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면서 눈앞의 소파남을 처리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형들은 근처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내가 기절한 척하면 달려오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예쁜 척’ 스킬 덕에 내가 넘어진 순간부터 날 찍는 카메라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목적은 달성했으니 빨리 기절한 척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극심한 어지럼증에 도저히 얌전히 누워있을 자신이 없었다. 이거 패널티 먹일 방법이 없나…….
아, 그러고 보니 상태 이상이 걸려 있을 때 스킬을 써본 적은 없는데, 만약 쓰면 어떻게 되지?
사용할 수 없다고 거절하거나 패널티로 기절 킥 먹이거나 둘 중 아닐까.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고민하지 않고 소파남에게 엿보기 스킬을 한 번 더 써 봤다.
소파남의 정보가 튀어나옴과 동시에 매우 흡족한 시스템 메시지가 나를 반겼다.
<시스템: 상태 이상 ‘기절’에 걸렸습니다.>
이거 백퍼 패널티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의식의 끈을 놓았다.
***
디아스 멤버들은 버거퀸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다들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인지, 멤버들을 발견한 디어리들은 차마 다가오지도 못한 채 근처를 맴돌 뿐이었다.
이서호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해서 알려주는 중이었다. 이서호는 SNS을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찾았다. 몇 번의 서칭 끝에 이윽고 진하윤과 김호채가 만났다는 내용을 찾았다.
─ 잉? 하냥이랑 김호채가 왜 만났지?
┗ 다른 멤은 없어?
┗ 웅 둘이서만 만남...
┗ 울 아기고영 선배들한테도 예쁨 받는구나 ෆ⸒⸒⸜( ˶'ᵕ'˶)⸝
이서호가 멤버들에게 제 휴대폰 액정을 보여줬다. 내용을 본 멤버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더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평소의 박유찬이라면 표정 관리하라면서 한마디 할 법했지만, 지금은 걱정이 된 탓에 그조차 표정을 관리할 여력이 없어 보였다.
아직까지 박유찬은 확신이 없었다. 하온의 의지가 강경해서 돕기로 했지만, 내심 하온이가 포기하길 바랐다. 소속사에 모든 걸 넘기고 싶다는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떠올랐다.
하지만 만약 그랬다가, 하온이가 제게 실망하고 결국 미워하게 될까 봐 몇 번이나 그런 마음을 꾹꾹 내리눌렀다.
이 불안을 견디는 게, 하온에게 원망의 소리를 듣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자 또다시 올라오는 불안에 속이 절절 끓었다. 막연한 공포에 머리부터 꿀꺽 삼켜지는 것만 같았다.
“나 심장 터질 것 같아…….”
박유찬이 가슴을 꾹꾹 누르면서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그 순간,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제 아랫입술을 톡 건드리는 듯한 환청이 보였다. 이어서 입술에 상처 난다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따라붙었다.
박유찬은 짓씹던 입술을 놓아준 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갈비뼈를 뚫을 듯 쿵쾅거리는 심장은 여전했지만, 그래도 머리는 한층 맑아졌다. 박유찬은 진하온이 꼭 제 안정제라도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 뭐야? 김호채 저 ㅅㄲ 왜 저래? 이거 어떡해? 119 신고해야 하는거아냐?
┗ 왜? 무슨 일인데?
┗ 별스타 라방킨다 ㄱㄷ
“형들! 누가 별스타 라방켠대!”
세 명의 멤버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이서호의 손끝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서호가 별스타 라이브 방송을 찾기 시작했을 때 한 여성분이 울먹거리면서 다가왔다.
“저, 저기요…….”
“네?”
“저기, 바로 아래에 하온이 있는데요……. 그, 그런데 이거…….”
다가온 분이 보여준 건 짧은 동영상이었다. 짹짹이 비공개 계정에 올라온 영상 속에서 진하온이 쌕쌕거리고 있었다. 새하얗게 질려서 핏기라고는 하나 없는 안색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험해 보였다.
영상을 본 멤버들의 반응은 다 똑같았다. 눈을 홉뜬 채 일순간 멍청하게 굳어버렸다. 저게 연기 맞나? 하는 생각이 네 사람의 머릿속을 점령했다.
“어, 어디에요? 여기?”
와중에도 정이한은 필사적으로 모르는 척하며 연기를 했다.
“뭐, 뭐야? 진하온 왜 저래? 우리 막내 어디 아프대요? 네?”
그에 반해, 이서호는 연기란 걸 완전히 잊은 건지, 정말로 당황해서 허둥거렸다. 영상을 보여준 디어리가 고개를 저으면서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데 바로 밑에 있는 버거퀸이라면서 위치를 알려줬다.
그 순간, 비공개 계정에 욕설과 함께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ㅅㅂ 내 새끼 쓰러졌어 ㅈ버 새끼죽여야되는데시방라ㅓㅃ씨발 어떡해어떡하냐고응허으엉 어떡해 ㅠㅠㅠㅠㅠ
네 사람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버거퀸을 향해 내달렸다. 상황을 모르고 있던 디어리들도 뭔가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고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하블리@hangungfever
ㅁㅊ!!!!! 님들아!!!!!!!!
저 계탔어요!!!!!!!!!!!
버거퀸에서 우리 궁 발견ㅜㅜ
┃
하블리@hangungfever
@hangungfever 님에게 보내는 답글
와.. 진짜 미모..와....
실물 영접하면 말잇못이라더니 ㄹㅇ이네;;
근데 궁 몬가 불안해보여...
속눈썹...턱선..콧날뭐야..진짜...
갓벽하다 ㄹㅇ
의식의흐름ㅈㅅ 너무 흥분해서지금ㅋㅋㅋㅋ
┃
하블리@hangungfever
@hangungfever 님에게 보내는 답글
우리 궁블리 진짜 커여운게 뭐냐면ㅋㅋ
한분이 용기내서 다가갔는뎈ㅋㅋㅋ
‘아, 아닌데요?’ (어색어색)
누가봐도 김ㅋㅋㅋ 걍 물구나무서도 궁임ㅋㅋ
디어리들ㅋㅋㅋ 단합해서 궁 모르는척 해주는거 왜켘ㅋㅋ 감동이냐 난ㅋㅋ
(백화점 붙수니들아 보고배워라 쒸익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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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블리@hangungfever
@hangungfever 님에게 보내는 답글
잉? 나 다른 멤들 올줄알았는데
ㄱㅎㅊ가 갑툭? 이 조합 뭐지?
┃
하블리@hangungfever
@hangungfever 님에게 보내는 답글
모야 ㄱㅎㅊ 친한척 오지게하는데
우리 궁은 되게 불편해 보임ㅜ
완전 나무토막이야 엄청 긴장함
선배라서 긍가봄ㅜ
┃
하블리@hangungfever
@hangungfever 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무래도 이상한거 같아...
ㄱㅎㅊ가 궁한테 소리침.. 왜 급발진하지? 뭐야 뭐냐고 ㅡㅡ
┃
하블리@hangungfever
@hangungfever 님에게 보내는 답글
헐 궁 쓰러졌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갑자기왜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으어으어어어유ㅠㅠㅠㅠ시파류ㅠㅠ
계 탔다며 좋아하던 이들은 이내 접하게 된 충격적인 소식에 언제 그랬냐는 듯 발을 동동 굴렀다.
몇몇은 버거퀸을 향해 뛰었고, 또 다른 몇몇은 버거퀸으로 향하면서 추가된 내용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바쁘게 손을 놀렸다. 그들은 곧장 각종 SNS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는 영상을 접할 수 있었다.
몸이 안 좋은 듯 김호채에게 기대다가 옷깃을 잡은 진하온을 김호채가 패대기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바닥에 넘어진 채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던 진하온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영상은 그 지점에서 끝나 있었다.
***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백강현의 눈에 김호채와 진하온이 보였다. 김호채는 진하온의 상체를 받쳐 올린 뒤 뺨을 두들기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백강현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하온아!”
모여든 사람들 틈에서 “강현이다!” “강현아!” 하고 애타게 백강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정작 본인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백강현은 김호채의 어깨를 잡아 밀어낸 뒤 진하온을 빼앗듯 품에 안았다.
“하온아, 하온아!”
한 발자국 늦게 달려온 다른 멤버들도 속속 도착했다. 그걸 본 김호채는 바글바글 달려오는 멤버들을 보면서 속으로 헛웃음을 삼켰다.
‘표정 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여기저기에 벌벌 떨면서 갖은 티란 티는 다 냈으니 저 꼰대 자식들이 눈치채지.’
게다가 저를 만나 쓰러지기까지 했다. 보는 눈이 많아서 여기서 더 움직이긴 힘들 것 같았다. 김호채는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면서 멤버들에게 진하온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김호채는 갖은 소란을 떨면서 진하온을 챙기는 디아스 멤버들을 차가운 눈으로 쏘아봤다. 이대로 자리를 뜨기도 애매해서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필이면 진하온이 쓰러지면서 망쳤지만, 진하온은 자신에게 협박당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터였다. 준재혁도 그렇게 말했잖아. 협박한 내용이 샌다면 그건, 주변인들이 눈치챈 거라고. 진하온도 어느 정도 마음이 있으니 입을 꾹 닫고,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게 아니겠냐면서.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시험하듯 불러낸, 이렇게 목격자가 많은 장소에 선뜻 나왔다는 건 저와의 관계를 드러내도 괜찮다는 신호였다.
그런 주제에 자꾸 빼니까 본인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었었다. 이성이 돌아온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큰 실수를 한 것 같았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스스로도 황당해하면서 김호채는 자신을 도와줄 이를 찾았다.
‘재혁이한테 전화해야겠어.’
잠시 후 119가 도착해 진하온이 구급차에 실려 사라졌다. 김호채는 그제야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사라졌다.
***
[속닥] ㄱㅎㅊ가 온 괴롭힌 듯;; (댓글 999+)
어제 온 쓰러진거
ㄱㅎㅊ랑 둘이 만났잖아?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함.
평소 온은 형들이랑 딱풀임.
형들도 온 끼고 다님.
온은 어딜가든 혼자 다닌적x
하다못해 숙소 근처 꽃집 갈 때도
현이 같이 갔잖아
이번 백화점도 그래
온은 혼자인적x
사생발 이야기인데
온 얼굴보기 진짜 힘들다고함
편의점도 거의 안간대
다른 멤들은 돌아가면서 나오는데 온은 진짜 거의 못 봤다함
그만큼 멤들이 온 끼고돈다는 거야
그니까 저 당시 근처에 멤들 있었던 것도
이상하지 않냐 이거지
이거 궁 태도가 이상해서 멤들이
미행한거 아니냐는게 내 추론임
그럼 온 태도는 왜 이상했냐?
아무래도 ㄱㅎㅊ 이 새끼가
온 괴롭힌거 같음...
이게 내 궁예만은 아닌게 이거 찌라시인데 함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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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프로그램 출연자 B가 아이돌 그룹 멤버 C를 괴롭히는 것 같다고 하는데요. 또 다른 출연자 D는 유독 B만 보고 벌벌 떠는 C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D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아니라고 부정하기는 했지만 C의 태도에서 B를 무척 무서워하는 게 읽혔다고 합니다.
D는 또 이번에 C가 쓰러진 이유가 B 때문이리라고 짐작했는데요. 사실 B는 단골손님이라고 할 정도로 자주 언급되기는 하는데, 그동안 전부 무마되고 제대로 터진 게 없었죠.
이번에는 수습하기 어려운 증거 영상까지 남아서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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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A는 ㅇㄷㅇㅇ, B는 ㄱㅎㅊ C는 ㅈㅎㅇ, D는 ㅇㅎㄱ
솔직히 B설명만 봐도 누군지 각 나오지 않냐?
전국민이 다 아는데 B랑 B의 팬덤만 눈막귀막이잖아
─ ㅁㅊ... 이게 사실이면 진짜 가만안둔다
┗ 저거 찌라시니까 정확하진x
─ 울 천사님 말고는 못 알아보겠따ㅠㅠ 누가 힌트좀...
┗ 삭제된 댓글입니다.
┗ 헐... 미친?
─ 근데 ㅇㅎㄱ은 원래 찌라시 제조가로 유명하잖아... 저 사람 입에서 나온 소리 중 제대로 된 건 몇 개 안됨... 그래서 이게 신뢰성이 있는지 모르겠단말이야...
┗ 근데 영상만 보면 빼박이잖아
┗ 그건 그런데... 모르겠고 울 애기 눈 언제 뜨냐ㅠㅠㅠㅠㅠㅠㅠ 진짜 하루하루 피마르는중..미치겠다 진짜...
─ 이거 퍼날라서 매장시켜야 되는거 아님? 일단 난 여기저기 뿌리는 중 절대 그냥 못 넘어가
┗ 짹짹이 해시총공 한다 ㄱㄱㄱ
┗ 디어리 다 붙어!!!!!!! 전쟁이다 ㅅㅂ!!!!!!!!
[제목] 하온이 기사 아직 안뜸...?ㅠ
진짜 나 가슴이 벅벅 찢겨서 헤질대로 헤져가지고 누더기됨... 맨날 우울하고 눈물만 그냥 계속 나와... 아니... 무슨일이야진짜... 금방 일어날줄 알았는데 왜 못일어나지...
─ 풀문이랑 쓰알 다 전화 팩스선 뽑았다함..
┗ 아 제발 어디라도 좋으니까 대응좀했으면 좋겠어ㅜㅜ
─ 진짜 너무 걱정된다... 신경줄이 바짝 서서 잠도 안와.. 이틀째 뜬눈으로 지새는 중.. 우리 하온이 일어났다는거 봐야 잠 좀 잘거 같은데 지금 일도 엉망이고 미치겠다 진짜
┗ 나도ㅜ 아무것도 손에 안잡혀ㅜㅜ
─ 니 새끼 쓰러진게 왜 우리 오빠 떄문이냐 ㅁㅊㄴ들아 왜 가만히 있는 우리 머리채 잡음?ㅋㅋㅋㅋ
┗ 야 분위기 파악하고 까대 지금 안그래도 예민하니까
┗ 그럼 무섭다고 기어야되냐? 늬예늬예 아우 무서워 죽겠네 ㅋㅋㄹㅃㅃ
┗ 윗댓 저거 게시글마다 다 달고 다닌다 먹이주지말자
┗ 이대로 걍 뒈져라 ㅎㅎㅎㅎㅎㅎ 아 솔찍히 진하온? 비게퍼로 뜬거 아냐?ㅋㅋㅋㅋㅋ 다 큰애가 횽아아아횽아아아 코맹맹이 소리내면서 쥰내 앵기던뎈ㅋㅋㅋㅋㅋㅋ 개징그러웤ㅋㅋㅋ 비게퍼로 뜬자 비게퍼로 망한다 우리 오빠들 끌어들이지 말고 혼자 꺼져
┗ 네 다음 억까 ㅋㅋㅋㅋㅋ
┗ 디어리 필터빼고 봐도 김호채 얼굴 아스팔트 바닥에 갈리다 만 것처럼 생겼던데? 괜히 내 새끼한테 친한 척 들러붙지 말라 그래 더러운 거 묻으니까
┗ 시궁창에서 뒹군 새끼마냥 각종 소문 다 끌고 다니는 더러움 인정ㅋㅋㅋㅋㅋ
┗ ㅁㅊ 할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지 김호채 뒤지라고 하면 좋겠냐?
┗ 저런애들은 그런거 모를 듯... 윗디어리 감정 소모하지말고 걍 병먹금ㄱㄱ
한 익명의 작성자가 올린 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문라이트의 소속사 풀문은 골머리를 앓았다. 끊임없이 걸려 오는 항의 전화와 ‘해명해!’라는 글자를 토해내는 팩스는 그야말로 테러나 마찬가지였다. 전화와 팩스 선을 전부 뽑았는데도 사무실 직원들의 귓가에는 수신음 환청이 계속 들렸다.
가장 큰 문제는. 여론이 너무나 확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풀문은 제일 먼저 영상 게시자 및 유포자에게 법적 대응을 거론하면서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거의 ‘동시’에 내려간 영상 때문에 상황을 짐작한 디어리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질 뿐,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짹짹이 실트까지 해명하고 사과하라는 태그로 도배되었다. 심각한 얼굴로 보고서를 보던 풀문 이사가 신경질적으로 비서에게 물었다.
“진하온 아직 병원이래?”
“……그런 것 같습니다.”
“그쪽 소속사는?”
“아직 반응 없습니다.”
“하, 김호채는? 연락 안 돼?”
“네…….”
“일단 그 새끼부터 찾아와야 할 거 아냐! 어떻게 된 일인지 좀 들어나 보자고!”
풀문 이사가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면서 소리를 질렀다.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쑤셔 왔다.
※ 본 저작물의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저작물을 복사, 복제, 수정, 배포할 경우 형사상 처벌 및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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