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헤르미온느의 비밀
"놀랍군... 놀라워... 아무도 죽지 않았다니 이건 기적이야... 그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
어... 자네가 그곳에 있었다니 천만 다행이었네, 스네이프..."
"고맙습니다, 장관님."
"멀린 훈장감이네. 2급은 충분히 되지. 내가 조금 노력한다면 1급 훈장도 받을 수 있
을 걸세."
"자네 거기 심하게 베었군... 보나마나 블랙이 그랬겠지?"
"사실은 포터와 위즐리와 그레인저가 그랬습니다, 장관님..."
"살마, 그럴 리가!"
"블랙이 그 애들에게 마법을 걸었더군요. 전 금방 알아챘어요. 그들의 행동으로 보아
'컨푼더스 마법'에 걸렸건 모양입니다. 그 애들은 그에게 죄가 없다고 믿게 되었어요.
그런 마법에 걸렸으니 그 애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하지만 그 애들
이 기어드는 바람에 블랙을 놓칠 뻔했었어요... 그 애들은 블랙을 혼자 힘으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게 분명해요. 지금까지는 벌받지 않고 그럭저럭 피할 수 있었을 지 모르
지만 이번 일은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가지 못할 겁니다. 진작에 혼쭐을 냈어야 하는 건
데 가만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대단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어구나
포터는 항상 교장선생님의 비호 속에 엄청난 자유를 누리며 멋대로 행동하고 다녔었죠
-"
"아 글쎄, 스네이프... 해리 포터는 말일세... 그 애는 좀 특별한 애가 아닌가."
"하지만- 그 애가 그렇게 많은 특별 대우를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전 개인적
으로 그 애를 여느 학생처럼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학생이었다면 벌써 정학
당했을 겁니다. 친구들을 그런 위험에 처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장관님
- 학교 규칙을 모두 어겼잖습니까- 그 애를 보호하기 위해 그 모든 예방 조치들이 취
해졌는데도 말입니다. 밤에 늑대인간과 살인자까지 만나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어디? 그리고 그앤 규칙을 어기고 호그스미드에까지 간 것 같더군요. 제겐 확실한 심
증이 있어요-"
"자, 자... 이제 곧 모든 게 밝혀질 게 아닌가, 스네이프. 모든게 말이네... 그 아인 정
말 어리석은 행동을 했어..."
해리는 눈을 꼭 감은 채로 누워서 듣고 있었다. 그는 정신이 멍했다. 그가 듣고 있는
말들이 뒤에서 뇌로 아주 천천히 이동하고 있는 것 같았으므로 잘 이해가 가지 않았
다... 팔다리가 납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눈꺼풀이 어찌나 무거웠던지 눈이 떠지지가 않
았다... 그저 여기 이 편안한 침대에 가만히 우뤄 있고 싶었다. 영원히...
"내가 가장 놀랐던 건 디멘터들의 행동이네... 자네 정말 무엇이 그것들을 물리쳤는지
전혀 모르나, 스네이프?"
"네 장관님... 제가 정신이 들었을 때는 그들은 이미 학교입구로 돌아가고 있었어
요..."
"이상하군. 그럼에도 블랙과 해리와 그 소녀는-"
"제가 그들에게 갔을 때는 모두들 기절한 상태였어요. 전 블랙의 몸을 붂고 재갈을
물렸죠. 그리고 마법으로 들 것을 불러내어 그들을 모두 곧장 성으로 데려왔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해리는 이제 좀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명체 끝
에 에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눈을 떴다
누군가 그의 안경을 벗겨두었는지 모든게 약간 흐릿하게 보였다. 그는 어두운 병동에
누워 있었다. 폼프리 부인의 병실 끝에 있는 침대에서 누군가를 간호하고 있었다. 그녀
의 팔 밑으로 론의 빨간 머리카락이 보였다.
해리는 몸은 조금 움직였다. 오른쪽 침대에는 헤르미온느가 누워 있었다. 그녀의 침
대로 달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녀도 눈을 뜨고 있었다. 그녀는 잔뜩 겁에 질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해리가 깨어난 걸 보자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병실 문을 가리켰
다. 조금 열린 문으로 바깥 복도에서 말하고 있는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과 스네이프 교
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폼프리 부인이 이제 해리의 침대로 힘차게 걸어오고 있었다. 해리는 고개를 돌려 그
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커다란 초콜릿 덩어리는 들고 있었다.
"어머, 개어났구나!" 그녀가 기분 좋게 말했다. 그리고 초콜릿을 해리의 침대 옆 탁자
에 놓고 작은 망치로 쪼개기 시작했다.
"론은 어때요?"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물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단다." 폼프리 부인이 무섭게 말했다. "너희 둘은... 너희들은 내
가 있을라고 할 때까지 여기에- 포터, 도대체 뭐하는 거니?"
해리가 일어서서 다시 안경을 쓰고는 요술지팡이를 집어들었다.
"교장선생님을 뵈어야 해요." 그가 다급히 말했다.
"포터." 폼프리 부인이 달래며 말했다. "이제 괜찮단다. 블랙이 잡혔거든. 그는 이픙
에 갇혀 있단다. 디멘터들이 입맞출 준비를 하고 있지-"
"뭐라구요?"
해리는 침대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헤르미온느도 똑같이 행동했다. 하지만 그가 소리
지르는 게 바깥까지 들렀던지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과 스네이프 교수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해리, 해리, 왜 그러니?" 퍼지 장관이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넌 누워 있어야 한단
다- 이 애가 초콜릿을 먹었소?" 그가 걱정스럽게 폼프리 부인에게 물었다.
"장관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해리가 말했다. "시리우스 블랙은 죄가 없어요! 피터
페티그루가 죽은 척했건 거예요! 저흰 좀전에 그를 봤어요! 디멘더들이 시리우스에게
그 짓을 하게 내버려두면 안돼요. 그는-"
하지만 퍼지 장관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해리, 해리, 아직 제정신이 아닌가 보구나. 라긴 그렇게 끔찍한 일을 겪었으니, 자
눕거라. 모든 게 잘되었단다..."
"아니예요!" 해리가 소리쳤다. "엉뚱한 사람을 잡으신 겨예요!"
"장관님, 저희들 말 좀 들어주세요. 제발." 헤르미온느가 간절하게 말했다. 그녀는 급
히 해리 쪽으로 걸어가 애원하는 듯한 얼굴로 퍼지 장관을 바라보았다. "저도 그를 봤
어요. 그는 론의 쥐었어요. 동물로 변신했던 거예요. 페티그루가 말이에요-"
"보셨죠, 장관님?" 스네이프 교수사 냉소적으로 말했따. "둘 다 제정신이 아니에요...
블랙이 그들에게 마법을 걸어둔게 분명해요..."
"저흰 멀쩡해요!" 해리가 큰소리로 말했다.
"장관님! 교수님!" 폼프리 부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이제 좀 나가주셔야겠어요. 포
터는 환자예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돼요!"
'그게 아니에요. 전 그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사실대로 말하려는 것뿐이에요!" 해리
가 화를 내며 말했다. "말을 들어주시기만 한다면-"
하지만 폼프리 부인이 갑자기 커다란 초콜릿 덩어리를 해리의 입속으로 쑤셔넣었다.
그리고 그가 말을 못하게 된 사이 억지로 다시 침대에 눕혔다.
"자 제발, 장관님. 이 아이들은 쉬어야 해요. 제발 나가주세요-"
문이 다시 열렸다 덤블도어 교수였따. 해리는 입에 가득 든 초콜릿을 힘겹게 꿀꺽 삼
키고 다시 일어났다.
"덤블도어 교수님, 시리우스 블랙은-"
"제발!" 폼프리 부인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여긴 병동이에요. 교장선생님, 전-"
"미안하오, 폼프리. 하지만 이 애들과 함께 잠깐 나눌 말이 있어서 말이오." 덤블도어
교수가 침착하게 말했다. "막 시리우스 블랙을 만나고 오는 길이오-"
"그가 포터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것과 똑같은 거짓말을 했겠군요?" 스네이프 교수가
내뱉듯이 말했다. "쥐가 어떻다는 둥 페티그루가 살아있다는 둥-"
"그렇네, 블랙도 그렇게 말했네." 덤블도어 교수가 반달 모양의 안경 너머로 스네이
프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제 증언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건가요?" 스네이프 교수가 으르렁거렸다. "피터
페티그루는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에 없었어요. 정원에서도 흔적도 찾지 못했구요."
"그건 교수님이 기절하셨기 때문이에요."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다. "교수님은
늦게 도착하셔서 잘 못들으-"
"그레인저, 잠자코 있어라!"
"자 스네이프." 퍼지장관이 깜짝 놀라 말했다. "그 아인 제 정신이 아니지 않소. 우리
가 양해를 해야지-"
"난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덤블도어 교수가 불쑥 말했다.
"코넬리우스 장관님, 세베루스, 그리고 폼프리- 좀 나가 주시오."
"교장 선생님!" 폼프리 부인이 흥분해서 말했다. "그 애들은 쉬어야 해요-"
"이 말은 꼭 해야만 해요." 덤블도어 교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반드시 말이어."
폼프리 부인이 입술을 오므리더니 병실 끝에 이쓴 자신의 사무실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서는 문을 쾅 닫았다. 퍼지 장관은 양복 조끼에 매달려 있는 커다란 황금
주머니 열쇠를 들여다보았다.
"지금쯤 디멘터들이 도착했을 것 같군." 그가 말했다. "난 가서 그들을 만나봐야겠소.
덤블도어, 그럼 이층에서 봅시다."
그는 먼저 문으로 나간 뒤 스네이프 교수를 위해 문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움직이지 않았다.
"설마 블랙의 이야기를 믿는 건 아니시겠죠?" 스네이프 교수가 덤블도어 교수의 눈
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좀 나가주게나.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만 긴히 할말이 있으니." 덤블도어 교수가 다
시 한번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덤블도어 교수 쪽으로 한 발짝 내딛었다.
"시리우스 블랙은 열 여섯 살 때 벌써 살인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가 격렬한 어조로
말했다. "그걸 잊지는 않으셨겠죠, 교장선생님? 그가 절 죽이려 한 덧이 있다는 사실을
설마 잊지는 않으셨겠죠?"
"똑똑히 기억하고 있네, 세비루스."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홱 돌아서서 퍼지 장관이 여전히 잡고 있는 문으로 걸어나갔다. 문
이 닫히자.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로 돌아섰다. 그들 모두 동시에 말
했다.
"교수님 블랙 말이 사실이에요- 저흰 페티그루를 봤어요-"
"-그는 루핀 교수가 늑대인간으로 변했을 때 달아났어요-"
"-그는 쥐예요-"
"-페티그루의 앞발, 제 말은, 손가락 말예요 그가 자기 손가락을 잘랐던 거예요-"
"-페티드루가 론을 공격했어요 시리우스가 그런게 아녜요-"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가 손을 들어올려 그들이 두서없는 설명을 저지했다.
"이번엔 너희들이 내 말을 들어줘야겠구나, 제발 부탁이니 내 말을 막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었으면 좋겠구나. 시간이 얼마없기 때문이란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블랙이 이
야기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조금도 없단다. 너희들 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리고
너희들의 말이 아무리 옳다 한들 열세살짜리 꼬마 마법사들의 말을 누가 수긍하겠니.
거리를 가득 매우고 있던 목격자들이 시리우스가 페티그루를 살해하는 걸 보았다고 단
언했잖니. 나 자신과 이미 마법부 장관에게 시리우스가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었다
고 증언했고 말이다."
"루핀 교수님은 증언해 주실 수 있을 거예요-" 해리가 자제하지 못하고 말했다.
"루핀 교수는 현재 숲속 깊이 있어서 아무에게도 어떤 말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
란다. 그가 다시 인간이 되었을 즈음엔 이미 때가 늦었을 테고, 시리우스는 차라리 죽
느니만 못하게 되어 있을 게야. 그리고 우리 인간들 대부분은 늑대인간을 믿지 못하므
로 그가 도와준다 해도 그다지 달라질 게 없단다- 더욱이 그가 시리우스와 오랜 친구
사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말이다-"
"하지만-"
"내 말을 듣거라, 해리. 너무 늦었단다. 내 말 알아듣겠니? 스네이프 교수의 사건 설
명이 너희들이 말한 것보다 훨씬 더 납득할 만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단다."
"스네이프 교수님은 시리우스를 싫어해요." 헤르미온느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단지
시리우스가 장난을 좀 쳤다는 이유만으로 말예여-"
"하지만 시리우스의 행동은 결코 결백한 사람의 행동이었다고 불 수가 없단다. 뚱보
여인을 공격하고 칼을 들고 그리핀도르 탑을 침입하고... 페디프루가 살았든 죽었든 우
린 시리우스의 처형을 뒤집을 수가 없단다."
"하지만 교수님은 저희들을 믿으시잖아요."
"그야, 난 물론 그렇지."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내겐 다른 사람들
에게 진실을 보게 할 힘이, 아니 마법부 장관에게 그 모든 걸 뒤집게 할 힘이 없단
다..."
해리는 근심스러운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땅끝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지금까
지 덤블도어 교수는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는 덤블도어 교
수가 전혀 뜻밖의 놀라온 해결책을 끌어내리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마지막
희망은 이제 사라져버렸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덤블도어 교수가 천천히 말했다. 그가 하늘빛 눈으로 헤르미온
느를 바라보았다. "시간뿐이란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말을 꺼냈다. 그리곤 덤블도러 교수의 말뜻을 알아차린 듯
눈이 동그래졌다 "아!"
"자 잘 듣거라." 덤블도어 교수가 소리를 낮추고 똑똑히 말했다. "시리우스는 7층에
있는 플리트윅 교수의 사무실에 겯혀 있단다. 서쪽 탑의 오른쪽에서 열 세 번째 창문이
지. 만약 모든 게 잘 된다면, 너희들은 오늘밤 무고한 생명을 하나 이상 구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기억해라. 절대 모습을 드러내서 안 된다. 그레인저, 넌 방법을 알고 있
지-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잘 알고 있을 게다... 절대 - 모습을 드러내선- 안된다."
해리는 무슨 영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덤블도어 교수가 문앞으로 걸아가더니
홱 돌아보았다.
"이제 난 너희들을 가두어 놓을 게다. 그걸-" 그가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자정
까지 5분밖에 안남았구나. 그레인저, 세 번 돌려야 할게다. 행운을 빈다."
"행운을 빈다구?" 덤블도어 교수가 나가고 문이 쾅 닫히자 해리가 어처구니가 없다
는 듯 말했다. "세 번 돌리다니? 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우리더러 뭘 하
라는 거지?"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망토 속으로 손을 넣어 목에 걸려있는 긴 금목걸이를 만지작거
리고 있었다.
"해리, 이리 와." 그녀가 다급하게 말했다. "빨리!"
해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가 거내 들고 있는 목걸이에 아
주 작은 모래 시계가 매달려 반짝거리고 있었다.
"자-"
헤르미온느가 그 목걸이를 그의 목에 감았다.
"준비됐니?"
"우리 뭐하고 있는 건데?" 해리가 얼떨떨해져서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모래 시계를 세 번 돌렸다.
어두운 병실이 점점 희미해졌다. 해리는 아주 빨리 거꾸로 날아가고 있는 것 같은 기
분이 들었다. 옆으로 흐릿한 색깔과 모양들이 휙휙 지나갔다. 귀가 멍멍했다. 그는 소리
를 지렀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뒤 발밑의 땅이 딱딱해지는게 느겨지더니 모든게 다시 똑똑히 보였다.
그와 헤르미온느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관 안의 커다란 홀에 서 있었다. 한 줄기
햇빛이 열린 현관문을 통해 마룻바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어TEk. 그 놀란 눈으로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모래 시계의 줄이 목을 조여왔다.
"헤르미온느 뭐-?"
"이리로 와!"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팔을 잡고 빗자루를 넣어두는 벽장으로 끌고 갔
다. 그녀는 벽장문을 열고 물통과 걸레들 사이로 그를 밀어 넣고는 자신도 들어간 뒤
문을 쾅 닫았다.
"뭐야- 어떻게- 히르미온느, 무슨일이야?"
"우린 과거로 온거야." 헤르미온느가 어둠 속에서 목걸이를 해리 목에서 벗겨내며 속
삭였다. "세 시간 전으로..."
해리는 다리를 세계 꼬집었다. 굉장히 아팠다. 분명 이상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쉬! 들어봐! 누군가 오고 있어! 내생각에- 내생각에 우린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귀를 벽장 문에 바짝 갖다댔다.
"발자국들이 정문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래, 내 생각에 우리가 해그리드의 오두
막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 같아!"
"너 지금." 해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이 벽장 안에도 있고 저 밖에도 있
다고 말하는 거니?"
"그래."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귀를 벽장문에 바짝 갖다대고 말했다. "그건 틀림없이
우리야. 세 사람 이상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곤 우린 투명 망토를 쓰고 있어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어-"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고 열심히 귀기울였다.
"우리가 현관 계단으로 내려갔어..."
헤르미온느는 아주 걱정스러운 얼굴로 엎어놓은 물통 위에 앉아 있었지만, 해리는 물
어보고 싶은게 많았다.
"그 모래 시계는 어디서 났니?"
"이건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시계야."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학기 첫날 맥고나걸
교수가 주셨어. 내가 지난 일년간 그 많은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건 다 이것 덕분이
야. 맥고나걸 교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 교수님은 내게 이걸 주려고 마
법부에 온갖 편지를 쓰셔야 했지 또한 교수님은 그들에게 내가 모범생이며, 공부 이외
에는 절대 이걸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걸 납듯시켜야 했지... 난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몇 시간을 되풀이 할 수 있었던 거야. 바로 그렇게 해서 몇가지 수업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던 거지, 알겠니? 하지만... 해리, 난 덤블도어 교수가 우리에게 뭘 하라고 한 건지
는 잘모르겠어. 교수님이 왜 우리에게 세 시간 전으로 돌아가라고 했을까? 그게 시리
우스를 돕는 것돠 어떤 관령이 있을까?"
해리가 그녀의 흐릿한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 시간쯤 그가 우리에게 바꾸게 하고 하고 싶은 어떤 일이 일어난 게 틀림없어."
그가 골똘히 생각하며 말했다. "무슨일이 있었지? 세시간 전 우리는 해그리드의 오두막
으로 내려가고 있었어..."
"지금이 세 시간 전이야. 그리고 우린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내려가고 있어." 헤르
미온느가 말했다. "막 우리가 떠나는 소리를 들었잖아..."
해리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생각에 집중하려고 머리를 쥐어짰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우리가 무고한 생명을 한 명 이상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
어..." 그때 그에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헤르미온느 우린 벅빅을 구하게 될 거
야!"
"하지만- 그게 시리우스를 어떻게 구한다는 거지?"
"덤블도어 교수님이- 우리에게 그 창문의 위치를 알려주셨잖아- 플리트윅 교수의 사
무실 창문! 시리우스가 갇혀있는 곳이야! 우린 벅빅을 그 창문으로 날아가게 해서 시리
우스를 구해야해! 시리우스는 벅빅을 타고 탈출할 수 있어- 그들은 함께 탈출할 수 있
을 거야!"
헤르미온느의 얼굴을 본 해리는 그녀가 겁에 질려 있다는 걸 알았다.
"들키지 않고 그걸 해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 해!"
"하지만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니, 안그래?" 해리가 말했다. 그는 일어서서 귈르
문에 바짝 갖다댔다.
"밖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자, 가자..."
해리는 벽장문을 열였다. 현관 안의 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조
용히 그리고 빨리 벽장에서 빠져 나와 돌계단을 내려갔다. 그림자들은 이미 길어지고
있었고 금지된 숲의 나무들 위쪽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누구라고 창문에서 내다본다면-" 걱정이 되는 듯 헤르미온느가 송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얼른 도망쳐야지." 해리가 단호히 말했다. "숲속으로 곧장, 알았지? 그리고 나무 뒤
로 숨는거야-"
"좋아 그럼 온실로 돌아가자!" 헤르미온느가 숨을 죽이고 말했다. "해그리드의 오두
막 현관에서 안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우릴 보게 되고 말거야!
우린 지금 쯤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거의 다 왔을 거야!"
해리는 여전히 그녀의 말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헤르미온느도
바로 뒤에서 달렸다. 그들은 쏜살같이 채소밭을 지나 올실로 갔다. 그리고 잠시 멈추었
다가 다시 커다란 버드나무 언저리를 지나 오두막 쪽으로 달렸다...
나무 그림자에 숨어서 해리가 돌아보았다. 조금 뒤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도착했다.
"좋아." 그녀가 헐떡이며 말했다. "우린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야
해... 보니지 않게, 해리..."
그들은 숲 가장자리로 조용히 나아갔다. 그 뒤 해그리드의 오두막 현관문을 흘끗 보
았을 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얼른 커다란 오크 나무 뒤로 몸을 숨긴 뒤
양쪽에서 살짝 내다 보았다. 문간에 나온 해그리드는 창백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면서
누가 노크한 건지 보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해리는 그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
다.
"저희들이에요. 투명 망토를 입고 있어요. 안으로 들어가야 망토를 벗을 수 있어요."
"오지 말라니까, 참!" 해그리드가 속삭였다. 그가 뒤로 물러 선 뒤 얼른 문을 닫았다.
"이런 이상한 일들까지 해보다니." 해리가 눈앞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
"조금 더 가자."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벅빅에게 더 가까이 가야 해!"
그들은 해그리드의 호박밭 울타리에 매어져 있는 히포그리프가 보일 때까지 살금살
금 걸어갔다. 벅빅이 다소 겁내는 것 같았다.
"지금 할까?" 해리가 속삭였다.
"안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우리가 만약 녀석을 지금 훔치면 위원회사람들은 해
그리드가 녀석을 놓아주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까 그들이 바깥에 매여 있는 녀석
을 볼때까지 기다려야 해!"
"그러면 60초 정도의 시간밖에 없어." 해리가 초조하게 말했다. 이건 점점 더 불가을
해 보였다.
바로 그때 해그리드의 오두막 안에서 사기 그릇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해그리드가 우유 단지를 깨뜨리는 소리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따. "조금 있다가 내
가 스캐보스를 발견하게 될 거야-"
아니나 다를까 몇 분 뒤, 헤르미온느가 놀라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헤르미온느." 해리가 불쑥 말했다. "우리가 만약- 우리가 만약 저 안으로 달려 들어
가 페티그루를 붙잡으면 어떻게 될까-"
"안돼!" 헤르미온느가 접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모르겠니? 우린 지금 가장 중요
한 마법사 법률 가운데 하나를 어기고 있어! 아무도 시간을 바꾸지 못하게 되어 있어.
아무도! 너도 덤블도어 교수님의 말씀 들었잖아. 들켰다간-"
"우릴 볼수 있는 사람은 우리 자신과 해그리드밖에 없잖아!"
"해리, 만약 네가 헤그리드의 오두막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며 저 안에 있는 넌 어떻
게 할 것 같니?"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내가- 내가 미친 거라고 생각하겠지." 해리가 말했다. "아니면 어떤 어둠의 마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바로 그거야! 넌 이해하지 못할 거야. 넌 심지어 네 자신을 공격하려 들지도 몰라!
모르겠어? 맥고나걸 교수는 마법사들이 시간을 마음대로 주물렀을 때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는지 말씀해 주셨어... 많은 사람들이 실수로 과거나 미래의 자신을 죽였
었대!"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그저 그렇게 생각한 것뿐이야. 그저-"
그때 헤르미온느가 그를 쿡 지르며 성쪽을 가리켰다. 해리는 멀리 있는 정문을 더 잘
보려고 고개를 조금더 쑥 내밀었다. 덤블도어 교수와 퍼지 장관과 위원회에서 온 늙은
이와 사형 집행인 멕네어가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가 막 나오려고 해!"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그리고 정말로 잠시 뒤, 해그리드의 오두막 뒷문이 열렸다. 해리는 그 자신과 론과
헤르미온느가 해그리드와 함께 걸어나오는 걸 보았다. 나무 뒤에 서서 그 자신이 호박
밭으로 걸어가는 걸 지켜 보는 기분은 정말로 이상했다.
"괜찮아, 벅빅. 괜찮아..." 해그리드가 벅빅에게 말했다. 그 뒤 그는 해리와 론과 헤르
미온느에게로 돌아섰다. "어서 가, 빨리."
"해그리드, 저흰-"
"정말로 어떤일이 있었는지 저희가 그들에게 말할게요-"
"그들이 벅빅을 죽이도록 내벼려두어선 안돼요-"
"가!" 해그리드가 사납데 말했다. "너희들까지 얽히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해져."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호박밭에거 투명 망토를 그와 론의 머리로 뒤집어씌우는 걸 지
켜보았다.
"얼른 가. 듣지 말구..."
해그리드의 오두막 현관에 노크 소리가 났다. 사형 집행인들이 도착한 것이었다. 해
그리드가 홱 돌아서서 뒷문을 조금 열어둔 채 다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세
명의 발짝 소리가 멀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이제 뒷문을 통해
오두막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들을 수 있었다.
"그 짐승은 어딨소?" 멕네어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밖에- 밖에 있소."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멕네어의 얼굴이 벅빅을 내다보려고 해그리드의 오두막 창문에 나타나자 해리는 얼
른 몸을 숨겼다. 그 뒤 퍼지 장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린- 저- 자네에게 공식 사형 집행 통지서를 읽어줘야 하네. 해그리드. 내가 얼른
읽겠네. 그리고 내가 다 읽고 나면 자네와 멕네어가 각각 사인을 해야 하네 맥네어, 자
네도 잘듣게. 그것도 다 절차니까-"
창문에서 맥네어의 얼굴이 사라졌다. 이제야 말로 다시없는 기회였다.
"여기서 기다려."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내가 할게."
퍼지 장관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해리는 나무 뒤에서 쏜살같이 달려 나와 호박밭의
울타리로 달려가 벅빅에게로 다가갔다.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유죄 선고를 받은 히포그리프 벅빅은 6월6
일 일몰 때 사형 될 것이다-"
해리는 눈을 깜작이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벅빅의 사나운 오렌지빛 눈을 한번 더 올
려다본 뒤 인사를 했다. 벅빅이 비늘이 있는 무릎을 꿇었다가 다시 일어섰다. 해리는
벅빅을 울타리에 붙들어 매고 있는 밧줄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 사형은 그 위원회가 임명한 사형 집행인 월든 멕네어에 의해 집행 될 것이다..."
"자, 벅빅." 해리가 중얼거렸다. "자 우린 널 도와주려는 거야 조용히... 조용히..."
"... 아래의 사람들이 증인으로서 서명한다. 해그리드, 여기에 서명하게..."
해리는 온몸으로 힘껏 밧줄을 당겼다. 하지만 벅빅은 앞발로 버티고 서서 꼼짝도 하
지 않았다.
"자, 이제 이일을 해치웁시다." 해그리드의 오두막 안에서 위원회에서 나온 노인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해그리드, 자넨 안에 있는 게 좋을 것 같네-"
"아닙니다. 전- 전 녀석과 함께 있고 싶습니다... 녀석을 혼자 있게 하고 싶지 않아요
-"
오드막 안에서 발짝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벅빅, 움직여!" 해리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해리는 벅빅의 목에 감겨있는 밧즐을 더 세계 당겼다. 그제 서야 히포그리프가 몸을
움직여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둘러야 했다. 그들은 여전히 해그리드의 뒷문에서 확
실히 보이는 거리에 있었다.
"잠깐, 멕네어." 덤블도어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네도 서명해야 하네." 발짝들이
멈췄다. 해리는 밧줄을 계속 끌어당겼다. 벅빅이 부리로 짤깍하는 소리를 내더니 조금
더 빨리 걸었다.
나무 뒤에서 헤르미온느의 하얀 얼굴이 삐죽이 나왔다.
"해리, 서둘러!" 그녀가 소리를 죽여 속삭였다.
오두막 안에서는 여전히 덤블도어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밧줄을 또한번 비
틀었다. 그러자 벅빅이 마지 못해하며 갑자기 빨리 걷기 시작했다. 숲에 거의 다다랐
다...
"빨리! 빨리!" 헤르미온느가 쏜살같이 나무 뒤에서 나와 밧줄을 잡고 벅빅이 더 빨리
움직이도록 잡아당겼다. 해리는 어깨 너머로 흘끗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제 나무에 가
려서 보이지 않았다. 해그리드의 정원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멈춰!"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그들이 우리 소리를 들을지도 몰라-"
해그리드의 오두막 뒷문이 쾅 하고 열렸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벅빅은 조용히 서
있었다. 히포그리프조차 열심히 귀기울기고 있는 것 같았다.
정적... 그 뒤-
"그게 어딨나?" 위원회 노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들렸다. "그 짐승이 어디에 있나?"
"여기에 매여 있었어요!" 사형 집행인이 펄펄 뛰며 말했따. "제가 분명히 보았어요!
바로 여기에 있었다구요!"
"굉장히 이상하군요."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재미있어하는 투가
역력했다.
"벅빅!"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불렀다.
휙 하더니 쾅 치는 소리가 들렸다. 사형 집행인이 화가 나서 도끼로 울타리를 내려친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뒤 울부짖는 소리가 나더니 이번엔 해그리드가 훌쩍이면서 하
는 말이 들렸다.
"가버렸어요! 가버렸어요! 어떻게 해요. 녀석이 가버렸어요! 영리한 녀석이 직접 밧줄
을 풀고 달아난 거예요!"
벅빅이 해그이드에게로 돌아가려고 밧줄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
는 벅빅이 가지 못하게 하기 우해 단단히 잡고 있었다.
"누군가가 풀어준 게 틀림없어요!" 사형 집행인이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정원을 수
색해야 해요. 숲은-"
"멕네어, 누군가 만약 벅빅을 정말로 훔쳐갔다면, 그 도둑이 히포그리프를 걸어가게
했겠나?"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는 여전히 재미있어하는 것 같았다. "차라리 하늘
을 수색하지 그러나... 해그리드, 난 차 한잔 해야겠네. 아니면 브랜디를 좀 마시던가."
"무- 물론이죠, 교수님."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희미하나마 몹시 기쁜 듯
밝게 들렸다.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발짝 소리와 씩씩대며 욕설을 퍼
붓는 사형 집행인의 목소리와 쾅 닫히는 문소리를 들었다. 그 뒤 한번 더 정적이 흘렀
다.
"이제 어떻게 하지?" 해리가 주위를 둘러보며 속삭였다.
"우린 여기에 숨어 있어야 할 거야." 헤르미온느가 자신 없는 얼굴로 말했다. "그들
이 성으로 돌아간 다음, 벅빅이 시리우스가 갇힌 창문으로 안전하게 날아갈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리는 거야. 시리우스는 두시간쯤 뒤에나 그곳에 올거야... 어, 이거 점점 더 어
려워지네..."
그녀는 어깨 너머로 숲속을 바라보았다. 이제 해가 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 가야 할 것 같아." 해리가 열심히 생각하며 말했다. "커다란 버드나
무가 보이는 곳으로 말야. 그렇지 않으면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전혀 알지 못하니
까."
"좋아." 헤르미온느가 벅빅의 밧줄을 더 단단히 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
도록 조심해야 해. 해리. 기억해..."
그들은 어둠이 내리고 있는 숲 가장가리로 걸어가 커다란 버드나무를 알아볼 수 있
는 나무 덤블 뒤에 숨었다.
"저기에 론이 있어!" 해리가 갑자기 말했다.
어두운 형체가 잔디밭을 가로질러 달려가자 어두운 공기를 뚫고 고함소리가 울려 퍼
졌다.
"저리 가지 못해- 저리 가- 스캐버스, 이리와-"
그 뒤 난데 없이 어디선가 두 형체가 더 나타났다. 해리는 자신과 헤르미온느가 론을
쫓아가는 걸 지켜보았다. 론이 돌진했다.
"잡았다! 저리가, 이 지독한 고양이 같으니라구-"
"저기에 시리우스가 있어!" 해리가 말했다. 버드나무 뿌리에서 커다란 개의 형체가
튀어 올랐다. 그가 해리를 넘어뜨린 뒤, 론을 잡았다.
"여기서 보니까 훨씬 더 끔찍하군, 안그러니?" 해리가 론을 끌고 뿌리 속으로 들어가
는 개를 지켜보며 말했다. "아야- 봐. 내가 막 저 나무에게 맞았어- 너두야- 이거 정말
기분이 묘한데-"
커다란 버드나무가 끽끽거리며 낮은 나뭇가지들이 후려치면서 덤비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나무 밑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
었다. 그 뒤 나무가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크룩생크가 나무의 옹이를 누르고 있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저 봐, 우리가 가고 있어..." 해리가 중얼거렸다. "우리가 들어갔어."
그들이 사라지자 나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잠시 뒤, 아주 가까이에서 발짝 소
리가 들렸다. 덤블도어 교수와 맥네어와 퍼지 장관과 위원회의 노인이 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리가 그 통로 안으로 들어간 직후였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우리와 함께 있기만 했더라면..."
"멕네어와 퍼지 장관도 왔을 거야." 해리가 따끔하게 말했다. "그리고 퍼지 장관은
틀림없이 맥네어에게 시리우스를 당장에 죽이라고 했을 거야..."
그들은 네 사람이 성 계단을 올라가 시야에서 사라지느 걸 지켜보았다. 잠시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그 뒤-
"루핀 교수가 와!" 또다른 형체가 쏜살같이 돌계단으로 내려와 버드나무 쪽으로 질주
하는 게 보였다. 해리는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달은 구름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그들은 루핀 교수가 땅에서 부러진 나무가지 하나를 집어들고 나무의 옹이를 찌르는
걸 보았다. 나무가 나뭇가지들을 휘둘러대는 걸 멈추자 루핀 교수 역시 뿌리 틈새로 사
라졌다.
"그가 투명 망토만 잡았어요." 해리가 말했다. "그냥 저기에 놓여 있는데..."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고개를 돌렸다.
"내가 만약 지금 달려나가 그걸 가져 온다면, 스네이프 교수가 절대 발견하지 못할
텐데-"
"해리, 그러다가 들키면 어쩌려구 그래!"
"넌 어떻게 이걸 참을 수 있니?"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사납게 물었다. "눈앞에 빤히
보이는데 그저 여기에 섯 지켜보고만 있으란 말이니?" 그는 망설였다. "난 망토를 잡으
러 가야겠어!"
"해리, 안돼!"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망토 자락을 간신히 잡았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
렸다. 해그리드가 목청것 노래를 부르며 비틀비틀 성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
는 커다란 술병이 들려 있었다.
"알겠어?" 헤르미온느가 나무라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알겠
냐구? 우린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안돼, 벅빅!"
히포그리프가 또다시 해그리드에게 가려고 미친 듯이 날뛰었다. 해리도 벅빅이 움직
이지 못하도록 밧줄을 꼭 잡았다. 해그리드가 취해서 갈짓자로 걸으며 성으로 올라가
버리자 벅빅이 발버둥치는 걸 멈추고 애처롭게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그 뒤 2분도 채 되지 않아 성문이 다시 한번 홱 열리더니, 스네이프 교수가 달려나와
버드나무 쪽으로 질주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나무 옆에서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해리가 주먹을 불끈 쥐
었다. 그가 투명 망토를 집어들었다.
"더러운 손 거기서 떼지 못해." 해리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 거렸다.
"쉬!"
스네이프 교수는 루핀 교수가 나무를 멈추게 하는 데 사용했던 나무가지를 집어들고
옹이를 찌르더니 투명 망토를 입고 사라졌다.
"그게 다야."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 모두 저 밑에 있어... 이제 우리가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돼..."
그녀는 벅빅의 박줄 끝을 가장 가가운 나무에 안전하게 잡아맨 뒤 마른 땅 위에 앉
았다.
"해리,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게 있어... 디멘터들이 왜 시리우스를 잡지 않았지? 그
들이 오고 있었던 건 기억나는데, 그 뒤 내가 정신을 잃었던 것 같아... 디멘터들이 굉
장히 많았어..."
해리도 앉았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설명하였다. 가장 가까운 디멘터가 입을 해리의
입으로 갖대대려고 했을 때, 은빛 나는 커다란 무언가가 호수를 가로질러 달려와 디멘
터들을 물러가게 했었다고.
해리가 말을 마쳤을 즈음 헤르미온느의 입이 약간 벌어졌다.
"하지만 그게 뭐였는데?"
"디멘터들을 물러가게 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밖에 없을 거야." 해리가 말했다.
"진짜 패트로누스. 강력한 거 말야."
"그런데 그걸 누가 불러냈지?"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호수 맞은편 둑에서 보았던 사람을 다시 생각하
고 있었다. 그는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 못했니?" 헤르미온느가 몹시 궁금한 듯 물었다. "선생님들 중
하나였니?"
"아니." 해리가 말했다. "선생님은 아니었어."
"하지만 그 모든 디멘터들을 물러가게 했다면 정말로 강력한 마법사임에는 틀림없을
거야... 만약 페트로누스가 그렇게 밝게 빛나고 있었다면, 그 빛이 그의 모습을 비추지
않았을까? 보지 못했니-?"
"아니 봤어."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저 내가 상상한 건지도 몰
라... 머리가 어지러웠어... 그 후 바로 기절해버렸으니까..."
"누구 같았는데?"
"내 생각에-" 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말이 굉장히 이상하게 들릴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에 우리 아버지였던 것 같아."
해리는 헤르미온느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이 쩍 벌어져 있었다. 그녀는 놀람
과 연민이 뒤섞인 얼굴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해리, 네 아버지는- 그러니까- 돌아가셨잖아."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나도 알아." 해리가 얼른 말했다.
"그럼 아버지의 유령을 본 거라고 생각하니?"
"몰라... 아냐... 우령처럼 보이지는 않았어..."
"하지만 그러면-"
"어쩌면 정말로 유령을 보았는지도 몰라."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꼭 아버지처럼 생겼었어... 난 아버지 사진을 갖고 있거
든..."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그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
었다.
"미친 소리처럼 들린다는 거 알아." 해리가 맥없이 말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벅빅을
바라보았다. 히포그리프틑 벌레들을 찾고 있는 듯 부리로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하짐
나 그는 사실 벅빅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였다.
그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세 친구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무늬와 윔테일과 패드풋
과 그리고 프롱스... 오늘밤 그들 네명이 모두 정원에 나왔던 것일까?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했던 윔테일이 오늘 저녁에 다시 나타났었다... 그의 아버지와 똑같이 하는 게 그렇
게 불가능할 일일까? 그는 유령들이 호수를 가로질러 가는 걸 보았던 걸까? 그 형체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명확히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잠시이긴 했어도 의식을 잃
기 전이었다. 그리고 확신했었다...
머리 위에 있는 나뭇잎 들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달이 떠 다니는 구름 뒤로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헤르미온느는 버드나무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앉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한시간쯤 뒤...
"우리가 나와!'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그녀와 해리는 일어섰다. 벅빅이 고개를 들었다. 루핀 교수와 론과 페티그루가 뿌리
의 구멍에서 어색하게 기어올아오는 게 보였다. 그 뒤 의식이 없는 스네이프 교수가 이
상하게 둥둥 떠서 나왔고... 헤르미온느가 기어나왔다. 다음에 해리와 블랙이 나왔다. 그
들 모두 성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해리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하늘을 흘긋 올려다보았다. 이제 저 구름
이 옆으로 움직이기만 하면 달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해리."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 중얼거렸다. "우린 그대로
있어야 해. 모습을 드러내면 안되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그러니까 페티구르가 다시 한번 달아나도록 내버려둬야 한단 말이지..." 해리가 조용
히 말했다.
"어둠 속에서 쥐를 어떻게 찾겠다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우린 시리우스를 돕기 위해 다시 온거야. 그 밖의 일은
어떤 것도 해선 안돼!"
"알았어!"
달이 구름 뒤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나왔다. 그들은 성 쪽으로 걸어가던 작은 형체들
이 멈춰 서는 걸 보았다. 그리고-
"저기 루핀 교수가 가."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그의 몸이 변하고 있어-"
"헤르미온느!" 해리가 갑자기 말했다. "여기에 있으면 안돼!"
"안돼, 계속 말했잖아-"
"방해하기 위해서가 아냐! 루핀 교수가 바로 우리쪽으로 달려오고 있단 말야!"
헤르미온느는 숨이 막혔다.
"어서!" 그녀가 벅빅을 풀기 위해 달려가며 투덜거렸다. "어서! 어디로 가지? 어디네
숨지? 디멘터들이 금방 올텐데-"
"해그래드의 오두막으로 다시 가자!" 해리가 말했다. "그곳엔 지금 아무도 없어- 빨
리!"
그들은 있는 힘껏 달렸다. 벅빅도 뒤에서 천천히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뒤에서 늑
대인간이 소리를 길게 뿜으며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오두막이 보였다. 해리와 달려가 손잡이를 비틀어 돌리고 문을 열엇다. 헤르미온느와
벅빅이 안으로 휙 들어갔다. 해리는 그들을 따라 들어간 뒤 문을 잠갔다. 멧돼지 사냥
용 개인 팽이 큰소리로 짖어댔다.
"쉬, 팽. 우리야!" 헤르미온느가 개를 조용히 시키려고 귀를 잡으며 말했다. "하마터
면 큰일 날 뻔했더!" 그녀가 해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래..."
해리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보기가 훨씬 더 힘
들었다. 벅빅은 다시 해그리드의 집에 와 있는 걸 알고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았다. 히포
그리프는 만족스러운 듯 날개를 접고 난로 앞에 누웠다. 잠 잘 채비를 하는 것 같았다.
"다시 밖으로 나가는게 좋을 거 같아."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전혀 볼 수가 없어- 언제 해야 랑지 도무지 알 수가 없잖아-"
헤르미온느가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의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방해하려는 게 아니야." 해리가 얼른 말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지 못한다면, 언제 시리우스를 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
"글게... 그럼담 좋아. 그러면... 난 여기서 벅빅과 기다릴게... 하지만 해리, 조심해- 저
밖에는 늑대인간이 있어- 그리고 디멘터들도-"
해리는 다시 밖으로 걸어나가 오두막 가장자리로 서서히 나아갔다. 멀리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디멘터들이 시리우스에게로 다가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조금 있
으면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그에게로 달려갈 것이다...
해리는 호수 쪽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치고 있었다... 이제 금방 저 패
트로누스를 보냈던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그는 잠시 우물쭈물하며 해그리드의 오두막 문앞에 서 있었다. 모습을 드러내면 안
돼. 하지만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꼭 보고 싶었다... 알아내야만 했
다...
디멘터들이 있었다. 그들은 사방에서 나와 호숫가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들은 해리
가 서 있는 곳에서 멀어져 반대편 둑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그들 근처에 갈 필요
가 없을 것이다...
해리는 달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에는 오직 아버지 생각밖에 없었다... 그것이 만약 아
버지였다면... 정말로 아버지였다면... 그는 알아야 했다. 알아내야만 했다...
호수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맞은편 둑에
아주 작고 희미한 은빛 불빛이 보였다.- 그 자신이 만들어낸 페트로누스였다.
호숫가에 덤불이 있었다. 해리는 그 뒤로 몸을 숨기고 이파리들 사이로 내다보았다.
맞은편 둑에 있던 희미한 은빛 불빛이 갑자기 꺼져버렸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어서요!" 그가 막연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디 계세요? 아빠, 어서요-"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해리는 고개를 들고 과거의 해리를 둘러싸고 있는 디멘
터들을 바라보았다. 그들 중 하나가 두거을 내리고 있었다. 구조자가 나탄라 시간이었
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도 그를 도우러 오지 않았다.-
그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마침내 깨달은 것이다. 그는 아버지를 보았던 게
아니었다-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 었다.
해리는 덤블 뒤에서 나와 요술지팡이를 꺼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가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지팡이 끝에서 형체 없는 안개구름이 아닌 아주 눈부신 은빛 동물이 튀
어나왔다. 그는 그게 무엇인지 보려고 눈을 가늘게 덧다. 꼭 말처럼 생긴 동물이었다.
그것이 조용히 호수의 검은 표면을 가로질러 뛰어가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고개를 숙
이고 떼지어 이동하는 디멘터들에게로 돌진하는 걸 보았다... 그것이 검은 형체들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디멘터들이 겁이 나서 주춤주춤하며 흩어지더니 어둠 속으로 물러갔
다.. 그들은 가버렸다.
페트로누스가 돌아섰다. 그것이 잔잔한 물 표면을 가로질러 다시 해리 쪽으로 천천히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말이 아니었다. 유니콘도 아니었다. 그것은 숫사슴이었다. 그
숫사슴은 머리 위에 떠있는 달빛만큼이나 밝게 빛나고 있었다... 숫사슴이 그에게로 다
시 오고 있었다...
숫사슴이 둑에 멈춰 섰다. 그리고 부드러운 땅에 전혀 발굽자국도 남기지 않은 채 커
다란 은빛 눈으로 해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곤 천천히 가지진 뿔이 달린 고개로 인
사를 했다. 해리는 깨달았다...
"프롱스." 그가 속삭였다.
그러나 그가 떨리는 손을 뻗는 순간 그 동물이 사라졌다.
해리는 여전히 한 손을 뻗은 채로 멍하니 서 있었다. 잠시 후 뒤에서 발굽소리가 들
렸다.- 그는 놀라서 홱 돌아섰다. 헤르미온느가 버깁ㄱ을 끌고 그에게로 달려오고 있었
다.
"뭐하고 있는 거야?" 그녀가 화를 내며 말했다. "망보겠다고 가더니!"
"내가 막 우리 모두의 생명을 구했어..."해리가 말했다. "이 뒤로 와 봐- 이 덤블 뒤
로- 설명해줄게."
헤르미온느는 방금 있었던 일을 들으며 다시 한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누가 너 본사람 있니?"
"그래, 내 말 헛들었니? 난 내 자신을 보고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거야! 이제 됐어!"
"해리 난 믿을 수가 없어... 네가 그 모든 디멘터들을 물리친 페트로누스를 불러냈다
는 게 말야! 그건 아주 어려운 고등 마법이야..."
"이번에는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왜냐하면 이미 그렇게 했었으니
까 말야... 말이 되니?"
"모르겠어- 해리, 스네이프 교수 좀 봐!"
그들은 함께 덤블들 사이로 맞은편 둑을 바라보았다. 스네이프 교수가 의식을 회복한
것 같았다. 그는 마법으로 들걸들을 불러내어 축 늘어진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블랙을
그 위로 들어올렸다. 론이 누워있는 또 하나의 들 것은 이미 그의 옆으로 둥둥 떠가고
있었다. 그 뒤 그가 지팡이를 들여올리더니 그들을 성쪽으로 움직이게 했다.
"좋아,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어." 헤르미온느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긴장한 목소
리로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병동 문을 잠글 때까지 45분 정도 남았어. 누구라도 우
리가 사라졌다는 걸 알기 전에 시리우스를 구하고 병실로 돌아가야 해..."
그들은 기다렸다. 호수에 움직이는 구름이 어렸다. 덤불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벅빅은
지루했는지 다시 벌레를 찾으며 땅을 파고 있었다.
"시리우스가 저 위에 와 있을까?" 해리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하게 말했다. 그는
성을 올려다보며 서쪽 탑의 오른쪽에서 창문 수를 세기 시작했다.
"저것 봐!"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저게 누구지? 또 누군가가 성에서 나
오고 있어!"
해리는 어둠 속을 빤히 들여가보았다. 어떤 남자가 허둥지둥 정원을 가로질러 성 입
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허리띠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멕네어야!" 해리가 말했다. "사형 집행인! 그가 디멘터들을 데리러 간 거야! 바로 지
금이야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벅빅의 등에 손을 얹자 해리는 그녀가 히포그리프 등에 올라타는 걸
도와주었다. 그 뒤 그가 덤블의 낮은 나뭇가지에 한쪽 발을 놓고 그녀 앞으로 기어올라
갔다. 그는 벅빅의 밧줄을 히포그리프의 목 뒤로 감아 다른 쪽에 연결한 후 고삐 처럼
잡았다.
"준비 됐니?"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날 잡는 게 좋을 거야-"
그가 빌 뒤꿈치로 벅빅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벅빅은 곧장 어둠 속으로 날아올랐다. 해리는 양 무릎을 히포그리프의 옆구리에 바짝
붙였다. 힘차게 움직이는 히포그리프의 날갯짓이 느껴졌다. 헤르미온느는 해리의 허리
를 꼭 잡고 있었다. 그녀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무서워- 아, 난 이런 건
정말 싫어-"
해리는 벅빅을 앞으로 몰았다. 그들은 조용히 성의 위층으로 날고 있었다... 해리가
왼손으로 잡고 있던 밧줄을 세계 잡아 당기자 벅빅이 방향을 바꿨다. 해리는 지나가는
창문들을 세고 있었다.-
"우어우어!" 그가 있는 힘껏 몸을 뒤로 젖히며 말했다.
벅빅이 속도를 늦추더니 멈춰 섰다. 하지만 히포그리프가 계속 공중에 떠있기 위해
날갯짓을 하고 있었으므로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몸이 계속해서 몇 미터씩 오르내렸다.
"그가 저기에 있어!" 창 옆으로 올라갔을 때 해리가 시리우스를 발견하고 말했다. 그
는손을 뻗고 있다가 벅빅의 날개들이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창문을 세게 두드렸다.
블랙이 올라다보았다. 그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는 의자에서 펄쩍 뛰어내리더니 허
둥지둥 창가로 갔다. 하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뒤로 물러서세요!" 헤르미온느가 그에게 소리쳤다. 그녀는 왼손으로는 여전히 해리
의 망토 자락을 잡은 채 지팡이를 꺼냈다.
"알로호모라!"
창문이 확 열렸다.
"어떻게- 어떻게-?" 블랙이 히포그리프를 빤히 바라보며 가냘프게 말했다.
"타세요- 시간이 얼마 없어요." 해리가 벅빅이 움직이지 않도록 매끄러운 목을 단단
히 잡으며 말했다. "여기서 나가셔야 해요- 디멘터들이 오고 있어요- 멕네어가 그들을
데리러 갔어요."
블랙이 창틀에 양손을 올려놓고 머리와 어깨를 밖으로 내밀었다. 그의 몸이 마른 게
천만 다행이었다. 잠시 후 그는 이럭저럭 한쪽 발을 벅빅의 등으로 뻗고 헤르미온느 뒤
로 몸을 끌어당겼다.
"됐어, 벅빅, 날아올라!" 해리가 밧줄을 흔들며 말했다. "탑으로- 어서!"
히포그리프가 날개를 한번 세게 퍼덕이자 그들이 다시 위쪽으로 날아올랐다. 벅빅이
달가닥 거리며 탑 난간에 내려앉았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즉시 히포그리프에게서 미
끄러져 내려왔다.
"시리우스, 빨리 가시는 게 좋아요. 어서요." 해리가 헐떡이며 말했다. "그들이 곧 플
리트윅 교수의 사무실로 들이닥칠 거예요. 그러면 아저씨가 없어진 걸 알게 될 거예
요."
벅빅이 갑자기 뾰족한 머리를 쳐들며 앞발로 땅을 긁었다.
"또 다른 아이는 어떻게 되었니? 론이라고 했던가?" 시리우스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 앤 괜찮아질 거예요. 아직 의식이 없긴 하지만, 폼프리 부인이 그러는데 곧 나아
질 거래요. 어서요- 가세요-"
하지만 블랙은 여전히 해리를 내려가보고 있었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가세요!"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소리쳤다.
블랙이 벅빅을 돌아서게 했다.
"다시 서로 만나게 되겠지." 그가 말했다. "넌- 확실히 네 아버지의 아들이로구나, 해
리..."
그가 발뒤꿈치로 벅빅의 옆구리를 눌렀다. 커다란 날개가 다시 한번 펴지자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펄쩍 뒤로 물러섰다... 히포그리프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히포그리프와
시리우스의 모습이 점점 더 작아졌다.. 구름이 달 쪽으로 둥둥 떠 왔다... 그리고 그들은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