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드모드 아이돌-260화 (260/320)

260.

냥냥하온@cathaon_0

ㅁㅊㅁㅊㅁㅊㅁㅊ

가면가왕 하온이 레전드 찍으뮤ㅠㅠ

(가면벗으며_미소짓는하온_땀까지성스러워.mov)

∞ 3,129 ♡ 5,512

쥬쥬@juejue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장발온!

(롱헤어_찰떡같이_어울리는거_실화냐.jpg)

∞ 7,125 ♡ 9,912

놐놐@shzmgo

아 우리애 탈락할 실력이 아니었는데ㅠㅠ 방어전 실패한거 아쉽고ㅠㅠㅠ 고작 3표차이라 한이 맺힌다ㅠㅠ 그래도 레전드 무대 보여줘서 진짜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고ㅠㅠ 고생했어! 정말정말 잘했어!

∞ 1 ♡ 6

크롱@longlomg_cucu

하온이가 판타지 세계에서 신관하다가 이세계 전이해서 현대로 넘어왔다는 게 학교의 점심

∞ 0 ♡ 2

러버냥@lover-catcatcat

검은 장발 소화하는거 보니까 하온이 사극 무사 버전 보고싶다...

(올검정_금색포인트_철릭_하온이.jpg)

∞ 1.1만 ♡ 2.7만

[강현x하온] 에스트반 ‘아가페’ 페어 댄스 커버

─ 찢. 었. 다! 내 심장을...

─ 01:35 큰거온다..

─ 00:00~02:28 개섹시해 하

┗ 2분 28초 뒤에 영상이 끝나는데요?

─ 안무 난이도 무슨일ㄷㄷ 와.. 우리 애들 잘하는 건 알았는데 이정도 까지인줄;; 무슨 아크로바틱 난이도가 ㅎㄷㄷ 하네요 연습하면서 안 다쳤을려나ㅠㅠㅠ

─ 00:35 01:20 강현이가 하온이 번쩍 드는거 넘 설레ㅠㅠㅠ

┗ 혀니 팔근육 미쳤어 진짜..

─ 하냥이 우리도 모르게 발레 배운 적 있나봄.. 넘 예뻐서 계속 감탄만 하는 중..

─ 강현x하온 비주얼 합, 체격 차이 머선일

─ 이게 그 일주일은 기본으로 사라진다는 합법적 마약 영상입니까?

─ 이런 커버 영상 더 많이 올려주세요ㅠㅠㅠ 다른 유닛으로도 보고싶음ㅠ 진짜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

─ My ring is ready. I have empty fingers.

.

.

.

─ Hi. Estvan입니다. 내가 본 당신들의 아름다운 표현은 최고의 대표다. 이 버전에 만족합니다.

***

이서호와 대화를 나눈 뒤 스케줄이 엇갈려서 제대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나날이 며칠 동안 이어졌다. 그래도 오늘은 내 스케줄이 오후로 잡혀 있어서 이서호를 배웅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다.

저 잠만보가 새벽에 일어나느라 얼마나 힘들겠어. 드라마 스케쥴이 잡힌 후 이서호는 매일 스스로 일찍 일어났다. 진짜 대단하네. 매번 멤버들이 깨워야만 일어났었는데. 그만큼 드라마에 진심이라는 소리겠지.

이 정도면 됐으려나.

나는 접시에 예쁘게 올려둔 샌드위치를 보고 흡족하게 웃었다. 아침인 만큼 부담되지 않을 가벼운 메뉴가 좋을 것 같아 준비한 아침 식사였다. 형들 몫으로 함께 만들어 둔 샌드위치를 하나하나 랩에 씌워둔 뒤 부엌을 정리했다.

이제 이서호만 데려오면 되겠네. 나는 손을 탁탁 털어낸 뒤 이서호의 방문을 열었다. 이서호는 침대에 몸을 반쯤 걸쳐 아슬아슬하게 떨어지기 직전인 상태로 자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자면 저렇게 되는 거야…….

저러다가 떨어질 것 같아서 나는 바닥에 머리를 박기 직전인 이서호의 머리를 잡아 침대 위로 올려주었다. 잠결에 불편했는지 이서호가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어차피 깨워야 했으므로 싹 무시했다.

“서호 형, 일어나자.”

이서호의 상체를 흔들면서 불러봤으나 내 목소리가 들리질 않는지 영 반응이 없었다. 그동안 재깍재깍 잘 일어났던 거 아니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못 일어나지?

“서호 형!”

한 번 더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두 손을 동그랗게 말아 이서호의 한쪽 귀를 감싸고 양 엄지 사이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서호 형! 일어나!”

“으어…….”

오, 이제 좀 반응이 있나?

“으응…… 일어…… 커허어…….”

이대로 또 잔다고? 나는 허탈한 마음에 팔짱을 낀 채 널브러져서 자는 이서호를 내려봤다. 진짜 평소엔 어떻게 일어났던 거야? 알람이 울려야만 일어나려나.

하지만 아침 먹고 가려면 지금 일어나야 하는데…….

내가 형들처럼 이 근육 덩치를 덜렁덜렁 들어서 욕실에 꽂을 수도 없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서호를 깨울 방법이 없어 보였다. 차라리 이서호 몫의 샌드위치를 포장해서 담아줄 걸 그랬나.

“아, 이서호. 아침밥 먹이고 싶었는데 좀 도와주면 덧나냐.”

툭 튀어나온 볼멘소리에 갑자기 이서호가 눈을 번쩍 떴다.

“……어, 뭐야, 진하온. 무슨 일 있어? 뭐 도와줘?”

이서호는 눈에 졸음이 가득한 주제에 상체를 일으켜 나를 올려봤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큰 소리로 깨울 땐 듣는 척도 하지 않았으면서 투덜거리듯 중얼거린 도와달라는 소리에 반응하는 걸 보니 묘하게 감동적이었다.

“아침 먹고 가라고 샌드위치 만들었어.”

“엉? 흐아암, 뭘 도와 달라고 한 건데?”

이서호는 분명 도와달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 부분을 물고 늘어졌다. 구구절절 설명하기 민망했던 나는 모르는 척 잡아 떼버렸다.

“꿈꿨나 보지.”

“분명 들었는데……. 아니라면 됐어.”

이서호는 다시금 늘어지게 하품한 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어썼다. 펄럭거리는 이불이 이서호의 머리를 덮어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안 일어나?”

“한 시간은 더 잘 수 있단 말이야…….”

“아침 안 먹어?”

“으응, 패스…….”

“……내가 만들었는데. 형 아침 먹이려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열심히 만든 건데.”

나는 듣는 사람이 처량하게 느껴질 목소리로 “안 먹을 거야……?”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서호의 머리끝까지 덮어 씌워졌던 이불이 슬슬 끌어 내려갔다.

“……먹어.”

이서호의 항복 선언에 나는 방긋 웃었다.

“빨리 나와. 세팅 다 해놨어. 나랑 같이 먹자.”

“……알았어.”

이서호가 비척비척 일어나는 걸 확인하고는 먼저 방을 나섰다. 샌드위치와 함께 먹을 우유를 냉장고에서 꺼내 컵에 따르자 이서호가 연신 하품을 하며 방에서 나왔다.

“오, 나 참치 샌드위치 좋아해!”

관심 없어 보이던 이서호의 눈이 반짝거렸다.

“알지. 형이 좋아하는 걸로 만들었어.”

“……마성의 남자 같으니라고.”

“잠이 덜 깼어? 웬 헛소리야.”

이서호는 날 한심하다는 듯한 눈초리로 바라보고는 “모르면 됐다.”라면서 샌드위치를 크게 한 입 베어 먹었다. 맛있다면서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는 바로 한 입 더 베어 먹는 걸 보니 무척 만족스러웠다. 나도 맞은편에 앉아서 막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먹었을 때, 이서호가 날 불렀다.

“야, 진하온.”

“응?”

“만약, 너 좋아한다는 사람이 더 있으면 어떨 것 같냐?”

“엥? 갑자기 왜?”

“그냥. 대답이나 해봐.”

이서호는 나한테 턴을 넘겼다는 듯 다시금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었다. 날 좋아한다는 사람이 지금보다 더 생기면? 나는 씹던 샌드위치를 꿀꺽 삼킨 뒤 말했다.

“곤란하지 않을까? 아직 형들한테도 대답을 못 했는데…….”

“역시 그렇지?”

“응. 그런데 이런 건 왜 묻는 거야?”

“그냥. 그나저나 샌드위치 진짜 맛있다. 더 있어? 나 더 먹고 싶은데.”

“당연히 더 있지.”

맛있게 먹어주는 게 기분 좋아서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샌드위치를 더 내어 주었다. 이서호는 그 뒤에도 샌드위치를 두 쪽이나 더 해치운 뒤 부른 배를 두들기며 일어났다.

***

이서호는 양치질하면서 거울을 들여다봤다. 익숙한 제 얼굴과 눈싸움이라도 하듯 거울을 노려보던 이서호는 곧 한숨과 함께 치약 거품을 뱉었다.

‘하여간 진하온은 항상 그렇게 사람을 꼬시지.’

이따금씩 진하온과 대화할 때면 받았던 느낌이 있었다. 자신에게 관심 가져주고 소중히 여겨주는 느낌. 아무런 사심도 느껴지지 않는 말갛고 예쁜 얼굴로 웃으면서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좋아하면 좋아했지.

이서호는 칫솔을 칫솔걸이에 걸어두고는 샤워 부스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얼굴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이서호는 강하게 들었던 예감이 물줄기와 함께 쓸려 내려가길 기다렸다.

‘제동을 걸지 않으면 내가 진하온을 좋아하게 될 것만 같단 말이야…….’

이미 진하온의 입으로 대답까지 들었다. 그러므로 여기서 멈추는 게 맞았다. 아직 괜찮아. 아직은 발을 뺄 수 있어. 고작 딱 한 번 두근거렸을 뿐이었다.

진하온이 자신을 찾아온 그날 밤, 부끄러움도 모른 채 그 작고 여린 애한테 안겨서 펑펑 눈물을 쏟았던 날, 진하온이 했던 마지막 말 한마디에 이서호는 심장이 쑥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내가 고맙지. 내 멤버가 되어줘서, 내 가족이 되어줘서 진짜 고마워. 서호 형.」

그 말은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던 이서호에게 ‘너는 특별한 사람이야.’ 하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더불어 나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구나, 하는 안도감이 쿵쾅거리며 시끄럽게 뛰는 심장과 함께 찾아왔다.

‘처음엔 그저 재수 없는 녀석이었는데…….’

어느샌가 지켜줘야 하는 동생이고, 소중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서호가 샤워를 마치고 나가자 소파에 앉아 있던 진하온이 마치 마중이라도 하듯 고개를 돌렸다.

“몇 시야?”

“아직 8시 안 됐어. 몇 시에 나가야 하는데?”

“8시 30분에 정곤 형 온댔어.”

“여유롭네~”

일찍 일어난 건 자신인데 왜 저 녀석이 뿌듯해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이서호는 어느샌가 헤실헤실 웃는 진하온에게 전염이라도 된 것처럼 마주 보고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서호는 뒤늦게 머리를 감싼 수건을 털며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만약 내가 진하온을 진짜 좋아하게 되면 난 어떡해야 하지?’

멤버 중 진하온이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지 않나. 괜히 마음을 전했다가 어색해지느니 지금처럼 싸우기도 하면서, 친한 형 동생으로 편하게 지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이제 막 싹이 트려고 시작한 새순을 밟아 없애야 한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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