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49)

Chapter 4 : Number Twelve, Grimmauld Place - 그림몰드 가의 12번지) 

"불사조 기사단이 뭐--" 해리가 묻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안돼!" 무디가 으르렁 거리듯 호통쳤다. "들어가기 전까지는 안돼!" 

그는 해리의 손에서 양피지 조각을 뺏고는 지팡이로 종이에 불을 붙였다. 편지가 불이 붙어서 땅 

에 천천히 떨어지자, 해리는 주변의 집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들은 11번지 앞에 서 있었다. 왼 

쪽을 보자 10번지가 보였지만, 오른쪽에 있는 집은 13번지였다. 

"어디 있--" 

"네가 방금 외운 걸 머릿속으로 다시 생각해봐." 루핀이 조용히 말했다. 

해리는 자신이 외웠던 걸 다시 떠올렸다. 그리몰드 플레이스 12번지라는 부분까지 생각하자, 갑자 

기 난데없이 11번지와 13번지 사이에 낡은 문 하나가 나타났다. 그 뒤에 다시 더러운 벽과 떼묻 

은 창문들이 따라서 나타났다. 마치 풍선에 공기를 집어넣듯 하나의 집이 나타나면서 옆의 집들을 

밀어내는 것 같았다. 해리는 입을 헤벌리고 그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11번지 집에서 나오는 스테 

레오 소리는 여전히 쿵쾅거리고 있었다. 머글들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자, 어서가." 무디가 해리의 등을 찌르며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낡아서 닳아버린 계단을 올라가면서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난 문을 빤히 바로봤다. 문에 칠 

해진 검은 페인트는 색이 바래고 벗겨지고 있었다. 은 문손잡이는 뱀의 몸이 꼬인 모양을 하고 있 

었다. 열쇠구멍이나 우편함은 없었다. 

루핀은 지팡이를 꺼내들더니 문을 한번 탁 쳤다. 해리는 딸깍거리는 쇳소리들과 체인이 달가닥거 

리는 소리를 들었다. 문이 삐꺽거리면서 열렸다. 

"빨리 들어가거라, 해리." 루핀이 속삭였다. "근데 너무 많이 들어가지는 마라, 그리고 아무것도 만 

지지말고." 

해리는 문지방을 넘어서 새까만 현관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에서는 축축한 먼지 냄새와 썩은 단 

내가 났다. 마치 버려진 집만 같았다. 해리는 어깨너머로 자신의 트렁크와 헤드윅의 새장을 들고 

들어오는 루핀과 통크스, 그리고 그 뒤로 다른 사람들이 마저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무디는 

현관 밖 계단위에 서서 가로등의 불빛들을 다시 돌려놓고 있었다. 풋아우터에 있던 주황색 불빛들 

이 가로등으로 날아가자 광장에서 오는 불이 문을 통해 들어왔다. 그가 절뚝거리며 들어와 문을 

닫자 현관은 다시 새까맣게 변했다. 

"자--" 

무디는 해리의 머리 위를 한번 세게 탁 쳤다. 이번에는 해리의 머리위에서 뜨거운 물이 줄줄 흘러 

내리는 기분이었다. 디스일루션 주문이 풀렸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불을 켤테니 모두 가만히 있게나." 무디가 속삭였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속삭이는 바람에 해리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죽어가는 사람의 집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작은 쉿소리가 들리더니 벽을 따라 죽 달려있는 오래된 가스등들의 불이 켜지 

며 깜빡거리는 빛으로 현관을 밝혔다. 현관의 벽지는 벗겨지고 있었으며 긴, 어두침침한 현관 바 

닥에는 낡아해진 카페트가 깔려있었다. 천장에서는 거미줄 투성이의 샹들리에가 불빛에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고 벽에는 흐르는 세월에 새까매진 초상화들이 비뚤비뚤 걸려있었다. 해리는 베이스 

보드(영한사전에 정확한 번역이 안나왔어요. 왜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바닥하고 벽이 만나는 부분 

에 길게 대는 나무나 비닐로 만든 띠 같은 거 있잖아요. 분명히 집 고칠 때 들었는데 기억이...;;) 

뒤에 뭔가가 재빨리 기어가는 것을 들었다. 샹들리에와 해리 옆에 있는 탁자위의 촛대는 둘 다 뱀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황급한 발걸음이 들리더니 론의 어머니인 위즐리 부인이 현관 끝의 문에 나타났다. 그들 쪽으로 

바삐 걸어오는 그녀의 얼굴은 반가움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해리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봤 

을 때보다 더 마르고 창백해졌음을 눈치챘다. 

"해리야, 너무 너무 반가워!" 그녀가 속삭이면서 그를 숨막힐 정도로 꽉 끌어안더니 다시 얼굴을 

제대로 보기 위해 품안에서 떼어냈다. "너 야위었어. 좀 잘 먹여야겠어. 근데 어쩌지, 저녁 먹을려 

면 좀 멀었는데..." 

그녀는 해리 뒤에 서 있던 마법사들을 보더니 급하게 속삭였다. "방금 도착하셔서 회의가 시작됐 

어요..." 

해리 뒤에 서 있던 마법사들은 모두 흥분과 호기심 어린 소리들을 내더니 해리 옆을 지나서 위즐 

리 부인이 나왔던 문으로 향했다. 해리는 루핀을 따라가기 시작했지만 위즐리 부인이 그를 잡았 

다. 

"아냐, 해리. 기사단 일원들만 참석하는 거야. 론과 헤르미온느는 윗층에 있어. 회의가 끝날 때까지 

같이 기다렸다가 저녁먹자. 그리고 현관에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있어." 그녀가 급하게 속삭이며 덧 

붙였다. 

"왜요?" 

"뭘 깨우긴 싫거든." 

"뭘--?" 

"나중에 설명할게. 지금 빨리 가야 되거든. 회의에 들어가야 돼. 네가 잘 방을 보여줄게." 

그녀는 조용히하라는 표시로 입술에 손가락을 대더니 뒤에 문이 있는 듯한 길고 좀먹은 커튼과 

트롤의 다리를 잘라 만든 것 같은 모양의 큰 우산꽂이를 조심스럽게 살금살금 걸어 지나갔다. 그 

들은 여러개의 장식판에 작은 머리들이 걸려있는 벽을 지나 어두운 층계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은 머리들이 꼬마 집요정들의 머리임을 알 수 있었다. 모두 같은 약간 돼 

지 코같이 생긴 코를 가지고 있었다. 

해리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을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어둠의 마법사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마법사들이나 살 법한 집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거지? 

"위즐리 부인, 왜--" 

"론과 헤르미온느가 모두 설명할거다, 얘야. 난 빨리 가야돼." 위즐리 부인이 정신없는 듯 속삭였 

다. "저기야"--그들은 이층 층계참에 와 있었다. "네 방은 오른쪽거야. 끝나면 부를게." 

그리고 그녀는 다시 아래층으로 서둘러 내려갔다. 

해리는 우중충한 층계참을 건너 뱀 모양의 손잡이를 잡고는 문을 열었다. 

잠시 천장이 높은 어우침침한 방과 두 개의 침대가 보이더니 큰 지저귐 소리, 그리고 곧 이어 그 

보다도 큰 비명소리가 들리면서 그의 시야는 부시시한 머리로 완전히 가려졌다. 헤르미온느가 그 

를 꽉 끌어안으면서 그를 거의 넘어뜨린 것이다. 그들의 머리 위로는 론의 작은 부엉이 피그위존 

이 흥분해서 빙빙 돌고 있었다. 

"해리! 론, 해리가 왔어, 해리가 왔다구! 니가 오는 소릴 못 들었어! 어떻게 지냈어? 잘 지냈니? 

우리한테 화 많이 났지? 아마 그럴거야. 우리 편지가 아무 도움이 안 됐었다는 걸 알지만 아무말 

도 해줄 수가 없었거든. 덤블도어가 아무말도 못 하게 하셨어. 우리 너한테 해줄 말이 너무 많아, 

그리고 너도 우리한테 그 얘길 해야지, 디멘터 말야! 우리가 그 얘길 들었을 때 얼마나--그리고 

징계위원회 말야! 말도 안돼 말이 안된다구! 내가 다 알아봤는데 너를 퇴학시킨다는 건 있을 수가 

없어. 미성년 마법 제한 법령에 생명을 위협받는 경우에서의 마법의 사용에 관한 조항이 있단 말 

야--" 

"해리가 숨을 못 쉬겠다, 헤르미온느." 론이 씩 웃으며 해리 뒤에서 문을 닫으면서 말했다. 못 본 

한달 동안 키가 몇인치는 더 큰 듯, 전보다 더 호리호리해 보였다. 그래도 빨간 머리와 긴 코, 그 

리고 주근깨는 여전했다.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환하게 웃으면서 해리를 놔줬다. 그러나 그녀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갑자 

기 휙 소리와 함께 뭔가 하얀 것이 진한 옷장 위에서 해리의 어깨위로 내려앉았다. 

"헤드위그!" 

해리가 헤드위그의 깃털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자 헤드위그는 부리를 딱딱거리고 애정스럽게 해 

리의 귀를 쪼았다. 

"헤드위그, 그 동안 장난 아니었어." 론이 말했다. 가장 최근의 니 편지를 가져오고 나서는 우릴 얼 

마나 쪼아댔는지, 이거봐--" 

그는 해리에게 오른손 검지를 보여줬다. 겨우 아물어 가는 깊은 상처가 보였다. 

"어, 그래," 해리가 말했다. "미안해, 근데 제대로 된 답장이 필요했거든..." 

"우리도 너한테 해주고 싶었어." 론이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걱정돼서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구. 아 

무것도 안 알려주고 있으면 너 분명히 무식한 짓을 할거라고 말야. 하지만 덤블도어가--" 

"--아무말도 못하게 하셨지."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말했어." 

가장 친한 두 친구를 만난 반가움이 갑자기 얼음장 같이 그대로 식었다. 한달동안이나 너무도 보 

고 싶어하던 친구들이었는데 지금은 차라리 자기를 혼자 내버려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면서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 둘 다 쳐다보지 않으며 아무 생각없이 헤드윅의 

깃털을 어루만졌다. 

"그게 최선일거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았어." 헤르미온느가 숨 죽이며 말했다. "덤블도어 말야." 

"그래."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의 손도 역시 헤드윅의 부리로부터 공격을 당한 듯 상처가 있었 

지만 해리는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았다. 

"니가 머글들과 같이 있는게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구--" 론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 해리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물었다. "니네는 이번 여름에 디멘터로부터 공격 당해 본 적 

있어?" 

"뭐, 그건 아니지만--그래서 불사조 기사단 일원들이 항상 널 지키게 하신거야--" 

해리는 계단을 내려가다가 계단을 하나 놓쳤을 때처럼 속이 갑자기 울렁거렸다. 자신만 빼고 모두 

다 자기가 미행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별 소용없었네, 안 그래?" 해리가 목소리를 침착하게 하려 애쓰며 말했다. "결국에는 내가 직접 나 

자신을 돌봐야했으니 말야." 

"얼마나 화나셨었는지 몰라." 헤르미온느가 두려웠던 듯 말했다. "덤블도어 말야. 우리가 봤거든. 

먼덩거스가 자기 교대 끝나기도 전에 떠난 걸 아셨을 때 정말 무서우셨어." 

"떠나서 다행이야." 해리가 차갑게 말했다. "안 그랬으면 나 마법도 안 했을거고 덤블도어도 여름 

내내 그 집에 그대로 놔뒀을테니 말야." 

"너...징계 위원회 걱정 안돼?"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물었다. 

"아니." 해리가 도전적으로 말했다. 그는 어깨에 만족스럽게 앉아있는 헤드위그를 얹은 채 그들에 

게서 등을 돌려 다른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그 방은 어둡고 축축해서 그의 기분을 전혀 돋궈 주 

지 않았다. 화려한 액자에 둘러싸인 빈 캔버스 하나만이 페인트가 벗겨지는 단조로운 벽을 장식했 

다 . 해리는 액자를 지나가면서 누가 눈에 안 보이게 숨어서 낄낄거리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덤블도어는 왜 그렇게 애써 나한테 아무것도 안 알려줄려고 하시는거야?" 해리는 여전히 목소리 

를 침착하게 하려 애쓰며 물었다. "혹시, 물어보기나 해봤어?" 

그가 흘끗 올려다보자 론과 헤르미온느가 눈길을 주고 받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해리가 이 

렇게 행동할까봐 우려했었던 것 같았다. 해리의 기분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주고 싶다고 덤블도어한테 말했었지." 론이 말했다. "진짜 

야. 근데 요즘 정말 바쁘셔. 여기에 와서 두 번만 뵜는데 시간이 별로 없으셔서 그냥 편지 쓸 때 

너한테 중요한 얘기는 절대 안한다고 맹세하라고 하셨거든. 혹시라도 누가 중간에서 편지를 볼까 

봐--" 

"그래도 진짜 원했으면 나하고 연락을 하셨을거 아냐." 해리가 쌀쌀하게 말했다. "부엉이 말도고 

연락하는 방법을 아실 거 아냐." 

헤르미온느는 론을 한번 흘끔 보더니 말했다. "우리가 그것도 생각했었지. 근데 니가 아무것도 몰 

랐으면 하셨었어." 

"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셨나보지."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의 표정을 지켜보며 말했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 론이 당황한 듯 말했다. 

"아니면 나 자신을 돌볼 수 없다고 생각하셨든지--" 

"당연히 그렇게 생각 안 하시지!"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럼 왜 나만 더즐리네 집에 눌러 앉아 있고 너네들은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동참을 하고 

있는거야?" 해리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말이 쏟아져 나왔다. "왜 너네는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는거고 난 아닌거야--!" 

"아냐!" 론이 끼어들었다. "엄마는 우리가 회의에 가까이도 못 가게 하셔. 너무 어리다면서--" 

어느새 해리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회의에 참석을 안 했다구? 잘났네! 그래도 여기 있었잖아! 안그래? 그래도 둘이 같이 있었잖아! 

난 한달동안이나 더즐리네에 갇혀 있었단 말야! 너네둘이 겪은 것보다 많은 문제들을 다뤘고 덤 

블도어도 그걸 아는데-- 마법사의 돌을 찾은게 누군데? 리들을 없앤 게 누군데? 디멘터들로부터 

니들 둘을 구했던 게 누군데!" 

한달동안 해리의 마음 속에 쌓여있었던 모든 불만과 증오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소식 

의 부족에 대한 좌절, 다들 자기만 빼놓고 같이 있었다는데 대한 서운함, 미행당하면서도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데 대한 분노: 그가 그 동안 조금은 부끄럽게 여겼던 모든 불만들이 드디어 터져 

나온 것이었다. 헤드위그 갑자기 터진 소리에 깜짝 놀라 다시 옷장 위로 날아갔고 피그위존은 크 

게 지저귀더니 그들 머리 주위를 더 빨리 돌기 시작했다. 

"작년에 용과 스핑크스랑 다른 이상한 것들을 다 물리친 게 누군데? 그 사람이 부활하는 걸 본 사 

람이 누군데? 그로부터 도망쳐야 했던 것도 누군데? 나라구! 나!" 

론은 아연실색한 듯, 입을 벌린 채 서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하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내가 알 필요가 없지!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얘기해 줄 필 

요가 없지!" 

"해리, 말 해주고 싶었어, 진짜야--" 헤르미온느가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한테 부엉이로 편지를 안 써준 걸 보면 별로 안 그랬네! 안 그래? '덤블도어가 맹세하게 

하셨어'--" 

"그러셨지--" 

"난 4주 동안이나 프리벳가에 쳐박혀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쓰레기통에서 신 

문지도 훔쳤고--!" 

"말 해주고 싶--" 

"잘 놀고 있었겠네! 다 이렇게 여기 같이 모여서 말야!--" 

"아냐 진짜--" 

"해리, 진짜 미안해!" 헤르미온느가 절박하게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니 말이 

맞아, 해리. 나였다면 엄청 화났을거야!" 

해리는 숨을 씩씩거리며 그녀를 노려봤다가 다시 등을 돌리고는 방을 왔다갔다했다. 헤드위그는 

옷장 위에서 풀죽은 듯 한번 울었다. 긴 침묵이 흘렀다. 해리의 발 아래에서 애처롭게 끽끽거리는 

나무 바닥의 소리만이 정적을 깼다. 

"여긴 또 어디야?"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날카롭게 쏘아 붙였다. 

"불사조 기사단의 본부." 론이 바로 대답했다. 

"누구 나한테 불사조 기사단이 뭔지 말 안--?" 

"비밀 결사단이야." 헤르미온느가 재빨리 말했다. "덤블도어가 우두머리야. 설립하셨거든. 지난번에 

그 사람에 대항해서 싸웠던 사람들이야." 

"누구 누구 있는데?" 해리가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멈춰섰다. 

"꽤 돼--" 

"--한 스무명쯤 만났어," 론이 말했다. "근데 더 있는 거 같애..." 

해리는 그들을 째려봤다. 

"그래서?" 그가 둘을 번갈아 쳐다보며 다그쳤다. 

"어...그래서 뭐?" 론이 말했다. 

"볼드모트말야!" 해리가 화난 목소리로 말하자 론과 헤르미온느가 움찔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 

는거야? 뭘 꾸미고 있대? 어디에 있대? 어떻게 막겠대?" 

"말했잖아. 결사단에서는 회의에 못 들어오게 한다고," 헤르미온느가 초조하게 말했다. "그래서 자 

세한 건 잘 몰라. 그렇지만 대충은 감을 잡고 있어--" 그녀가 해리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을 보더 

니 급하게 덧붙였다. 

"프레드와 조지가 늘어나는 귀를 발명했거든." 론이 말했다. "얼마나 유용한지 몰라." 

"늘어나는 뭐?" 

"어, 귀. 근데 요즘은 엄마가 그걸 알아가지고 잘 못 써.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프레드와 조지형이 

숨기질 않았으면 다 버리셨을거야. 그래도 엄마가 아시기 전까지는 잘 써먹었지. 우선 기사단 중 

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미 알려진 죽음을 먹는 자들의 움직임을 쫓고 있어, 왜 그런거 있잖아, 무 

슨 일을 하는지 감시하고 말야..." 

"또 어떤 사람들은 기사단에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구--"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뭘 지키고 있어." 론이 말했다. "항상 교대를 한다는 둥 그런 얘기를 

해." 

"설마 그게 내 얘기는 아니었겠지?" 해리가 비꼬듯 물었다. 

"아, 그래." 론은 그제야 이해한 듯 말했다. 

해리가 코웃음을 쳤다. 그는 론과 헤르미온느를 쳐다보지 않으면서 또 방을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럼 너네는 회의에 못 들어가면 뭐해?" 그가 따지듯 물었다. "둘이 바빴다면서?" 

"정말 바빴어." 헤르미온느가 재빨리 대답했다. "집을 소독하고 청소하고 있어. 너무 오래 비어 있 

어가지고 별의별 것들이 다 있거든. 부엌하고 대부분의 침실들은 이미 닦았고 아마 내일이면 응접 

실을--아악!" 

큰 딱! 소리와 함께 론의 쌍둥이 형들인 프레드와 조지가 방 한가운데에 난데없이 나타났다. 피그 

위존은 전보다도 미친 듯이 지저귀면서 헤드위그가 앉아 있는 옷장 위로 부웅 날아갔다 

"제발 그거 좀 그만해." 헤르미온느가 가냘프게 말했다. 쌍둥이 형제들은 론만큼이나 머리가 새빨 

갰지만, 그보다는 키가 조금 더 작고 몸이 단단했다. 

"안녕, 해리." 조지가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너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라구." 

"화를 그렇게 꾹 참으면 안 돼, 해리, 화끈하게 풀어야지." 프레드도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50 

마일 반경내에서 너 못 들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단 말야." 

"순간이동 자격시험 통과했나보지?" 해리가 심술난 듯 물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지" 프레드가 말했다. 그는 매우 길고 살색의 끈으로 보이는 것을 들고 

있었다. 

"계단을 걸어서 내려와봤자 30초밖에 더 안 걸렸을거야." 론이 말했다. 

"시간은 갈레온이란다, 동생아." 프레드가 말했다. "어쨌든, 해리 니가 수신을 방해하고 있었단 말 

야. 늘어난 귀 얘기지." 해리가 눈썹을 치켜뜨자 그가 끈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이제 보니 끈은 층 

계참쪽으로 계속 길게 이어져 있었다. "아래층에서 무슨 얘기들을 하는지 보려는거야." 

"조심해." 론이 귀를 쳐다보며 말했다. "엄마가 저걸 또 보시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 지금 무지 중요한 회의라구." 프레드가 말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빨갛고 긴 머리칼이 눈에 들어왔다. 

"안녕, 해리!" 론의 동생 지니가 밝게 말했다.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더라." 

그녀는 프레드와 조지을 쳐다보며 말했다. "늘어나는 귀 소용없어. 엄마가 부엌 문에다가 임퍼터바 

블 주문(늘어나는 귀와 같은 마법에 동요하지 않고 다른 것을 들이지 않는, 못 들어오게 하는 주 

문)을 걸었거든." 

"어떻게 알았어?" 조지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물었다. 

"통크스가 알려줬어." 지니가 말했다. "문에다가 뭘 던져봐서 접촉하질 않으면 주문을 건 거야. 내 

가 아까부터 계속 계단 위에 서서 문에다가 똥폭탄을 던져봤는데, 다 다른쪽으로 날아가. 그러니 

늘어나는 귀도 문 틈으로 들어갈 리가 없지." 

프레드가 한숨을 크게 쉬었다. "아깝다. 스네이프가 뭔일인지 알아보고 싶었는데." 

"스네이프?" 해리가 재빨리 말했다. "스네이프가 여기 있어?" 

"어" 조지가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침대 위에 앉으면서 말했다. 프레드와 지니도 뒤따라왔다. "보 

고 중이래. 기밀사항이지 뭐." 

"병신" 프레드가 나른하게 말했다. 

"이젠 우리 편이잖아." 헤르미온느가 꾸짖었다. 

론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도 병신인 건 마찬가지야. 우릴 쳐다볼 때의 표정이랑..." 

"빌 오빠도 스네이프 안 좋아해." 그 사실로 결판 난 듯 지니가 단호하게 말했다. 

해리는 아직도 화가 안 풀린 것 같았지만, 그래도 정보에 대한 욕구가 소리를 치려는 욕구보다 더 

강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마주보고 맞은 편의 침대에 앉았다. 

"빌 형이 와 있어?" 그가 물었다. "이집트에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 기사단을 위해 일을 할 수 있게 사무직에 지원했지." 프레드가 말했다. "무덤들이 그립다 

고 말은 하는데 그 대신 보상이 있지..." 프레드가 히죽히죽 웃었다. 

"무슨 말이야?" 

"플뢰르 델라쿠르 기억나?" 조지가 말했다. "'영어 실력을 늘이기 위행' 그린고트에서 일자리를 구 

했어--" 

"빌 형이 과외를 많이 해주고 있지." 프레드가 낄낄 웃었다. 

"찰리 형도 기사단 일원이야." 조지가 말했다. "그렇지만 아직 루마니아에 있어. 덤블도어가 될 수 

있는대로 많은 외국인 마법사들을 끌어들이고 싶어하시거든. 그래서 찰리 형이 쉬는 날에는 사람 

들을 많이 만나고 있지." 

"퍼시형은 그거 못 하나?" 해리가 물었다. 지난번에 들었을 때 위즐리 부부의 셋째 아들은 마법부 

의 국제 마법 협력부에서 일하고 있었다. 

해리가 이 말을 하자 위즐리 남매와 헤르미온느는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엄마 아빠 앞에서는 퍼시 이름 꺼내지마." 론이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왜냐하면 퍼시 형의 이름만 나오면 아빠는 손에 들고 있는 걸 깨드리시고 엄마는 울기 시작하시 

거든." 프레드가 말했다. 

"얼마나 끔찍한지 몰라." 지니가 슬프게 말했다. 

"오히려 떠나서 잘 된 거 같애." 조지가 자신답지 않게 험악한 얼굴로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 해리가 말했다. 

"퍼시 형과 아빠가 싸웠어." 프레드가 말했다. "아빠가 그렇게 누군가랑 싸우시는거 처음 봤어. 항 

상 엄마만 소리 지르시거든..." 

"방학하고 첫 주였어." 론이 말했다. "우린 곧 와서 기사단과 합류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 근데 퍼 

시 형이 집에 들어오더니 승진했다는거야." 

"설마?" 해리가 말했다. 

퍼시가 야망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해리는 퍼시의 마법부에서의 첫 일자리가 그리 성공 

적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고 있었다. 퍼시는 그의 상관이 볼드모트경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 (물론 마법부에서는 그 사실을 믿지 않았었다. 그들 

은 그저 크라우치씨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래, 우리도 다 놀랐었어." 조지가 말했다. "퍼시형이 크라우치 일 때문에 좀 골치가 아팠거든, 

조사도 있었고 말야. 크라우치가 미쳤다는 걸 퍼시가 눈치채서 상관에게 보고를 해야했다는거야. 

하지만 너도 퍼시 형을 잘 알 듯이, 크라우치가 자기한테 일을 다 맡겼으니 불평을 했을 리가 없 

지." 

"근데 어떻게 승진이 된거야?" 

"우리도 그게 궁금했지." 론이 말했다. 그는 해리가 더 이상 소리를 안 지르자 이런 정상적인 대화 

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눈치였다. "잘난 표정으로 돌아와서는--보통때보다도 말야. 상상이 가?--아 

빠한테 자기가 퍼지 장관의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말하는거야. 그것도 호그와트에서 졸업한 

지 일년밖에 안 된 사람한테는 굉장히 높은 하급 보좌관 자리를 말야. 아빠가 감동할거라고 생각 

했지, 아마." 

"문제는 안 그러셨다는거지." 프레드가 험악하게 말했다. 

"왜?" 해리가 물었다. 

"퍼지가 요즘 마법부를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아무도 덤블도어와 연락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 

는 모양이야." 조지가 말했다. 

"요즘 마법부에선 덤블도어의 신용이 땅에 떨어졌거든." 프레드가 말했다. "다들 덤블도어가 그 사 

람이 돌아왔다고 거짓말하면서 말썽을 피우는 줄 알아." 

"덤블도어와 결속하는 사람은 모두 나가라고 퍼지가 그런대." 조지가 말했다. 

"문제는 퍼지가 아빠를 의심한다는거지. 덤블도어와 친한 것도 알고 또 옛날부터 아빠의 머글에 

대한 집착 때문에 항상 좀 이상하게 생각했었거든." 

"근데 그게 퍼시 형이랑 무슨 상관이지?" 해리가 어리둥절한 듯 물었다. 

"지금 얘기하잖아. 아빠는 퍼지가 퍼시를 사무실에 들이려는 이유가 우리 가족--그리고 덤블도어 

--를 감시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하시는거야." 

해리는 놀라움에 낮은 휘파람 소리를 냈다. 

"퍼시 형 그 말 진짜 좋아했겠다." 

론이 공허하게 웃었다. 

"완전히 미쳤었어. 형이 글쎄--뭐, 안 좋은 말을 많이 했지. 마법부에 들어온 이후로 계속 아빠의 

형편없는 평판과 씨름했었고 또 아빠는 야망이 없어서 계속 우리가 이렇게--이렇게--왜 우린 돈 

이 별로 없잖아--" 

"뭐라고?" 해리는 믿을 수 없다는 소리를 냈고 옆에서는 지니가 성난 고양이 같은 소리를 냈다. 

"그러게 말야." 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그 다음은 그보다 더해. 아빠보고 덤블도어랑 친 

하게 지낸다며 병신이라면서 덤블도어가 곤란하게 될거고 아빠도 같이 그렇게 될거라고, 그리고 

퍼시 자신은 자신이 어디에 충성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고 바로 마법부에다 충성을 바칠거라는거 

야.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마법부를 배신할거라며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 될거라고 더 이상 

우리 가족 일원이 아니라는걸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하겠대. 그러고는 그날 밤 짐을 싸서 떠 

났어. 지금은 여기 런던에서 살아." 

해리는 작은 목소리로 욕을 했다. 전에도 론의 형제 중에서 퍼시를 제일 안 좋아했었지만, 위즐리 

아저씨에게 그런 말까지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엄마는 요즘 상태가 말이 아냐." 론이 무겁게 말했다. "왜 있잖아, 막 울고 그러셔. 엄마가 런던에 

올라와서 퍼시 형이랑 얘기를 나눌려고 하셨는데 형이 엄마 얼굴에다가 문을 닫았대. 직장에서 아 

빠를 만날 때 어떻게 하는진 잘 모르겠어. 무시하겠지, 뭐." 

"그래도 퍼시 형은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걸 알 거 아냐."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멍청하지는 않 

잖아. 너네 엄마 아빠가 증거물도 없이 그렇게 모든걸 걸 분들이 아니라는 걸 알 거 아냐--" 

"그래, 근데 싸우다가 니 이름이 나왔지." 론이 해리를 한번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 "퍼시 형말로는 

증거가 너의 증언밖에 없는데...몰라...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나봐." 

"퍼시는 '예언자일보'를 믿거든." 헤르미온느가 쏘아대자 주변의 다른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 

다. 

"무슨 얘기야?" 해리가 그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모두 해리를 조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혹시 그 동안 '예언자일보' 안 봤었어?" 페르미온느가 초조하게 물었다. 

"당연히 봤지." 해리가 말했다. 

"그럼 혹시--음--처음서부터 끝까지 다 읽었니?" 헤르미온느가 더 초조하게 물었다. 

"앞부터 뒤까지 다 보진 않았어." 해리가 찔리는 듯 말했다. "볼드모트에 대한 소식이 나오면 분명 

히 일면에 실릴 거 아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볼드모트의 이름에 움찔거렸다. 헤르미온느가 서둘러 얘기를 이었다. "앞부터 

뒤까지 모두 읽어야 볼 수 있는데, 음..일주일에 두세번쯤 널 언급해." 

"그랬으면 봤을--" 

"앞면만 봤으면 못 봤지."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큰 기사를 얘기하는게 아냐. 그냥 

니 얘기를 슬쩍 집어넣는거야. 널 웃음거리로 만드는거지." 

"무슨 뜻--?" 

"꽤 비열해." 헤르미온느가 억지로 침착하게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리타의 기사들을 계속 이어 

가는 것뿐이야." 

"하지만 리타는 더 이상 '예언자 일보' 기사를 안 쓰잖아, 안 그래?" 

"물론 아니지, 리타는 약속을 지켰지--물론 선택의 여지가 있는건 아니었지만." 헤르미온느가 만족 

스런 목소리로 덧붙였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 하는 일의 기초는 다져놓고 떠났지." 

"그게 뭔데?" 해리가 답답한 듯 물었다. 

"왜 그때 니가 여기저기서 쓰러지고 또 흉터가 아프다고 말하고 그런다고 기사에 썼었잖아." 

"어." 해리가 대답했다. 자신에 대해 쓴 리타 스키터의 기사들은 쉽사리 잊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예언자일보'에서는 니가 무슨 사람들의 이목을 갈망하고 자신이 비극적인 영웅인 줄 아는 망상에 

빠진 사람이라는 식으로 글을 쓰는거야." 헤르미온느는 마치 해리가 이 사실들을 빨리 듣게 되면 

덜 불쾌할거라는 듯이 아주 빠르게 말했다. "너를 비방하는 말들을 여기저기 자꾸 끼어넣어. 희한 

한 기사거리가 있으면 '해리 포터나 할 법한 이야기'같은 표현을 집어넣거나, 누가 이상한 사고라 

도 당하면 '이마에 흉터가 생기기라도 하면 우리 모두 자신을 숭배하길 기대할 것이다'같은 말들 

--" 

"숭배는 무슨 숭배. 내가 언제--" 해리가 흥분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 알아." 헤르미온느가 겁먹은 표정으로 급하게 말했다. "나는 당연히 알지, 해리. 하지만 그들 

이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알겠지? 아무도 너를 믿지 못하게 만들려는거야. 분명히 퍼지가 뒤에서 

조종하는거야, 확실해. 길거리에 있는 마법사들이 모두 니가 그저 유명세를 이어가고 싶어서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는 웃음거리 같은 애로 생각하게 만들려는거야." 

"내가 언제--내가 뭘--볼드모트가 내 부모를 죽였단 말야!" 해리가 침 튀기며 말했다. "볼드모트가 

내 부모를 죽이고는 나를 죽이질 못해서 내가 유명해진거야! 그런걸로 유명하고 싶은 사람이 어 

디있어! 차라리 그런 일이 없었다면하는 생각을 안 하는 줄 아나--!" 

"우리는 알잖아, 해리." 지니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물론 디멘터들이 너를 공격한 얘기는 전혀 보도하질 않았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뒤에 

서 누가 조용히 하라고 조종한거야. 분명 멋대로 행동하는 디멘터들이라면 엄청난 기사거린데 말 

야. 니가 국제적 비밀 법령집을 위반했다는 것도 보도 안 했더라구. 우린 분명히 할거라고 생각했 

었어--그러면 그들이 전달하려는 그런 너의 과시하길 좋아하는 이미지와 잘 어울렸을테니 말야. 

우리 생각엔 니가 퇴학당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 같애. 그때면 정말 신나게 보도하겠지--물론, 니 

가 진짜로 퇴학당한다면 얘기지." 그녀가 급하게 덧붙였다. "근데 퇴학당한다는 건 말이 안 돼. 자 

기들의 법에 따라서는 불가능하거든." 

화제는 다시 징계위원회로 돌아와 있었지만 해리는 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화제를 돌 

릴 거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마침 그때 계단을 올라오는 발걸음 소리로 찾을 필요 

가 없었다. 

"이런" 

프레드는 늘어나는 귀를 한번 힘껏 당겼다. 다시 큰 딱 소리가 나더니 그와 조지가 사라졌다. 몇 

초 후 위즐리 부인이 방 문에 나타났다. 

"회의 끝났어. 이제 내려와서 저녁 먹자. 모두들 널 보고 싶어해, 해리. 그리고 누가 부엌 문 앞에 

똥폭탄들을 늘어놓았지?" 

"크룩생크요." 지니가 눈 하나 까딱 안하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했다. "가지고 노는걸 좋아하거든 

요." 

"아, 그렇구나."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크리처인가 했지. 자꾸 그렇게 이상한 짓들을 많이 하더라 

구. 자, 현관에서는 목소리 낮추는 거 잊지마. 지니, 뭘 했길래 손이 이렇게 더럽니? 밥 먹기 전에 

어서 씻고 와..." 

지니가 그들에게 얼굴을 찌푸려 보이더니 엄마를 따라 나갔다. 방 안에는 이제 다시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뿐이었다. 이제 그들끼리만 남았으니 해리가 다시 소리 지르기라도 할까봐 두려운 듯 

둘 다 해리를 조금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긴장한 걸 보니 해리는 조금 부끄 

러워졌다. 

"저기..." 그가 중얼거렸지만, 론은 고개를 흔들었고 헤르미온느는 조용한 목소리로 "네가 화낼거라 

는 건 예상하고 있었어, 널 탓하지도 않아. 그렇지만 우리가 덤블도어를 설득하려고 했다는 건 제 

발 알아줘, 진짜야--" 

"그래, 알아." 해리가 마지못해 인정했다. 

그는 덤블도어로부터 화제를 돌리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다. 덤블도어 생각을 하자 속에서 

부터 다시 화가 끌어올랐다. 

"크리처는 누구야?" 그가 물었다. 

"여기에 사는 꼬마 집요정이야." 론이 말했다. "미친놈이야. 그런 사람 처음 봤어." 

헤르미온느는 론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미친 건 아냐, 론--" 

"인생 최고의 목표가 자기 엄마처럼 머리가 잘려서 장식판에 걸리는거야." 론이 짜증스럽게 말했 

다. "그거 정상이라고 생각해, 헤르미온느?" 

"뭐, 걔가 조금 이상하기는 해도, 자기 잘못은 아니잖아--" 

론은 눈알을 굴리며 해리를 봤다. 

"헤르미온느 아직도 스퓨 포기 안 했어--" 

"'스퓨'가 아니라니까!" 헤르미온느가 흥분해서 말했다. "'꼬마 집요정의 복지 향상을 위한 모임' 이 

야. 글구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덤블도어도 우리가 크리처한테 잘해줘야 한다고 하셨--" 

"그래, 그래, 알았어." 론이 말했다. "어서 가자, 배고파 죽겠다." 

론이 앞장서서 문을 나가 층계참으로 나갔다. 그러나 계단을 내려가기 전에--"잠깐!" 론이 팔을 내 

밀고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앞을 막으며 속삭였다. "아직 현관에 있어. 뭘 들을 수 있을지도 몰라 

--" 

셋이서 난간 아래를 궁금하게 쳐다봤다. 어두침침한 현관은 해리의 호위대를 포함한 마법사와 마 

녀들로 꽉 차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흥분해서 속삭이고 있었다. 해리는 그 중앙에 호그와트 

에서 제일 싫어하는 까맣고 기름진 머리의 스네이프 교수가 서 있는걸 보았다. 해리는 난간에 기 

대서 몸을 더 내밀었다. 스네이프가 불사조 기사단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무척 궁금했다... 

가느다란 살색 끈이 해리의 눈 앞에서 나타나서 내려가고 있었다. 위를 올려다보니 프레드와 조지 

가 윗층 층계참에 서서 아래층의 작은 무리를 향해 늘어나는 귀를 조심스럽게 내리고 있었다. 그 

러나 그 순간, 마법사 무리는 앞문을 향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젠장" 프레드가 늘어나는 귀를 다시 당겨 올리며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앞문이 열리고 다시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네이프는 여기서 절대 안 먹고 가." 론이 해리에게 조용히 말해줬다. "다행이지. 가자." 

"그리고 현관에서는 목소리 낮추는 거 잊지마, 해리."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벽에 걸려있는 꼬마 집요정들의 머리를 지나치자 루핀, 위즐리 부인, 그리고 통크스가 앞문의 많 

은 자물쇠들을 마법으로 잠그는게 눈에 들어왔다. 

"부엌에서 먹을거야." 위즐리 부인이 계단 아래에서 그들을 맞이하며 속삭였다. "해리, 조용히 현관 

을 건너서 저 문으로 들--" 

꽈다당! 

"통크스!" 위즐리 부인이 분통이 터져서 소리쳤다. 

"죄송해요!" 통크스가 바닥에 뻗은 채 울부짖었다. "저 망할 우산 꽂이 때문이예요! 벌써 두번째 

--" 

그녀의 말은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큰 비명소리에 잠겨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해리가 아까 지나쳤던 좀먹은 커튼들이 확 벌어져 있었지만, 뒤에는 문이 있는게 아니었다. 순간, 

해리는 자신이 창문을 내다보는 줄 알았다. 까만모자를 쓴 늙은 여자가 고문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소리를 마구마구 지르면서 창밖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해리는 곧 그것이 실물 크기의 초 

상화, 그것도 자신이 본 것 중 가장 사실적이면서 기분 나쁜 초상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늙은 여자는 침을 흘리면서 눈알을 돌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의 노란 피부는 비명을 지르느라 

바짝 당겨져 있었다. 자신들의 뒤에 있는 현관의 다른 초상화들도 깨어나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 

자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해리는 눈을 찌푸리며 귀를 손으로 막았다. 

루핀과 위즐리 부인이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나와 늙은 여자의 초상화를 가리던 커튼을 치려 애썼 

지만, 커튼은 쳐지지 않았고 초상화 속의 늙은 여자 오히려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그들을 할퀼 

듯 갈고리 발톱같은 손톱의 손을 마구 휘저었다. 

"이 오물들! 쓰레기! 진흙과 불결함의 부산물들 같으니라고! 이 잡종들, 돌연변이, 미친놈들 다 여 

기서 썩 나가! 어디 감해 내 아버지들의 집에 들어와!--" 

통크스는 무거운 트롤의 다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며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위즐리 

부인은 커튼을 치려는 걸 포기하고 왔다갔다하면서 현관의 다른 초상화들을 모두 지팡이로 기절 

시켰다. 그 때 해리 맞은편의 문에서 길고 검은 머리의 남자가 뛰쳐나왔다. 

"닥쳐 이 미친 마귀 할멈아! 닥치라고!" 그가 고함을 치면서 위즐리 부인이 포기하고 간 커튼을 

잡았다. 

늙은 여자의 얼굴이 분노로 창백하게 변했다. 

"너어어어어!" 그녀가 그를 보자 눈이 거의 눈알에서 튀어나오며 울부짖었다. "핏줄의 배신자! 구 

역질나는 인간! 내 핏줄의 수치!" 

"닥치--라고--했--지!" 남자가 고함을 치고는 엄청난 힘으로 당기자 겨우 루핀과 함께 커튼을 다 

시 칠 수 있었다. 

늙은 여자의 비명소리는 금세 사라졌고 울리는 듯한 침묵이 흘렀다. 

조금 헐떡거리면서 길고 검은 머리를 얼굴에서 쓸어올리며 해리의 대부 시리우스가 해리를 돌아 

보았다. 

"안녕, 해리." 그가 험악하게 말했다. "우리 엄마를 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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