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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이지만 세계 평화가 소원입니다-133화 (133/352)

제133화

#44 떨쳐 낼 수 없는 과거 (1)

정호산, 그 바보 같은 놈은 내가 인질로 잡히자마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무릎이 꿇려진 채 지하실에 갇힌 나는 패닉에 빠진 채로 정호산을 바라보았다.

정호산은 내게 눈으로 묻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에 있었냐고, 그리고 무슨 일을 겪은 거냐고. 전화에서 한 이야기가 전부 맞냐고.

하지만 우리를 감시하는 남자들 때문에 나는 정호산에게 무엇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숨 막힐 것 같은 긴장을 뚫고 설록진이 등장했을 때부터, 나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TV에서만 보던 그 높으신 분이 여기엔 무슨 일로?

그리고 그가 노랗게 동공을 물들이며 나를 바라봤을 때 나는 몸을 움찔 떨었다.

‘각성자였다고?’

세상에, 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한 반각성자 노선을 타던 국회의원이 각성자였다니.

젠장,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여기에서 멀쩡히 빠져나가기는 글렀다. 나는 툭 하고 정호산을 쳤다. 하지만 정호산에게서 돌아오는 반응이 없었다.

슬쩍 고개를 돌려 정호산의 얼굴을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전원이 꺼진 안드로이드처럼, 아무런 표정도 없이 굳어 버린 정호산의 동공은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뭐야…….”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 내 말을 받은 건 설록진이었다.

“그러게요.”

고개를 숙여 무릎을 꿇고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친 설록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이거 신기하네.”

코앞에 다가온 그의 얼굴에 나는 흡 하고 숨을 들이켰다.

“혹시 뭘 숨기고 있나?”

설록진의 손짓에 주변에 서 있던 놈의 부하가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발악하며 그놈에게 욕을 쏟아 냈지만, 한 달 동안 불법 게이트에서 있었던 탓에 곯아 버린 내 몸으로는 당장 내 몸을 잡은 사람 하나를 떨쳐 낼 수가 없었다.

“특별한 아티팩트도 없어 보이는데.”

설록진의 눈이 나를 훑었다. 순식간에 벌거숭이가 되었다는 수치심을 느낄 새도 없었다.

나를 제외하고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의 동공은 모두 노란색이었다. 마치, 설록진의 것과 같이.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그걸 깨달았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맨살에 닿는 공기만큼 심장이 서늘해졌다.

“계속 남의 알몸을 보고 있는 것도 그러네. 옷 좀 줘요.”

설록진은 부하를 시켜 나에게 옷을 돌려주었다. 다시 속옷과 바지를 꿰입자, 설록진이 말했다.

“왜 내 능력이 네게 통하지 않는 걸까요?”

반말도 존댓말도 아닌 이상한 말투에 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지금 저놈의 신경을 긁어 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주둥아리는 내 컨트롤을 벗어났다.

“실력이 형편없어서?”

내 빈정거림에 설록진은 웃었다. 설록진의 눈이 빛나고 정호산이 몸을 일으켰다.

“호산아!”

내 멍청한 친구 놈은 내 애타는 부름에도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다. 나는 깨달았다. 설록진의 능력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놈이 지금 정호산을 조종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정호산이 잡혀 있는 한, 난 놈의 말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는 것도.

“다시 한번 묻죠, 왜 내 능력에 너한테 통하지 않지?”

정호산을 인질로 잡은 설록진에게 나는 내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불굴의 신념이라. 거기에 능력은 거짓말?”

얼마나 우스울까. 불굴이라니, 누구보다 굴욕적인 모습을 한 나에게는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 아닌가.

나는 바닥에 넙죽 엎드려 놈에게 빌었다.

“무, 무슨 일을 하시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는 보내 주시죠. 애, 애초에 저 녀석은 그냥 흘러 들어온 것뿐이고…….”

정호산을 살릴 수만 있다면 나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안 돼.”

조금 전의 가증스러운 말투를 집어치운 설록진은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네 친구는 이미 끝나 버렸거든. 아, 아쉽게 됐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설록진은 내 질문에 기꺼이 대답해 주었다. 자신이 능력을 푸는 순간, 정호산은 백치가 되어 버릴 거라고.

본래는 널 써먹을 생각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정호산을 대신 계획에 써먹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그 계획이라는 게 뭔지 듣는 순간 내 이성이 날아갔다.

이미 끝났다니. 이렇게 살아 있는데 대체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당장 저놈을 놔주고, 나를 대신 써먹으라고. 나는 놈에게 빌고 애원하고 간절히 탄원했다.

사실 이때 내뱉었던 말이 무엇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몸부림을 치는 나를 단단하게 옭아매던 누군가의 팔과 눈앞에서 사라지는 정호산의 뒷모습만이 선명히 기억날 뿐이다.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리는 내 몸을 경호원은 단단히 붙잡았다. 그러고는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네 친구‘였던’ 놈이니, 마지막은 지켜봐 줘야지.”

설록진의 배려로 나는 높은 건물 옥상에서 정호산이 저지르는 테러를 똑똑히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괴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던 내 착한 친구는 그 두 손으로 버스를 타려고 모여 있던 사람들을 짓이기는 괴물이 되었다.

친구와의 약속에 나가려 버스를 기다렸던 20대 청년들, 함께 주변에 있는 공원에 갈 생각이었던 노부부. 아이와 함께 주변에 있는 유원지에 가려고 했던 30대 부부.

평범한 사람들이 정호산의 손 아래에 모두 한낱 핏물이 되어 흩어졌다.

순식간에 평화로웠던 도시는 아비규환이 되었다.

뒤늦게 출동한 경찰들이 정호산을 향해 달려들었다. 정호산은 그들마저 밀쳐 내고 공격했다.

나는 눈물도 잊고 그 광경을 지켜보며 입술을 물어뜯었다.

“봐, 저건 네 친구가 아니야.”

설록진의 말이 맞았다.

저건 내 친구 정호산이 아니었다. 정호산의 탈을 쓴 괴물이었다.

내 친구 정호산은 절대로 저런 짓을 할 만한 애가 아니니까.

나는 간절히 바랐다.

저 괴물에게 몸을 빼앗긴 순간 정호산이 죽어 버렸길, 차라리 그래 버렸길.

만약 아직 저 안에 내 친구 정호산이 있다면, 그 녀석은 그 누구보다 괴로울 테니까. 세상을 구하겠다던 녀석이, 자신의 손으로 그 세상의 일부를 부수게 된 걸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또 한 번 간절히 빌었다.

제발, 누군가 정호산을 멈춰 주기를.

저 괴물을 멈춰 주기를.

그때 한 여자가 총을 든 채로 정호산의 앞에 섰다.

자신에게 총이 겨눠진 줄도 모르고 여전히 짐승처럼 날뛰고 있는 정호산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도망쳐.

아니, 도망치지 마.

여기에서 끝내자, 더는 네 손으로 죄 없는 이들을 죽이지 않아도 되게.

내가 아는 너라면 차라리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겠지. 아니, 죽기를 원하겠지.

단발머리의 여자는 날뛰는 정호산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물리적인 규칙을 무시한 채로 둥근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 정호산의 머리에 정확히 꽂혔다.

마력이 담긴 총알은 강철처럼 단단한 정호산의 살갗을 뚫고 정호산의 머리를 통과했다.

피가 튀고 정호산의 몸이 우뚝 멈춰 섰다.

상황 종료.

그 광경을 보며 나는 정신을 놓았다.

1시간가량 이어진, 여의도 참사 사건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다시 일어났을 때 나는 지하실에 갇힌 채였다. 침대와 테이블, 간이 화장실 따위가 있는 지하 감옥 같은 곳이었다. 철창으로 된 문을 바라보며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왜.”

왜 나를 살려 둔 거지.

차라리 그때 정호산과 같이 죽었다면, 그럼 이런 고통을 느낄 이유도 없을 텐데.

뒤늦게 나는 정호산의 죽음을 떠올리며 흐느꼈다.

도저히 어제 일어난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철창 틈으로 들어온 도시락은 엎어 버렸다.

며칠을 내리 굶은 몸은 배가 고프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도저히 무얼 먹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며칠 동안 나는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처음 이틀간은 밥이 들어왔지만, 매번 밥을 집어 던지고 나니 그것 또한 들어오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혼자 울고, 소리를 지르다가 지쳐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지내다가 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할 때쯤 누군가 철창 문 앞에 나타났다.

철창 바깥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설록진을 본 순간 나는 온몸에 힘을 짜내 철창에 붙었다.

“너어…….”

“미안, 조금 더 빨리 오고는 싶었는데 수습해야 할 테러가 있어서 말이지.”

그 태연한 말에 나는 또 한 번 정신을 놓았다. 놈이 말한 테러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 뻔해서.

“죽여 버릴 거야!”

철창에 붙어 나는 짐승처럼 그 말만을 외쳐 댔다. 널 가만히 두지 않겠다,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살 수 있을 것 같냐. 나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설록진이 미쳐 날뛰는 날 향해 무어라 말했지만, 내 귀에 놈의 말은 조금도 들어오지 않았다. 나에게는 오로지 설록진을 향한 복수심뿐이었다.

“죽일 거야, 갈기갈기 찢겨서 죽여 버릴 거다.”

내 말에 설록진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설록진의 말에 숨이 턱 하고 막혔다.

“그 안에 갇혀 있으면서 나한테 어떻게 복수를 하겠다는 건데?”

퍽 다정한 말투였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날카롭기 짝이 없었다. 설록진이 말했다.

“네 꼴을 봐.”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제대로 씻지도 않은 나를 보며 설록진은 눈을 찌푸렸다.

“나에게 복수하고 싶다고 말하려면, 제대로 살았어야지.”

놈의 말대로였다. 죽지 못해 숨만 붙이고 있었으면서 감히 복수라니. 놈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살아야 했다.

힘이 빠졌다. 사실 더는 X랄할 힘도 들지 않았다. 힘이 빠진 나는 철창 끝에 주저앉았다.

“나는 왜 살려 둔 거지?”

애초에 설록진은 나를 왜 살려 둔 걸까. 어째서 다른 사람들처럼 단번에 죽여 버리지 않은 걸까.

내 질문에 설록진이 답했다.

“넌 특별하니까.”

“특별해?”

“그래, 넌 특별해. 다른 이들과 달리.”

겨우 놈의 명령이 통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런 걸 특별하다고 말할 수나 있나?

차라리 내게 설록진의 세뇌가 먹혀들었다면, 정호산이 그렇게 될 일도 없었을 텐데.

“봐.”

설록진의 동공이 노랗게 물들었다. 그의 옆에 서 있던 경호원의 동공까지 노랗게 물들었다. 설록진은 딱딱하게 굳어 버린 남자를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정말 저런 것과 네가 같다고 생각해?”

나는 설록진의 말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다를 게 뭐지.

저 남자도 나도 결국 설록진에게 놀아나고 있는 건 똑같지 않나. 내 얼굴을 살핀 설록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신이는 조금 멍청하구나.”

뭐라는 거야, X발.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게다가 이신이라니, 우리가 저런 식으로 이름을 부를 만큼 친한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넌 아직 깨닫지 못했을 뿐이야. 너는 좀 더 대단한 삶을 살 자격이 있어. 음, 그래. 멋진 삶을 살 자격이 있다고.”

“멋진 삶이라고.”

설록진의 말에 어이가 없어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하나뿐이던 친구를 잃고, 철천지원수가 만들어 준 감옥에 갇혀 빌빌거리고만 있는 내게 멋진 삶이라고?

“내게 멋진 삶이라는 건 딱 하나뿐이야, 네가 죽는 거지.”

“그거 안됐는데, 난 당분간은 죽을 생각이 없어서.”

그렇게 말한 설록진이 해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내 삶을 제법 사랑하거든.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너를 옭아매고 있는 규율이, 규칙이, 양심이란 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정의란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지를. 그걸 깨닫고 나면 알게 돼. 아아, 내가 그동안 참 덧없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었구나. 이렇게 멋지게 살 수 있는데 말이야.”

그 말에 나는 이를 악물었다. 멋진 삶이라고?

“넌 내 친구를 죽였어.”

“그래, 그래. 하지만 겨우 친구일 뿐이잖아? 친구가 죽었다고 너도 죽을 생각이야?”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가족도 아니고, 애인도 아니고 겨우 친구인데. 한 명 더 사귀면 그만이잖아.”

그 말에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정호산은 단순한 친구 같은 게 아니었다. 그런 가벼운 단어로는 놈을 설명할 수 없었다. 내 인생에 있어 유일한 가족이었고, 내 인생에서 유일한 뿌듯한 것이었다.

모든 게 형편없는 나와는 달리 너무나도 반짝이는 녀석이어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것도 부끄러웠던, 하지만 너무나 소중해서 놓을 생각도 못 하던 놈이었다.

“그냥 하나 더 사귀고 말 게 아니라고.”

설록진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확실해졌다.

겉으로만 멀쩡할 뿐, 이 인간은 완전히 글러 먹었다는 걸. 도대체 사람을, 사람과의 관계를 뭐로 생각하는 거냐.

하지만 저 괴물을 끌어들인 건, 그래서 정호산을 죽게 한 건 나였다.

진작 놓아야 했는데, 나 같은 것과 어울려서는 안 됐는데.

나는 또 한 번 무너져서 흐느꼈다.

설록진은 나를 보며 혀를 찼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쓸 필요는 없잖아. 어차피 걔는 죽었고 네가 이렇게 충성한다고 해도 알아주지도 못할 텐데.”

“네놈한테 놀아날 생각 없어.”

설록진은 나와 놀이를 하는 것뿐이다. 주변에서 벌벌 떠는 놈들과 달리, 놈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나를 재미있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지.

“죽일 거면, 그냥, 빨리 죽여.”

나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설록진은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널 죽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잖아. 널 죽이고 싶은 건 너지, 안 그래?”

그 말에 나는 몸을 움찔 떨었다. 설록진의 말이 맞다. 난 나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 죽음으로 죗값을 치르려 했던 거다.

설록진이 내게 물었다.

“그렇게 죽으면 후회하지 않겠어?”

후회라……, 아마도 후회하겠지. 나도 안다. 난 그저 비겁하게 도망치고 싶었다. 죽음은 그 방법으로 아주 완벽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겠어. 이 구차한 목숨을 어떻게 이어 나갈 수 있겠어.

고개를 숙인 설록진이 내게 마치 악마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그 친구를 그렇게 아낀다면서, 나에게 복수할 생각은 들지 않나 봐?”

복수라고?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아무것도 없는 내가, 저 괴물 같은 설록진에게 복수?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 아닌가.

“살아 있다면 혹시 모르지. 난 널 아껴 줄 생각이니, 내 밑에 있다 보면 언젠가 나한테 복수할 기회 같은 게 오지 않겠어?”

그렇게 말한 설록진이 눈을 접어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죽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말을 들으니 도저히 죽을 수가 없었다.

좋아, 살자. 살아남아서 기필코 저놈에게 복수하자.

처음 시작은 분명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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