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3화 (153/270)

153화

“시험을 치른 건 내가 아니고 당신이로군.”

남궁은 들고 있던 단검을 그녀에게 전하며 말했다.

우우우웅…….

그녀가 단검을 쥐자 투구와 공명하는 듯 단검이 떨리며 날에서 검은빛이 흘러나왔다.

[후우…….]

검에서 흘러나오는 예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천천히 숨을 골랐다.

가녀린 팔에 힘줄이 돋아났고, 단검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에 점점 그녀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가자.]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는 부들거리는 손으로 단검을 밀어 넣고는 남궁에게 말했다.

“어디로 갈 생각이지?”

[우(无)를 만나러 가야지.]

“그게 가능한가? 위상들 또한 문을 열 수는 있어도 그를 직접 만나지 못하는 것 같던데.”

[그건 그들이 위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낱 피조물에 불과하니까.]

“흐음…….”

남궁은 라테아의 말에 미심쩍은 걱정으로 살짝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형님!!”

그때였다.

악산의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명훈과 호준이 그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왔다.

[전에 말한 부하들인가?]

라테아가 그들을 보며 남궁에게 물었다.

“이젠 동료라고 해야겠지.”

[훌륭한 자들을 두었구나. 자네가 자신 있어 하는 것도 이해가 가.]

그녀는 명훈을 유심히 바라봤다.

[재밌는 자로군.]

“왜?”

[심도(心道)를 가지고 있는 자는 요란 일족에서도 드문데 말이야. 타고난 강기가 없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것만 보완하게 된다면 검심에 도달할 수도 있는 재목이야.]

남궁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레오릭의 딸답군. 그의 자질을 꿰뚫어 보다니. 나도 그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 다음 문이 열리면 아마도 자질을 개안하지 않을까 싶은데.”

[흐음…… 6번째 문이라…… 아마 보스 몬스터가 바위거북이었지?]

“맞아. 그에게 거암귀를 잡게 할 거야.”

만신전이 끝나고 나타날 다음 마물은 수십 미터의 거대한 몸집을 가진 바위거북이었다.

거암귀라 불리는 놈은 걸어 다니는 성채라 불릴 만큼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는데, 전생에 놈을 사냥한 사람이 바로 최명훈.

계시자들끼리 서로 다투는 와중에 나타난 그 마물은 대양을 헤엄치며 곳곳의 나라들을 파괴했다.

[아하, 네 생각을 알겠군. 거암귀의 보상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에게 어울려.]

“내 계획은 아니야. 그 전에도 이미 명훈이는 거암귀를 잡았으니까. 가져도 되는 합당한 힘이라는 것이지.”

전생에 그가 태산검(泰山劍)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였다.

‘탑에서 돌아가게 되면 슬슬 그 계획을 실행할 때니까.’

바로, 클랜 『무장수호(武裝守護)』.

남궁은 대한민국을 가장 오랫동안 지켰던 그들을 이제 하나로 모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과거 무장수호의 멤버들의 소재를 박효주가 이미 파악하고 있지만, 그들을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답을 알고 있었다.

그들을 끌리게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아닌 최명훈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번 더 명훈이를 주목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

그러기 위한 안배였다.

더 나아가 무장수호와 함께 참악 부대를 주축으로 세계연합 네스트의 건설까지.

‘물론 그것으로 부족하겠지만 앞으로 남은 지옥문의 마물들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라고 할 수 있다.’

남궁이 생각한 계획이었다.

[재밌겠군.]

투구의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생각을 어느 정도 공조할 수 있는 라테아는 흥미롭게 명훈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흠?]

그때였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던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너…… 그 눈은 뭐지?]

“네?”

[신기한 눈을 가졌구나. 저 아이의 정체를 물어도 될까?]

“딱히 상관은 없는데…… 신기한 눈이라니? 무슨 뜻이지?”

가장 먼저 라테아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명훈이었지만 그보다 더 흥미를 가지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경인이었다.

경인은 달려들 듯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벌려 안구를 보는 라테아의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몰라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남궁을 바라봤다.

[자네도 모르는 건가. 그럼 되었네.]

“왜? 혼자 알지 말고 얘기해 주지 그래?”

당황해하는 경인의 뒤에서 오히려 남궁은 그가 움직이지 못하게 어깨를 내리누르며 물었다.

[미리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힌트라고 할 건 아니지만…… 그의 가족 중에 룬 마스터가 있는 모양이지?]

“맞아. 경인의 아버지가 그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룬 마스터의 영향인진 모르겠지만 경인이는 룬을 떨어뜨리는 마물을 구분할 수 있더군.”

[역시…….]

라테아는 경인의 이마를 가볍게 튕기며 말했다.

[저 치도 저 치지만 내 흥미를 돋우는 건 이 아이로군. 잘 키워봐라. 생각지도 못한 힘을 가지게 될 거니까.]

“물론이지. 룬을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경인의 힘이라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어.”

[그런 뜻이 아니다.]

“……뭐?”

[알려줘 봤자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는 것이니 의미 없지. 너 룬을 떨어뜨리는 마물이 보인다고 했지?]

경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본은 다져진 것이다. 앞으로 네 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수많은 갈래가 있을 테지.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래, 네 눈을 조금 더 믿어보라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녀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저…… 저는 뭐 없습니까?”

호준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음…… 튼튼하게 생겼구나.]

“네?”

* * *

“……여긴가.”

악산을 떠나온 남궁은 자신의 앞에 있는 거대한 구덩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로 저들을 데리고 갈 건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려도 좋아.”

“됐습니다. 탑에 와서 지금까지 한 게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딱 봐도 위험하게 생겼는데 저길 형님 혼자서 보내라고요?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남궁은 그들의 대답을 보란 듯 라테아에게 고갯짓을 했고,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선택은 너희들의 몫이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문을 열어주는 것뿐.]

그녀는 말했다.

“생각보단 크게 도움이 되진 않네.”

[시작이 반이라 했거늘. 내가 아니면 우(无)에게 도달할 수도 없다.]

남궁은 투덜거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피식 웃었다.

“믿어도 된다.”

[그래. 부디 내가 잡은 줄이 제대로 된 줄이길 바란다. 탑에 갇힌 억겁의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도전이니까.]

수장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만에 하나 실패라도 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일족 모두가 소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위상들이 만든 나락 속에 영원히 고통받아야 했다.

[찬트족과 쿠틀라 일족이 도착하면 난리가 나겠군. 부디 입이 가벼운 녀석들이 시끄럽게 하기 전에 돌아오길 바란다.]

“노력해 보지.”

[노력보단 결과를 가져오면 좋겠군.]

푸욱……!!

라테아는 들고 있던 단검을 바닥에 박아 넣었다.

[키에에에엑---!!!]

그 순간 귀곡성과 같은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구덩이 아래에서 들려왔다.

[우(无)의 봉인 아래에는 그것을 지키는 파수꾼이 있다. 그 봉인까지 가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마물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지만…….]

쩌적…… 쩌저적…….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기운이 박아 넣은 단검으로 흘러 내려갔다.

그러자 지면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내 힘이라면 그것들을 무시하고 바로 우(无)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갈라진 지면의 틈 위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위풍당당해 보였지만 남궁은 알고 있었다.

마물은 살아 있는 것을 쫓는다.

사냥감을 찾는 놈들의 코를 속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살아 있는 자의 냄새를 감추는 것.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더 짙은 죽음의 냄새였다.

‘그녀는 우(无)에게 가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선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 자신은 잘 알고 있었다.

“노력보단 결과라…… 그 말이 맞군.”

남궁은 라테아가 만든 공간 안으로 뛰어들며 말했다.

“그 결과, 곧 보게 될 거다.”

* * *

쿠우웅……!!

구덩이 안으로 뛰어든 남궁은 벽면에 검을 박아 넣어 속도를 줄이며 지면에 도착했다.

“우, 우아악!!!”

호준의 목소리가 들리고 남궁이 위를 바라보자, 그의 주위로 소환된 영혼 병사들이 떨어지는 호준을 받아 냈다.

“헉, 헉…… 와 씨, 죽을 뻔했네.”

“튼튼해서 죽진 않을걸.”

남궁처럼 검을 벽에 박아 속도를 줄이며 내려온 명훈이 호준을 놀리듯 말했다.

“저도 날 있는 무기였으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툭-! 툭-! 투툭--!!

뒤이어 차례차례 화살이 박히고, 화살을 계단처럼 밟으며 내려온 경인을 가리키는 명훈을 보며 호준은 입맛을 다셨다.

“무사히 내려오기만 하면 됐어. 누가 묘기를 더 잘 부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럼요, 그럼요.”

호준은 남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으로 몸이 굳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능청스러움에 나머지 사람들은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살아남느냐가 중요하지.”

“……네?”

콰아아앙---!!!!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섬광이 날아들었다.

“피해!”

명훈이 가장 먼저 반응하며 옆에 서 있던 경인의 옷을 잡아당겼다.

콰강……! 콰가가강……!!

섬광이 벽에 부딪히자 수십 갈래의 번개가 되어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흩어지는 섬광의 모습은 마치 꽃잎처럼 아름다웠지만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살기를 띠고 있었다.

‘이건…….’

남궁은 자신을 공격했던 빛무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미풍의 어머니의 계시자의 능력인 금화(金花)였다.

“용케 피했군. 아니, 그래줘야지. 쉽게 죽으면 서운하니까.”

“……에이라 미쉘?”

“말도 안 돼. 분명 죽었을 텐데……?”

“어떻게…….”

어둠 속에서 나타난 그녀의 모습에 일행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에이라 미쉘이 사용할 수 있었던 금화의 단계는 기껏해야 창과 방패를 만드는 것뿐이었다. 갈래 번개는 훨씬 이후에나 가능한 힘이지.’

하지만 그들과 달리 남궁은 단박에 그녀의 정체를 꿰뚫어 봤다.

“환영이로군.”

“크큭,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죽음도 가짜일까? 이곳은 생과 사가 뒤엉킨 곳이다.”

에이라 미쉘이 그를 향해 소리쳤다.

“잘 봐라…… 너는 잃을 것 없는 자가 가장 무섭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지겹군.”

남궁은 자세를 잡았다.

콰아아아앙!!!!

그때였다.

“……!!”

[그래. 지겹지.]

흔들리지 않던 남궁의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그에게 달려들 듯 자세를 잡고 있던 에이라 미쉘 머리 위로 칼날 같은 검은 번개가 떨어졌다.

산산조각이 나버린 그녀 위로 소년이 서 있었다.

[네 녀석의 뒤를 봐주는 게 지겹단 소리다.]

순식간에 환영이 사라지고 칠흑 같았던 주위가 평범한 바위 굴로 변했다.

소년의 발밑에 있던 에이라 미쉘의 시체가 깨끗하게 사라진 후, 남궁은 그를 향해 말했다.

“요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 위상들이 너를 이곳에 보낸 이유가 정말로 우(无)를 만나라고 그런 것이라 생각하느냐?]

“웁…….”

요르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요기에 일행은 숨을 쉬기 어려운 듯 뒤로 물러났다.

“그게 아니든 맞든 상관없는 것 아닌가? 너희가 나를 이곳에 보냈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러나 남궁은 오히려 그의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며 말했다.

[……돌아가라. 네가 위상들에게 반항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때로는 길 줄도 알아야지!! 탑이 준 퀘스트를 수행해라.]

요르는 자신을 지나가려는 남궁의 팔을 움켜잡으며 그를 돌렸다.

[저 문을 열면 진정한 지옥이 시작될 거다. 너는 분명 앞으로 있을 카니발을 준비한다고 했잖느냐. 우리가 탑에 온갖 종족들이 있다고 얘기한 건, 그들과 힘을 합쳐 반기를 들라는 게 아니다.]

꽈악-

남궁의 손목을 잡은 요르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남아 있는 일족들을 먹어치우라는 뜻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힘을 흡수해라. 그럼 너뿐만 아니라 너희 인간들 모두에게 그 힘이 적용될 것이다.]

“비켜.”

[……그렇지 않다면 너와의 계약도 파기할 거다!]

요르의 일갈에 남궁은 잠시 요르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 순간 묘하게도, 그는 요르를 향해 웃었다.

“요르, 나는 너의 힘을 받았지만 그건 내게 협박이 될 수 없어.”

[이건 내가 원하던 유흥이 아니야.]

“그래야겠지. 난 처음부터 유흥거리가 될 생각이 없었으니.”

[나를 배신할 셈이냐.]

“필요하다면.”

빠득-

요르는 남궁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위상은 직접적으로 인간에게 관여할 수 없다. 그 규율은 여전히 유효하니 쳐 죽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지만…….]

쿠그그그그…….

남궁은 있는 힘껏 문을 밀었다.

[일곱 뱀 중 이제 고작 하나밖에 찾지 못했다. 설령 네가 계시자를 파기한다 한들, 나머지 여섯을 모두 찾기 전까지 나와의 계약은 유효하다는 걸 명심해라.]

* * *

[……라테아가 구덩이를 열 줄이야.]

[더 놀라운 건 이 차원에 레오릭이 있다는 것이군. 정말 그들의 얘기가 사실일까?]

[반역신 우(无)의 계시자, 신에게 덤빈 무모한 왕. 전승처럼 전해지던 그자가 정말 존재했었고 사실은 우리의 기억이 조작되어 그를 알아보지 못했던 거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야. 회귀자도 모자라 반역신과 무모한 왕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니.]

홀 안에 있는 원탁에 모인 위상들은 요르를 지나쳐 가는 남궁을 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야말로 위기로군.]

[그래, 위기야.]

[크…… 크크크큭…….]

[크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지만 이내 심각했던 분위기는 사그라지고, 홀 안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그래, 그야말로 크나큰 위기지. 멍청한 것들에게 죽을 위기 말이야!]

[잘됐어. 이참에 쓰레기 같은 그놈들을 한꺼번에 깡그리 잡아 죽일 수 있을지도 몰라.]

[저 문 안에 정말로 우(无)가 있을 거라고 믿는 건가? 고작 일족 수장 하나의 목숨으로 봉인을 풀 정도로 우리의 힘이 허접하다고 생각하다니.]

[클클…… 용의주도한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작은 틈 하나에 흔들렸구나.]

[곧이곧대로 탑이 내린 퀘스트를 할 것이지. 끝까지 우리에게 반기를 드는 간악한 놈…….]

위상들은 남궁이 들어간 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만족스러운 듯 낄낄거렸다.

[오히려 잘된 거지. 우리는 기회를 주었고 그걸 걷어찬 건 놈이니까.]

[안 그래?]

위상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요르.]

[꼴좋군. 그러게 계시자의 편을 들어도 작작 들어야지. 계시자를 살리려고 탑 안에까지 들어갔는데 보기 좋게 차였군.]

[크크크큭…….]

위상들의 놀림에 요르는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계시자를 살리려고? 머저리들아. 나는 네놈들을 위해서 탑에 간 거다.]

[무슨 뜻이지?]

[너희는 함정에 빠뜨렸다고 좋아하지만 저놈이 정말로 우(无)를 만나기라도 하면 어쩔 건데.]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래, 그럴 리가 없어.]

[남궁이 우(无)의 계시자라도 되면…….]

요르는 낄낄거리던 그들을 향해 일침을 놓았다.

[그땐 너희들 깡그리 뒈지는 거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