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권-제13장 매드아이 무디 교수 (13/37)

    제13장 매드아이 무디 교수

  

  다음날 아침이 밝아 오면서 비바람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회장의 천장은 여전히 어두컴컴했다. 아침 식사 시간이 되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한 자리에 모여서 새로운 시간표를 확인했다.

  음산한 잿빛 구름이 연회장의 천장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약간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있는 프레드와 조지와 리 조던은 빨리 나이를 먹을 수 있는 마법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그들은 트리위저드 시합에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은 별로 나쁘지 않아... 오전 내내 야외 수업이야. 약초학 수업은 후플푸프와 함께 듣고... 신비한 동물 돌보기는... 제기랄! 여전히 슬리데린과 함께 들어..."

  론은 손가락으로 월요일 수업 시간표를 하나씩 짚으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오늘 오후에는 점술 수업이 있어."

  해리가 희미한 신음 소리를 냈다. 점술은 마법의 약과 더불어 해리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트릴로니 교수가 자꾸만 해리의 죽음을 예언하면서 아주 성가시게 하기 때문이었다.

  "너도 나처럼 그 과목을 포기해야 했어. 안 그래?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산술점같이 이치에 맞는 과목을 들을 수 있잖아."

  헤르미온느가 토스트에 버터를 잔뜩 바르면서 말했다.

  "너,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구나!."

  "꼬마 집요정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헤르미온느가 빵을 덥석 베어 물면서 대답했다.

  "그래... 그리고 배도 고팠겠지."

  론이 씩 웃으면서 말했다. 갑자기 날개를 퍼덕거리는 소기라 들리더니 수백 마리의 부엉이가 창문으로 날아 들어왔다. 그 부엉이들은 제각기 우편물을 들고 있었다. 해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지만, 갈색과 회색 부엉이들만 날아다니고 있을 뿐 아니라 하얀 부엉이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부엉이들은 편지나 소포의 주인을 찾기 위해 연회장을 빙빙 돌았다.

  커다란 황갈색 부엉이는 네빌 롱바텀의 무릎 위에 소포 꾸러미를(네빌은 짐을 꾸릴 때마다 항상 뭔가를 잊고 가져오지 않았다) 털썩 내려놓았다. 드레이코 말포이의 수리 부엉이도 사탕과 케이크가 들어있는 꾸러미를 갖고 온 것 같았다. 수리 부엉이는 드레이코 말포이의 어깨 위에 내려앉아서 깃털을 다듬고 있었다.

  해리는 그만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하지만 애써 실망한 표정을 감추면서 다시 죽을 먹었다. 아직까지도 시리우스가 편지를 받지 못한 걸까? 혹시 헤드위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게 아닐까?

  흠뻑 젖은 길을 걸어가는 동안, 해리는 잠시도 걱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제3온실에 도착했을 때, 해리는 어떤 이상한 식물에 온통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학생들에게 괴상한 식물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해리는 지금까지 그렇게 괴상하게 생긴 식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식물이 아니라 굵고 거무죽죽한 민달팽이처럼 보였다. 그 식물은 잠시도 쉬지 않고 마치 벌레처럼 꿈틀거렸으며, 줄기에는 온통 액체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종기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부보투버란다. 가끔씩 저 종기를 짜서 고름을 빼 주어야만 한단다. 너희들은 그 고름을 모아서..."

  스프라우트 교수가 학생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뭐라구요?"

  시무스 피니간이 혐오스런 표정을 지었다.

  "고름 말이다, 피니간... 고름!" 스프라우트 교수가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건 굉장히 귀중한 거니까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용가죽으로 만든 장갑을 끼고 병에 고름을 담도록 해라. 희석시키지 않은 부보투버 고름이 몸에 닿으면 살갗이 부풀어오를 수도 있으니까..."

  부보투버의 종기를 짜는 것은 비록 구역질이 나긴 했지만, 아주 재미있는 일이었다. 펑! 부보투버의 종기를 터뜨릴 때마다 휘발유 냄새가 나는 많은 양의 액체가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것은 아주 걸쭉하고 연한 초록색의 고름이었다.

  그들은 스프라우트 교수의 지시에 따라 초록색 고름을 병에 담았다. 수업이 끝날 무렵이 되자 몇 리터의 고름이 모아졌다.

  "폼프리 부인이 무척 좋아하겠구나. 부보투버의 고름은 여드름 같은 고질적인 피부병을 치료하는 특효약이란다. 이 액체만 있으면 학생들이 더 이상 여드름을 없애기 위해 다른 방법을 쓸 필요가 없지."

  스프라우트 교수는 코르크 마개로 병 입구를 막았다.

  "가엾은 엘로이즈 미전처럼 말이죠! 걔는 마법을 써서 여드름을 없애려고 했어요."

  후플푸프 기숙사의 한나 아보트가 목소리를 한껏 낮추면서 말했다.

  "그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었지. 하지만 폼프리 부인이 결국 그 아이의 코를 원래대로 고쳐놓았단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뿔뿔이 흩어졌다. 운동장은 여전히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후플푸프 학생들은 변신술 수업을 받기 위해 돌계단을 올라갔고,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받기 위해 해그리드의 작은 통나무 오두막으로 걸어갔다.

  해그리드의 오두막은 금지된 숲 언저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해그리드는 한 손으로 멧돼지 사냥개 팽의 목줄을 잡고 서 있었다. 해그리드의 발치에는 나무 상자 몇 개가 놓여있었는데, 팽은 자꾸만 그 상자 쪽으로 가려고 목줄을 잡아당기면서 낑낑거렸다. 팽도 나무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것 같았다.

  그들은 해그리드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갑자기 나무 상자가 덜거덕거리더니 뭔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녕!" 해그리드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를 쳐다보면서 씩 웃었다. "슬리데린 학생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구나. 그 애들도 이걸 놓치고 싶진 않을 테니까... 폭탄 꼬리 스크루트!"

  "뭐라구요? 다시 한 번만요."

  론이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해그리드는 나무 상자를 가리켰다.

  "이크!"

  라벤더 브라운이 질겁을 하면서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해리는 `이크`라는 그 말 한 마디가 폭탄 꼬리 스크루트의 모든 걸 설명해 준다고 생각했다. 폭탄 꼬리 스크루트는 꼭 껍데기 없이 형체가 일그러진 가재처럼 보였다. 다리는 아주 이상한 곳에 삐죽삐죽 나와 있으며 머리는 어디에 붙었는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창백하고 끈적끈적한 살갗은 쳐다보기만 해도 오싹 소름끼칠 정도였다.

  나무 상자 속에는 길이가 20센티미터 가량 되는 수백 마리의 스쿠르트들이 마구 날뛰고 있었다. 스크루트들은 썩은 생선처럼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펑! 가끔씩 스크루트의 꼬리에서 불똥이 튀어나오더니 몇 센티미터 앞으로 날아갔다.

  "이제 막 부화했단다. 너희들이 직접 키울 수 있을 거야! 이번 학기의 연구 과제로 쓰면 아주 좋을 거라고 생각했지!" 

  해그리드는 폭탄 꼬리 스크루트를 쳐다보면서 흡족해했다.

  "왜 우리가 저런 이상한 동물을 키워야 하죠?"

  말포이가 불만에 가득 찬 소리로 물었다. 슬리데린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크레이브와 고일은 낄낄대면서 노골적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말문이 막힌 해그리드는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몹시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저것들로 뭘 하느냐고요. 저 동물의 특징은 뭔가요?"

  말포이가 비꼬는 투로 물었다. 해그리드는 입을 약간 벌린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건 다음 수업 시간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말포이. 오늘은 그저 먹이만 주면 돼." 해그리드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지금부터 스크루트에게 몇 가지 먹이를 주도록 해라. 나도 스크루트를 길러 본 적이 없어서...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고 있단다. 우선 개미 알과 개구리 간과 독 없는 뱀을 좀 먹이도록 해라. 어떤 것을 잘 먹는지..."

  "조금 전에는 고름을 만지게 하더니 이제는..." 

  시무스는 투덜거리면서 잔뜩 불평을 늘어놓았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찌부러진 개구리 간을 집어들고는 조심스럽게 폭탄 꼬리 스크루트에게 내밀었다. 만약 해그리드에 대한 깊은 애정이 없었다면, 이런 짓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해리조차도 이런 일이 아무런 쓸모도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스크루트들은 입이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야! 저게 날 공격했어요!"

  10분 가량 흐른 후에 갑자기 딘 토마스가 소리를 질렀다. 해그리드는 불안한 얼굴로 허둥지둥 토마스에게 다가갔다.

  "저 동물의 꼬리가 폭발했어요!"

  딘이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딘의 손에는 불에 데인 듯한 상처가 나 있었다.

  "아, 그래! 스크루트의 꼬리가 폭발하면 그럴 수도 있어."

  해그리드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이크!" 라벤더 브라운이 깜짝 놀라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크! 해그리드, 저 동물의 몸에 나 있는 뾰족한 게 뭐죠?"

  "어떤 것들은 침을 가지고 있단다." 해그리드가 열심히 설명했다(라벤더는 얼른 상자에서 손을 떼었다). "아마도 그건 수컷인 것 같구나... 암컷은 배에 빨판 같은 게 달려 있단다... 스크루트들은 그 빨판으로 피를 빨아먹는 것 같아."

  "어째서 우리가 저런 동물을 키워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이제 분명히 알겠군요, 태우고 찌르고 물어뜯는 걸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애완동물을 누가 갖고 싶어하지 않겠어요?'

  말포이가 역설적으로 비꼬면서 말했다.

  "귀엽게 생기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런 쓸모도 없는 건 아니야!"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용의 피는 놀랄 만큼이나 신비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용을 애완동물로 키우고 있는 건 아니잖아? 안 그래?"

  해리와 론은 텁수룩한 수염 뒤로 슬쩍 미소짓는 해그리드에게 씩 웃어 보였다. 해그리드라면 애완용 용을 광장히 좋아했을 거라는 걸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1학년이었을 때, 해그리드는 정말로 사나운 노르웨이 리지백 용을 기른 적이 있었다. 해그리드는 그 용에게 노버트라는 이름까지 지어 주었다. 해그리드는 괴물 같은 동물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었다. 치명적인 동물일수록 더욱더...

  " 다행이야. 그래도 스크루트는 작잖아."

  한 시간 후에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다시 성으로 올라가면서 론이 말했다.

  "물론 지금이야 그렇지. 하지만 그건 시간 문제야. 일단 어떤걸 먹는지 해그리드가 알아내기만 하면, 스크루트는 아마도 2미터까지는 자랄 거야."

  헤르미온느가 어처구니없다는 투로 말했다.

  "스크루트도 분명히 유용한 점이 있을 거야. 만약 스크루트가 배멀미나 뭐 그런 걸 고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더 이상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거야. 안 그래?"

  론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저 말포이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너도 잘 알고 있잖아?" 헤르미온느는 무거운 한숨을 내 쉬었다. "사실 나는 그 애의 말이 옳다고 생각해.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들이 우리 모두를 공격하기 전에 당장 짓밟아 버리는 거야."

  그들은 그리핀도르 테이블에 앉아서 양고기와 감자를 먹었다. 헤르미온느는 닥치는 대로 음식을 입 속에 쑤셔 넣었다. 해리와 론은 어안이 벙벙해서 헤르미온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 그런데 이게 꼬마 집요정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더욱 좋은 방법이니? 실컷 먹고 토하는 게?"

  론이 물었다.

  "아니야. 나는 그저 빨리 도서관으로 가고 싶을 뿐이야."

  양배추를 잔뜩 물고 있던 헤르미온느가 입을 불룩하게 내밀면서 말했다.

  "뭐라구? 헤르미온느... 오늘이 바로 개학이야! 아직까지 숙제도 없잖아!"

  론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헤르미온느는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마치 오랫동안 굶주린 사람처럼 음식을 마구 집어먹었다. 그리고는 "저녁 식사 때 보자!"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쏜살같이 밖으로 나갔다.

  다시 종소리가 울려서 오후 수업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해리와 론은 서둘러 북쪽 탑으로 향했다. 꼬불꼬불한 계단을 밟고 꼭대기까지 올라가자, 은빛 사다리가 나타났다. 은빛 사다리는 천장에 있는 뚜껑문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들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트릴로니 교수의 방으로 들어갔다. 벽난로에서 흘러나오는 친근한 향기가 콧구멍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창문에는 여전히 커튼이 쳐져 있었으며, 짙은 붉은색 덮개가 덮인 등불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불그스름한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공기는 숨막힐 듯이 후텁지근했다. 트릴로니 교수의 방에는 스무 개 정도의 작은 원형 탁자들이 있었으며, 주위에는 무명 천을 씌운 의자와 두터운 쿠션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해리와 론은 작은 원형 탁자를 향해 걸어갔다.

  "안녕."

  갑자기 해리의 등 뒤에서 트릴로니 교수의 몽롱한 목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깜짝 놀랐다. 얼굴에 비해서 너무 큰 안경을 걸친 비쩍 마른 트릴로니 교수는 해리를 만날 때마다 측은한 표정을 지었다. 트릴로니 교수가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목걸이와 귀고리와 팔찌가 벽난로의 불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네 마음 속에는 커다란 걱정이 있구나, 얘야." 트릴로니 교수는 음울한 눈빛으로 해리를 쳐다보았다. "내 영적인 눈은 모든 걸 볼 수 있단다. 너의 용감한 얼굴 뒤에 숨어 있는 괴로운 영혼까지도... 그런데 유감스러운 일이로구나. 수많은 시련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니... 아아, 가엾어라... 가장 힘든 고난이... 네가 걱정하는 일이 정말로 일어날까 두렵구나... 어쩌면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빨리..."

  트릴로니 교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거의 속삭이듯이 말했다. 론은 불안한 눈으로 해리를 힐끗 쳐다보았다. 트릴로니 교수는 벽난로로 걸어가더니 안락의자에 앉아서 학생들을 마주 보았다. 트릴로니 교수를 열렬히 숭배하고 있는 라벤더 브라운과 패르바티 패틸은 가장 앞자리에 있는 쿠션에 앉아 있었다.

  "여러분, 이제부터 별들의 운행을 연구하도록 하겠어요." 트릴로니 교수가 말했다. "점성술은 행성의 운행을 보면서 신비한 전조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행성의 운행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미리 판독할 수도 있습니다. 하늘의 이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점성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리의 생각은 전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해리는 몹시 졸립고 나른했다. 벽난로의 불꽃에서 흘러나오는 향기가 해리의 머리를 몽롱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점성술에 대한 트릴로니 교수의 말은 해리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다. 하지만 해리는 조금 전에 트릴로니 교수가 한 말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네가 걱정하는 일이 정말로 일어날까 두렵구나...'

  그러나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트릴로니 교수는 정말로 노련한 사기꾼이었다. 해리는 지금 아무런 두려움도 느끼고 있지 않았다. 글쎄... 혹시 시리우스가 체포되지나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만 제외하고는... 트릴로니 교수가 뭘 알 수 있겠는가? 해리는 벌써 오래 전부터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은 그저 운에만 맡기는 어림잡기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난 학기 말에 볼드모트가 다시 일어날 거라고 했던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을 제외한다면... 그때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은 그대로 적정했다. 해리가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 덤블도어 교수는 트릴로니 교수가 정말로 몽환 상태에 빠졌던 것 같다고 말했었다...

  "해리!"

  론이 작게 해리를 불렀다.

  "왜?"

  문득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자신을 향해 있었다. 어느새 해리는 깜빡 졸고 있었던 것이다.

  "얘야, 난 네가 토성의 불길한 영향을 받고 태어났다는 말을 하고 있었단다."

  트릴로니 교수가 해리를 보려보면서 말했다. 해리가 딴전을 피운 것에 몹시 화가 난 것 같았다.

  "조금 전에 무슨 말씀을 하셨죠? 어떻게 태어났다구요?"

  해리는 멀뚱멀뚱 트릴로니 교수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토성 말이다, 해리! 토성!" 트릴로니 교수는 해리가 자기 말을 듣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자, 몹시 약이 오른 것이 분명했다. "네가 태어나던 순간에 하늘에서는 토성이 확실히 그 힘이 강해지는 위치에 있었단 말이다... 너의 까만 머리카락과 빈약한 몸과... 어린 시절에 겪었던 비극적인 사건들을 보면... 내가 장담하건대, 너는 분명히 한 겨울에 태어났을 거야. 그렇지?"

  "아니에요. 저는 7월에 태어났어요."

  해리가 말하자, 론은 푸 하고 웃음을 터뜨리다가 황급히 헛기침을 했다.

  30분 후에 그들은 복잡한 원형 차트를 보면서 자신들이 막 태어나던 순간에 행성들이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 그려 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수없이 많은 시간표를 참고하고 각도 계산을 해야 하는 아주 지루한 작업이었다.

  "난 여기에 해왕성이 두 개 있어. 하지만 이럴 수는 없잖아. 안 그래?"

  한참 후에 해리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자신의 양피지 조각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아아아." 론이 영감에 잔뜩 도취된 트릴로니 교수의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대답했다. "하늘에 두 개의 해왕성이 나타났다면, 그건 안경을 낀 꼬마가 태어날 거라는 확실한 징조란다, 해리..."

  근처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시무스와 딘이 큰 소리로 낄낄거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흥분에 가득 찬 라벤더 브라운의 외침 소리 때문에 트릴로니 교수는 론의 말을 듣지 못했다.

  "오, 교수님! 이걸 보세요! 제 성도에 이상한 행성이 하나 있어요! 어머나! 이게 뭐죠, 교수님?"

  "그건 천왕성이란다, 얘야."

  트릴로니 교수가 차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나도 천왕성을 한번 볼 수 있을까, 라벤더?"

  론이 또다시 트릴로니 교수를 흉내낸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번에는 트릴로니 교수가 론의 목소리를 듣고 말았다.

  수업이 끝났을 때, 트릴로니 교수가 학생들에게 숙제를 왕창 내준 건 바로 그 때문인 것 같았다.

  "다음 달의 행성 움직임이 여러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분석해서 제출하도록 하세요. 오늘 여러분이 그린 차트를 참고로 해서 말이죠." 트릴로니 교수는 평소처럼 점잔을 빼는 우아한 모습이 아니라, 맥고나걸 교수처럼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 월요일까지 반드시 제출하도록. 변명은 사양하겠어요!"

  "늙은 박쥐 같으니라구!"

  계단을 내려가는 학생들 틈에 끼어 저녁 식사를 하러 연회장으로 가면서 론이 신랄하게 말했다.

  "그 숙제를 하려면 일주일 내내 걸릴 거야. 그건..."

  "숙제가 많니? 벡터 교수님은 숙제를 하나도 안 내 줬어!"

  어느 틈에 그들 곁으로 다가온 헤르미온느가 명랑하게 말했다.

  "그래, 벡터 교수는 정말 멋지다."

  론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들이 현관 복도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이미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이 줄의 제일 끝으로 가서 섰을 때, 갑자기 커다란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위즐리! 야, 위즐리!"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한꺼번에 고개를 돌렸다.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 뭔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듯한 얼굴로 서 있었다.

  "왜?"

  론이 쌀쌀하게 말했다.

  "네 아버지가 신문에 났어, 위즐리!" 말포이가 <예언자 일보>를 흔들며 주위 사람들에게 모두 들릴 정도로 커다랗게 외쳤다. "이 기사 좀 들어 봐!"

    실수 연발의 마법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마법부의 재난

  리타 스키터 특파원

  최근에 퀴디치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서투른 군중 관리로 비난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마녀의 실종에 대해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마법부가, 이번엔 머글 문화유물 오용 관리과의 아놀드 위즐리 씨의 괴상망측한 행동 때문에 어제 또다시 새로운 곤경에 처했다.

  말포이가 번쩍 고개를 치켜들었다.

  "네 아빠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하고 있어, 위즐리. 네 아빠가 얼마나 변변찮은 사람이면 이름조차 엉뚱하게 알고 있는 거야. 안 그래?"

  말포이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복도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말포이의 말을 듣고 있었다. 말포이는 과장된 몸짓으로 신문을 똑바로 들어 올리더니 계속 읽어 나갔다.

  2년 전에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소유한 사건으로 고발을 당했던 아놀드 위즐리 씨가 어제는 대단히 공격적인 쓰레기통문제 때문에 머글들의 법률 파수꾼(경찰관) 몇 명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위즐리 씨는 마법부에서 은퇴한 오러 '매드아이' 무디 씨를 도와주기 위해 급히 달려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무디는 악수와 살인 미수의 차이도 더 이상 분별하지 못하는 노인이다.

  당연히 위즐리 씨는 경계가 삼엄한 무디 씨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무디 씨가 또다시 착각을 해서 공연히 소동을 치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위즐리 씨는 머글 경찰관의 기억을 수정한 후에야 비로소 그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왜 그렇게 품위 없고 어쩌면 창피스럽기까지 한 일에 마법부가 휘말리도록 만들었느냐는 <예언자 일보>의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답변하기를 거부했다.

  "그리고 사진도 있어, 위즐리!" 말포이가 신문을 위로 들어올리면서 소리쳐다. "집 앞에서 찍은 네 부모 사진이야. 이걸 집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야! 네 엄마는 살을 좀 빼야 하겠다, 그렇지?"

  론은 분을 참지 못해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입 닥쳐, 말포이! 진정해, 론..."

  해리는 재빨리 론을 말렸다.

  "맞아! 이번 여름방학에 너는 그 집 식구들과 함께 지냈지? 안 그래, 포터? 어서 말을 해 봐. 쟤 엄마가 정말로 이렇게 뚱뚱하니? 아니면 사진만 이런 거니?"

  말포이는 계속 빈정거리면서 론을 자극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씩씩거리면서 말포이에게 당장이라도 대들 듯이 버둥거리는 론의 망토를 꼭 붙잡고 있었다.

  "그런 네 엄마는 어때서, 말포이? 그 인상 좀 보라지! 네 엄마는 꼭 코밑에 똥을 달고 다니는 것 같더라? 언제나 그런 거니? 아니면 너랑 같이 있을 때만 그런 거니?"

  해리가 통쾌하게 복수했다. 론은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우리 엄마를 모욕하지 마, 포터!"

  말포이의 창백한 얼굴이 약간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렇다면 그 돼지 같은 주둥이나 좀 닥쳐!"

  해리는 자시 말포이를 노려보다가 뒤로 돌아섰다.

  펑!

  몇 사람이 비명을 질렀다. 해리는 뭔가 하얗고 뜨거운 것이 얼굴을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해리는 요술지팡이를 잡기 위해 재빨리 망토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미처 요술지팡이가 손에 닿기도 전에 다시 한번 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우렁찬 고함 소리가 현관 복도를 쩌렁쩌렁 울렸다.

  "그만두지 못해! 이 녀석아!"

  해리는 홱 돌아다보았다. 무디 교수가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무디의 요술지팡이는 정확히 말포이가 서 있던 자리에서 벌벌 떨고 있는 흰족제비를 겨냥하고 있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무디 교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무디 교수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해리를 바라보았다. 아니, 적어도 무디 교수의 정상적은 눈 하나만은 해리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 눈은 뒤통수 쪽으로 완전히 돌아가 있었다.

  "저 녀석이 너를 공격했니?"

  무디 교수가 으르렁거리듯이 말했다. 무디 교수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어쩐지 귀에 거슬렸다.

  "네, 하지만 빗나갔어요."

  해리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만 내버려두지 못해!"

  무디 교수가 버럭 호통을 쳤다.

  "네? 뭘요?"

  해리가 영문을 몰라 물었다.

  "너 말고... 저 녀석 말이다!"

  무디 교수는 느릿느릿 뒤로 돌아서더니 흰족제비를 잡으려고 하다가 그만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크레이브를 가리켰다. 무디 교수의 굴러다니는 눈은 등 뒤에서 벌어지는 일까지도 낱낱이 파악할 수 있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무디 교수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크레이브와 고일과 흰족제비를 향해 서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흰족제비가 끽끽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지하 교실 쪽으로 달아났다.

  "그럴 순 없지!"

  무디 교수는 다시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더니 흰족제비를 겨냥했다. 그러자 흰족제비가 허공으로 3미터 정도 날아올랐다가 찰싹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다시 한 번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난 상대방의 등 뒤에서 공격하는 녀석들을 좋아하지 않아."

  무디 교수가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흰족제비는 고통스럽게 끽끽대면서 점점 더 높이 튀어 오르고 있었다. "그런 행동은 아주 비열하고 비겁하고 더러운 놈들이나 하는 짓이야..."

  흰족제비는 다리와 꼬리를 무기력하게 흔들면서 다시 허공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앞으로-그런 짓은-절대로-하지-마."

  흰족제비가 돌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허공으로 튀어 오를 때마다 무디 교수는 한 마디씩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말했다.

  "무디 교수님!"

  갑자기 충격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렸다. 맥고나걸 교수가 두 팔에 책들을 한아름 안고 대리석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안녕하시오, 맥고나걸 교수."

  무디 교수는 흰족제비를 더욱 높이 튀어 오르게 하면서 태연히 말했다.

  "지...지금, 뭐... 뭘 하고 계시는 거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잠시도 쉬지 않고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흰족제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가르치고 있소."

  무디 교수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가르치다뇨? 무디교수님, 저게... 학생인가요?"

  맥고나걸 교수는 거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팔에 들고 있던 책들이 후두둑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소."

  "안 돼요!"

  맥고나걸 교수는 허둥지둥 계단을 내려오더니 자신의 요술 지팡이를 빼 들었다.

  잠시 후에 딱 소리와 함께 복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드레이코 말포이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매끄러운 금발이 빨갛게 달아오는 말포이의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무디 교수님, 우리는 절대로 학생들에게 벌을 주는 데 변신술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분명히 말씀드렸을 텐데요?"

  맥고나걸 교수가 기운이 쭉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소. 아마도 말했을 거요. 하지만 이 녀석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면 약간의 충격이 필요할 것 같아서..."

  무디 교수는 태연한 표정으로 턱을 긁적거렸다.

  "무디 교수님! 우리는 방과 후에 혼자 남겨두는 벌을 줍니다. 아니면 잘못을 저지른 학생의 기숙사 담당 교수에게 말을 하거나요!"

  "알겠소. 이제부터 나도 그렇게 하리다."

  무디 교수가 아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말포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고통과 굴욕감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던 말포이는 증오스러운 눈으로 무디 교수를 노려보면서 '우리 아버지' 어쩌구 저쩌구 하는 말을 중얼거렸다.

  "오, 그래?" 무디 교수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말포이를 향해 걸어갔다. 목발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나는 옛날부터 네 아버지를 잘 알고 있단다. 얘야... 네 아버지에게 무디 교수가 아들을 열심히 감시하고 있다고 하거라... 지금 내가 한 말을 네 아버지에게 똑똑히 전해야 한다... 자, 너의 기숙사 담당 교수는 스네이프 교수겠지? 그렇지?"

  "네."

  말포이가 잔뜩 심통이 나서 대답했다.

  "역시 내 오랜 친구지." 무디 교수가 거칠게 말했다. "나도 스네이프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지... 자, 어서 가자..." 무디 교수는 말포이의 팔을 잡더니 지하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맥고나걸 교수는 잠시 동안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요술지팡이를 휘둘러서 바닥에 떨어진 책들을 다시 팔 안으로 불러들였다.

  "내게 말시키지 마."

  얼마 후에 그들의 그리핀도르 테이블에 앉았을 때,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조용히 말했다. 방금 일어났던 일로 모두들 수군거리느라 연회장은 온통 시끌벅적했다.

  "왜 그러니?"

  헤르미온느가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장면을 내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 두고 싶단 말이야." 론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론의 얼굴에는 기세 등등한 표정이 가득 했다. "드레이코 말포이, 정신없이 튀어 오르는 흰족제비..."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활짝 웃음을 터뜨렸다. 헤르미온느는 커다란 그릇에 잔뜩 담긴 쇠고기 캐서롤(고기와 야채를 섞어서 볶은 요리:역주)을 개인 접시에 조금씩 덜어서 해리와 론에게 나누어 주며 말했다.

  "하지만 정말로 말포이가 다칠 수도 있었어. 맥고나걸 교수가 막은 게 천만다행이었지..."

  "헤르미온느! 너는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망치고 있어!"

  론이 다시 눈을 번쩍 뜨면서 소리쳤다.

  헤르미온느는 약간 짜증스러운 소리를 내더니 전속력으로 음식을 먹어대기 시작했다.

  "설마 오늘 저녁에도 도서관에 가려는 건 아니겠지?"

  해리가 물었다.

  "가야 해. 할 일이 많아."

  헤르미온느가 입 안에 음식을 잔뜩 쑤셔 넣으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벡터 교수는 숙제를 내지..."

  "학교 공부를 하려는 게 아니야."

  5분도 되지 않아서 접시를 다 비운 헤르미온느는 황급히 연회장을 떠났다. 헤르미온느가 자리를 뜨자마자, 프레드가 다가오더니 빈 자리에 앉았다.

  "무디 교수 말이야! 굉장히 멋진 분이지?"

  프레드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그 이상이야."

  조지가 프레드의 맞은편에 앉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최고야." 쌍둥이 형제의 단짝 친구인 리 조던이 조지의 옆자리에 앉으면서 한 마디 거들었다. "우리는 오늘 오후에 무디 교수의 수업을 들었어." 리가 해리와 론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어땠어?"

  해리가 호기심이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프레드와 조지와 리는 서로 의미심장한 눈길을 주고받았다.

  "그런 수업은 난생 처음이었어."

  프레드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사람은 알고 있었어."

  리는 약간 흥분한 것 같았다.

  "뭘?"

  론이 앞으로 몸을 잔뜩 숙이면서 물었다.

  "저 밖에서 그걸 하는 게 어떤 건지 안단 말이야."

  조지가 감명을 받은 듯이 말했다.

  "뭘 하는데?"

  해리가 재빨리 반문했다.

  "어둠의 마법과 싸우는 거 말이야."

  "그는 모든 걸 다 봤어."

  프레드와 조지가 한 마디씩 했다.

  "굉장해."

  리가 맞장구를 쳤다. 론은 재빨리 가방 속에 손을 집어넣더니 시간표를 꺼내들었다.

  "우리는 목요일이나 되어야 그 수업이 있어!"

  론은 몹시 실망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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