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8/24)

      제 17장 고양이와 쥐와 개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충격으로 투명 망토를 뒤집어 쓴  채로 꼼짝 못하고 멍하

니 서 있었다. 지는 해와 마지막 빗줄기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정원을 비추고 있었

다. 그 뒤 그들 뒤에서 거칠게 울부짖는 소리다 들렸다.

  "해그리드." 해리가 중얼거렸다. 그가 아무 생각도  없이 무턱대고 돌아서 가려는 순

간 론과 헤르미온느가 팔을 잡았다.

  "우리는 가면 안돼." 론이 말했다. 그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새하얘져 있었다. "우리가 

해그리드를 만나러 여기에 왔었다는 걸 그들이 알면 아저씨는  더 큰곤란에 빠지게 될 

거야..."

  헤르미온느의 숨소리가 가쁘게 들렸다.

  "어떻게- 그들이- 그럴 수 있지?" 그녀는  감정이 북받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가자." 론이 말했다. 그는 이빨을 부드득 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망토로 몸을 가리고 천천히 성으로 향했다. 날은 이제 빨리 어두워지고 있었

다. 그들이 확 트인 정원에 도달했을 때쯤 주위는 완전히 어둠에 휩싸이고있었다.

  "스캐버스, 가만히 좀 있어."  론이 스캐버스를 가슴팍으로  쑤셔 널으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 쥐는 미친 듯이 몸부림치고 있었다. 론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스캐버스를 주

머니 속으로 더 깉이 쑤겨 넣으려 애썼다. "왜 그래,  이 멍청이 같은 쥐야? 가만히 있

어- 아야! 녀석이 날 물었어!"

  "론 조용히 해!" 헤르미온느가 다급하게 속삭였다. "조금 있으면 퍼지 장관이 올거란 

말야-"

  "녀석이-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잖아-"

  스캐버스는 겁을 먹고 있는 데 분명했다. 그 쥐는 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녀석이 왜 그러지?"

  하지만 해리는 확실히 보았다- 어둠 속에서 동그란 노란  눈을 무시무시하게 번득이

며 땅에다 몸을 착 붙이고 그들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는 게 있었다- 크룩생크

였다. 해리는 그 고앵이가 그들을 볼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찍찍대는 스캐버스의 소리를 

듣고 따라오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크룩생크!" 헤르미온느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안돼, 저리가, 크룩생크! 저리 가!"

  하지마 고양이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스캐버스- 안돼!"

  그러나 너무 늦고 말았다- 쥐가 꽉 움켜진 론의 손가락들  사이로 빠져 나가 땅바닥

으로 내려가서는 재빨리 달아나 버렸다. 그러자 크룩생크가 그 뒤를 잡으려고 펄쩍 뛰

어올랐고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미처 붙잡기도 전에, 론이 투명 망토를 벗어 던지고 어

둠 속으로 달려갔다.

  "론!" 헤르미온느가 신음소리를 냈다.

   그녀는 해리와 서로 마주 바라보고는 뒤따라 달려갔다. 하지만 투명 망토를 입은 채

로 달리기란 힘들었따. 그들은 망토를 벗어젖혔다. 앞으로  론이 달려가는 발짝 소리와 

그가 크룩생크에게 고함을 질러대는 소리가 들렸다.

  "저리 가지 못해- 저리 가- 스캐버스, 이리 와-"

  요란스럽게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잡았다! 저리 가, 이 지독한 고양이 같으니라구-"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하마터면 론의 몸 위로 엎어질 뻔했다. 그들은 바로 뒤에서 간

신히 멈춰 섰다. 그는 땅바닥에 팔다리를 쭉 뻗고 있었지만 스캐버스는 다시 그의 주머

니 속에 있었다. 그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불쑥 튀어나온 주머니를 양손으로 꼭 잡고 

있었다.

  "론- 어서- 망토 속으로 들어와-"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와

- 마법부 장관이- 곧 올 거야-"

  하지만 그들이 다시 망토로 몸을 가리고 미처 숨을  죽이기도 전에 어슬렁어슬렁 걸

어오는 커다란 발소리가 들렸다... 무언가가  그림자처럼 조용히 그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희미한 눈을 가진 새까만 색의 커다란 개였다.

  해리는 요술지팡이로 손을 뻗었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개가 펄쩍 뛰어오르더

니 앞발로 그의 가슴팍을 쳤다. 그는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뜨거운 입김이  느껴졌다. 

긴 이빨이 보였다.

  하지만 돌진하는 힘이 너무 지나쳤던디 그 개는 중심을  잃고 해리를 지나쳐 데굴데

굴 굴러갔다. 정신이 멍했다. 갈비뼈가 부러진 것처럼 욱신거렸다. 그런데 해리가  일어

서려는 순간, 개가 또다시 공격하려고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개가 다시 튀어 오르자 일어나 있던 론이 해리를 옆으로 밀쳤다. 개의 주둥이가 론의 

팔을 덥석 물었다. 해리가 개의 털을 한 움큼 잡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론은 마치 

종이 인형처럼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그 뒤 갑자기 무언가가 얼굴을 세게 치는 바람에  해리는 그만 또다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헤르미온느 역시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눈을 깜작여 흘러내리는 피를 떨어내며 요술지팡이를 더듬어 탖았다-

  "루모스!" 그가 작은 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요술지팡이 끝에서 빛이 나오자 굵은 나무 줄기가 보였다. 알고 보니 그들이 스캐버

스를 쫓아다니고 있었던 곳은 바로 커다란 버드나무 그늘이었다. 나뭇가지들은 마치 강

풍 속에 흔들거리기라도 하는 듯 끽끽 소리를 내며  그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앞뒤로 

세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밑에서는 그 개가 론을 뿌리 근처의 커다란 틈새로 질질 들어가고 있었

다- 론은 거세계 몸부림치고 있었지만 그의 머리와 몸통이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가더

니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론!" 해리가 소리치며 따라가려고 했지만 육중한 나뭇가지 하나가 또다시 세차게 때

렸르므로 뒤로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보이는 거라곤 개가 지하로 더 깊숙이 끌어당기지  못하게 하려고 론이 간신히 

뿌리에 걸고 있는 한쪽 다리뿐이었다.- 하지만  우지직 하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론의 

다리가 부러졌다. 그리고 조금 뒤 그의 발마저 사라졌다.

  "해리- 도움을 요청하러 가야 해-" 헤르미온느가 숨 넘어갈 듯 말했다. 그녀도 피를 

흘리고 있었다. 버드나무가 어깨에 상처를 냈던 것이다.

  "안돼!- 그러다간 저 놀이 곧 론을 잡아먹을 거야. 시간이 없어-"

  "해리-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거야-"

  또 다른 나뭇가지가 할퀴기라도 할 듯 끝을 꼬부리고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저 개가 들어갈 만한 크기하면 우리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거야."  해리가 그 고

약하게 휘둘러대는 나뭇가지들 사이로 들어갈 길을 찾으려고  이쪽저쪽을 재빨리 살피

며 말했다. 하지만 나뭇가지들이 어찌나 심하게 휘둘러대던지 도저히 뿌리까지  다가갈 

재간이 없었다.

  "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헤르미온느가 어쩔  줄 몰라하며 미친 듯이 속삭였다. 

"제발..."

  그때 크룩생크가 쏜살같이 앞으로 돌진했다. 그 고양이는 휘둘러내는 나뭇가지들  시

이로 마치 뱀처럼 요리조리 피해 들어가 앞발을 나무 몸통에 있는 옹이 위에 올려놓았

다.

  그러자 갑자기 나무가 돌로 변하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작은  나뭇가지 

하나 씰룩거리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크룩생크!" 헤르미온느가 멍하니 속삭이며 해리의 팔을  세게 붙잡았다. "녀석이 어

떻게 알았을까-?"

  "저 개의 친군가 보지." 해리가  험악하게 말했다. "녀석들이 함께  있는 걸 본 적이 

있거든. 가자- 지팡이는 계속 꺼내 들고 있어야 해-"

  그들은 단숨에 나무 몸통이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 하지만 뿌리에 난 틈새에 도달하

기 전에 크룩생크가 먼저 꼬리를 휙 치며 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해리는 고양이를 

따라 경사진 땅을 내려갔다. 죽 들어가자 매우 낮은 터널이  나왔다. 조금 떨어져 있는 

크룩생크의 눈이 해리의 지팡이 불빛을 받아 번득거렸다. 잠시 뒤 헤르미온느가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왔다.

  "론은 어디에 있어?" 그녀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쪽이야." 그러면서 해리는 허리를 굽히고 크룩생크를 따라 출발했다.

  "이 터널을 지나가면 어디가 나오는 거지?" 헤르미온느가 뒤에서 헐떡이며 물었다.

  "몰라...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에 표시되어 있기는 했지만 프레드와  조지는 그곳으로

  아무도 들어간 적이 었다고 했어... 이 터널은  지도 가장자리에서 끝나버려, 하지만 

호그스미드로 통해 있는 것 같아..."

  그들은 허리를 굽히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움직였다. 앞서 가는 크룩생크의 꼬리가 

보일락 말락 했다. 통로는 계속 이어졌다. 그건 허니듀크로 가는 통로만큼이나 길게 느

껴졌다... 해리의 머릿속은 온통 그 거대한 개가 지금쯤 론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속 달렸다...

  잠시 후 오르막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터널이 비틀어 지더니 크룩생크가 시야

에서 사라졌다. 대신 작은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돌린 뒤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둘 모두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모려고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그건 매우 난잡하게 어질러진 먼지투성이 방이었다. 벽지는 벽에서 다 떨어져 늘어져 

있었고 마룻바닥은 온통 얼룩투성이였으며, 가구들은 누군가가 때려 부수기라도 한  듯 

박살나 있었다. 또 창문마다 다 널빤지가 쳐져 있었다.

  해리가 흘끗 바라보자 헤르미온느가 매우 겁먹을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해리는 구멍 밖으로 빠져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어

두운 복도로 통하는 오른쪽 문이 열려져 있었다.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해리의 팔을 잡

았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널빤지가 쳐진 창문들을 살피고 있었다.

  "해리." 그녀가 속삭였다. "우리가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에 와 있는 것 같아."

  해리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근처에 있는 나무 의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쪽이 무지막지하게 부서져 있는가 하면 다리 하나는 뚝 부러져나가고 없었다.

  "저건 귀신들이 한 짓이 아냐." 그가 천천히 말했따.

  바로 그 순간 머리 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층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둘

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헤르미온느가 팔을 어찌나 세게 잡았건지 해리는 손가락에 감

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가 그녀를 보고 눈썹을 치켜올리자 그녀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놓았다.

  그들은 가능한 한 조용히 기어 나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계단 위로 올

라갔다. 켜켜이 먼지가 쌓인 마룻바닥에 무언가가 이층으로 끌려가면서 만들어놓은  듯

한 넓은 줄무늬가 나 있었다.

  그들은 어두운 층계참에 도달했다.

  "녹스." 그들이 동시에 속삭이자 지팡이 끝에 있던  불이 꺼졌다. 문이 딱 하나만 열

려 있었다. 그리고 이러서 굵고 낮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한번 더 눈길을 교환한 뒤 교개를 끄덕였다.

  해리는 요술지팡이를 단단히 들어올린 채로 문을 발길로 홱 걷어찼다.

  먼지투성이의 커튼이 쳐진 커다란 침대 위에 누워있던 크룩생크가 그들을 보자 큰소

리로 가르랑거렸다. 고앵이 옆에 있는  마룻바닥에는 론이 이상한 각도로 삐어져  나와 

있는 다리를 움켜줘고 앉아 있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론에게로 급히 달려갔다.

  "론- 괜찮아?"

  "개는 어디에 있어?"

  "개가 아니야." 론이 끙끙 거렸다. 그가 고통스러운 듯  이를 악물어TEk. "해리 그건 

덫이었어-"

  "무슨-"

  "개가 아니라... 그는 애니마구스야. 동물로 변신한 사람 말야..."

  론이 해리의 어깨 너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해리가 홱  돌아섰다. 어둠 속에 있

건 남자가 문을 쾅 닫았다.

  지저분하고 텁수룩한 머리카락이 팔꿈치까지 늘어져 있었다. 만약 깊고 어두운  안구

에서 눈이 반짝거리고 있지 않았다면 시체라고 착각했을 것이다. 피골이 상접한 얼굴이 

어찌나 창백했던지 꼭 해골처럼 보였다. 그가 씩 웃자 누런  이빨이 다 드러났다. 그는 

바로 시리우스 블랙이었다.

  "익스펠리아르무스!" 그가 론의 요술지팡이를  그들에게 갖다대며 쉰 목소리로  외쳤

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손에 들려있던 지팡이가 공중으로 훽 날아가자 블랙이 얼른 잡

았다. 그 뒤 그가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친구를 도와주러 왔구나."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꼭 오랫동안 말

을 해본적 없는 것처럼 들렸다. "네 아버지도 나를 위해서라면 똑같이 했을 게다. 선생

님을 부르러가지 않다니 용감하구나. 고맙다... 덕택에 모든 일이  훨씬 더 수월하게 풀

릴 것 같구나..."

  아버지를 빈정거리는 것 같은 블랙의 말이 해리의 귀에는  마치 고래고래 고함을 질

러대는 것 처럼 들렸다. 가슴속에서는 증오만 끊어오를 뿐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그는 

난생 처음, 방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격하기 위해... 아니  죽이기 위해 지팡이를 되

찾고 싶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론과 헤르미온

느가 양쪽에서 그를 끌어당겼다... "안돼, 해리!" 헤르미온느가 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

리로 간신히 말했다. 그러나 론은 달랐다.

  "해리를 죽이려면 우리도 함께 죽어야  해여!" 그가 블랙을 노려보며 사납게  소리쳤

다. 하지만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었던지 몸이 약간 흔들렸다.

  블랙의 그늘진 눈이 반짝거렸다.

  "눕거라." 그가 론에게 조용히  말했다. "잘못했다간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모르겠

다."

  "내 말 들었어요?" 론이 똑바로  서 있기가 힘겨운 듯  고통스러운 얼굴로 해리에게 

매달리며 소리쳤다. "당신은 우리 셋을 몽땅 죽여야 할 거예요!"

  "오늘 밤 여기서는 딱 한명만 죽이면 된단다." 블랙이 씩 웃으며 말했다.

  "왜죠?"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서 몸을  비틀어 빼려고 하며 내뱉듯이  말했다. 

"지난번에는 상관하지 않았잖아요? 페티그루를 죽이기 위해  그 많은 무고한 생명들을 

죽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웬일이죠? 아즈카반에서 지내면서 마음이 

관대해지기라도 했나요?"

  "해리!" 헤르미온느가 코멘 소리를 냈다. "조용히 해!"

  "저 사람은 우리 엄마와 아빠를  죽였어!" 해리가 고함을 치더니 헤르미온느와  론의 

팔을 홱 뿌리티고 앞으로 돌진했다-

  그는 마법으로는 블랙을 상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는 작고 비

쩍 마른 열 세 살짜리 꼬마 아이에 불과했다. 하지마 블랙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악

명 높은 살인자가 아닌가. 그러나 해리의 머릿속엔 블랙을 있는 힘껏 갈겨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신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블랙은 그러나 해리가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리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요술지

팡이를 제때에 들어올리지 못했다. 해리는 한 손으로 블랙의 손목을 잡아 지팡이를 떨

어뜨리게 하고 다른 쪽 손으로느 블랙의 머리를 쳤다.

  헤르미온느가 놀라 비명을 질렀다. 론은 있는 대로 고함을 질렀다. 블랙의 손에 들린 

지팡이에서 튀어나온 불빛이 눈부시게 번쩍 하며 공중으로  튀어나가더니 해리의 얼굴 

옆으로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해리는 자신의 손에 잡혀있던 블랙의 팔이 세게 비틀어

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쪽 주먹으로 블랙을 마구 치며 꽉 붙잡고 놓지 않았

다-

  그때 블랙 해리의 목을 잡았다.-

  "안돼." 그가 말했다. "난 너무 오래 기다렸어-"

  손가락들이 조여오자 해리는 숨이 막혔다. 안경이 비뚤어졌다.

  그때 난데없이 헤르미온느의 발이 날아왔다. 블랙이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해리를  놓

자 이번에는 론이 지팡이가 들려진 블랙의 손으로 몸을 날렸다. 그때 해리의 귀에 희미

하게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엉킨 몸들 속에서 간신히 빠져  나왔을 때 해리는 자신의  지팡이가 마룻바닥으로 

굴러가는 걸 보았다. 그는 지팡이 쪽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아으!"

  그 난투극에는 크룩생크까지 합세해 있었다.  고양이가 두 앞발로 해리의 팔을  잡았

다. 해리가 힘껏 뿌리쳐 버리자 크룩생크가 이번엔 해리의 지팡이 쪽으로 돌진했다-

  "안돼!" 해리가 고함을 치고는 발로 걷어차려고 하자 고양이가 으르렁대며 옆으로 펄

쩍 뛰었다. 해리가 요술지팡이를 움켜줘고 돌아섰다-

  "비켜 서!" 그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자신과 론의 지창이를 잡고 옆으로 기어갔다.  그녀의 

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론은 창백한 얼굴로 헐떡히며 침대로 기러가 부러진 다

리를 움켜쥐고 쓰러졌다.

  블랙은 벽 밑에 사지를 벌리고 드러누워 있었다. 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해리가 

지팡이를 자신의 심장에 겨누고 천천히 다가오는 걸 지켜보았다.

  "날 죽일 작정이니, 해리?" 그가 체념한 듯  말했다. 해리는 지팡이로 블랙의 가슴을 

겨눈 채 그를 내려다보았다.

  블랙의 왼쪽 눈 주위에는 검푸른 멍이 부풀어오르고 있었고 코에서는 코피가 흐르고 

있어TEk.

  "당신은 우리 부모님을 죽였어요." 해리가 말했다. 목소리는 조금 떨렸지만 지팡이를 

든 손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블랙이 움푹 들어간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걸 부인하지는 않으마." 그가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

를 알게 된다면."

  "모든 이야기라뇨?" 해리가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물었다.  "당신이 우리 부

모님을 볼드모트에게 팔아 넘겼잖아요. 네가 알아야 할 건 그것뿐이예요."

  "넌 내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해." 블랙이  말했따. 이제 그의 목소리에서는 다급함 같

은 데 느껴졌다. "그러지 않는다면 평생 후회할 게다... 넌 잘못 알고 있어..."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그의 목소

리가 심하게 떨렸다. "당신은 우리 엄마의 비명 소리를 못 들었겠죠? 우리 엄마가... 볼

드모트가 날 죽이지 못하게 하려고 애원하는 소리 말예요... 그런데 당신이... 당신이..."

  바로 그때 뭔가 붉은 게 해리 옆으로 휙 내달았다. 크룩생크가 블랙의 가슴팍으로 펄

쩍 뛰어올랐다. 블랙이 눈을 몇 번 깜작이고는 고양이를 내려다보았다.

  "저리 가." 크룩생크를 밀어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크룩생크는 발을 블랙의 망토 속으로 밀어 넣고 꼼짝하지 않으려 했다. 고양

이가 추하게 찌부러진 얼굴로 해리 쪽으로 돌리더니 노란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았

다. 옆에서는 헤르미온느가 훌쩍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지팡이를 꽉 움켜지고 블랙과 크룩생크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가  고양이도 

죽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양이는  블랙을 도우려고 하고 있다... 고양이가  블랙을 

보호하려다가 죽는다고 해도 그건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블랙이 만약  고양이를 

구하고자 한다면 그건 블랙이 그의 부모보다 고양이의 생명을 더 중히 여긴다는 걸 입

증할 뿐이다...

  해리는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지금이 바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절호

의 기회였다. 그는 블랙을 죽일 것이다. 블랙을 죽여야 했다. 지금이 그 기회였다...

  몇 초가 지났다. 그럼에도 해리는 지팡이를 들어올린 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블랙

이 그를 뚫어지게 올려다보았다. 침대 근처에서 론의  지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헤르미

온느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서 있었다.

  그때 새로운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잔뜩 죽인 발짝 소리가 마룻바닥에 울려 퍼지고  있어TEk- 누군가가 아래층

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저흰 여기 위에 있어요!"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소리쳤다.  "저흰 여기 위레 있어요- 

시리우스 블랙이에요- 빨이요!"

  블랙이 깜짝 놀라 움직이는 바람에 하마터면 크룩생크가 떨어질 뻔했다. 해리는 사력

을 다해 지팡이를 쥐었다- 지금  해! 머리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외쳤다- 하지만 박짝 

소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음에도 해리는  여전히 그대로 서 있

었다. 별안간 방문이 열리며 붉은 불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해리는 그쪽으로 홱 돌아섰

다. 루핀 교수가 지팡이를 들어올린  채 핏기가 하나도 없는  얼굴로 들이닥쳤다. 그의 

눈이 마룻바닥에 누워있는 론과, 문 옆에서 겁에 질려 움츠리고 있는 헤르미온느와, 블

랙에게 지팡이를 들이대고 서 있는 해리와, 그리고 해리늬 발밑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쭈글쭈글한 블랙에게로 차례로 움직였다.

  "익스펠리아르무스!" 루핀교수가 소리쳤다.

  그러자 해리의 손에 들려있던 지팡이가 휙 날아갔다. 그리고 헤르미온느가 들고 있던 

두 개도 마찬가지 였다. 루핀 교수가  솜씨 좋게 그 지팡이들을 모두  잡은 뒤, 블랙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방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크룩생크는 블랙을 보호라도 하듯  여전히 

그의 가슴팍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해리는 갑자기 가슴속이 텅 비는 것  같은 허탈감을 느끼며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결국하지 못했다. 정작 중요한 대에 용기가 나지  않았다. 블랙은 다시 디멘터들에게로 

돌려보내질 것이다.

  그때 루핀 교수가 아주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어디에 있나, 시리우스?"

  해리는 얼른 루핀 교수를 바라보았다. 그느 루핀 교수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루핀 교수가 누구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걸까?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블

랙을 쳐다 보았다.

  블랙의 얼굴엔 아무 표정이 없었다. 잠시  동안 그는 몸이 얼어붙기라도 한 듯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뒤 아주 천천히 그가 손을 들어 올려 론을 가리켰다. 해리는 어리

둥절한 얼굴로 론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는 당황해하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럼..." 루핀 교수가 블랙의  마음을 읽기하고 하려는 듯 그를  빤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왜 더 일찍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거지? 만약..." - 마치 블랙 너

머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볼 수 없는 무언가가 보이기하도  하는 듯 루핀 교수의 눈이 

갑자기 둥그에졌다- "- 만약 그 쥐가 바로  그자가 아니라몀... 만약 자네가 계획을 바

꾸지 않았다면... 내게 말도 없이?"

  블랙이 루핀 교수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교수님." 해리가 큰소리로 끼어 들었다. "무슨 일-?"

  하지만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자기 눈에 들어온 광경 때문에 너무도 놀라서 목소

리가 나오지 않았건 것이다. 루핀 교수가 블랙을 뚫어질 듯 바라보묘 지팡이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블랙 쪽으로 걸어가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더니 형제라도 되는 양 그를 

껴안았다. 그룩생크가 마룻바닥으로 떨어졌다.

  해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헤르미온느가 소리쳤다.

  루핀 교수가 블랙을 놓더니 그녀에게로 돌아섰다. 그녀는 마룻바닥에서 몸을  일으키

고는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손가락으로 루핀 교수를 가르켰다. "교수님이- 교수님

이- "

  "헤르미온느-"

  "- 교수님과 그 사람이!"

  "헤르미온느, 진정하려무나-"

  "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헤르미온느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오히려 

교수님을 두둔해 왔어요-"

  "헤르미온느, 내말 좀 들어보거라, 제발!" 루핀  교수가 소리쳤다. "내가 다 설명해주

마-"

  해리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걸 느꼈다. 하지만 두려워서가 아니라 또다시 밀

려오는 분노 때문이었따.

  "전 교수님을 믿었어요." 그가 루핀 교수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떨리

고 있었다. "그런데 교수님이 저 사람 친구였다니!"

  "그게 아니란다." 루핀교수가 말했다. "나도 한동안은 시리우스의 친구가 아니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설명해주마..."

  "필요 없어요!" 헤르미온느가 외쳤다. "해리, 그사람  말 믿지마. 블랙이 성안으로 들

어올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이 바로 루핀  교수야. 그도 네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 그

는 늑대인간이야!"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다. 이제 모두 루핀 교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얼

굴은 다소 창백하긴 해도 매우 침착해 보였다.

  "그렇지 않단다, 헤르미온느." 그가 말했다. "그래, 세가지 중 하나는 맞는 것 같구나. 

그렇지만 난 시리우스가 성으로 들어오는 걸 돕지도 않았고  해리가 죽는 건 더더군다

나 바라지 않는단다... " 그의 얼굴 근육이  이상하게 떨렸다. "하지만 내가 늑대인간이

라는 건 부인하지 않으마."

  용감하게 일어서려던 론이 신음 소리를 내며 추춤했다. 루핀 교수가 걱정스러운 얼굴

로 그에게 다가갔지만 론이 헐떡거리며 소리쳤다.

  "내게서 떨어져, 늑대인간아!"

  루핀 교수가 딱 멈춰 섰다.  그리고는 간신히 헤르미온느에게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

다. "언제부터 알았니?"

  "한참 됐어요."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숙제를 한 

이후 죽 알고 있었어요..."

  "그가 아주 기뻐하겠구나." 루핀  교수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가 그런 숙제를 내준 

건 내 증상이 무얼 의미하는지 누군가가 알게 되길 바랐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보름달

이 뜰 때만 되면 항상 아프다는 걸로 알아챈 거니? 아니면  보가트가 날 보았을 때 보

름달로 변했다는 걸로 알아챈 거니?"

  "둘 다예요."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말했다.

  루핀 교수가 억지로 웃어 보였다.

  "정말 똑똑하구나, 헤르미온느."

  "아니예요." 헤르미온느가 냉담하게 말했다. "조금 더 똑똑하게  굴었어야 했어요. 교

수님의 정체를 진작 모두에게 말했어야 했다구요!"

  "하지만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단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적어도 선생들은 말이다."

  "그럼 덤블도어 교수님은 당신이 늑대인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고용했단 말인가요?" 

론은 숨이 막혔다. "정신 나간 거 아에요?"

  "그렇게 생각하는 선생들도 있었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분은 내가 믿을 수 있

는 사람이라는 걸 선생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굉장히 애쓰셨단다-"

  "그렇다면 이번엔 덤블도어  교수님이 실수하셨네요!" 해리가  소리쳤다. "당신이 저 

사람을 죽 돕고 있었으니까 말예요!" 그가 손가락으로 블랙을 가리켰다. 블랙이 갑자기 

침대로 가서 맥없이 주저앉더니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줘자 크룩생크가 그르렁거

리며 그의 무릎 위로 펄쩍 뛰어올랐다. 론이 겁에 질린 얼굴로 다리를 질질 끌며 옆으

로 움직였다.

  "난 시리우스를 돕지 않았단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기회만 준다면 다 설명해주마. 

자-"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의 지팡이를 다시 각 주인에게로 던졌다. 해리는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자." 루핀 교수가 자신의 지팡이를 허리띠  속으로 다시 찔러 넣으며 말했다. "너희

들에겐 지팡이가 있고 우린 없다. 그럼, 이제 내 말을 들어주겠니?"

  해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랐다. 속임수일까?

  "교수님이 만약 저 사람을 돕고 있지 않았다면," 그가 블랙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말

했다. "그가 여기에 있는지 어떻게 아셨죠?"

  "지도를 봤지." 루핀교수가 말했다. "호그와트의 비밀지고 말이다.  난 내 사무실에서 

죽 그걸 살펴보고 있었단다-"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세요?" 해리가 수상쩍은 듯 물었다.

  "알고 말고," 루핀 교수가 성급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 지도를 만드는 걸 도왔

었는데 모를 리가 있겠니, 내가 바로 무니란다- 그건 학창시절 내 친구들이 붙여준 별

명이었지."

  "교수님이 그 지도를 만들었다구요-?"

  "중요한 건 내가 오늘 저녁에 그걸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란다.  왜냐하면 

난 너희들이 히포그리프가 처형되기 전에 분명히 성에서 몰래 빠져나가 해그리드를 찾

아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 그리고 내 짐작은 옳았단다, 안그러니?"

  그는 천천히 왔다갔다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발밑에서 먼지가 뿌옇게  피어올

랐다.

  "넌 네 아버지의 투명 망토를 입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구나, 해리-"

  "그 망토에 대해 어떻게 아세요?"

  "난 제임스가 그걸 쓰고 사라지는 걸 여러 번 보았단다..." 루핀 교수가 또 한번 성급

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요점을 말하자면, 너희들이  투명 망토를 입고 다닌다 해도 

비밀 지도에는 너희 모습이 나타난단다. 난 너희들이 정원을 지나 해그리드의 오두막으

로 들어가는 걸 죽 지켜보았단다. 20분쯤 뒤 너희들은 해그리드의 집에서 나와 다시 성

을 향해 출발했지. 하지만 그땐 또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지."

  "뭐라구요?" 해리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렇지 않았어요!"

  "나도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단다." 루핀 교수가 해리의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계속 왔다갔다하며 말했다. "난 지도가 뭔가 잘못된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단다. 그 자가 

어떻게 너희들과 함게 있을 수 있겠니?"

  "아무도 저희들과 함께 있지 않았가니까요!" 해리가 강조하 듯 다시 말했다.

  "그 뒤 난 시리우스 블랙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또 다른 점이 너희들 쪽으로 급히 움

직이고 있는 걸 보았단다... 난 그가 너희일행 중 둘과  부딪히는 걸 보았지. 그리고 너

희들 가운데 두명을 커다란 버드나무 속으로 끌어당기는 걸 지켜보았단다."

  "우리 중 하나였어요!" 론이 화를내며 말했다.

  "아니다, 론." 루핀 교수가 침착하게 말했다. "둘이야."

  그는 걸음을 멈추고 론을 바라보았다.

  "그 쥐를 한번 봐도 되겠니?" 그가 물었다.

  "무라구요?" 론이 의심쩍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스캐버스가 그 일과 어떤 관계

가 있다는 거죠?"

  "아주 깊은 관계가 있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녀석을 좀 보여주겠니?"

  론은 망설이다가 손을 망토 속으로  집어넣었다. 스캐버스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나왔다. 론은 녀석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긴 꼬리를 잡고 있어야 했다. 크룩생크가 블랙

의 다리 위에 서서 나지막하게 쉿 소리를 냈다.

  루핀 교수가 론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루핀 교수가 스캐버스를 뚫어지게 바라보

자 녀석이 겁을 먹은 듯 꼼짝 않고 가만히 있어TEk.

  "뭐죠?" 론 역시 겁먹은 표정으로 스캐버스를 꼭 당겨 안으며 다시 한번 물었다. "제 

쥐가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거죠?"

  "그건 쥐가 아니란다." 시리우스 블랙이 쉰 목소리로 불쑥말했다.

  "무슨 말이세요- 당연히 쥐죠-"

  "아니, 그건 쥐가 아니란다." 루핀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그는 마법사란다."

  "동물로 변신한 거지." 블랙이 말했다. "그는 피터 페티그루라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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