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49)
  • The Order Of Pheonix 불사조의 기사단 

    시리우스 엄마--" 

    "그래, 우리 사랑스런 우리엄마." 시리우스가 말했다. "한달내내 떼어낼려고 애썼는데 영구 고정 마법을 캔버스 뒤에다 걸어놓은 거 같애. 다시 다 깨어나기 전에 빨리 내려가자." 

    "어머니의 초상화가 왜 여기있죠?" 그들이 현관 건너의 문을 지나 좁은 돌 계단을 내려가면서 해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무도 말 안 했어? 여기 우리 부모집이었거든." 시리우스가 말했다. "근데 내가 블랙가의 마지막 남은 후손이라서 이젠 내꺼야. 덤블도어에게 본부로 제공했어--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지, 뭐." 

    이보다는 더 반가운 환영을 기대했던 해리는, 시리우스의 목소리가 얼마나 딱딱하고 씁쓸한지 눈치챌 수 있었다. 그는 자기의 대부를 따라 계단 밑으로 내려가서 지하의 부엌으로 향하는 문으로 들어갔다. 

    부엌은 거친 돌 벽의 동굴 같은 방으로, 윗층의 현관만큼이나 어두침침했다. 방의 건너편 끝에 있는 커다란 벽난로에서 나는 불이 방을 비추고 있었다. 희뿌연 담배연기가 전투후의 연기처럼 방에 퍼져있었다. 안개같은 연기 사이로 어두운 천장에 달려있는 무거운 쇠 냄비와 후라이팬들의 위협적인 그림자들이 보였다. 회의를 위해 많은 의자들이 방안에 채워져 있었고 방 가운데에 있는 긴 나무 탁자위에는 양피지 두루마리, 잔들, 비어있는 와인병들, 그리고 걸레더미로 보이는 것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위즐리 아저씨와 맏아들인 빌이 탁자의 저쪽끝에서 머리를 맞대고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위즐리 부인이 헛기침을 하자 마르고, 빨간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하는, 뿔테 안경을 쓰는 그녀의 남편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벌떡 일어섰다. 

    "해리!" 위즐리 아저씨가 그를 반기며 앞으로 서둘러 걸어와 그의 손을 힘차게 흔들며 말했다. "만나서 너무 반갑다!" 

    해리는 위즐리 아저씨의 어깨너머로 여전히 뒤로 묶은 긴 머리를 하고 있는 빌이 급하게 탁자위의 두루마리들을 치우는 것을 봤다. 

    "여행은 괜찮았어?" 빌이 한꺼번에 12개의 두루마리를 치우려 애쓰며 물었다. "매드아이가 그린랜드를 경유해서 오게 만들진 않은 모양이네." 

    "그럴려고 했지." 통크스가 빌을 돕기 위해 걸어오다가 마지막 있는 두루마리 위에 촛불을 엎으며 말했다. "아이구, 죄송해요--" 

    "내가 할게." 위즐리 부인이 답답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지팡이를 한번 휙 휘두르자 두루마리가 다시 원상복귀되었다. 주문을 걸며 위즐리 부인의 지팡이에서 잠깐 나는 불빛으로 해리는 양피지에 건물의 도면으로 보이는 것이 그려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위즐리 부인은 해리가 양피지를 본 것을 눈치챘다. 그녀는 탁자에서 도면을 휙 집더니 빌의 이미 가득찬 품 속에 쑤셔넣었다. 

    "이런 건 회의가 끝나자마자 치워야지." 그녀가 날카롭게 말하고는 오래된 찬장에서 그릇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빌이 지팡이를 꺼내서 "에바네스코" 하고 중얼거리자 양피지 두루마리들이 사라졌다. 

    "앉아라, 해리." 시리우스가 말했다. "먼덩거스는 이미 만난 적이 있지?" 

    해리가 아까 봤던 걸레더미가 길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코를 골더니 깜짝 놀라며 깨어났다. 

    "누구 나 불렀어?" 먼덩거스가 졸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난 시리우스의 의견을 따라갈께..." 

    그는 투표하듯 손을 들었다. 그의 축 처지고 핏줄이 선 눈은 아직도 초점이 안 맞춰지고 있었다. 지니가 낄낄 웃었다. 

    "회의 끝났어, 덩(먼덩거스를 줄인 말. Dung은 또 '똥'이란 뜻이기도 하다^^)" 그들이 탁자에 둘러앉으며 시리우스가 말했다. "해리가 도착했어." 

    "엥?" 먼덩거스가 헝크러진 주황색 머리 사이로 그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런, 진짜네. 그려, 니 괜찮은가, 해리?" 

    "네." 해리가 말했다. 

    먼덩거스가 긴장한 듯 주머니를 뒤지면서 해리를 빤히 쳐다보더니 떼묻은 까만 파이프를 꺼냈다. 그는 파이프를 입 안에 쑤셔넣고 지팡이로 불을 지피고는 깊게 들이마셨다. 자욱한 초록색 연기가 퍼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그를 휩싸였다. 

    "사과를 해야겠군." 진하고 냄새나는 연기 너머에서 툴툴거리는 소리의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부엌에서는 그 냄새나는 거 피우지 마세요! 그것도 저녁을 먹기 직전에 말예요!"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아" 먼덩거스가 말했다. "맞다, 미안해요, 몰리." 

    먼덩거스가 파이프를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자 연기가 사라졌지만, 양말이 타는 듯한 매운 냄새는 여전히 났다. 

    "자정 전에 저녁을 먹고 싶으면 좀 도와줘." 위즐리 부인이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아니, 해리 넌 그냥 거기 있어라. 여행하느라 힘들었으니까." 

    "제가 도와드릴게요, 몰리!" 통크스가 열성적으로 말하며 앞으로 튀어나왔다. 

    위즐리 부인은 좀 걱정스러운 듯 잠시 멈칫거렸다. 

    "어--아니, 괜찮아요, 통크스. 당신도 쉬어요, 오늘 힘들었을테니까--" 

    "아뇨! 괜찮아요!" 통크스가 밝게 말하며 지니가 나이프와 포크를 꺼내고 있는 찬장 쪽으로 가다가 의자를 하나 넘어뜨렸다. 

    곧 위즐리 아저씨의 감독 아래 여러개의 칼들이 고기와 야채를 스스로 자르고 있었고, 위즐리 부인은 불 위에 걸려 있는 냄비를 젓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들은 식품저장실에서 접시, 잔, 그리고 음식을 꺼내고 있었다. 해리는 여전히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는 먼덩거스, 그리고 시리우스와 함께 식탁에 앉아있었다. 

    "그때 이후 피기(피그 부인의 별명)는 봤나?" 먼덩거스가 물었다. 

    "아니요." 해리가 말했다. "아무도 못 봤어요." 

    "저기, 나 안 떠났을텐데...너무 좋은 사업기회가 있어가지구 말야--" 먼덩거스가 약간 변명하듯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해리는 다리에 뭔가 스치자 움찔했지만, 알고보니 헤르미온느의 다리가 굽은 고양이 크룩생크였다. 크룩생크는 몸으로 해리의 다리를 감으면서 그르렁거리더니 시리우스의 무릎위로 뛰어올라서 자리를 틀고 앉았다. 시리우스는 생각없이 크룩생크의 귀 뒤를 어루만져 주면서 여전히 굳은 얼굴로 해리를 돌아보았다. 

    "여름은 잘 보냈어?" 

    "아뇨, 형편없었어요." 해리가 말했다. 

    도착해서 처음으로 시리우스의 얼굴에 웃음에 가까운 것이 스쳤다. 

    "솔직히 난 니가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모르겠다." 

    "뭐라구요?" 해리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나같으면 디멘터의 공격 정도는 반가웠을거야. 영혼을 지키기 위해 싸워보는게 이 단조로운 생활에 활력을 좀 불어넣었을거야. 너는 니가 고생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돌아다니면서 몸도 좀 풀어보고, 싸움도 좀 해보고 그랬잖아...난 한달동안이나 여기에 갇혀 지냈다..." 

    "왜요?" 해리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마법부가 아직도 날 쫓고 있잖아. 이젠 볼드모트도 웜테일을 통해서 내가 애니마구스인 걸 들었을테니까 그것도 소용없어. 내가 불사조 기사단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적어도 덤블도어는 그렇게 생각하시지." 

    시리우스가 덤블도어의 이름을 말할 때의 약간 쌀쌀한 음성에서 해리는 시리우스도 덤블도어에게 불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리는 자신의 대부에 대한 애정이 갑자기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는 있었잖아요." 그가 시리우스의 기분을 돋구려 애쓰며 말했다. 

    "그래, 그렇지." 시리우스가 비꼬듯 말했다. "스네이프의 보고들을 들으면서 걔가 넌지시 던지는 악의에 찬 말들이나 들으면서 말야. 자기는 밖에서 목숨을 걸고 일을 하는데 나는 여기서 이렇게 편하게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청소가 잘 돼가고 있느냐는 질문이나 하고..." 

    "무슨 청소요?" 해리가 물었다. 

    "이 곳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말야." 시리우스가 말했다. "10년 전 나의 사랑하는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여기에 그 미친 꼬마 집요정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안 살았거든. 근데 걔는 완전히 맛이 가서, 청소한지 얼마나 됐는지도 모르겠어--" 

    "시리우스?" 먼덩거스가 불렀다. 그는 대화 내용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비어있는 잔만 계속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어이 친구, 이거 혹시 순은이야?" 

    "어." 시리우스가 잔을 혐오하듯이 바라보며 대답했다. "최고급 15세기 도깨비제 순은이야, 블랙가의 문장이 찍혀있지." 

    "그거는 벗겨낼 수 있겠는데," 먼덩거스가 소매 끝으로 잔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프레드--조지--아니 그냥 들고 가!" 위즐리 부인이 비명을 질렀다. 

    해리, 시리우스, 그리고 먼덩거스는 돌아보더니 벌떡 일어나 바로 탁자에서 피했다. 프레드와 조지는 스튜를 가득 담은 큰 냄비, 버터맥주가 든 큰 쇠병, 그리고 빵과 칼이 놓인 무거운 도마에 마법을 걸어서 그들이 앉아 있는 탁자쪽으로 날려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스튜가 담긴 냄비는 탁자를 따라 쭉 미끄러지더니 탁자끝에서 겨우 멈추면서 나무위에 길게 탄 자국을 남겼고, 버터맥주가 든 병은 내용물을 온통 다 쏟으면서 바닥에 떨어졌고, 빵칼은 끝이 아래로 향한 채 도마에서 떨어져 바로 몇초전까지 시리우스의 손이 있던 자리에 꽂혀서 불길하게 흔들렸다. 

    "세상에 제발!" 위즐리 부인이 고함을 질렀다. "쓸데없이 말야, 이제 더 이상 못 참겠어! 마법을 쓸 수 있게 됐다고 해서 작은 일 하나하나에도 지팡이를 꺼낼 필요는 없잖아!" 

    "그냥 시간을 아끼려는 거였어요!" 프레드가 앞으로 달려나와서 빵칼을 탁자에서 뽑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시리우스. 일부러 그런거 아니--" 

    해리와 시리우스는 둘 다 웃고 있었다. 의자 뒤로 엎어졌던 먼덩거스는 일어나면서 욕을 하고 있었다. 크룩생크는 화난 쉿소리를 내더니 찬장 아래로 달려가서 어둠속에서 노란 눈을 반짝였다. 

    "얘들아." 위즐리 아저씨가 스튜를 다시 탁자 중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 엄마 말이 맞다. 이제 성인이 됐으니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져야지--" 

    "--니 형들 중에서 아무도 속을 이렇게 썩이질 않았었어!" 위즐리 부인이 쌍둥이들에게 화를 내며 버터맥주를 새로 담은 병을 꽝하고 탁자에 내려놓자 버터맥주가 아까만큼이나 많이 흐르면서 온통 다 튀었다. "빌은 몇 피트 가는데도 순간이동하지 않았어! 찰리는 아무거에나 다 마법을 걸질 않았었어! 퍼시는--" 

    그녀는 그대로 얼더니 숨을 죽이며 겁먹은 표정으로 갑자기 표정이 굳은 남편을 바라보았다. 

    "먹자." 빌이 재빨리 말했다.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몰리." 루핀이 스튜를 그릇에 뜨고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몇분동안은 사람들이 앉으면서 의자를 바닥에 끄는 소리와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외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렇게 몇분이 지나자 위즐리 부인이 시리우스를 보며 말했다. "말할려고 했는데, 저기, 응접실의 책상 안에 뭔가 갇혀 있는 모양이예요. 자꾸 흔들리고 달가닥거려요. 물론 그냥 보가트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내보내기 전에 앨라스터에게 한번 살펴보라고 해야겠어요." 

    "맘대로 하세요." 시리우스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 방의 커튼도 독시들로 가득차 있어요." 위즐리 부인이 계속 말했다. "내일 처치해야겠어요." 

    "기대되는군요." 시리우스가 말했다. 해리는 시리우스의 목소리에 담긴 비꼬임을 들었지만, 자신 외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해리 맞은 편에 앉아있는 통크스는 한 입 뜰 때마다 코의 모양을 바꾸면서 헤르미온느와 지니를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해리의 방에서 지었던 그 표정처럼 매번 눈을 찡그리자 그녀의 코는 스네이프와 같은 큰 매부리코로 커졌다가, 작은 양송이 모양(무슨 양식 버섯이 있는데 한국말로 뭔지 모르겠어요ㅠ.ㅠ)의 코로 줄었다가, 갑자기 양 콧구멍에서 털이 엄청나게 자라기도 했다. 통크스가 평소에 식사때마다 이렇게 하는지 헤르미온느와 지니는 곧 자신들이 제일 좋아하는 모양들을 해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그 돼지 코 같은 거 해주세요, 통크스..." 

    통크스가 그들의 소원대로 해주자, 고개를 든 해리는 순간 여자 더들리가 식탁 맞은편에서 자기에게 씩 웃어주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위즐리 아저씨, 빌, 그리고 루핀은 도깨비들에 대한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해줘요." 빌이 말했다. "그 사람이 돌아왔다고 믿는지 아닌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물론, 중립을 지킬지도 모르죠. 끼어들지 않고 말이죠." 

    "분명히 그 사람쪽으로 넘어가지는 않을거야." 위즐리 아저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도깨비들도 많이 죽임을 당했잖아. 노팅엄 근처에서 그 사람이 저번에 죽였던 도깨비 가족 생각나?" 

    "그들에게 뭘 제안하는지에 따라 다를거 같아요." 루핀이 말했다. "금 얘기하는게 아녜요. 그 사람이 우리가 그들에게 주지 않는 자유를 주겠다고 한다면 마음이 끌릴지도 몰라요. 래그녹과는 아직도 잘 안돼, 빌?" 

    "지금은 마법사들에 대한 감정이 좀 안 좋아요." 빌이 말했다. "아직도 베그만 사건에 대해 화나 있어요. 마법부가 덮어줬다고 생각하는거죠. 왜 도깨비들이 베그만으로부터 아직도 금을 못 받아냈잖아요--" 

    식탁의 중간에서 나는 큰 웃음 소리로 빌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프레드, 조지, 론, 그리고 먼덩거스가 웃느라 거의 뒤집어지고 있었다. 

    "...그러고는," 먼덩거스가 웃느라 눈물을 흘리며 겨우 말했다. "그러고는, 믿기지 않겠지만, 나보고 글쎄, '어이 덩, 그 두꺼비들은 다 어디서 났어? 왜냐하면 어떤 빌어먹을 블러저의 자식이 내 두꺼비들을 다 훔쳐갔거덩!' 그러고 내가, '니 두꺼비들을 다 훔쳐갔다구, 윌? 그럼 뭐야, 더 필요하겠네?' 그러고는 글쎄 그 병신이 자기 두꺼비들을 자기가 처음에 지불했던 값의 두배로 다시 사가는거야--" 

    "사업에 대한 얘기는 그쯤 했으면 됐어요, 먼덩거스." 론이 크게 웃으면서 탁자에 쓰러지자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말했다. 

    "미안, 몰리," 먼덩거스가 눈물을 닦고 해리에게 윙크를 하며 말했다. "하지만, 윌도 애당초 와티 해리스꺼를 훔쳤던 거니까 사실 내가 그렇게 잘못하는 건 아녔죠--" 

    "어디서 옳고 그른것에 대한 걸 배우셨는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걸 놓친 것 같군요." 위즐리 부인이 차갑게 말했다. 

    프레드와 조지는 버터맥주 잔에 얼굴을 파묻었다. 조지는 딸꾹질을 하고 있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지만 위즐리 부인은 시리우스를 한 번 노려보더니 일어나서 큰 대황 크럼블(푸딩)을 가지고 왔다. 해리는 시리우스를 쳐다봤다. 

    "몰리는 먼덩거스를 안 좋아해." 시리우스가 낮게 말했다. 

    "어째서 기사단에 들어온 거죠?" 해리가 아주 조용하게 물었다. 

    "쓸모가 많아." 시리우스가 중얼거렸다. "도둑들을 다 알지--뭐, 하긴 자기가 도둑이니까 그렇겠지만. 하지만 덤블도어에 대한 충성심은 확고해. 옛날에 곤란한 처지에 있었을 때 한번 도와줬었거든. 덩 같은 사람이 있으면 유리해. 우리가 못 듣는 얘기들을 듣거든. 그렇지만 몰리는 저녁에까지 초대하는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너를 감시해야 되는데 빠져나갔던 걸 아직 용서 안 했거든." 

    대황 크럼블과 커스타드 세 그릇쯤 먹자 해리의 청바지의 허리가 불편할 정도로 조여오고 있었다 (청바지가 한때는 더들리 것이었으니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해리는 대화가 뜸해질 무렵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위즐리 아저씨는 의자를 뒤로 기댄 채, 배부르고 긴장이 풀린 듯 표정이 편안해 보였다. 통크스는 코가 원래 상태로 돌아와서 크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크룩생크를 찬장 아래에서 나오도록 꾀어낸 지니는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크룩생크가 쫓을 수 있게 버터맥주 병을 굴리고 있었다. 

    "잠을 잘 시간이 된 것 같다." 위즐리 부인이 하품 하면서 말했다. 

    "아직은 아냐, 몰리." 시리우스가 빈 접시를 밀어내며 해리를 돌아보았다. "사실, 좀 놀랐어. 오자마자 제일 먼저 볼드모트에 대한 질문부터 쏟아낼 줄 알았는데." 

    디멘터가 나타날 때와 비슷한 속도로 방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몇초전까지만 해도 졸립고 나른한 분위기였던데 반해 지금은 경계하는, 긴장까지 한 분위기였다. 볼드모트의 이름이 나오자 탁자에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율이 흘렀다. 와인 한 모금을 마시려던 루핀은 경계하는 눈초리로 잔을 천천히 내렸다. 

    "했죠!" 해리가 분개한 목소리로 말했다.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물어봤지만 기사단에 못들어간다고 그래서--" 

    "당연하지."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너희들은 너무 어려." 

    그녀는 의자에 똑바로 앉아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졸렸던 흔적은 온데간데 없었다. 

    "언제부터 기사단의 일원 이어야지만 질문을 할 수 있었죠?" 시리우스가 물었다. "해리는 지난 한달동안 그 머글집에 갇혀 지냈었단 말예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권리가 있어요--" 

    "잠깐만!" 조지가 크게 말하며 끼어들었다. 

    "왜 해리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는거죠?" 프레드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지난 한달동안 뭐라도 알아내려고 그렇게 물어봤는데 눈꼽만큼도 말 안 해줬잖아요!" 조지가 말했다. 

    "'너희는 너무 어려, 기사단 일원이 아니잖아.'" 프레드가 위즐리 부인과 놀라울 정도록 비슷한 높은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해리는 성인도 아니잖아!" 

    "기사단이 무슨 일을 하는지 너희들이 모르는건 내 탓이 아냐." 시리우스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건 너희 부모님이 결정하실 일이야. 반면에 해리는--" 

    "해리한테 뭐가 좋은지 결정하는건 당신 책임 아니죠!"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말했다. 보통때는 다정했던 그녀의 얼굴이 거의 위협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덤블도어가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잊은 건 아니겠죠?" 

    "어느 부분 말이죠?" 시리우스가 예의 바르면서도 마치 싸움을 준비하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알아야 할 것 외에는 해리에게 말을 하지 말라는 부분 말이예요!" 위즐리 부인은 첫 네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론, 헤르미온느, 프레드, 그리고 조지의 고개는 테니스 경기를 구경하듯 시리우스와 위즐리 부인을 번갈아 가며 보고 있었다. 지니는 버려진 버터맥주 코르크 사이에 무릎끓고 앉아서 입을 살짝 벌린 채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루핀의 눈은 시리우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알아야 할 것 이상으로 말을 해줄 생각은 없어요, 몰리." 시리우스가 말했다. "하지만, 해리가 볼드모트가 돌아오는 것을 직접 봤기 때문에" (그 이름이 언급되자 또 한번 식탁에 전율이 흘렀다), "다른 사람보다는 알 권리가--" 

    "해리는 불사조 기사단의 일원이 아니예요!"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그 앤 15살밖에 안됐는--" 

    "--그런데도 웬만한 기사단 일원만큼 많은 일들을 겪었어요." 시리우스가 말했다. "어떤 사람들보다는 많이--" 

    "그 애가 한 것을 부정하는건 아니예요!" 위즐리 부인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꽉 쥐고 있는 주먹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얜 어린 애가 아니예요!" 시리우스가 답답한 듯 말했다. 

    "그렇다고 어른도 아니잖아요!" 얼굴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얜 제임스가 아니라구요, 시리우스!" 

    "고맙지만, 해리가 누군진 나도 아주 잘 알고 있어요, 몰리." 시리우스가 쌀쌀맞게 말했다. 

    "정말 그런지 잘 모르겠군요!"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어떤 때 보면 해리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가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보인단 말예요!" 

    "그게 뭐가 잘못된 거죠?" 해리가 물었다. 

    "뭐가 잘못됐냐하면, 너는 니 아버지가 아니라는거지.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말야!" 위즐리 부인이 여전히 시리우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넌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고 너를 돌보는 어른들도 그걸 잊어서는 안돼!" 

    "그럼 전 무책임한 대부란 뜻인가요?" 시리우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그가 따졌다. 

    "당신이 때론 무모할 수도 있다는거죠, 시리우스. 그래서 덤블도어가 당신 보고 자꾸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당부--" 

    "덤블도어가 저한테 하는 얘기는 안 끌어들이는게 좋을 것 같군요!" 시리우스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서!" 위즐리 부인이 남편을 돌아보며 다그치듯 말했다. "아서! 도와줘요!" 

    위즐리 아저씨는 당장 대답하지는 않았다. 그는 부인을 쳐다보지 않고 안경을 벗고는 망토로 천천히 닦았다. 그는 다시 안경을 코에 얹고 나서야 대답했다. "덤블도어도 상황이 변한 걸 아실거요, 몰리. 해리가 본부에 머무는 이상 어느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걸--" 

    "그렇긴 하지만 뭐든 물어보라고 하는건 너무 하잖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루핀이 드디어 시리우스에게서 눈을 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위즐리 부인은 지원군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에게 얼른 몸을 돌렸다. "저는 해리가 제대로 된 사실을 아는게 좋다고 생각해요--물론 모든 걸 다 얘기하자는 게 아니요, 몰리. 그냥 대충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말예요. 우리한테서 듣는게 아마...다른...사람으로부터 듣는 엉터리 얘기보다는 나을거예요." 

    루핀의 표정은 부드러웠지만 해리는 최소한 루핀만이도 늘어나는 귀가 위즐리 부인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아직 몇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래," 위즐리 부인이 숨을 깊게 몰아쉬며 말하고는 오지도 않을 지원을 기다리듯 탁자를 둘러봤다. "그래...내 의견은 안 통하겠네. 하지만 한 마디만 하죠. 덤블도어도 생각이 있어서 해리가 너무 많은 걸 알지 않았으면 했을거예요. 저도 해리가 잘 됐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사람으로써--" 

    "얜 당신 아들이 아니오." 시리우스가 조용히 말했다. 

    "저에겐 아들이나 마찬가지예요!" 위즐리 부인이 격렬하게 말했다. "나말고 얘한테 또 누가 있어요!" 

    "제가 있잖아요!" 

    "그렇군요," 위즐리 부인이 비꼬듯 입을 삐죽거렸다. "문제는 그 동안 아즈카반에 있느라 돌보기가 좀 힘들었다는 것 뿐이죠. 안 그래요?" 

    시리우스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몰리, 여기서 당신만 해리를 아끼는 건 아니예요." 루핀이 날카롭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리우스, 앉아!" 

    위즐리 부인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 시리우스는 얼굴이 하얗게 변한 채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해리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루핀이 말을 이었다. "자기 스스로 결정을 내릴 정도의 나이는 됐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요." 해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위즐리 부인을 쳐다보지 않았다. 아들이나 마찬가지라고 한 말에는 감동을 받았었지만, 자기를 지나치게 감싸고 도는 것도 짜증이 났다....시리우스의 말이 옳았다. 자기는 어린애가 아니었다. 

    "알았어," 위즐리 부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지니--론--헤르미온느--프레드--조지--지금 당장 부엌에서 나가." 

    바로 반발이 일어났다. 

    "우린 이제 성인이잖아요!" 프레드와 조지가 동시에 고함을 쳤다. 

    "해리는 되는데 왜 전 안 돼요!" 론이 소리를 질렀다. 

    "엄마, 듣고 싶어요!" 지니가 울부짖었다. 

    "안돼!" 위즐리 부인이 일어나면서 큰 소리를 쳤다. 눈은 이상할 정도로 반짝이고 있었다. "절대 안돼--" 

    "몰리, 프레드와 조지는 못 막아요." 위즐리 아저씨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성인이긴 하니까--" 

    "아직 학교에--" 

    "법적으로는 이제 성인이요." 위즐리 아저씨가 아까의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위즐리 부인의 얼굴은 이제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나--오, 알았어요. 프레드와 조지는 남아있어도 돼. 론--" 

    "어차피 해리가 저랑 헤르미온느에게 다 얘기해줄텐데요!" 론이 흥분해서 말했다. "그--그럴거지?" 그가 불안한 듯 해리와 눈을 마주치며 덧붙였다. 

    한순간이었지만 해리는 론에게 아무말도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는게 어떤지 한 번 맛이나 보라고... 하지만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런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당연하지." 해리가 말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환하게 웃었다. 

    "알았어!" 위즐리 부인이 소리쳤다. "그럼 그렇게 해! 지니, 나가!" 

    지니는 절대 조용히 물러나지 않았다. 그녀가 계단을 올라가며 엄마에게 소리를 치며 화내는게 들렸고 그녀가 현관에 다다르자 블랙부인의 비명소리까지 더해졌다. 루핀은 초상화를 조용히 시키기 위해 달려나갔다. 그가 돌아와서 부엌 문을 닫고 의자에 다시 앉고 나서야 시리우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해리...뭐가 알고 싶니?" 

    해리는 크게 숨을 쉬더니 한달동안이나 자신을 괴롭히던 질문을 했다. 

    "볼드모트는 어디 있죠? 무슨 일을 하고 있는거죠? 머글 뉴스를 보려고 했는데..." 해리는 그의 이름이 나오자 다시 몸서리치며 움찔거리는 사람들을 무시했다, "전혀 관련이 있을 법한 소식이 없어요. 이상한 죽음이나 그런거--" 

    "아직 그런 이상한 죽음들이 없어서 그래." 시리우스가 말했다. "우리가 아는 한에서는...그리고 우린 꽤 많이 알고 있지." 

    "적어도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많이 알지." 루핀이 말했다. 

    "왜 갑자기 사람들을 안 죽이는거예요?" 해리가 물었다. 그는 볼드모트가 작년에만 한 번 이상 살인을 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이목을 끌고 싶지 않아서 그래." 시리우스가 말했다. "위험하거든. 자신의 부활이 자기가 원했던 대로 진행된 건 아니잖아. 망쳤지." 

    "그 보다, 니가 망쳐줬지." 루핀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어째서요?" 해리가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 

    "원래 계획에 따르면 니가 살아남지 말았어야 하니까!" 시리우스가 말했다. "자기 부하들인 죽음을 먹는 자들 외에는 아무도 자기가 돌아왔다는 걸 알면 안 됐었거든. 근데 니가 살아남아서 증언을 했지." 

    "그리고 자기가 돌아왔다는 걸 제일 알리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덤블도어였어." 루핀이 말했다. "근데 네가 곧바로 덤블도어에게 알려줬지..." 

    "그게 어떻게 도움이 됐죠?" 해리가 물었다. 

    "너 농담하냐?" 빌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 사람이 두려워했던 유일한 사람이 덤블도어였다구!" 

    "네 덕분에 덤블도어는 볼드모트가 돌아오고 나서 한시간 만에 불사조 기사단을 다시 불러모을 수 있었어."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럼 그 이후 기사단은 무슨 일을 하고 있죠?" 해리가 그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볼드모트가 계획을 이행할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의 계획이 뭔지 어떻게 아시죠?" 해리가 재빨리 물었다. 

    "덤블도어가 꽤 예리한 짐작을 하고 계시지." 루핀이 말했다. "그리고 덤블도어의 예리한 짐작들은 대부분 맞는 경향이 있더라구." 

    "그럼 덤블도어는 볼드모트가 뭘 계획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뭐, 우선, 군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어해." 시리우스가 말했다. "옛날에 자기 아래에 거대한 군대를 거느렸었거든. 협박하거나 마법을 걸어 놓은 마법사랑 마녀들, 자기의 충직한 죽음을 먹는 자들, 다양한 어둠의 짐승들 같은...거인을 끌어모을려고 한다는건 이미 들었지. 아마 그 외에도 많을 거야. 마법부를 12명의 죽음의 먹는 자만 가지고 쓰러뜨릴 생각을 하는건 당연히 아니겠지." 

    "그래서 추종자를 더 끌어모으려는 걸 막으려는 거군요?" 

    "최선을 다 하고 있어." 루핀이 말했다. 

    "어떻게요?" 

    "뭐, 제일 중요한 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 사람이 진짜 돌아왔다는 걸 믿게 하는거야. 그래야 다들 조심하거든." 빌이 말했다. "근데 쉽지는 않아." 

    "왜요?" 

    "마법부의 입장 때문이지." 통크스가 말했다. "그 사람이 돌아오고 나서 코넬리우스 퍼지가 어떻게 나왔는지 너도 봤잖아, 해리. 그 이후에도 전혀 입장이 안 바뀌었어. 그 일이 일어났다는 걸 절대 안 믿으려고 해." 

    "하지만 왜 그렇죠?" 해리가 절박하게 물었다. "왜 그렇게 멍청한 짓을 하는거죠? 만약 덤블오더가--" 

    "아, 문제를 정확히 지적하셨구만." 위즐리 아저씨가 살짝 빈정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덤블도어 말야." 

    "퍼지는 덤블도어를 두려워하거든." 통크스가 슬프게 말했다. 

    "덤블도어를 두려워해요?" 해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무슨 일을 할까봐 두려운거지." 위즐리 아저씨가 말했다. "퍼지는 덤블도어가 자기를 몰아내려 한다고 생각하거든. 덤블도어가 마법부 장관이 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덤블도어는 그렇지 안--" 

    "당연히 아니지." 위즐리 아저씨가 말했다. "한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어. 옛날에 밀리센트 배그놀드가 은퇴했을 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덤블도어가 장관을 했으면 했는데도 말야. 그 때 덤블도어 대신에 퍼지가 장관이 됐는데, 덤블도어가 장관직에 지원을 안 했는데도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았었는지를 아직도 잊지 않고 있지." 

    "퍼지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덤블도어가 자기보다 더 똑똑하고 강력한 마법사라는 걸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집권 초기에는 항상 덤블도어에게 도움과 조언을 청했었어." 루핀이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권력에 맛도 들이고 자신감도 생겼어. 마법부 장관의 자리가 너무 좋은거지. 그리고 자기가 덤블도어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고 덤블도어는 그냥 말썽을 일으키려는 사람이라고 자기 자신을 설득해버린거야." 

    "어떻게 그럴 수 있죠?" 해리가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덤블도어가--내가--그걸 다 그냥 지어낸거라고 생각할 수가 있는거죠?" 

    "왜냐하면 볼드모트가 돌아왔다고 인정한다는 건 마법부가 지난 14년동안 겪었던 것과 비교도 안되는 것에 맞서야 한다는 걸 의미하거든." 시리우스가 신랄하게 말했다. "퍼지는 그걸 맞설 용기가 없는거야. 차라리 덤블도어가 자기를 몰아내기 위해 그런 거짓말들을 한다고 믿는게 더 편하거든." 

    "뭐가 문제인지 알겠지." 루핀이 말했다. "볼드모트를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마법부가 계속 주장하는 한, 사람들에게 그가 돌아왔다고 설득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어. 특히 또 보통 사람들도 그가 돌아왔다는 걸 애당초 믿고 싶지 않아 하거든. 게다가 마법부가 '예언자일보'에 압력을 넣어서 덤블도어의 쓸데없는 거짓말들이라는 것들을 보도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도 모르고 있어. 그러면 죽음을 먹는 자들의 임페리우스 주문들에 걸려들기가 더 쉬워져." 

    "하지만 기사단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죠, 그렇죠?" 해리가 위즐리 아저씨, 시리우스, 빌, 먼덩거스, 루핀, 그리고 통크스를 돌아보며 물었다. "사람들에게 그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고 있는거죠?" 

    그들은 모두 공허하게 웃었다. 

    "뭐, 난 미치광이 살인마인데다 마법부에서 내 현상금으로 만 갈레온씩이나 걸었으니 길거리에 나가서 전단지를 나눠주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안 그래?" 시리우스가 안절부절하며 말했다. 

    "그리고 난 마법사 사회에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고 말야. 늑대인간을 생업으로 삼았을 때의 직업 재해지, 뭐." 루핀이 말했다. 

    "통크스와 아서가 입을 열면 바로 마법부에서 잘릴텐데," 시리우스가 말했다. "마법부 안에 우리 스파이가 꼭 있어야 돼. 분명 볼드모트의 스파이도 있을거거든." 

    "그래도 몇명은 설득을 했어." 위즐리 아저씨가 말했다. "예를 들어 통크스 말야. 지난 번 불사조 기사단에 참여했다고 보기엔 너무 어린 나이지. 우리 편에 오러가 있다는 건 정말 유리한 거야. 킹슬리 섀클볼트도 아주 큰 도움이 됐어. 시리우스 추적부 담당이거든. 마법부에다가 시리우스가 티벳에 있다는 정보를 흘렸어." 

    "하지만 아무도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걸 안 알리고 있으면--" 해리가 묻기 시작했다. 

    "누가 아무도 안 한대?" 시리우스가 말했다. "덤블도어가 왜 그렇게 곤란하게 됐겠어?" 

    "무슨 말이예요?" 해리가 물었다. 

    "마법부는 사람들이 그를 불신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어." 루핀이 말했다. "지난 주에 '예언자 일보' 안 봤어? 투표에 의해서 국제 마법사 연합 회장직에서 쫓아냈잖아. 너무 늙고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말야. 하지만 그게 아냐,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연설을 하고 나서 마법부 마법사들이 투표해서 쫓아낸거야. 그리고 또 위즌가모트--마법사 대법원 말야--의 최고 재판관 자리에서도 강등시켰어. 멀린 1급을 뺏어가겠단 얘기도 하고 있어." 

    "하지만 덤블도어는 어떻게 해도 좋으니까 초콜렛 개구리 카드에서만 빼지 않으면 상관없으시대." 빌이 씩 웃으며 말했다. 

    "웃을 일이 아냐." 위즐리 아저씨가 쌀쌀하게 말했다. "덤블도어가 이런 식으로 계속 마법부에 대놓고 반항하면 아즈카반에 갇힐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거든. 이름을 말해서는 안될 그 사람이 덤블도어가 아직 건재하고, 자기가 무슨 계획을 꾸미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 한동안은 조심스럽게 행동할거야. 하지만 덤블도어만 처리된다면--뭐, 자기 세상이 되는거지." 

    "하지만 볼드모트가 죽음을 먹는 자들을 더 모집하려고 애쓰고 있다면, 돌아왔다는 게 언젠가는 밝혀질 거 아니예요?" 해리가 절박하게 물었다. 

    "볼드모트는 사람들의 현관 문에 나타나서 초인종을 누르거나 하는 짓을 하지 않아, 해리." 시리우스가 말했다. "속임수와 주문들과 협박을 쓰지. 비밀스럽게 움직이는데에는 도사야. 어찌됐건, 추종자들을 끌어모으는 건 그가 꾸미는 계획의 하나일 뿐이야. 다른 계획도 있어. 매우 조용히 이행할 수 있는 계획 말야. 지금은 그 계획에 몰두하고 있지." 

    "추종자 말고 또 뭘 원하는데요?" 해리가 급히 물었다. 

    해리는 시리우스와 루핀이 거의 눈에 보일 정도로 서로를 슬쩍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는 시리우스가 말했다. "은밀한 방법으로 몰래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 

    해리가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기 같은 거 말야. 지난 번에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그런거." 시리우스가 말했다. 

    "지난 번에 권력을 쥐고 있었을 때?" 

    "그래." 

    "어떤 무기요?" 해리가 물었다. "강력한 거요? 예를 들어 아바다 케다브라 보다--" 

    "그만 하면 됐다." 

    위즐리 부인이 문 옆 어둠 속에 서서 말했다. 해리는 그녀가 지니를 윗층에 데려간 이후에 돌아온 것을 못 봤었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있었고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았다. 

    "지금 당장 다 올라가. 모두." 그녀가 프레드, 조지, 론, 그리고 헤르미온느를 둘러보며 덧붙였다. 

    "이래라 저래라 하실 순--" 

    "그럴까?" 그녀가 으르렁거렸다. 그녀는 시리우스를 쳐다보면서 약간 떨고 있었다. "그 정도면 해리한테 정보 충분히 줬어요. 더 말했다간 차라리 기사단에 들이지 그래요." 

    "그러고 싶어요!" 해리가 재빨리 말했다. "저도 들어가고 싶어요. 들어갈래요. 싸우고 싶--" 

    "안돼." 

    이번에는 위즐리 부인이 아니라 루핀이었다. 

    "기사단에는 성인 마법사만 들어올 수 있어." 그가 말했다. "학교를 졸업한 마법사들 말야." 프레드와 조지가 입을 열자 그가 덧붙였다. "너희들이 상상도 못할 위험들이 있어. 너희 모두가 상상 못할 것들 말야...몰리 말이 맞는 거 같아, 시리우스. 그만하면 충분히 말해줬어." 

    시리우스는 어깨를 살짝 으쓱했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 위즐리 부인은 강압적으로 그녀의 아들들과 헤르미온느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다. 하나 하나씩 일어나자 해리도 더 이상 별 수 없음을 깨닫고 뒤따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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