왜 유교의 나라에 태어났는가...

┗ 아니었으면 언어의 장벽

┗ 아 맞네

─ 근데 진짜 뭐라고 했지? 애들 방어 오지게 해서 입모양으로 추리도 못해ㅠㅠ

┗ 저렇게까지 방어한다는 건 달콤한 밀어가 아니었을까 (˵ ͡° ͜ʖ ͡°˵)

┗ 이거다! 꽁냥거림 아니면 그렇게 경계할 리 없지!

─ 한 울다가 궁 허리 확 끌어당겨 안는 거 보고 나 심쿵함.. 얘들아 생방에서 애정표현 그렇게 해도 되는 거야? 나 떨렸자나..

┗ 궁이 한 토닥이는 손길 넘나 스윗했어 꿀이 뚝뚝 ( ͡°⁄ ⁄ ͜⁄ ⁄ʖ⁄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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