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연예계 공략법-247화 (247/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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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키즈의 막내는 그렇게 생각하며 혼잣말을 뱉었다.

“역시 1위는 당연하다는 느낌이야. 그건 대단한 자신감…….”

“네?”

도훈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뉴 키즈의 막내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하하, 확실히 이곳은 정신없네요.”

도훈이 파티 홀을 가리킬 때였다.

갑자기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제니스의 리더 켄이 뛰어왔다.

뛰어오는 모습과 표정 모두 심상치 않았다.

도훈이 블랙홀의 멤버와 뉴 키즈를 뒤로 물리려고 할 때였다.

도리어 블랙홀의 멤버들도 도훈의 앞을 막았다.

순간 뉴 키즈의 멤버 모두가 도훈을 감쌌다.

그들도 왜 그랬는지는 몰랐다.

본능적으로 도훈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모습이 외부인들의 눈에는 그리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들이 한곳으로 뭉치는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도훈은 그들에게 밀려 가운데에 눌린 꼴이 되어 버렸다.

도훈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밀어냈다.

“다들 진정! 워워!”

그 말에 블랙홀 멤버들이 정신을 차렸다.

가장 먼저 정신 차린 서찬휘가 불만 가득한 눈으로 외쳤다.

“실장 형, 우리가 소도 아니고 워워가 뭐예요?”

“그런 소리 듣지 않으려면 이렇게 흥분하지 말아야…….”

서찬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제니스 브라더스의 리더 켄이 한 발 앞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표정이 좀 이상했다.

제니스의 리더 켄은 도훈을 막아서고 있던 뉴 키즈 멤버들을 뚫고 서찬휘를 바라봤다.

갑자기 다가온 켄의 모습에 서찬휘는 멈칫했다.

그때 켄이 말했다.

“당신이 리더죠?”

“오, 어떻게 알았습니까?”

서찬휘가 놀라 묻자 켄이 말했다.

“리더의 품격이 느껴지니까요.”

“흠.”

서찬휘가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렸다.

빌보드 1위를 찍었던 그룹이 블랙홀을 알아볼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사실 우시원과 말한 것은 모두 농담이었다.

그런데 제니스 브라더스의 리더는 블랙홀을 알아보는 것도 모자라 리더인 서찬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표정을 수습하지 못해서 다급하게 얼굴을 돌리긴 했지만, 서찬휘의 어깨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탑 티어 그룹에 비하면 그리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블랙홀이었다.

사실, 한국의 탑 티어 그룹이라고 해도 미국에서 그들을 알아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한류의 열풍이 부는 것은 맞았지만, 미국은 예외였다.

2012년 현재 미국은 K팝의 볼모지.

제니스가 블랙홀을 알아본다는 사실이 서찬휘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만들었다.

옆에서 대화를 지켜보던 뉴 키즈 멤버들도 고개를 갸웃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제니스 브라더스가 블랙홀을 알고 있을 줄을 꿈에도 몰랐었다.

다소 소란스럽게 달려왔던 켄 덕분에 시선이 모두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모두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켄이 말을 이었다.

“리더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흠, 그렇게 하죠.”

서찬휘가 나머지 멤버들에게 턱짓했다.

도훈과 같이 먼저 가라는 신호였다.

도훈과 나머지 멤버가 떠나자 서찬휘가 말했다.

“제게 할 말이 뭔지 말씀해 보시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우리 다음 앨범을 도와주십시오.”

“다음 앨범이라니요?”

“뉴 키즈의 이번 앨범을 그쪽이 도와준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도와준 건 맞죠, 타이틀 곡에 피처링에 참여한 게 우리니까요?”

“곡만 만든 것이 아니라 피처링에도 참여했다고요? 그럼…….”

켄이 말끝을 흐렸다.

이건 진짜 말이 안 나왔다.

그때 서찬휘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

“곡을 만들다니요?”

“당신은 작곡가 그룹의 리더 아닌가요?”

“작곡가 그룹이요?”

“네, 뉴 키즈의 앨범의 곡 모두를 작곡한 사람이 이곳에 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

“당신들은 작곡가 그룹이 맞잖아요. 그리고 당신은 그들의 리더고요.”

“리더는 맞는데 작곡가 그룹이 아닌데요. 저는 블랙홀의 리더입니다.”

“블랙홀이 뭡니까?”

제니스의 리더 켄이 고개를 갸웃하자 서찬휘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제야 자신이 착각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순간 서찬휘의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자연스레 풀어졌다.

당황한 것은 서찬휘뿐이 아니었다.

제니스 브라더스의 리더 켄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럼, 작곡가는 누굽니까?”

“저기 걸어가고 있잖아요.”

서찬휘는 아무렇지 않게 도훈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하지만 그곳에 한두 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블랙홀 멤버와 섞여 있는 도훈을 찾기란 어려웠다.

“대체 누군가요? 좀 더 자세히…….”

“직접 물어보세요.”

“그래도…….”

켄이 절절한 눈빛으로 묻자 서찬휘가 뭔가를 떠올리곤 활짝 웃었다.

서찬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서찬휘가 이렇게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이는 것은 간단했다.

바로 제니스 브라더스가 대표적인 친일 연예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거기에 어느 토크쇼에 나와서 한국을 일본의 속국인 것처럼 말한 것은 모두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곡을 달라고?

서찬휘는 작곡가가 도훈이라는 것을 정확히 말해 주고 켄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서찬휘가 귓속말을 끝내자 켄이 물었다.

“그렇게 말하면 저 작곡가분이 좋아한다는 거죠?”

“물론입니다. 혹시…….”

“네?”

“보답 같은 건 없나요?”

서찬휘가 손을 내밀자 켄이 재킷을 뒤지더니 뭔가를 꺼냈다.

그러고는 펜을 꺼내더니 거기에 사인을 해서 건넸다.

“이건, 우리 콘서트 티켓입니다. 제 서명이 들어가 있으니 스태프한테 말하면 어느 자리든 앉을 수 있을 겁니다.”

말을 마친 켄은 조심스럽게 도훈이 있는 곳을 향해 떠나자 서찬휘가 한숨을 내쉬었다.

“휴, 영어 공부해 놓기를 잘했네.”

말을 마친 서찬휘는 콘서트 티켓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는 콘서트 티켓을 버리려다가 자신 재킷 속에 넣었다.

*    *    *

장경자에게 인사를 건넨 도훈은 고개를 갸웃했다.

장경자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 옆에 있던 최크루지의 표정도 조금 황당했다.

그들의 지금과 같은 표정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묘한 표정을 짓던 장경자가 한 발 다가섰다.

장경자는 도훈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우리 손자 한번 안아 보자.”

“네?”

도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장경자의 품에 안겼다.

품에 안긴 도훈은 주변을 둘러봤다.

자신은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파티 홀 내에는 감정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 같았다.

거기에 모두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집중되고 있었다.

도훈은 장경자가 자신을 위해서 이런 분위기를 준비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해 봤다.

물론 반대 상황이었다.

도훈이 모습을 보이기도 전에 상황은 모두 종료되었다.

바로 도훈 때문에 말이다.

장경자는 비즈니스에서 손자 덕을 볼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도훈의 옆에 다가왔다. 그는 도훈을 향해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도훈이 그 시선을 느끼지 못할 리 없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제니스 브라더스의 리더 켄이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는 묘한 시점에 도훈의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도훈은 갑작스러운 상항에 살짝 뒤로 물러났다.

그 모습에 제니스의 리더 켄이 큰 소리로 외쳤다.

“저 수상한 사람 아닙니다.”

“제니스 브라더스의 리더 켄인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도훈이 경계하자 제니스의 리더 켄은 조금 전 서찬휘가 해 줬던 말이 생각났다.

그것은 도훈이 좋아한다는 마법과도 같은 말이었다.

제니스의 리더 켄은 조금 목소리를 높여 도훈에게 외쳤다.

“톡토는 한국 땅입니다!”

조금 어설픈 한국어였지만,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건 맞는 말이긴 합니다. 왜 그런 당연한 이야기를…….”

“저 사람이 당신이 좋아하는 말이라고 했는데 아닙니까?”

켄이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서찬휘가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도훈은 그제야 어찌 된 일인지 알았다.

서찬휘의 장난이 분명했다.

이번만큼은 서찬휘를 칭찬해 주고 싶었다.

몇 년만 지나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공공연히 외치고 다니는 것이 눈앞에 있는 제니스의 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었다.

한국어를 아는 파티 참석자들은 눈을 크게 뜨고 제니스의 리더 켄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훈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하는 말 맞습니다. 앞으로도 그 말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톡토는 한국 땅 기억하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뉴 키즈의 앨범 총괄이 맞습니까?”

켄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말하자 도훈이 답했다.

“맞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럼, 잠시 뒤를 기다리면 됩니다.”

“잠시 뒤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켄이 묻자 도훈은 무대를 가리켰다.

*    *    *

잠시 뒤. 무대에서는 사회자가 나왔다.

영화배우이자 코미더인인 젤리 머피였다.

젤리 머피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모두를 돌아봤다.

그는 마이크를 들고 조용히 멘트를 이어 나갔다.

“여러분들 주머니 털릴 준비 되셨는지요?”

“오, 예!”

모두가 목소리를 높여 호응하자 그가 외쳤다.

“그럼, 준비되신 분들부터 자선 물품을 무대 뒤쪽에 기부해 주시죠. 여러분들의 손길이 배고픔에 굶주린 어린아이들을 구합니다. 여러분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질수록 아이들은 행복해집니다. 물론 제 굶주림도요! ”

젤리 머피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배를 어루만졌다.

결식아동들에 대한 비하는 아니었다.

젤리 머피가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자신과 결식아동들을 연결시킨 것이다.

그의 주도로 경매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자자, 1만 달러 나왔습니다. 더 없습니까. 여러분들의 열정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 1만 5천 달러!”

짝짝!

젤리 머피가 박수를 치자 뒤쪽 스크린의 기부 금액이 올라갔다.

이번 낙찰자는 토리야마였다.

토리야마는 묵묵히 경매 물품을 지르고 있었다.

덕분에 경매가 진행되고 나서도 기부 순위 1위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

토리야마가 이성을 잃은 것은 바로 제니스의 리더 켄의 발언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 켄의 발언 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

제니스의 리더 켄은 사과도 안 하고 경매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토리야마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즉시 제니스의 모든 광고를 취소하리라 마음먹었다.

젤리 머피의 입담 때문에 정신없는 경매장.

젤리 머피가 갑자기 고개를 갸웃했다.

이번에 진행할 경매 물품을 보고 나서였다.

이번에 나온 경매 물품은 다름 아닌 곡이었다.

제목은 ‘JUMP’.

그 아래에는 악보와 가사까지 나와 있었다.

작곡가는 M. LEE라고 쓰여 있었다.

젤리 머피는 고개를 갸웃하며 작곡가의 이름과 제목을 말했다.

순간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뉴 키즈의 앨범을 총괄한 게 M. LEE잖아.”

“그런데 저 곡이 경매에 나왔다고?”

그때였다.

누군가 손을 번쩍 들었다.

제니스 브라더스의 리더 켄이었다.

입술을 달싹이는 그의 모습에 젤리 머피가 물었다.

“경매 물품에 대한 질문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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