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
회귀자 사용설명서 186화
제국 8좌(3)
“네. 저와 기영 씨 둘이 함께 8좌의 일원으로 들어오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형님 말이요?!”
이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눈에 보인다. 박덕구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가 강하느냐 강하지 않느냐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형님이? 형님이 제국 8좌?’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기본적으로 이쪽의 신체능력은 보잘 것 없었으니까. 막말로 녀석이 주먹을 휘두르면 이쪽은 곧바로 치명상이다. 물론 율리에나가 있기는 하지만 미각성상태의 율리에나는 그다지 효율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 전술적으로 쓸데가 많은 연금마법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정하얀의 마법과 비교하면 전등에 반딧불을 비비는 격이라는 거다.
쉽게 말하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무력은 그야말로 구더기 이하. 물론 박덕구는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내가 제국 8좌에 추천을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을 느끼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형님도….”
“기영 씨 같은 경우에는 아마….”
“네. 디아루기아의 존재가 결정적이었을 겁니다.”
뭐 그렇다는 거다.
“제국의 입장에서 용의 선택을 받은 인간을 배제할 이유가 없습니다. 세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과 교류를 원하는 최초의 용을 묶어두고 싶은 것도 이유가 될 수도 있고… 1차원 적으로 생각해 봐도 디아루기아가 가지고 있는 힘은 제국 8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도 남을 겁니다. 그런 용을 소유하고 있는 게 기영 씨라는 걸 생각해 보면 오히려 선택을 받지 않는 게 이상하죠.”
“아….”
“조금 더 쉽게 말씀드린다면 테이밍 할 수 없는 몬스터를 소환한 테이머나 규격 외의 소환수를 소환한 소환사와 다를 바 없게 비춰질 겁니다. 부 길드 마스터의 존재는요. 그리고….”
“엉?”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연금술사로써도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가 있으니까요. 영웅등급 이상의 포션을 만들 수 있는 건 현재로써도 거의 유일하기도 하고… 물론 직업 자체가 전투 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을 테지만요.”
“그, 그렇구만….”
“나는 테이머나 소환수처럼 자신의 의지대로 디아루기아를 부릴 수 있는 건 아니야.”
“그… 그래도 그게 어디요 형님! 거, 엄청 대단한 거 아니요?”
대단하다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조혜진의 말대로 디아루기아의 존재 자체가 규격 외로 비춰질 수도 있었으니까. 지금은 상당히 몸이 상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막말로 브레스라도 한 번 날린다고 가정하면 웬만한 고유마법을 뺨때릴 화력이 나올 것이 분명. 물론 그녀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지만 남들의 시선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중요한 것은 내가 그녀에게 선택을 받았고 그녀의 힘을 빌려올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박덕구는 깜짝 놀라며 이 것 저 것 떠들어댔지만 의외로 조금은 씁쓸한 표정.
‘하… 이새끼….’
어째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는 뻔할 뻔자. 아마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륙에 진입한 것 함께였는데 어느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격차가 벌려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 질투라기보다는 자신의 대한 자괴감이라고 말하는 것이 어울릴 것이다.
주변에 괴물들이 많을 뿐 자신 역시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위로차 무슨 말이라도 던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은 당연지사. 적당히 말을 건네니 곧바로 대답소리가 들려왔다.
“단순히 정치적으로 얽혀 감투를 쓰게 될 뿐이야. 영주성 쪽에서 교황청을 의식하고 억지로 자리를 만들어주려고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교황청에서 억지로 나를 밀어 넣었을 수도 있겠지 어찌됐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을거다. 덕구야.”
“그래도 선택받았다는 건 대단한 거 아니요. 형님은 원래 신성제국의 명예주교이기도 하고… 대륙에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제일 똑똑한 사람인데….”
“나는 똑똑한 게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더 조심해서 움직이는 것 뿐이야.”
“그게 그거 아니요. 게다가 이번 수성전을 훌륭히 지휘하기도 했으니 아마 그런 점도 대단하게 비춰졌을 거요. 길드 마스터 형씨도 그렇고… 아무튼 축하해줄 일이 많아져서 기쁘구만… 이야 다들 날아오르는구만!”
“사실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는 아직 결정 나지 않았지만….”
“네. 이건 어디까지나 길드 마스터님과 부 길드 마스터님의 생각에 달려있는 문제니까요.”
조혜진의 마지막 말에는 나 역시 김현성 녀석을 빤히 쳐다볼 수밖에 없는 부분. 정하얀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 그저 몸을 기대며 눈을 꿈뻑이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파티원들의 표정은 진지하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가 결정된 문제였으니까.
‘아마도….’
받아들일 것이다. 나쁠 건 없어 보이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받아들이는 게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임이 따라 들어오기는 하지만 개인으로서도 그리고 길드로서도 거절하는 게 수지에 맞으니까요. 앞으로 파란이 성장하는데 더 큰 힘이 될 겁니다. 기영 씨 같은 경우에는 기영 씨가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기왕이면 받아들이는 걸 추천하고 싶군요.”
이게 맞다.
“저도 굳이 거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 된다는 건 아무래도 활동하는데 유리할 테니까요.”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하하….”
“해서… 기영 씨와 저는 잠깐 영주성 쪽에 다녀와야 될 것 같습니다.”
“네?!”
지금까지 아무 반응도 없던 정하얀이 격정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은 바로 그 때였다. 물론 이어서 들려온 말에는 다시 잠잠해 졌지만 갑자기 커다란 소리를 지른 정하얀 때문에 김현성도 깜짝 놀란 모양이다.
“아. 하얀 씨도 함께 가게 될 테니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네….”
“혜진씨는 이곳에 남아서 뒤처리를 해주시고 정연 씨는 나머지를 데리고 길드로 복귀한 이후 이상희 길드 고문의 지휘 아래 준비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슬슬 이군요.”
“무슨 준비를….”
“다음 기수가 올 겁니다.”
“아!”
완전히 기억 속에서 잊고 있었던 사실. 보통 1년에 한 번씩 열린다고 했으니 시기를 생각해 보면 지금쯤 열리는 것이 맞다. 아마 튜토리얼은 이미 진행 중일 것이 분명, 시험을 얼마나 빠르게 통과할지에 따라 며칠에서 몇 개월 정도가 더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 한 번 빠르네.’
“이번 튜토리얼 던전의 관리는 붉은용병이 맡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저희 차례가 아니라 하더라도 신입의 영입은 꼭 필요한 일이니까요.”
“혹시 길드원들을 얼마나 늘리실 건지….”
“딱히 몇 명을 영입해야 된다고 결정이 난 건 없습니다만… 마음이 맞고 파란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인재라면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네.”
“차희라님과의 협의 하에 영입 우선권을 가져오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전투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바빠질 겁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훈련과 사냥을 게을리 하시면 안 됩니다. 큼… 그럼 지루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요. 식사라도 하면서 편안하게 밀린 이야기라도 나눠 보도록 합시다.”
김현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분위기가 조금 시끌벅적 해졌다. 간만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두가 모이게 된 것이니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역시나 이곳에서 가장 시간을 오래 보낸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건 재미있다.
방에서 나를 기다릴 똘똘이가 조금 눈에 밟히기는 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제대로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물론 시종일관 뭔가 표정이 좋지 않은 박덕구가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그나마 녀석은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었다.
“오빠 한 잔 더 드세요.”
“아니. 나는 이 정도로 충분해.”
“좋, 좋은 날이잖아요.”
“그럼 한 잔만 더 마실까.”
“네!”
그 와중에도 정하얀은 무슨 생각이 있는지 나에게 계속 술을 먹이려고 하고 있는 중. 적당히 취하는 건 좋지만 왠지 모르게 더는 마시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거절 한 것은 당연지사. 물론 끈질기고 필사적인 정하얀을 뿌리치기는 조금 어려웠다.
덕구 녀석은 뭔 생각인지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술을 마실 기분은 아닌 모양. 이쪽이 권하는데도 불구하고 적당히 웃으면서 거절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이야기라도 해 주는 게 좋을까 싶어 타이밍을 보고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난 이후에는 심지어 술자리를 슬그머니 벗어나 버렸다.
녀석 뿐 만이 아니다. 미성년자인 김예리나 애초에 술을 즐기지 않는 사제 선희영은 자리를 뜬지 오래다. 이미 밤이 깊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그럼 저도 일어나겠습니다. 기영 씨.”
“네.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현성 씨.”
“네.”
조금은 자연스럽게 마무리 된 자리. 정하얀은 여전히 내 옆을 지키고 있었고 이제는 이쪽도 방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도 슬슬 일어나자. 하얀아.”
“아! 네! 많이 취하셨어요?”
“아니야. 아직 멀쩡해.”
“아….”
‘왜 아쉬워하는 건데….’
“시간도 늦었으니까 이만 들어가서 자야지.”
“네….”
“아니면 잠깐 밤 산책이라도 하러 나갈까?”
“정, 정말요?”
“물론.”
최근에 그녀에게 좀 소홀했기 때문에 이 정도 이벤트는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가 쌓일 만큼 쌓였을 테니 이런 식으로라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참다 참다 터지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이제는 조금 쌀쌀한 것 같은 날씨였지만 아직까지는 걸을 만 하다. 하늘 위에는 달이 떠 있었고 로맨틱하다면 로맨틱하다고 할 수 있는 분위기. 맞잡은 정하얀의 손이 달달달 떨리는 게 느껴졌다. 그래봤자 영주성안의 정원을 돌아다니는 것 뿐이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조용한 밤의 영주성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그 때였다.
“방금 들었어?”
“네.”
궁금증이 든 것이 당연. 자꾸만 어둡고 침침한 곳으로 나를 이끌려고 하는 정하얀의 손을 쥐고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시야에 비친 것은 박덕구와 김예리였다.
‘뭐야 쟤네는….’
잠깐 동안 의아한 표정으로 녀석들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뭘 하고 있는 지에 대해 눈치 채는 것이 당연. 서로를 향해 무기를 겨누고 있는 모습만 봐도 답이 나온다. 이쪽이 눈을 깜빡이기가 무섭게 박덕구에게 단검을 겨누고 달려 나간 김예리가 녀석의 목을 노리기 시작. 황급히 방패를 들어 올렸지만 우리 꼬맹이의 공격의 반응하는 것이 전부다.
“후압!”
여전히 독창적인 녀석의 짧은 기합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박덕구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간다. 녀석을 놀리듯 종이 한 장 차이로 공격을 피해내는 꼬맹이의 움직임은 장관.
‘고양이야 뭐야.’
공중에서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남들보다 더 긴 것 같은 느낌이다. 허공에 반쯤 떠있는 꼬맹이를 방패로 휘둘러 쳐내려고 하지만 공중에서 몸을 비튼 채로 공격을 피해낸다. 그것도 모자라 방패위에 살짝 내려앉은 모습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 당황스러워 하는 건 나 뿐 만이 아니다. 박덕구 역시 크게 당황한 것 같은 모습. 아마 내가 느끼는 황당함 보다 녀석이 느끼는 황당함이 더 클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눈앞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까.
입을 벌리는 녀석에게 날아들어 온 것은 김예리의 발길질. 머리를 그대로 발로 차 버리자 박덕구 녀석이 곧바로 옆 쪽 바닥에 쳐 박혔다. 곧바로 단검을 들고 녀석의 목에 겨누는 걸로 짧은 승부는 끝. 조용한 김예리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약해.”
“아직 안 끝났다니깐.”
“벌써 끝났어… 자야 될 시간에 안자면… 혼나. 그리고 이미 시간 많이 지났어.”
“끄응… 한 번만 더 하자.”
“싫어. 재미없는걸.”
“마지막으로!”
“덕구 아저씨. 진짜로 했으면 아저씨. 벌써 몇 번은 죽었어. 그러니까 오늘은 이걸로 끝. 내일 다시. 수련은 좋으니까. 재미없지만.”
말에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 저 꼬맹이는 감정표현과 의사소통이 서투르니까. 그렇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장에 꽂히는 모양인지 박덕구의 표정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럼 내일 큼… 내일 연습을 봐주마.”
“틀려. 내가 아저씨. 연습을 봐주는 거야.”
“그게 그거지 뭐. 그럼 먼저 들어 가봐라. 예리야.”
“응. 아저씨도 푹 쉬어.”
“그리고…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
“얼굴. 오빠 얼굴 아니야. 아저씨 얼굴이야.”
“…….”
마지막까지 팩트폭력을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면 어쩌면 노리고 말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든다. 김예리가 조용히 자리를 뜨는 모습을 박덕구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모습. 나도 저 꼬맹이와는 저렇게 길게 이야기 해 본적이 없다. 아마 박덕구와 김예리는 이미 수차례 이런 만남을 가져왔던 것 같았다.
‘쯧….’
김예리가 간 이후에도 박덕구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벽에 기대 철푸덕 자리에 주저앉았다. 계속해서 이쪽을 끌어당기기 바빴던 정하얀도 제법 박덕구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온 몸은 이미 망신창이. 땀으로 범벅이 된 것은 물론 흙먼지 속에서 얼마나 뒹굴었는지 전체적으로 몸이 더러워진 느낌이다. 술자리에서 빨리 벗어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 짓을 했다고 가정해 보면 벌써 몇 시간째 김예리에게 얻어맞았다는 게 되니 아마 저런 모습이 당연할 것이다.
커다란 덩치를 가진 놈이 얼굴을 무릎 사이로 파묻는 장면은 솔직히 볼 만한 장면은 아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 눈에 보였으니 말이다. 뭐라고 말이라도 해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저런 꼴을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녀석이 다시 한 번 허공에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보였다.
“후욱….”
힘이 드는지 부들 부들 떨리는 몸.
“후욱….”
그렇지만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는 게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의미 없는 짓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저렇게 몇 번 검을 휘두른다고 벌어질 격차도 아닐뿐더러 저런 훈련 방법은 그다지 효율적으로 보이지도 않았으니까. 단순하게 허공에 검을 휘두른다고 강해질 수 있으면 이 대륙에 있는 거의 모든 이들이 강자가 됐을 것이다.
박덕구의 눈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것 노력의 벽이 아닌 재능의 벽이다. 당장 그걸 메운다고 해도 금방 격차가 벌어질 거고… 어떻게 다시 따라잡는다고 해도 결국에는 다시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내가 할 말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박덕구 같은 인간은 김현성이나 김예리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 하다. 시스템이 말해준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에 위로 올라가는 것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고 트로피를 차지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간들이다. 까놓고 말해 박덕구가 위에 있는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지만 멍청한 짓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녀석이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귓가로 내려 꽂혔으니까.
“나는 더 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