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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포트키 (6/37)

    제6장 포트키

  방금 전에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았는데, 어느 사이에 위즐리 부인이 해리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다, 해리."

위즐리 부인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위즐리 부인은 다시 론을 깨우기 위해 다른 침대로 걸어갔다. 해리는 손으로 주위를 더듬어 안경을 찾아 쓴 후에 침대에 걸터앉았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는지 창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론이 볼멘소리로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와 발을 마주하고 놓여 있는 침대 위에 둘둘 말린 담요 안에서 머리가 부스스한 커다란 형체 두 개가 엉금엉금 기어 나왔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프레드가 졸린 눈을 비비면서 말했다. 네 사람은 너무나 졸린 나머지 말을 주고받을 만한 기운도 없었다. 그들은 조용히 옷을 갈아입으며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면서 식당으로 내려갔다. 

  위즐리 부인은 화덕에 올려놓은 커다란 냄비를 휘휘 젓고 있었으며 위즐리 씨는 식탁에 앉아서 커다란 양피지 티켓 다발을 살펴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우르르 식당으로 들어서자, 위즐리 씨는 두 팔을 벌리면서 자신이 입고 있는 옷차림을 보여 주었다. 위즐리 씨는 골프용 스웨터처럼 보이는 윗옷에 아주 낡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내 모습이 어떠냐?" 위즐리 씨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는 신분을 감추고 가야 한단다. 내가 머글처럼 보이니, 해리?"

  "네." 해리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멋지세요."

  "빌 형과 찰리 형과 퍼... 퍼... 퍼시 형은 어디에 있어요?

  조지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물었다. 

  "네 형들은 순간이동으로 경기장에 갈 거란다." 위즐리 부인은 커다란 냄비를 들어 올리더니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국자고 오트밀 죽을 떠서 작은 그릇에 담아 주었다. "그러니까 조금 늦게 일어나도 된단다."

  해리는 순간이동이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순식간에 뿅 하고 사라졌다가 금방 다른 장소에 다시 나타나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형들은 아직까지 잠을 자고 있단 말인가요? 어째서 우리는 순간이동으로 갈 수 없는 거죠?"

  프레드가 그릇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투덜거렸다.

  "너희들은 아직 나이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시험도 치르지 않았잖니?" 위즐리 부인은 서두러 식당에서 나갔다. 잠시 후에 위즐리 부인이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이동을 하려면 시험에 통과해야 하나요?"

  해리가 물었다. 

  "물론이지."위즐리 씨가 청바지 뒷주머니에 티켓을 밀어 넣으면서 대답했다. "며칠 전에 마법 교통부가 면허증도 없이 순간이동을 한 두 사람에게 벌금을 물리는 일이 있었지. 그 마법은 결코 쉬운 게 아니란다.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일을 아주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야. 조금 전에 내가 말했던 두 사람은 몸이 서로 분리되었단다."

  해리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식탁에 앉아 있던 다른 아이들은 모두 몸서리를 쳤다.

  "저... 몸이 분리된다는 게 뭐죠?"

  해리가 위즐리 씨를 쳐다보면서 질문을 했다. 

  "몸의 일부만 이동했다는 뜻이란다." 위즐리 씨는 숟가락으로 당밀을 듬뿍 뜨더니 오트밀 죽 위에 얹었다. "물론 그들은 진퇴양난에 빠지고 말았지. 꼼짝도 하지 못하고 마법사고 복구반이 와서 정상적인 상태로 돌려놓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단다. 그 때문에 마법부는 아주 바빴지. 그 사건에 대한 서류도 작성해야 하고 우연히 그들이 남긴 몸의 일부를 본 머글들도 처리해야 하고... "

  갑자기 해리 프리켓 가의 보도에 다리 한 쌍과 눈동자 한 개가 버려져 있는 광경을 눈 앞에서 그려 보았다. 

  "그들은 괜찮았나요?"

  해리는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 

  "물론이지." 위즐리 씨가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물어야만 했단다. 아마 그들은 두 번 다시 성급하게 순간이동을 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도 공연히 순간이동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 일부러 그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어른 마법사들도 많으니까...  차라리 빗자루를 타고 가는 게 낮지. 조금 느리긴 해도 안전하잖니."

  "하지만 빌 형과 찰리 형과 퍼시 형은 모두 순간이동을 할 수 있잖아요?"

  "찰리 형은 그 시험을 두 번이나 치러야 했어." 프레드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첫 번째 시험에서 그만 미역국을 먹고 말았어. 순간이동을 했는데 가려고 했던 목적지에서 남쪽으로 8킬로미터나 벗어난 지점에 떨어진 거야. 찰리 형은 쇼핑을 하던 어떤 가엾은 노인의 머리 위에 떨어지고 말았지. 기억나지 않으세요?"

  식당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하지만 두 번째는 무사히 통과 했잖니."

  위즐리 부인이 다시 부엌으로 들어오면서 대답했다. 

  "퍼시 형이 통과한 건 불과 이 주일밖에 안 됐잖아요." 조지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부터 매일 아침마다 순간이동으로 아래층에서 내려온다구요. 자기가 그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걸 자랑하려고..."

  복도를 따라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헤르미온느와 지니가 여전히 졸린 얼굴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야 해요?"

  지니는 식탁에 앉는 동안 줄곧 눈을 비볐다. 

  "걸어가요? 아니, 월드컵이 열리는 것까지 걸어서 간단 말이에요?"

  해리가 깜짝 놀라니까, 위즐리 씨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아니, 그런 게 아니야. 몇 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어떻게 걸어간단 말이니? 우리는 그저 조금만 걸으면 된단다. 수많은 마법사들이 머글들의 주목을 받지 않고 한 장소에 모인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란다. 그러니까 우리는 시간을 잘 골라서 여행해야만 한단다. 아주 조심스럽게 행동하면서... 퀴디치 월드컵 같은 큰 행사가 열릴 때에는..."

  "조지!"

  갑자기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식탁에 둘러 앉아 있던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 

  "왜요?"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조지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반문했다. 

  "네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게 뭐냐?"

  "아무것도 아니에요!"

  "날 속일 생각일랑 하지 마라!"

  위즐리 부인은 요술지팡이를 집어 들고 조지의 주머니를 가리키면서 주문을 외웠다. 

  "아씨오!"

  다양한 색깔의 작은 물건들이 조지의 주머니에서 빠져나오더니 허공을 가로지르면서 붕 날아갔다. 조지는 황급히 손을 뻗어서 그것들을 잡으려고 했지만 모두 놓치고 말았다. 그것들은 곧장 위즐리 부인의 손으로 발려 들어갔다. 

  "이런 물건들은 죄다 없애라고 했지!" 위즐리 부인이 혓바닥 늘이기 태피처럼 보이는 것들을 들어 올리면서 소리쳤다. 위즐리 부인은 머리끝까지 화가 난 것 같았다. "나는 분명히 그것들을 몽땅 없애라고 말했다!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몽땅 꺼내도록 해! 어! 너희 둘 다!"

  그것은 별로 유쾌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쌍둥이 형제는 가능한 많은 태피들을 몰래 집 밖으로 가지고 나가려고 했던 게 분명했다. 위즐리 부인은 소환 마법을 써서 프레드와 조지가 숨겨 놓은 것들을 모두 찾아냈다. 

  "아씨오! 아씨오! 어씨오!"

  위즐리 보인이 주문을 외우자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태피들이 휙휙 튀어 나왔다. 조지의 재킷 안감과 프레드의 청바지 밑단을 포함한 온갖 장소에 수많은 태피가 들어 있었다. 

  "우린 그걸 개발하는 데 무려 여섯 달이나 걸렸어요!" 

  위즐리 부인인 태피를 몽땅 내버리는 것을 보면서, 프레드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위즐리 부인이 버럭 화를 냈다. 

  "그래, 여섯 달 동안이나 허송세월을 하다니... 너희들이 O.W.L.을 그것 밖에 받지 못한 것도 당연하지!"

  결국 그들이 집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여전히 험악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위즐리 부인은 남편의 뺨에 입을 맞추면서도 찡 그린 얼굴을 펴지 않았다. 하지만 쌍둥이 형제는 더욱 심통이 나 있었다. 그들은 서로 배낭을 메 주고는 엄마에게 단 한 마디 인사도 없이 그대로 나가 버렸다. 

  "재미있게 구경하거라. 얌전하게 굴고..." 위즐리 부인이 쌍둥이 형제의 등에다 대고 소리쳤지만, 잔뜩 심술이 난 그들은 뒤를 돌아보거나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빌과 찰리와 퍼시는 정오 무렵에 보내겠어요." 위즐리 부인이 남편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위즐리 씨는 여섯 명이 아이들을 데리고 어두운 마당으로 걸어 나갔다. 해리는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들었다. 하늘에는 아직도 달이 떠 있었다. 지평선을 따라 흐릿한 초록빛이 감도는 것을 보면서 새벽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모든 마법사들이 한꺼번에 경기장에 모일 수 있죠? 머글들이 아무런 눈치도 못하게 하면서 말이에요."

  해리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면서 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천 명의 마법사들이 퀴디치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으로 서둘러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마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커다란 문제였단다."

  위즐리 씨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수십만 명이나 되는 마법사들이 일제히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으로 몰려오는데, 그들을 모두 수용할 만한 마법의 장소가 없기 때문에 골치가 아픈 거야. 물론 머글들이 지나갈 수 없는 장소들이 있긴 하단다. 하지만 수십만 명의 마법사들이 일제히 다이애건 앨리나 9와 4분 3번 승강장으로 몰려드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렴. 너무나 복잡하지 않겠니?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살지 않는 적당한 황무지에 마법사 캠프장을 만들었단다. 물론 머글들이 도저히 알아볼 수 없도록 수많은 예방 조치를 취했지. 지난 몇 달 동안이나 마법부 전체가 그 일에 매달렸지.

  우리는 먼저 도착 시간에 시차를 두도록 했단다. 비교적 값이 싼 삼등석 티켓을 구입한 마법사들은 이 주일 전에 도착하도록 했지. 어떤 마법사들은 머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너무 많은 마법사들이 한꺼번에 머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교통 체증이 생겨서 머글들의 버스나 기차가 막히게 되는 경우가 생긴단다.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할 수는 없잖니. 생각해 봐라. 마법사들은 세계 곳곳에서 몰려오고 있단다. 물론 일부는 순간이동으로 오기도 하지. 그렇지만 먼저 머글의 눈에 안 띄는 멀리 떨어진 곳에 마법사들이 나타날 수 있는 안전한 지점을 마련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단다. 물론 그 장소에는 순간이동의 종착지로 사용하고 있는 휴대용 나무판이 설치되어 있을 거야. 

  하지만 순간이동을 쓰고 싶지 않거나 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는 '포트키'라는 걸 사용한단다. 포트키는 미리 정한 시간에 마법사들을 어떤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데에 사용하는 물체란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번에 아주 많은 사람들을 이동시킬 수도 있지. 영국에는 전략상 중요한 지점에 약 200여 개의 포트키가 설치되어 있단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포트키는 스토우츠헤드 산꼭대기에 있단다. 우리는 지금 거기로 가는 중이다. 

  위즐리 씨가 저 멀리 보이는 검은 산등성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산은 오터리 성 캐치폴 마을 너머에 불쑥 솟아올라 있었다. 

  "그런데 포트키라는 건 뭘로 만들어진 거죠?"

  해리가 신기한 듯이 물었다. 

  "글쎄... 어떤 물건이든지 전부 다 포트키가 될 수 있단다." 위즐리 씨가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머글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것으로 두드러지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이라면 뭐든지 가능하단다... 만약 머글이 포트키를 본다면 아마도 쓰레기라고 생각할 거야..."

  그들은 어두운 길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갔다. 사방은 아주 고요했다. 오직 그들의 발자국 소기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오터리 성 캐치폴 마을로 들어서자, 잉크 빛처럼 까맣기만 하던 하늘이 서서히 군청색으로 엷어지면서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차가운 공기로 해리의 손발은 얼어 있었다. 위즐리 씨는 자꾸만 시계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서둘러 스토우츠헤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움푹 파인 토끼 구멍에 발부리가 걸리거나 울창한 잔디 둔덕에서 미끄러지는 일을 몇 차례 당하고 나자, 그들은 더 이상 서로에게 말할 힘조차 없었다. 근육이 경련이라도 일으키는 것처럼 다리가 몹시 뻐근했다. 숨을 쉴 때마다 마치 칼로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마침내 그들은 평평한 땅에 도착했다.

  "휴." 위즐리 씨가 안경을 벗더니 스웨터에다 문질렀다. "알맞게 도착했구나. 이제 10분만 있으면..."

  막대기를 짚고 올라오던 헤르미온느가 마지막으로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이제 포트키만 있으면 되겠구나." 위즐리 씨는 다시 안경을 끼더니 땅바닥을 둘러보았다. "별로 크지는 않을 거야... 어디 보자..."

  그들은 따로따로 흩어져서 포트키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채 2분도 지나지 않아서 고요한 정적을 깨뜨리는 함성소리가 들렸다. 

  "아서! 여기 있다네. 얘야, 우리가 벌써 찾았어!"

  별이 총총한 하늘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윤곽이 흐릿하게 보였다. 잠시 후에 훤칠하게 키가 큰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에이머스!"

  위즐리 씨는 조금 전에 함성을 지른 사람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반가운 미소를 지었다. 해리를 비롯한 나머지 아이들도 두 사람을 행해 걸음을 옮겼다. 

  위즐리 씨는 한 손에 꼬질꼬질한 부츠 한 짝을 들고 있는 마법사와 악수를 나누었다. 갈색 턱수염을 기르고 있는 그 사람의 체격은 아주 건장했다. 

  "이 분은 신비한 동물 단속 및 관리부에서 근무하는 에이머스 디고리 란다, 얘들아." 위즐리 씨가 에이머스를 소개하면서 말했다. "케드릭은 이미 너희들도 알고 있겠지?"

  위즐리 씨가 가리키는 곳에는 열일곱 살 가량 되어 보이는 굉장히 잘 생긴 아이가 서 있었다. 케드릭 디고리는 호그와트의 후플푸르 기숙사 퀴디치 팀의 주장이자 수색꾼이었다. 

  "안녕."

  케드릭이 그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안녕, 케드릭."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와 지니는 입을 모아서 인사를 했지만, 프레드와 조지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프레드와 조지는 아직까지도 작년에 열렸던 첫 번째 퀴디치 시합에서 케드릭이 그리핀도르를 물리쳤던 것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 걸었겠군, 아서?" 

  캐드릭의 아버지가 물었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네. 우리는 저기 저 마을 너머에 살고 있는 걸... 그런데 자네는?"

  "우리는 새벽 두 시에 일어나야만 했다네. 안 그러니, 케드릭? 이 애가 순간이동 시험을 통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지만... 불평할 일은 아니지. 퀴디치 월드컵은 갈레온 한 부대를 준다고 해도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일이지. 퀴디치 월드컵 티켓이라면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어... 이 정도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에이머스 디고리는 온후한 표정으로 위즐리 네 세 형제를 비롯해서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지니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 애들 모두가 자네 아이들인가, 아서?"

  "아니야. 머리카락이 빨간 아이들만 우리 아이들이네." 위즐리 씨는 쌍둥이 형제와 론 그리고 지니를 가리키면서 대답했다. "이 아이는 론의 친구 헤르미온느라네. 그리고 이 아이는 해리..."

  "뭐라구?" 에이머스 디고리가 눈을 커다랗게 뜨면서 말했다 "해리라구? 해리포터 말인가?"

  "저... 네."

  해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은 해리를 만날 때마다 신기한 눈초리로 훑어보다가 금방 이마에 나 있는 번개 모양의 흉터를 주의 깊게 쳐다보았다. 해리는 이마에 나 있는 번개 보양의 흉터를 주의 깊게 쳐다보았다. 해리는 이미 그런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한 상태였지만, 그럴 때마다 불편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케드릭은 물론 너에 대해 말했단다." 에이머스 디고리가 해리를 응시하면서 말했다. "작년에 그리핀도르 팀과 경기한 이야기를 모두 다 했단다... 난 케드릭에게 말했지. '케드릭, 그건 네가 나중에 자손대대로 자랑해도 좋을 만한 일이구나. 그래,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지... 네가 해리 포터를 이기다니!' 라고 말이다."

  해리는 그냥 입을 다물고 조용히 서 있었다 아무런 대답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프레드와 조지는 둘 다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해리는 빗자루에서 떨어졌어요, 아빠. 제가 말했잖아요... 그건 사고였다구요..."

  케드릭이 약간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그래, 하지만 넌 떨어지지 않았잖니?" 에이머스 디고리는 아들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유쾌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래, 넌 항상 겸손하지. 케드릭은 정말 신사라니까... 그렇지만 언제나 가장 뛰어난 사람이 경기에서 이기는 건 아주 당연한 거란다. 해리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안 그러니 얘야? 한 명은 빗자루에서 떨어지고 다른 한명은 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중에서 누가 더 뛰어난 사람인가는 꼭 천재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게 아닐까?"

  "시간이 거의 다 외었을 거야." 위즐리 씨가 다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아직 더 올 사람이 있는 건가, 에이머스?"

  "아니야. 러브굿 가족은 벌써 일주일 전에 떠났어. 포셋 가족은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고 하더군. 아마도 이 지역에는 퀴디치 월드컵을 보러 갈 사람이 더 이상 없을 거야."

  에이머스 디고리가 주위를 둘러보면서 대답했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네. "위즐기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1분전이야... 준비하는 게 좋겠군..."

  위즐리 씨는 부드러운 눈길로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쳐다보았다. "너희들은 그냥 포트키를 만지기만 하면 돼. 그것 뿐이야. 손가락 하나만  갖다대고 있으면 되는 거야."

  무거운 배낭 때문에 조금 힘들긴 했지만, 아홉 명의 마법사들은 에이머스 디고리가 불쑥 내민 낡은 부츠 한 짝 주위로 모여 들었다. 

  그들이 낡은 부츠주위로 둥글게 모여 섰을 때, 한 줄리 서늘한 바람이 휙 스쳐 지나갔다. 

  정적.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만약 어떤 머글이 산꼭대기로 올라오다가 이 광경을 본다면? 두 명의 어른과 일곱 병의 아이들이 희미한 어둠 속에서 낡은 부츠 한 짝을 붙잡고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이라니... 해리는 몹시 이상하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셋... "

  위즐리 씨가 여전히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둘... 하나..."

  마침내 포트키가 작동했다. 갑자기 해리는 몸의 중심이 앞으로 확 쏠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해리를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해리의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도 자신과 함께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해리의 어깨가 자꾸만 론과 헤르미온느와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자석이 끌어당기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낡은 부츠와 해리의 집게손가락이 딱 달라붙었다. 그리고... 

  해리의 발이 땅에 닿았다. 론이 비틀거리면서 해리를 밀쳤다. 해리는 그만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포트키가 둔탁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재빨리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위즐리 씨와 에이머스 케드릭은 여전히 당당하게 서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땅바닥에 쓰러진 상태였다. 

  "스토우츠헤드 산에서 출발. 5시 7분 도착."

  어떤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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